진흙속의연꽃

포교하면 뭐하나? 개판치는데, 포교대상을 폐지하고 비구대상을

담마다사 이병욱 2013. 10. 24. 17:55

 

포교하면 뭐하나?  개판치는데, 포교대상을 폐지하고 비구대상을

 

 

 

올해 조계종 포교대상에 두 명이 수상자로 결정되었다. 불교포커스 기사에 따르면 길음복지사회관장인 제원스님과 임희웅 포교사단장이라 한다. 이렇게 두 명이 동시에 수상하게 된 것은 조계종 역사상 처음이다. 비록 공동수상이긴 하지만 재가불자가 포교대상 수상자로 선정된 것 역시 조계종 역사상 처음이다.

 

이렇게 재가불자가 수상하게 된 것에 대하여 마치 블로그에 글쓰기를 한 영향이 아닐까 하는 착각이 들었다. 그것은 그동안 포교대상의 문제점과 모순에 대하여 몇 차례 글을 올렸기 때문이다. 그런 글중 두 개를 들라면 ‘1)포교대상은 스님들의 잔치인가, 일반재가불자로 한정해야 하는 이유, 2)포교대상과 불자대상, 이대로 좋은가이다.

 

위대한 착각?

 

올린 글에서 강조한 것은 왜 스님이 포교대상을 타야하나?”라는 의문점이었다. 포교는 수행과 함께 스님들이 당연히 해야함에도 포교를 잘했다하여 상을 주는 것이 모순이라는 것이다. 이를 바꾸어 말하면 스님들이 얼마나 포교에 등한시 하였을길레이디. 스님들을 고무시키고자 포교대상이라는 상을 만들어 놓은 것이라고 생각이 되었다.

 

이와 같은 취지의 글을 올린 결과이어서일까 조계종에서도 변화가 있었던 것 같다. 조계종 종회가 폐회 될 때 어느 스님이 포교대상을 스님들에게 주나?” 라고 질타를 하였기 때문이다. 그 스님의 발언에 따르면 "포교대상을 원로의원 스님들이 받고 있다"출가수행자에게 포교와 전법은 본분사에 해당하는데, 그 보다 일을 하면서도 포교를 위해 헌신하는 불자들이 참 많다. 어려움 속에서 포교활동을 하는 그런 분들에게 상을 주어야 한다. (불교포커스 2011-11-04)”고 말하였기 때문이다.

 

이런 발언이 나오게 된 배경으로서 그동안 포교대상 문제점에 대한 글을 올린 것이 주효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을 일으켰다. 모든 정보가 오픈 되고 공유되는 인터넷시대에 포교대상 수상을 결정하는 사람들이 한번쯤 글을 읽어 보았다면 그들에게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위대한 착각일 수 있다. 그럼에도 꾸준히 문제점과 모순에 대하여 글을 올린 결과 2013년 포교대상에서 비록 공동수상이긴 하지만 재가불자가 받았다는 것은 한국불교에 있어서 커다란 변화라 아니 할 수 없다.

 

역대수상자들 면면을 보면

 

지금까지 포교대상을 받은 수상자는 어떤 인물들일까?  전에 글을 올리면서 작성된 리스트가 있다. 최근 2년간 수상자를 추가하여 업데이트한 표를 보면 다음과 같다.

 

 

역대 포교대상 수상자

회수

년도

포교대상자

소속 또는 직책

  

10

1998

지광스님

능인선원장

 

11

1999

도영스님

전포교원장

 

12

2000

지현스님

청량사 주지

 

13

2001

지관스님

전 총무원장

 

14

2002

고산스님

쌍계사 조실

 

15

2003

월운스님

동국역경원장

 

16

2004

동춘스님

조계종 원로의원

 

17

2005

월주스님

전총무원장

 

18

2006

정관스님

부산영주암회주

 

19

2007

정무스님

조계종 원로의원

 

20

2008

능가스님

범어사 내원암 회주

 

21

2009

도문스님

조계종 원로의원

 

22

2010

대행스님

한마음선원장

 

23

2011

무산스님

신흥사 조실

2011년 부터 스님, 재가불자, 사찰, 단체로 확대됨

24

2012

성일스님

신흥사 주지

 

25

2013

제원스님

길음종합사회복지관장

 

임희웅

포교사단장

최초 재가수상자

(진흙속의연꽃 작성)

 

 

표를 보면 흐름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역대 포교대상 수상자들 대부분이 명망가스님들이라는 것이다. 총무원장, 포교원장을 역임한 스님들이 다수 눈에 띈다. 그리고 조실스님이나 회주 등 고위직에 있는 스님들이 대부분이다. 현장에서 발로 뛰는 입지전적인 스님은 불과 몇 명에 지나지 않은 소수이다.

 

스님의, 스님에 의한, 스님을 위한 제도

 

이렇게 포교대상이 명망가 스님들의 독차지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스님들이 포교대상 수상자를 결정한다는 사실이다. 스님들이 위원회를 구성하여 스님들을 대상으로 심사하여 스님들을 수상자로 뽑는 제도를 말한다. 즉 포교대상은 스님의, 스님에 의한, 스님을 위한 제도가 된 것이다. 그러다 보니 스님들이 포교대상자가 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변화가 생겼다. 2011년 개정된 수상자 선정기준에 따르면 단체와 재가불자도 탈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래서일까 마침내 조계종 역사상 처음으로 2013년 포교대상 수상자로서 재가불자가 결정된 것이다.

 

포교대상불자대상의 문제점에 대하여

 

그동안 포교대상불자대상에 관하여 꾸준히 글을 올렸다. 요지는 너무 명망가 중심으로 치우쳐 져 있다는 사실이다.

 

한국불교에서 불자대상을 타려면 조건이 있다. 이제까지 역대수상자의 면면을 분석해 보면 사성장군이나 국위를 선양한 스포츠 스타, 그리고 유명 연예인 등 이름이 잘 알려진 불자라면 영순위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명망가들이 아니면 불자대상이 되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하는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차츰 변화의 조짐이 보였다. 글을 여러 차례 올린 결과이어서일까 최근 들어 명망가들이 아니어도 불자대상 수상자가 되는 것을 보았다. 그래서 블로그에 올린 글의 영향이 아닌가 하는 위대한 착각을 해 보았다.

 

스님들만이 타는 것으로 알고 있는 포교대상 역시 명망가스님들의 독차지이었다. 이는 명단을 보면 금방 알 수 있는 사항이다.

 

포교대상 폐지를 주장하였는데

 

그런데 올린 글에서 포교대상 폐지를 주장하였다. 이유로서 스님들이 포교대상을 탄다는 것은 넌센스로 보았기 때문이다. 포교를 한다는 것은 스님들의 당연한 의무임에도 스님들에게 포교 잘 했다고 상을 준다는 것은 우리나라 스님들이 얼마나 포교활동을 하고 있지 않은 것을 스스로 폭로 하는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포교대상이라는 상 자체가 부끄럽고 창피한 것으로 보았다.

 

기독교에서 선교잘했다고 목사에게 상을 주는 목사대상을 보지 못하였고, 천주교에서 역시 선교잘했다고 하여 신부에게 상을 주는 사제대상을 아직까지 보지못하였다. 왜냐하면 목사나 신부가 선교활동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교에서는 포교 잘했다고 상을 주는 것은 우리나라 스님들 대부분은 자신의 할 바를 하지 않고 있다고 보았기 때문에 포교대상이라는 말 자체가 부끄럽고 창피한 상으로 보았다. 그래서 포교대상을 폐지 하고 그대신 포교대상과 불자대상을 통합하여 불교대상을 만들자고 주장하였다.

 

만약 불교대상이 만들어진다면 천주교의 천주교 대상처럼 오로지 재가불자들만이 수상자가 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그것도 가장 낮은 자리에서 자신의 할 바를 다하는 이름 없는 봉사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다. 이런 취지의 글을 올려서 포교대상 폐지를 주장하였다.

 

율장정신에도 맞지 않고 경장의 가르침에도 어긋나

 

스님들을 대상으로 하는 포교대상 폐지 이유는 또 하나 있다. 그것은 율장정신에도 맞지 않고 경장의 가르침에도 어긋나기 때문이다. 왜 그런가? 빠알리니까야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세존]

“수행승들이여, 이득과 명예와 칭송은 두렵고 자극적이고 거친 것으로 멍에를 여읜 위없는 안온을 얻는 데 장애가 된다.

 

(두려움의 경, 상윳따니까야 S17.1, 전재성님역)

 

 

집에서 집없는 곳으로 출가한 수행자가 이득과 명예와 칭송을 추구하는 것에 대하여 부처님은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그래서 그대들은 우리는 이미 생겨난 이득과 명예와 칭송을 버릴 것이며, 아직 생겨나지 않은 이득과 명예와 칭송에 집착하지 않고 지내겠다.’라고 배워야 한다. (S17.1)”라고 말씀 하셨다. 이는 무엇을 말할까? 출가수행자는 그 어떤 경우에서라도 사유재산을 가져서는 안되고 지위나 직책을 가져서는 안된다는 것을 말한다.

 

그럼에도 한국불교에서는 스님들이 사유재산을 가지고 있는 것은 일상화 된 것 같다. 자신의 속가의 이름으로 된 소유물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사찰의 주지, 재단의 이사장 등 직함을 가지고 있는 것 자체가 사유재산을 소유한 것이다. 또 직함을 걸고 할동하는 것 자체가 이득과 명예를 추구하는 행위이다.

 

악마 빠삐만이 하자는대로

 

이처럼 이득과 명예와 칭송을 추구하게 되면 그 결과는 어떤 것일까? 경에서는 어떤 어부가 미끼를 단 낚싯바늘을 깊은 연못에 던지면 눈을 가진 물고기가 그것을 삼키는 것과 같다. (S17.1)”라고 하였다. 한마디로 코가 꿰인것이다. 그래서 낚시 바늘에 꿰인 물고기가 마치 어부가 어부가 원하는 대로 이끌리듯이 이득과 명예와 칭송을 추구하는 자들은 악마 빠삐만이 하자는대로 끌려 다닐 것이라는 말이다. 그런 면으로 본다면 승려들이 사유재산을 축적하고 명예를 추구하는 행위는 낚시 바늘에 걸린 물고기 신세와 다름 없다.

 

포교대상도 마찬가지이다. 포교대상이 비록 좋은 의미로서 상이 될 수 있지만 출가수행자게 상을 준다는 것은 수행자에게 이득과 명예와 칭송을 부여하는 것과 같다. 세상과 인연을 끊고 집에서 집없는 곳으로 출가한 수행자가 포교대상을 받아야할 명분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출가수행자는 포교대상을 받아서는 안된다고 주장하였다.

 

아무리 열심히 포교 해도

 

우리나라 스님들은 상을 참 좋아 하는 것 같다. 2013년 포교대상 수상자 리스트를 보면 군포교, 사회포교, 지역포교 등  직능별로 수 많은 스님들의 이름이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리 열심히 포교 해도 한국불교 현실에서는 아무런 효과가 없다. 왜 그럴까? 개판치는 스님들이 있기 때문이다. 일선에서 열심히 포교 해도 뒤에서는 도박판을 벌이다 발각되어 개망신을 당한다면 이제까지 이룩한 성과가 물거품이 될 뿐만 아니라 이탈자가 속출한다는 사실이다.

 

 

 

 

cards

 

 

 

지난해 승려도박 사건이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켰다. 그에 따라 불교이미지가 실추되고 불자들은 자신을 불자라고 떳떳이 말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 결과는 어땠을까? 곧바로 신도숫자의 감소로 나타났다. 그래서 어떤 이는 승려도박사건으로 인하여 약 백만명가량의 불자가 이탈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 중심에 조계종 총무원이 있다.

 

포교대상을 폐지하고 그 대신 비구대상을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총무원장은 도박의혹, 은처의혹, 폭력의혹 등 모든 의혹의 정점에 있다. 그래서 한 가지 씩 터지면 한국불교는 걷잡을 수 없이 추락할 것이다. 작년 승려 도박사건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메가톤급이다. 왜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일까? 그것은 비구 아닌 자가 요직에 올라가 있기 때문이다.

 

거짓말을 하고, 음행을 하고, 폭력을 행사 하는 등 오계도 지키지 않은 자가 요직에 앉아 있다면 어떻게 될까? 포교는 하나마나한 것이 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포교대상을 폐지하고 그 대신 비구대상을 신설해야 한다. 비구계를 잘 지키는 승려에게 상을 주어야 한다.

 

수 백가지에 달하는 비구계를 지켰을 때 무소와 청정한 삶을 실현 할 수 있을 것이다. 불자들은 그런 모습이 보고 싶다. 국민들도 그런 모습을 본다면 불자들의 일원이 되고 싶어 할 것이다. 이렇게 스님들이 무소유와 청정한 삶을 보여 주는 것 자체가 포교이다.

 

지금은 포교 잘했다고 상을 줄 때가 아니다. 아무리 포교를 열심히 해도 개판치는 스님이 나오면 오히려 있는 신도들 마저 떠나게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불교에서 지금 필요한 것은 비구대상이다. 스님들에게 굳이 상을 주고자 한다면 포교대상이 아니라 비구대상이다.

 

 

 

2013-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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