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일하지 않는 즐거움

담마다사 이병욱 2014. 1. 14. 11:35

 

일하지 않는 즐거움

 

 

 

왜 일이 없을까?”

 

요 몇 일 일이 없다. 끊어 질 듯 하면서도 연결 되는 것이 일인데 몇 일간 일이 없으니 초조하기만 하다. 이럴 때 늘 마음속으로 하는 말이 “왜 일이 없을까?”이다.

 

일인사업자에게 있어서 일이 없다는 것은 죽음과도 같은 것이다. 어디서 돈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누가 도와 주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일이 없는 날이 오래 되면 될수록 근심과 걱정, 초조, 불안 등 온갖 마음의 번뇌가 엄습한다. 그러다 전화가 걸려 왔을 때 반갑다. 일을 맡기는 전화가 걸려 왔을 때 이 세상 누구 보다도 반가운 목소리이다. 그래서 활기를 띠게 된다. 마치 물고기가 물을 만난 듯하고, 폭풍우가 몰아치는 바다에서 바삐 지시를 하는 선장과도 같이 활력이 넘쳐 난다. 이렇게 일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기분은 달라진다.

 

일이 없을 때 별 생각을 다 해 본다. 그 동안 거래하였던 곳에 ‘전화를 걸어 볼까’라든가 ‘한번 찾아 가볼까’등의 생각을 해 본다. 그래서 실행에 옮겨 보지만 신통치 않다. 왜냐하면 일이 기다리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담당자를 찾아 열심히 방문한 적도 있었다. 일이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줄듯이 이야기 하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무려 일년을 좇아 다녔다. 그러나 성사 되지 않았다. 좇아 다닌다고 일이 되는 것을 아니라는 것을 뼈져리게 깨달았다. 또 어느 경우는 전화로 담당자를 찾았다. 그러나 여직원 단계에서 차단 당했다. 잡상인 정도로 취급하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찾아 가거나 좇아 간다고 해서 일이 되는 것이 아님을 알았다.

 

물론 열심히 돌아 다니다 보면 한 건 걸리기도 하겠지만 이는 마치 널판지로 물을 때려 물고기를 잡는 것처럼 희유한 일이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키워드 광고이다. 홈페이지를 만들어 포털사이트에 광고 하는 것이다. 이것이 효과 있다. 전화를 걸어 왔다는 것 자체는 필요에 의해서 건 것이기 때문이다. 비록 문의 전화일지라도 가능성은 매우 높다. 그래서 지금은 찾아 다니지 않는다. 인터넷시대에 키워드 광고로서 전화를 기다리며 일이 들어 오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일이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일을 잡고 있다는 그 자체가 행복한 것이다. 일 자체가 즐거운 것은 아니지만 생계와 관련 되어 있어서 일이 있는 그 자체에 안도하는 것이다. 그러나 일이 너무 많아도 곤란하다. 일에 치여 다른 것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글쓰기를 말한다. 이제 글쓰기가 생활의 일부가 되었는데 일이 너무 많아 글쓰기를 못한다면 안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이 넘쳐 날 때는 오히려 일이 이제 그만 왔으면 하던 때가 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일하는 날 보다 노는 날이 더 많다. 그래서 일하기와 글쓰기의 묘한 줄타기가 벌써 8년 째 계속되고 있다.

 

우리의 소원은 대박

 

일을 하지 않으면 이 세상을 살아 갈 수 없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사람들은 하루 일하지 않으면 내일을 기약할 수 없다. 한달 벌어 한달 먹고 사는 사람은 한달이후를 기약할 수 없다. 일년 벌어 놓았다면 일년간은 먹고 살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평생먹고 살것을 벌어 놓고자 한다. 하지만 평생먹고 살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은 극소수이다. 평생먹고 살 많은 돈을 벌어 놓은 부자나 법과 제도로서 완벽한 노후보장제도를 스스로 만들어 놓은 공무원을 제외하고 거의 대부분 사람들은 미래에 대하여 불안해 한다. 그래서 큰 것 한방을 노리는지 모른다.

 

연초에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하였다. 취임후 일년 만에 처음 갖는 것이라 한다. 미국의 경우 수시로 기자회견을 자청하여 소통하는 것과 달리 불통의 이미지를 갖고 있는 대통령이 일년 만에 처음 열리는 기자회견에 사람들은 관심이 많았다. 그런데 대통령은 생뚱 맞게 통일은 대박이다라는 말을 하였다. 마치 로또를 연상시키는 듯 그다지 품위 있는 용어라 생각되지 않는 대박이라는 말을 사용한 것이다. 이에 대하여 어느 컬럼니스트는 잊혀졌던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래가 사이버공간에서 울려퍼진다.(오마이뉴스, 2014-01-11)”라고 표현 하였다.

 

누구나 대박을 바라고 있다. 큰 것 한방만 터지면 일생이 보장 되기 때문이다. 일정금액을 주식이나 부동산에 투자하여 몇 배의 시세 차익을 남기고자 하는 것도 일종의 대박이라 볼 수 있다. 경마장에서 소액의 마권을 샀는데 몇 십배가 터졌다면 이 역시 대박이다. 로또복권을 샀는데 일등에 당첨 되었다면 초대박이라 볼 수 있다. 이렇게 큰 것 한방이 대박이다. 이런 대박은 투기, 사행성, 불로소득을 특징으로 한다. 한 번 터지면 일생이 보장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단한 현실에서 누구나 대박의 꿈을 안고 살아 가는지 모른다. 그런데 대통령은 통일은 대박이다라고 하여 국민들에게 큰 것 한방을 뜻하는 말을 하였다. 그래서 사이버상에서는 우리의 소원은 대박이라는 말이 유행한다고 한다.

 

꿈이 무엇입니까?” “9급 공무원 입니다

 

사람들은 미래에 대하여 불안해 한다. 그것은 먹고 사는 것과 관계가 있다. 그래서 누구나 평생먹고 살 돈을 벌어 놓고자 한다. 그 금액이 십억원이니 하는 이십억원이니 하는 말들을 한다. 그래서 악착 같이 벌어서 평생먹고 살 돈을 벌어 놓아야 안심이 되는 듯이 생각한다. 그런데 또 하나 방법이 있다. 공무원이 되는 것이다.

 

공무원들은 법을 만들고 법을 집행한다. 이런 특권이 있디 보니 그들 스스로 완벽한 복지시스템을 만들어 놓았다. 그래서 고용보장, 신분보장, 노후보장이라는 삼박자 혜택을 누리고 있다. 그래서일까 누군가 한 젊은이를 만나 꿈이 무엇입니까?”라고 물었다고 한다. 그러자 그 젊은이 왈 “9급 공무원 입니다.” 라고 답을 했다고 한다. 이것이 현실이다.

 

이렇게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꿈이 공무원이 되는 것이라 한다. 그래서 우리나라 대부분 청년들이 연금 그거 하나 바라 보고공무원 시험에 올인하고 있는 것이다따라서 노후가 보장되는 것은 십억원 이상 벌어 놓거나 공무원이 되는 것이다. 그러면 나라가 망하기 전까지 죽을 때까지 안심일 것이다.

 

공무원이 꿈인 현상에 대하여 여러 편의 글을 썼다. 그런데 전일 블로그 방문객이 갑자기 크게 늘었다. 게시글 베스트를 보니 이전에 올렸던 “공무원을 매력적인 직업군으로” 공무원 연금 개혁을 해야 하는 이유라는 글의 영향 때문인 것 같다

 

일하지 않는 즐거움

 

미래가 불안하다 보니 사람들은 대박을 꿈꾼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사람이나 월급생활자나 큰 것 한방을 노린다. 사업하는 사람들 역시 큰 것을 노린다. 제조업을 하는 사람은 주문이 밀려들면 지수함수적 성장을 기대하기도 한다. 그래서 큰 것 한방을 바라 보고 일중독으로 사는 사람들도 많이 생겨 나게 되었다. 미래를 위하여 지금 열심히 밤낮 가리지 않고 일하는 것이다. 마치 개처럼 벌어서 나중에 정승처럼 살자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어 놓듯이 오로지 일에 파묻혀 사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이와 거꾸로 가는 사람들도 있다. 일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그렇다고 하여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적당히 일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하여 미리 근심걱정하며 살지 않는 사람들을 말한다. 그렇다면 남는 시간에 무엇을 하는가?

 

한때 열심히 책을 읽었다. 주로 사서 읽었다. 나중에는 사 놓은 책이 너무 많아 감당이 안되었다. 그 후에 지역 도서관에 가서 빌려 보았다. 한 번 갈 때 마다 열권가량 빌렸다. 그러나 열권 모두 성공적 선택이라 볼 수 없다. 한 두 권 건지면 다행이기 때문이다. 사 놓은 책도 그랬다. 열에 하나 둘 가치가 있고 나머지는 읽다 만 것들이다. 그래서 언젠가 책을 정리 하였다. 그런데 그 중에 살아 남은 책이 있다. ‘일하지 않는 즐거움’이라는 매우 도발적 제목을 가진 책이다.

 

 

 

 

‘일하지 않는 즐거움’은 오래 전에 산 책이다. 판본을 보니 1997년으로 되어 있다. 한창 직장생활을 할 때이다. 일에 치여 밤낮으로 주말없이 오로지 일에 파묻혀 살던 때이다. 그 때 이 책을 접하였을 때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그것은 책의 제목부터 도발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일하지 않는 즐거움’은 어떤 것일까?

 

경고 메세지가 있는데

 

일하지 않는 즐거움어니 젤린스키(Ernie Zelinski)’가 지은 책이다. 그 때 당시 북미에서 베스트셀러 이었다고 한다. 영어제목은 ‘The Joy of Not Working’이다. 이를 우리말로 옮겨 중앙 M&B’에서 출간한 것이다. 그런데 책을 열면 다음과 같은 경고 메세지가 나온다.

 

 

이 책을 읽는 분에게

 

이책의 목적은

독자 여러분에게 일반적인 정보와 자극,

재미있는 읽을거리를 제공하는 데 있으며

이 책의 저자나 출판사는

법적, 심리학적, 의학적 기타 전문적인 조언을

제공하는 일을 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러한 문제에 관한 조언이 필요한 경우에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이 책을 읽고 어떤 결정을 하시든 그것은 오로지

독자의 책임입니다.

저자와 출판사는 그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경고 메세지를 보면 이 책을 읽고 어떤 결정을 하시든 그것은 오로지 독자의 책임입니다.”라 하였다. 이는 무슨 말일까? 그것은 책을 읽고 나서 직장을 그만 둔다든가 하는 일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만일 책을 읽고 나서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두었을 때 저자는 그 어떤 책임을 지지 않는 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체 어떤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길래 경고 메세지까지 말하고 있을까?

 

어떻게 여가를 보낼 것인가

 

책의 서문에 따르면 작가는 어느 날 해고를 당하였다고 하였다. 자유분방한 생활을 한 결과 회사에서 못마땅하게 생각하였다는 것이다. 그런데 해고 당한 것이 전화위복이 되었음을 말한다. 남들처럼 일중독자가 되어 밤늦게 까지 일하지 않아도 되었기 때문에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하며 살았다고 한다. 그래서 자신이 그동안 해보고 싶은 것을 다 해보았다고 하였다. 비록 경제적으로 풍족하지는 않았지만 알파벳으로 알(r)자 들어 있지 않은 달은 일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고 하였다. r자가 들어 가 있지 않은 달은 5(May), 6(June), 7(July), 8(August)을 말한다. 이렇게 눈부신 계절을 마음 껏 즐겼는데 만일 일중독자라면 하루 종일 사무실에 있었을 것이라 하였다.

 

작가는 해고 된 이후 12년간 정규직을 가지지 않았다고 하였다. 그래서 일은 일과중 반만 하고 나머지 반은 여가로 보냈다고 하였다. 하루 여덟 시간 근무라면 네 시간만 일하고 나머지 네 시간은 자신을 위해 보낸 것이다. 그래서 책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여가를 보낼 것인가에 대해서 명기 되어 있다.

 

 

 

 

 

 

책에서는 무려 네 페이지에 걸쳐 여가활동 리스트를 소개 하고 있다. 이중 관심 있게 본 것은 글쓰기이다. 1997년 당시 오로지 일만 할 줄 알았지 글쓰기는 꿈에도 생각해 보지 않았는데 여가활동 리스트를 보니 책쓰기, 일기쓰기, 자서전쓰기, 시 쓰기, 시 암송, 노래 암송 등이 눈에 띄었다.

 

글쟁이가 된 이유

 

책에서는 좀 더 구체적으로 여가활동에 대하여 소개 하고 있다. 이는 일중독자들의 여가와 대비하여 설명하고 있다. 대부분 일중독자들은 일만 할 줄 알지 놀 줄 모르기 때문에 TV시청이나 술이나 마약에 취하기로 보낸다는 것이다. 또 습관적으로 먹어대기, 드라이브, 쇼핑, 돈쓰기, 도박, 운동경기 관람 등으로 보낸 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가를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은 이와 다르게 산다고 하였다. 이에 대하여 책에서는 다음과 같이 소개 하고 있다.

 

 

TV 시청 보다는 차라리 공상을 하거나 명상에 잠기거나 자신을 되돌아 보는 것이 활동적이라고 할 수 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여가시간을 활동적으로 보내는 성인이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육체적-정신적으로 건강하다. 보다 능동적인 활동을 소개 하면 다음과 같다.

 

 

-글쓰기

-독서

-운동

-공원산책

-그림 그리기

-악기 연주

-춤추기

-강습 받기

 

 

여가란 그 시간을 소중히 여기고 가꿈으로써 즐거움, 만족감, 성취감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인생에서의 만족은 자신의 능력과 재능에 도전하고 시험하며 펼쳐 봄으로써 얻어진다. 적당한 모험과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활동이 그렇지 않은 활동보다 더 큰 만족을 준다는 말이다.

 

(어니 젤린스키, 일하지 않는 즐거움, 222쪽)

 

 

책을 오래 전에 보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구절이 있다. 찾아 보니 222쪽에 있는 능동적인 여가활동에 대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글쓰기 등 여덟 개의 여가활동에 대하여 소개 해 놓았다. 이중 지금 까지 이 책하면 기억 나는 것은 글쓰기이다. 다른 것은 몰라도 글쓰기는 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글이라는 것을 중학교 다닐 때 일기 쓴 것 외에는 해 본적이 없다. 그런데 글쓰기를 보고서 마음이 끌렸다. 그래서 여가생활을 한다면 꼭 글쓰기를 해 보리라고 마음 먹었다. 그런데 말이 씨가 된다고 했던가 지금 글쟁이가 되었다. 그것도 매일 글쓰기하는 블로거가 되었다. 비록 돈도 안되는 글쓰기이지만 글을 쓰고 있다는 사실 그 자체가 삶의 활력소이고 정체성이다. 그런 면으로 보았을 때 책을 읽은 효과가 나타난 것이라 볼 수 있다.

 

남는 것은 무엇인가?

 

누구나 미래에 대하여 불안하게 생각한다. 지금 가진 것이 없기 때문에 미래에 어떻게 될지 걱정스러운 것이다. 그래서 악착같이 벌려고 한다. 그리고 공무원시험에 올인한다. 마치 일중독자처럼 옆을 쳐다 보지도 않고 뒤돌아 보지도 않고 오로지 앞만 보고 달린다. 그러다 보면 언제 흘러 갔는지 모르게 세월이 쏜살같이 달아난다. 그렇다고 하여 남는 것이 있을까?

 

앞만 보고 달리는 사람들은 큰 것 한방을 노린다. 그래서 대박을 터트린 사람도 있고, 대박은 못돼도 중박정도 터진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 시간에 얽매이어 평생 비좁은 사무실 또는 현장에서 보낸다. 그렇게 살다 보면 나이는 들어 가고 정년이 되어 간다. 또는 도중에 쫒겨 나기도 한다. 열심히 살긴 했는데 현실을 보면 남는 것이 없다. 아까운 것은 지나간 시간이고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은 세월의 흔적 뿐이다.

 

신분보장, 고용보장, 노후보장 이렇게 삼박자가 갖추어져 있는 공무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비록 완벽한 복지 시스템에 갖추어져 있을지라도 우리에 갇힌 사자신세와 다름 없다. 사육사가 주는 먹이로만 연명하는 동물원의 사자는 야성을 모두 잃어 버렸기 때문에 돼지나 다름 없다. 그렇게 한 평생 새장에 갇힌 새처럼 울타리안에서 보냈을 때 남는 것은 무엇일까? 비록 노후가 보장 된다고는 하지만 그 때 가서 볼일이다. 모든 것은 변하기 때문에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자유롭게 사는 사람들이 있다. 울타리를 벗어나서 야성을 발휘하며 사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사는 삶을 말한다. 작가의 말대로 알(r) 자가 들어가 있지 않은 눈부신 계절을 마음껏 즐기는 것이다.

 

지금 여기에서 충실하면 된다

 

지금 일이 없다. 몹시 초조하다. 그러나 전화가 곧 걸려 올 것이다. 그런 것을 알기에 지금은 그다지 안달복달 하지 않는다. 그 대신 남들이 하지 못하는 것을 마음껏 누리며 산다. 대표적으로 글쓰기이다. 그리고 경전외우기를 한다. 또 남들이 가지 못하는 곳에도 간다. 일년에 한차례 가는 해외여행이다. ‘불교성지순례라는 명목으로 밖으로 나가는 것도 자유롭게 일하기 때문이다. 대부분 시간이 없어서 못가고 돈이 없어서 못나간다고 하는데, 시간과 돈이 없어도 나갈 수 있다. 시간은 내면 되는 것이고 돈은 만들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유롭게 산다. 그렇다고 하여 이 글을 읽고 지금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둔다든가 하여 문제가 되었을 때 책임지지 않음을 분명히 밝혀 둔다.

 

지나간 과거를 생각하면 후회뿐이다.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생각하면 걱정 뿐이다. 그렇다고 하여 항상 후회 하며 살 필요가 없다. 이미 지난 일이기 때문이다. 또 미래가 걱정된다고 하여 일정액 이상 노후자금을 벌어 놓아야 안심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미래의 일은 미래에 가 보아야 안다. 지금 여기에서 충실하면 된다. 그래서 부처님 가르침에 따르면 항상 지금 여기를 강조하는 이야기가 많다. 숫따니빠따에 있는 다음과 같은 게송도 이에 포함 된다.

 

 

Nirāsatti anāgate atita nānusocati,
Vivekadassi phassesu di
ṭṭhisu ca na niyati

 

그는 미래를 원하지도 않고,

과거를 애달파 하지도 않고,

모든 감각적인 접촉에서 멀리 떠나는 것을 보아

견해들에 이끌리지 않습니다. (Sn4.10, stn851)

 

 

 

2014-01-14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