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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사의 삶을 주는 자

담마다사 이병욱 2014. 1. 25. 11:46

 

불사의 삶을 주는 자

 

 

 

머리를 숙이게 하는 보시

 

 

무언가 베푼다는 것은 청정하고 고귀한 행위이다. 아무리 원한에 사무친 관계일지라도 정성이 담긴 선물을 건넸을 때 봄눈 녹듯이 풀어질 수 있다. 원수처럼 지내는 사이에서 누군가 선물을 건냈을 때 이 선물을 매개로 하여 두 사람의 관계가 회복 될 수 있음을 말한다.

 

청정도론의 게송에서는 “보시는 조어되지 않은 사람을 조어하고 보시는 모든 이로움을 성취시킨다. 보시와 상냥한 말씨를 통해 [시주자는] 편안해지고 [시물을 받는 자는] 머리를 숙인다. (청정도론, 9 39)라고 하였다. 보시를 받은 자는 머리가 숙여 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원한 맺힌 사이일지라도 정성들여 준비한 작은 선물하나가 모든 것을 바꾸어 놓을 수 있음을 말한다.

 

재보시보다 법보시가 더

 

보시공덕에 대해서는 금강경에서 알 수 있다. 금강경에서 말하는 진정한 보시는 무주상보시(無住相布施)이다. 보시를 하되 상을 내지 말라는 것이다. 좀더 쉽게 말하면 티내지 말고 주라는 것이다. 그런데 금강경에서 말하는 보시의 핵심은 법보시이다. 이를 우주적 스케일로 표현 하고 있다. 그래서 滿爾所恒河沙數 三千大千世界 以用布施於此經中乃至受持四句偈等 爲陀人說 而此福德 勝前福德라는 구절이 있다. 이는 “항하의 모래수 만큼이나 삼천대천세계에 가득찬 칠보를 가지고 그것으로 보시를 한다해도 이 경 가운데서 사구게만이라도 받아 지니고 남을 위해 말해준다면 그 복덕이 앞에서 말한 복덕보다 더 없이 뛰어나리라는 뜻이다. 이는 무엇을 말할까? 재보시보다 법보시가 더 수승함을 말한다. 이는 초기경전에서도 볼 수 있다. 보시에 있어서 금강경의 오리지널 버전을 보는 듯한 게송은 다음과 같다.

 

 

(Devatā:)

 Kidado balado hoti kidado hoti vaṇṇado.
Ki
dado sukhado hoti kidado hoti cakkhudo.
Yo ca2 sabbadado hoti ta
me akkhāhi pucchitoti.

 

(Bhagavā:)

Annado balado hoti vatthado hoti vaṇṇado,
Y
ānado sukhado hoti dīpado hoti cakkhudo
So ca sabbadado hoti yo dad
āti upassaya,
Amata
dado ca so hoti yo dhammamanusāsatīti.

 

 

[천신]

무엇을 베풀면 힘을 주는 것이 되고

무엇을 베풀면 아름다움 줍니까?

무엇을 베풀면 안락함 주고

무엇을 베풀면 눈을 줍니까?

누가 모든 것을 베푸는 자인지

저의 질문에 대답해 주소서.”

 

[세존]

음식을 베풀면 힘을 주는 것이 되고

옷을 베풀면 아름다움 주게 되고

탈 것을 베풀면 안락함 주는 것이며

등불울 베풀면 눈을 주는 것이라네.

 

거처를 베푸는 자 모든 것을 주는 자지만

법을 가르치는 자 불사(불사)를 주는 자라네.”

 

(무엇을 베풂 경, S1.42, 각묵스님역)

 

 

[하늘사람]

무엇을 베풀어 힘을 줍니까?

무엇을 베풀어 아름다움을 줍니까?

무엇을 베풀어 안락을 줍니까?

무엇을 베풀어 밝은 눈을 줍니까?

무엇을 베풀어 모든 것을 줍니까?

제 질문에 대답해 주십시요.”

 

[세조]

먹을 것을 베풀어 힘을 주고

옷을 베풀어 아름다움을 주고

탈 것을 베풀어 안락을 주고

등불을 베풀어 밝은 눈을 주네.

 

살집을 베푸는 자는

모든 것을 주는 자이지만

가르침을 베푸는 사람이야말로

불사의 삶을 주는 자이네.”

 

(무엇을 베풂의 경, S1.42, 전재성님역)

 

 

[A devata:]

"Giving what does one give strength?

Giving what does one give beauty?

Giving what does one give ease?

Giving what does one give sight?

Who is the giver of all?

Being asked, please explain to me." <67>

 

[The Blessed one:]

"Giving food, one gives strength;

Giving clothes, one gives beauty;

Giving a vehicle, one gives ease;

Giving a lamp, one gives sight.

 

"The one who gives a residence

Is the giver of all.

But the one who teaches the Dhamma

Is the giver of the Deathless."

 

( Giving What?, S1.42,빅쿠 보디역)

 

 

 

Giving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을

 

가장 좋은 보시는 어떤 것일까? 그것은 그 사람에게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이라 본다. 쌀이 떨어진 자에게 쌀만큼 귀중한 것이 없듯이 꼭 필요로 하는 것을 보시는 것이 보시하는 자나 보시 받는 자나 의미가 있을 것이다. 그래서 부처님 당시 탁발수행자들에게는 먹을 것, 입을 것, 의약품, 와좌구 등 이른바 사대필수품이 보시의 대명사이었다. 그러나 금이나 은은 수행자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은 것으로 본다. 청정범행을 닦는 수행자에게 있어서 재물은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하늘사람의 질문에 부처님은 개별적으로 답을 하고 있다. 먹을 것을 베풀면 힘을 주고, 옷을 베풀면 아름다움을 주고, 탈것을 베풀면 안락함을 주고, 등불을 베풀면 밝은 눈을 줄 것이라 한다. 그런데 아예 살집을 제공하면 모든 것을 주는 것이라 하였다. 이것이 하늘사람이 무엇을 베풀면 모든 것을 줍니까?”에 대한 답이라 본다.

 

불사(Amata)로 이끄는 법보시

 

그러나 초기경전에서 부처님은 질문자 보다 뛰어넘는 가르침을 항상 제시한다. 그것은 출세간적 가르침이다. 그래서 부처님은 가르침을 베푸는 사람이야말로 불사의 삶을 주는 자이네.”라 하였다. 이 세상 그 어떤 베푸는 삶 보다도 담마를 베푸는 삶이 가장 고귀한 삶임을 말한다. 그것은 다름 아닌 불사(Amata)’로 이끌기 때문이다. 이로 본다면 금강경에서 말하는 법보시의 수승함과도 일치 하는 내용이다. 다만 금강경에서는 법보시함에 따라 무량복덕을 받는다고 하였으나 초기경전에서는 불사로 이끌게 한다는 것이 다르다.

 

 

 

2014-01-25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