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마의 거울

행복과 번영을 위하여, 위대한 축복의 경

담마다사 이병욱 2014. 5. 3. 22:04

 

 

행복과 번영을 위하여, 위대한 축복의 경

 

 

 

층층나무꽃이 필 때

 

글을 쓰면서 알게 된 것이 층층나무이다. 층층나무는 마치 하얀 시루떡을 층층이 올려놓은 것 것 같다. 이처럼 층층이 꽃이 핀다고 하여 층층나무라 하는 것일까 지금 도심의 관공서 앞마당에는 층층나무에 하얀 꽃이 층을 이루어 피어 있다.

 

 

 

 

 

층층나무꽃을 볼 때 마다 품격을 느낀다.  커다란 잎을 가지며 한번 크게 피었다가 처참하게 지는 꽃과는 달리 층층나무꽃은 우아하고 품위가 있어 보인다. 그래서일까 궁궐에서 관상용으로 사용되는 가 보다. 경복궁에 가면 층층나무를 볼 수 있다. 설명문에 따르면 말채나무(Cornus walteri)라 한다. 작은 꽃이 다발을 이루어 피기 때문에 그런 이름을 붙여 주었을 것이다. 이처럼 품위 있고 기품이 있어서 궁궐의 정원수로 심었을 것이다.

 

 

 

 

 

 

층층나무꽃이 필 때 쯤이면 오월이다. 사월에 피는 꽃들과 달리 오월에 피는 꽃들은 잎파리가 먼저 나오고 이어서 꽃이 핀다. 이런 특징은 꽃이 먼저 피고 이어서 잎이 나는 벚나무꽃과 다르다. 이처럼 오월의 신록에 피는 꽃들은 꽃과 신록이 어우러져 그야말로 보는 이로 하여금 마음을 풍성하게 한다.

 

 

 

 

 

 

축복에 대하여

 

오월의 공기는 싱그럽다. 그리고 상큼하다. 춥지도 덥지도 않고 온도와 습도는 적당하다. 그래서 오월을 계절의 여왕이라고 하는가 보다. 그러나 계절의 여왕보다 더 좋은 말이 있다. 그것은 축복의 계절이라는 말이다. 신록이 시작 되어 키높은 나무에서 꽃이 필 때쯤 되면 온세상에 생명이 충만하다. 그래서 오월이 계절의 여왕이라는 말이라기 보다 축복의 계절이라는 말이 더 적합할 듯 하다.

 

오월은 축복의 계절이다. 그런 축복의 의미는 무엇일까? 네이버사전에 따르면 축복에 대하여 행복을 빎, 또는 그 행복이라 되어 있다. 다음사전에 따르면 남 또는 남의 일이나 미래가 행복하기를 빌거나 그것을 기뻐하여 축하함, 행복하기를 빌거나 기뻐하여 축하하다라고 설명 되어 있다. 모두 행복과 관련이 있다.

 

축복에 대하여 영어로 블레싱(blessing)’이라 한다. 여러 가지 뜻이 있는데 첫번째 뜻은  the formal act of approving’ 이다. 영어권에서 신의 은총의 뜻으로 사용되는 경우이다. 두번째 는  ‘a desirable state’ 로서 바라는 상태라는 뜻이다.

 

축복에 대하여 네이버 사전을 보면 ‘1) 축복(의 기도), 2) 승인 또는 허락, 3) 다행스러운 것 또는 좋은 점이라 설명되어 있다. 이로 알 수 있는 것은 영어의 블레싱은 현재 다행스럽고 미래에 행운을 바라는 것이라 볼 수 있다. 따라서 블레싱이라는 말은 단순하게 행복을 뜻하는 말이 아님을 알 수 있다.

 

행복 플러스 알파

 

이 세상에서 가장 듣기 좋은 말이 행복일 것이다. 그래서 누구나 행복하기를 바란다. 그런데 행복 보다 더 듣기 좋은 말은 축복일 것이다. 축복이라는 말은 행복을 아우르는 말이기 때문이다. 행복이 단지 지금 여기에서 편안하고 만족스런 느낌임에 비하여, 축복은 행복 플러스 알파가 있기 때문이다. 그 행복 플러스 알파란 무엇인가? 그것은 다름 아닌 미래에 대한 기대이다. 미래에도 지금 처럼 행복하기를 바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결혼식을 보면 알 수 있다.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 결혼식일 것이다. 이 때 많은 하객들이 하는 말은 축하한다라는 말이다. 이는 다름 아닌 축복이다. 지금 여기서도 행복하지만 미래에도 행복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이렇게 축복은 현재와 미래의 행복에 대한 것이기 때문에 행복을 아우르는 말이 축복이다.

 

행복경이 아니라 축복경

 

불교에도 축복이라는 말이 있다. 빠알리어 망갈라(Magala)’라는 말이 그것이다. 그래서 숫따니빠따에 망갈라숫따(Magalasutta, Sn2.4)’  있는데 이를 축복경이라 한다.

 

망갈라숫따에 대하여 행복경으로 번역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이는 잘못된 번역이다. 현재의 행복과 미래의 좋은 징조에 대한 뜻이 망갈라이다. 이는 단지 현재의 행복한 느낌을 뜻하는 수카(sukha)’의 뜻과는 다르다. 만일 행복경으로 제목을 붙였다면 수카수따(sukhasutta)’라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수카수따라 하지 않고 망갈라숫따라 한 것은 다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망갈라는 뜻은 구체적으로 어떤 뜻일까?

 

빠알리어사전 PCED194에 따르면 망갈라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설명되어 있다.

 

 

mangala

: means, in general usage, anything regarded as 'auspicious' 'lucky', or a 'good omen'. Against the contemporary superstitions notions about it, the Buddha, in the Mahā-mangala Sutta (Sn., w. 258 ff.), set forth 36 'blessings' that are truly auspicious, i.e. conducive to happiness, beginning with the 'avoidance of bad company' and ending with a 'serene mind'. It is one of the most popular Suttas in Buddhist countries, and a fundamental text on Buddhist lay ethics.

 

(mangala, PCED194)

 

 

설명에 따르면 망갈라의 의미는 ‘auspicious(상서로운), lucky(행운), good omen(좋은 징조)’의 뜻임을 알 수 있다. 이는 ‘pleasant(즐거운), happy(행복한); happiness(행복), pleasure(쾌락), joy(기쁨), bliss(환희)’ 등의 뜻이 있는 수카와는 다른 것이다.

 

중국에서는 망갈라숫따에 대하여 길상경(吉相經)’이라 번역하였다. 길상은 운수가 좋을 조짐이라는 뜻이다. 이렇게 본다면 망갈라의 뜻은 현재도 좋고 미래도 좋다는 뜻이기 때문에 우리말로 번역하면 축복이라는 말이 적합해 보인다.

 

성전협 전재성님은 Mmahamagalasutta에 대하여 위대한 축복의 경이라 번역하였다. 그러나 초불연에서는 큰 행복 경이라 하였고, 미산스님은 최상의 행복경이라 번역하였다. 그러나 이런 번역은 빠알리어 망갈라의 뜻을 정확하게 반영한 것이라 볼 수 없다. 그래서 각묵스님의 ‘큰 행복경’과 미산스님의 ‘최상의 행복경’, 오역인가(2013-04-22)’라는 제목으로 비판글을 올린 바 있다.

 

소니박사의 ‘Life's Highest Blessings’

 

Magala에 대한 PCED194를 보면 뿌리가 mag이라 하였다. 이는 ‘lucky(행운)’의 뜻이다. 상서로운, 좋은 징조 등의 뜻이 있는 망갈라에 대하여 가장 잘 설명해 놓은 경이 망갈라경(Sn2.4)이다. PCED194에 따르면 망갈라경에 대한 자료를 소개 하고 있다. Dr. R. L. Soni  ‘Life's Highest Blessings’이라는 글을 참고하라고 하였다.

 

소니박사의 ‘Life's Highest Blessings’를 검색하였다. 그 결과 망갈라경에 대하여 분석한 글인 Life's Highest Blessings The Maha Mangala Sutta 을 발견하였다. 부제로서 소니박사가 해석하고 주석하였음(translation and Commentary by Dr. R.L. Soni)’이라는 문구가 보인다. 이 자료는 꽤 긴길이의 글이다. 그래서 망갈라경에 대한 하나의 소책자와도 같다.

 

행복과 번영으로 이끄는

 

68페이지 달하는 ‘Life's Highest Blessings’을 보면 망갈라경의 모든 것이 다 담겨져 있는 것 같다. 그 중에 망갈라의 뜻에 대한 설명이 보인다. 이를 옮기면 다음과 같다.

 

 

According to the Commentary, mangala means that which is conducive to happiness and prosperity

 

(Dr. R.L. Soni, Life's Highest Blessings The Maha Mangala Sutta)

 

 

소니박사는 주석을 인용하여 망갈라의 뜻을 설명하고 있다. 망갈라의 뜻은 “which is conducive to happiness and prosperity”라 하였다. 이는 행복과 번영으로 이끄는 것이라는 뜻이다. 바로 이 문구가 망갈라의 뜻을 가장 적합하게 잘 표현 한 것이라 보여진다.

 

계정혜 삼학으로 분류된 38가지 망갈라

 

소니박사의 해석대로 하면 망갈라라는 말은  행복과 번영으로 이끄는의 뜻이 된다. 이렇게 본다면 우리나라 번역자들이 큰 행복 경또는 ‘‘최상의 행복경라고 이름 붙인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 망갈라는 지금 여기서 행복한 느낌에다 플러스 알파가 있기 때문이다.

 

플러스 알파는 무엇일까? 그것은 미래에 대한 기대이다. 그렇다면 행복과 번영으로 이끄는 것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일까? 이에 대하여 소니박사는 모두 38가지로 설명하고 있다. 이는 경에서 나열된 단어와 문구를 분류한 것이다.

 

소니박사가 38가지로 분류한 것에 대하여 표를 만들어 보았다. 빠알리 원문과 전재성님의 우리말 번역과 비교하였다. 그리고 그룹으로 분류한 것을 참고하여 실었다.

 

 

계정혜 삼학에 따른 38망갈라

No

빠알리어

영어

한글

게송

계정혜

1

Asevanā ca bālāna

Not associating with fools.

 

어리석은 사람을 사귀지 않으며

Stanza II

(stn259)

I. Siila: moral culture
(21 mangalas)

 

(계행계발)

2

paṇḍitānañca sevanā

Associating with the wise.

슬기로운 사람에 가까이 지내고

3

Pūjā ca pūjanīyāna

Reverencing those worthy of respect.

존경할 만한 사람을 공경하니

4

Patirūpadesavāso

Residence in a suitable locality.

분수에 맞는 곳에서 살고

Stanza III

(stn260)

5

pubbe ca katapuññatā

Having made merit in the past.

일찍이 공덕을 쌓아서

6

Attasammāpaidhi

One's mind properly directed

스스로 바른 서원을 하니

7

Bāhusaccañca

Profound learning.

많이 배우고

Stanza IV

(stn261)

8

(Bāhu)sippañca

Proficiency in one's work.

(많이)익히며

9

vinayo ca susikkhito

Well-learned moral discipline

절제하고

훈련하며

10

Subhāsitā ca yā vācā

Gracious kindly speech.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누니

11

Mātāpitū upaṭṭhāna

Giving support to parents.

아버지와 어머니를 섬기고

Stanza V

(stn262)

12

puttadārassa sagaho

Cherishing wife and children.

아내와 자식을 돌보고

13

Anākulā ca kammantā

Business pursuits, peaceful and free from conflicts.

일을 함에 혼란스럽지 않으니

14

Dānañca

Acts of giving.

나누어 주고

Stanza VI

(stn263)

15

dhammacariyā

Conduct according to Dhamma.

정의롭게 살고

16

ñātakānañca sagaho

Helping one's relatives.

친지를 보호하며

17

Anavajjāni kammāni

Blameless actions.

비난 받지 않는 행동을 하니

18

Ārati (papa)

shunning evil.

악함을 싫어하여

Stanza VII

(stn264)

19

virati pāpā

Abstaining from evil.

(악함을)멀리하고

20

majjapānā ca saññamo

Refraining from intoxicants.

술 마시는 것을 절제하고

21

Appamādo ca dhammesu

Diligence in practice of what is Dhamma.

가르침에 게으르지 않으니

22

Gāravo

Reverence.

존경하는 것

VIII

(stn265)

II. Samaadhi: mental culture
(9 mangalas)

 

(삼매계발)

23

nivāto

Humility.

겸손한 것

24

santuṭṭhi

Contentment.

만족

25

kataññutā

Gratefulness.

감사할 줄 아는 마음으로

26

Kālena dhammasavaa

Timely hearing of the Dhamma

때에 맞추어 가르침을 듣는 것

27

Khantī

Patience

인내하고

Stanza IX

(stn266)

28

sovacassatā

Meekness when corrected.

온화한 마음으로

29

samaānañca dassana

Meeting (seeing) monks.

수행자를 만나서

30

Kālena dhammasākacchā

Discussing the Dhamma at the proper time.

가르침을 서로 논의하니

31

Tapo

Energetic self-restraint.

감관을 수호하여

Stanza X

(stn267)

III. Paññā: wisdom culture
(8 mangalas)

 

(지혜계발)

 

32

brahmacariyañca

Holy and chaste life.

청정하게 살며

33

ariyasaccānadassana

Insight into the Noble Truths.

거룩한 진리를 관조하여

34

Nibbānasacchikiriyā

Realization of Nibbaana.

열반을 이루니

35

Phuṭṭhassa lokadhammehi        citta yassa na kampati

A mind unshaken by the ups and downs of life.

세상살이 많은 일에 부딪쳐도

마음이 흔들리지 아니하고

Stanza XI

(stn268)

36

Asoka

Freedom from sorrow.

슬픔 없이

37

viraja

Freedom from defilements of passion.

티끌 없이

38

khema

Perfect security.

안온한 것

 

 

 

소니의 분류에 따르면 모두 38개의 망갈라가 된다. 38개의 망갈라에 대하여 계정혜 삼학으로 분류 하였다. 계행의 계발에 대한 것이 21망갈라이고, 삼매의 계발에 대한 것이 9망갈라, 지혜의 계발에 대한 것이 8망갈라이다.

 

하나의 목표를 향해

 

소니박사의 계정혜 삼학에 따른 분류 방식에는 무리가 있을 수 있다. 이는 망갈라경에서 38개의 축복에 대한 것이 정렬 되어 있지 않고 무질서하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소니박사는 “Their arrangement is strictly logical and their sequence is natural and progressive.”라 하였다. 이들 망갈라의 정렬이 매우 논리적이고 과정 또한 자연스럽고 점진적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무질서하게 나열 된 듯이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질서가 있고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 가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소니박사는 다음과 같이 점진적 단계로 설명하였는데 이에 대한 표를 만들면 다음과 같다.

 

 

점진적 단계별 분류방식

No

  

망갈라

우리말 번역

단 계

1

Suitable associations

M1 M2 M3

어리석은 사람을 사귀지 않으며(M1),

슬기로운 사람에 가까이 지내고(M2),

존경할 만한 사람을 공경하니(M3)

The Preparation

(준비)

2

A good place to live

M4

분수에 맞는 곳에서 살고

3

Past merits

M5

일찍이 공덕을 쌓아서

4

Right planning

M6

스스로 바른 서원을 하니

5

Right training

M7 M8 M9 M10

많이 배우고(M7),

(많이)익히며(M8),

절제하고

훈련하며(M9),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누니(M10)

6

Basic responsibilities

M11 M12 M13

아버지와 어머니를 섬기고(M11),

아내와 자식을 돌보고(M12),

일을 함에 혼란스럽지 않으니(M13)

Wayfaring in the world

(세상여행)

7

Social obligations

M14 M15 M16 M17

나누어 주고(M14),

정의롭게 살고(M15),

친지를 보호하며(M16),

비난 받지 않는 행동을 하니(M17)

8

Self-protection

M18 M19 M20

악함을 싫어하여(M15),

(악함을)멀리하고(M18),

술 마시는 것을 절제하고(M20)

9

Conservation of personal progress

M21

가르침에 게으르지 않으니

10

Cultivation of higher qualities

M22 M23 M24 M25 M26

존경하는 것(M22),

겸손한 것(M23),

만족(M24),

감사할 줄 아는 마음으로(M25),

때에 맞추어 가르침을 듣는 것(M26)

11

Spiritual eligibility

M27 M28

인내하고(M27),

온화한 마음으로(M28)

Spiritual growth

(정신적 성장)

12

Contact with religious life

M29 M30

수행자를 만나서(M29),

가르침을 서로 논의하니(M30)

13

On the path

M31 M32 M33 M34

감관을 수호하여(M31),

청정하게 살며(M32),

거룩한 진리를 관조하여(M33),

열반을 이루니(M34)

14

The fruit

M35 M36 M37 M38

세상살이 많은 일에 부딪쳐도

마음이 흔들리지 아니하고(M35),

슬픔 없이(M36),

티끌 없이(M37),

안온한 것(M38)

15

Perfect invincibility of the person

 

 

 

The conclusion of life

(삶의 목적)

16

Durable happiness

 

 

 

 

 

 

정통바라문의 인생사주기와 유사하지만

 

표는 점진적 단계별 분류방식에 대한 것이다. 크게 네 가지로 나누어져 있다. 이에 대하여 책의 내용을 보면 마치 여행하는 것으로 비유하고 있다. 나그네가 있어서 마치 순례하듯이 인생여행을 통하여 최종적인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라 한다. 그래서 네 가지 단계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요약한다.

 

 

1) The Preparation(준비): 처음 세 게송.

2) Wayfaring in the World(세상에 대한 여행): 다음 네 게송.

3) The Religious Life(종교적 생활): 다음 세 게송

4) The Highest Goal(궁극적 목표): 마지막 게송

 

 

소니박사가 분류한 네 가지 단계를 보면 마치 고대에서 인생 사주기를 보는 것 같다. 고대인도의 정통브라만교에서 인생사주기에 대한 것을 보면 다음과 같다.

 

 

1) 학생으로서 공부하는 시기[梵行期: Brahmacariya]

2) 가정에서 결혼하여 생활하는 시기[家住期: Gārhasthya]

3) 숲에서 수행하는 시기[林棲期: Vānaprastha]

4) 유행하며 돌아다니는 시기[遊行期: Sanyāsin]

 

 

이처럼 브라만교의 인생사주기와 대비하여 망갈라경을 네 가지 점진적 단계로 구분하여 설명하고 있는 듯하다. 그렇다고 하여 브라만교의 인생사주기와 똑 같은 것은 아니다. 다만 유사해 보인다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소니박사의 책 본문에 세 번째 항 ‘The Religious Life(종교적 생활)’에 대한 것을 보면 “it does not mean that marriage is essential for all people at some period in life”라고 되어 있어서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 하였다. 망갈라경에서 부모를 모시고 아내를 부양하는 등의 이야기가 있다고 하여 반드시 결혼 해야 된다는 말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망갈라경은 재가불자들을 위한 경이라기 보다 출가와 재가를 아우르는 모두에게 해당 되는 경이라 볼 수 있다. 그래서일까 남방 테라와다에서는 이 망갈라경이 재가를 위한 윤리적 교법으로 알려져 있고 또한 테라와다불교에서의 주요 예불문이기도 하다.

 

세간의 행복과 출세간의 행복이 동등하다고?

 

망갈라경에서는 각 게송마다 공통적으로 에땅 망갈라뭇따망(eta magalamuttama)”으로 끝난다. 이렇게 정형화된 후렴구는 이것이야말로 더 없는 축복입니다라는 뜻이다.

 

 각 게송마다 더 없는 축복이라 하였다. ‘더 없는이라는 뜻이 uttama이다. 이는 ‘highest; best; noble’의 뜻이다. 부모를 공양하는 것도 아내를 부양하는 것도 최고의 축복이라는 것이다. 왜 그럴까? 지금 부모와 아내를 잘 부양하고 있다면 지금 행복해서 좋은 것이고 또 미래에도 행복할 것이기 때문에 좋은 것이다. 그래서 부모와 아내를 잘 부양하는 것은 좋은 징조이다. 그래서 축복이라 한 것이다. 현재와 미래 모두 좋은 것이기 때문이다.

 

 망갈라에 대한 정의로 “which is conducive to happiness and prosperity(행복과 번영으로 이끄는 것)”이라 하였다. 이렇게 게송마다 이것이야말로 더 없는 축복이라 하였다고 하여 미산스님의 경우 세간의 행복과 출세간의 행복이 동등하다는 뜻으로 법문하였다. “아내와 자식을 돌보는 것(puttadārassa sagaho, stn262)”  열반을 이루는 것(Nibbānasacchikiriyā, stn267 )”에 대하여 동급으로 본 것이다.

 

미산스님의 동급론은 적절한 설명이 되기 어렵다. 소니박사의 점증적 단계별 성장에 따르면 열반을 이루는 것아내와 자식을 돌보는 것이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무리 아내와 자식을 돌보는 것더 없는 축복일지라도 열반을 이루는 것과는 비교가 될 수 없다. 왜냐하면 열반이야 말로 불교에서 추구해야 할 궁극적 목표이기 때문이다.

 

언제 죽을지 몰라 항상 벌벌 떨어

 

망갈라경에서는 술 마시는 것을 절제하는 것(majjapānā ca saññamo)’도 더 없는 축복이라 하였다. 술마시지 않음으로 인하여 현재도 좋고 미래에도 좋은 조짐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가장 높은 축복은 어떤 것일까? 망갈라경에서 게송의 말미마다 에땅 망갈라뭇따망(eta magalamuttama:  이것이야말로 더 없는 축복입니다)”라 하였는데 모두다 더 없는 축복이지만 그 중에서도 더 없는 축복이란 어떤 것일까?  그것은 당연히 열반이 될 것이다. 왜 그럴까?

 

뉴스에서는 갖가지 사건과 사고소식을 전한다. 멀쩡하던 지붕이 갑자기 무너져서 사람들이 죽고, 배가 뒤집혀서 사람들이 죽는다. 하늘을 날던 비행기가 추락해서 전원사망하는 소식도 종종 들린다. 지하철에서 불이나 수백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불에 타서 죽는다. 이렇게 땅위에서 바다위에서 하늘위에서 수 없는 사람들이 죽어 나간다. 그럴 때 마다 안타깝게 생각한다.

 

그러나 저 멀리 지구반대편에서 지진으로 인하여 수만명이 죽었다는 소식을 들을 때는 무감각하다. 너무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이고 또한 나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지구촌 곳곳에서는 사건과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이런 사건과 사고, 자연재해 등은 과거에 있었고 앞으로 있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이렇게 본다면 살아 있다는 사실 자체가 기적과도 같다. 사건과 사고가 일어 날 때 마다 남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처럼 사건과 사고, 재해가 일어나 죽어 나갈 때 마다 사람들은 커다란 슬픔에 잠긴다. 최근 세월호 침몰사고로 인하여 온국민이 슬픔에 잠겨 있듯이 이런 일은 앞으로 또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이렇게 본다면 살아 있다는 것 자체가 기적이고 또한 언제 죽을지 모른다. 그래서 숫따니빠따에서는 태어난 자들은 죽어야 하고 항상 죽음의 두려움에 떨어집니다(stn576)”라 하였다. 사람들은 언제 죽을지 몰라 항상 벌벌 떤다는 것이다.

 

나는 죽음이 올 날만을 기다린다

 

죽음이 닥쳐도 떨지 않은 사람이 있다. 열반을 성취한 자이다. 번뇌를 소멸하여 다시는 태어나지 않은 열반을 성취하였을 때 죽음은 문제가 될 수 없다. 오히려 죽음을 기다릴지 모른다. 그래서 테리가타에서는 나는 죽음을 기뻐하지도, 삶도 기뻐하지도 않는다. 고용된 사람이 그저 월급날만 기다리는 것처럼 나는 죽음이 올 날만을 기다린다.(Thag.606)”라 하였다.

 

아라한의 죽음은 죽음이 아니다. 왜 그럴까? 번뇌 다한 아라한에게 있어서 죽음이란 큰 의미가 없다. 또 삶 또한 큰 의미가 없다. 그래서 삶도 죽음도 기뻐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단지 죽을 때가 되면 죽음을 받아 들이겠다는 것이다.

 

아라한에게 있어서 오온의 파괴는 죽음이 아니다. 단지 생명의 내려놓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번뇌가 남아 있는 범부에게 있어서 육체적 죽음에 대하여 죽음이라 부르지만, 번뇌다한 자의 죽음에 대해서는 불사(不死: amata)’ 라 하기 때문이다.

 

아라한은 자아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죽어도 죽지 않는 것이 아라한의 죽음이다. 그래서 ‘불사(不死: amata)라 하였다. 그래서 범부의 죽음은 죽음이고, 아라한의 죽음은 불사인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번뇌 다한 자의 죽음은 축복이다. 그래서 망갈라경에서도 열반을 이룬자에 대하여 에땅 망갈라뭇따망(eta magalamuttama:  이것이야말로 더 없는 축복입니다)”라 하였다. 이렇게 본다면 열반을 이류는 것이야말로 더 없는 축복 중에서도 더 없는 축복일 것이다.

 

가장 애착이 가는 게송이 있는데

 

망갈라경은 모두 12개의 게송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중 축복에 대한 것이 모두 10개 게송이다. 이를 나열해 보면 38망갈라가 된다. 이렇게 많은 축복에 대한 게송 중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게송이 있다. 그것은 열개의 망갈라게송 중에 가장 마지막번째 해당되는 다음과 같은 게송이다.

 

 

Phuṭṭhassa lokadhammehi           풋탓사 로까담메히

citta yassa na kampati,         찟땅 얏사 나 깜빠띠
Asoka
viraja khema          아소깡 위라장 케망

eta magalamuttama.           에땅 망갈라뭇따망

 

세상살이 많은 일에 부딪쳐도

마음이 흔들리지 아니하고,

슬픔 없이 티끌 없이 안온한 것

이것이야말로 더 없는 축복입니다. (stn268)

 

(Magalasutta- 위대한 축복의 경, 숫따니파타Sn 2.4, 전재성님역)

 

 

이 게송에서 세상살이 많은 일에 부딪쳐도(Phuṭṭhassa lokadhammehi)”라는 말이 있다. 여기서 세상살이는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세상살이에 대한 빠알리어가 ‘lokadhamma’이다.

 

로까담마에 대한 주석을 보면 하여 소니박사는 다 ‘primarily eight ‘이라 하여 이 세상에서 삶을 사는데 있어서 필수적으로 부딪칠 수밖에 없는 것이라 하였다. 이를 여덟 가지항목을 보면 ‘gain and loss, honor and dishonor, praise and blame, pain and joy’이다. 이는 얻음, 잃음, 명예, 치욕, 비난. 칭찬, 행복, 불행이렇게 여덟 가지를 말한다. 이 여덟 가지는 세상을 살다 보면 누구에게나 닥치는 것이기 때문이다.

 

바람 부는 대로  이리 저리 나부끼며

 

이 세상을 살다보면 얻는 것이 있으면 반드시 잃는 것도 있다. 또 이 세상을 살다보면 명예로운 일도 있지만 수모나 망신 등 치욕적인 일을 겪기도 한다. 누군가 나에게는 칭찬해 주면 우쭐하고 비난하면 속상해 한다. 또 살다 보면 행복한 날도 있지만 불행한 날도 많다. 그래서 부처님이 이렇게 말씀 하셨다.

 

 

Aṭṭhime bhikkhave, loka dhammā loka anuparivattanti, loko ca aṭṭhalokadhamme anuparivattati. Katame aṭṭha:

Lābho ca alābho ca ayaso ca yaso ca nindā ca pasasā ca sukha ca dukkha ca, ime kho bhikkhave aṭṭhalokadhammā loka anuparivattanti, loko ca ime aṭṭhalokadhamme anuparivattatīti.

 

[세존]

수행승들이여, 이와 같은 여덟 가지 세상의 원리가 세상을 전제시키고, 세상은 여덟 가지 세상의 원리 안에서 전개 된다. 여덟 가지란 무엇인가?

 

수행승들이여, 이득과 불익, 명예와 불명예, 칭찬과 비난, 행복과 불행이다. 수행승들이여, 이와 같은 여덟 가지 세상의 원리가 세상을 전제시키고, 세상은 여덟 가지 세상의 원리 안에서 전개 된다.

 

(세상 원리의 경2, 앙굿따라니까야 A8.6, 전재성님역)

 

 

사람들이 사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얻음, 잃음, 명예, 치욕, 비난. 칭찬, 행복, 불행이 있다. 그래서 경에서는 여덟 가지 세상의 원리 (aṭṭhalokadhamme)’라 하였다. 이를 다른 말로 팔풍(八風)’이라 하였다.  명예나 치욕 등 여덟 가지에 대하여 여덟 가지 바람이라 하는 것이다. 바람 부는 대로 사람들이 이리저리 나부끼기 때문이다.

 

바위처럼 끄덕 하지 않는다

 

얻음, 잃음, 명예, 치욕, 비난. 칭찬, 행복, 불행에 대하여 여덟 가지 세상의 원리라 하였다. 여기서 세상의 원리라는 말이 lokadhamma이다. 이는 세상살이와 같은 말이다. 그런데 경에서는 세상살이 많은 일에 부딪쳐도 마음이 흔들리지 아니한다라 하였다. 이는 다름 아닌 팔풍에 흔들리지 않는 것을 말한다. 누가 칭찬하였다고 우쭐하지도 않고 누군가 비난하였다고 하여 낙담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아무리 비난의 바람이 거세도 결코 흔들리지 않는 것이다. 아무리 세상의 종말과도 같은 불행이 찾아 와도 바위처럼 끄떡 하지 않는 것이다.

 

세상의 원리 또는 세상살이라 불리우는 얻음, 잃음, 명예, 치욕, 비난. 칭찬, 행복, 불행은 거센 바람이다.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바람일 수 있다. 너무나 강력하여 나뭇가지를 부러뜨리거나 심지어 뿌리가 뽑힐 정도로 강한 것일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태풍이 불어도 바위산은 꼼짝 하지 않는다. 약한 나무는 가지가 부러지고 뿌리가 뽑힐지 모르지만 저 바위산에 아무리 핵폭탄급 태풍이 불어도 날아 가는 경우는 없다. 그래서 법구경에서는 바람과 바위를 대비시킨 게송이 보인다.

 

 

Selo yathā ekaghano              셀로 야타 에까가노

vātena na samīrati               와떼나 나 사미라띠

eva nindāpasasāsu             에왕 닌다빠상사수

na samiñjanti paṇḍitā            나 사민잔띠 빤디따.

 

아주 단단한 바위덩이가

비람에 움직이지 않듯 ,

이와 같이 현명한 님은

비난과 칭찬에 흔들리지 않는다 .

 

(법구경 Dhp81, 전재성님역)

 

 

아주 단단한 바위는 바람에 절대 흔들리지 않는다. 그래서 바람이 바위산을 무너뜨리지 못하는 것 (vāto sela va pabbata, dhp8)” 이다. 마찬가지로 현자들은 그 어떤 비난이나 비방에도 결코 흔들리지 않는다. 그리고 잃음, 치욕, 비난, 불행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또한 얻음, 명예, 칭찬, 행복에 대해서도 역시 흔들리지 않는다. 이렇게 팔풍에 흔들리지 않는 것에 대하여 더 없는 축복이라 하였다.

 

현재의 행복과 미래의 축복

 

망갈라경은 테라와다불교의 예불문이다. 우리나라로 말하면 천수경과 같은 생활경전이다. 그래서 늘 수지독송하는 것이 망갈라경이다. 그런데 망갈라경에 대하여 일부번역자들이 행복경이라 한다. 행복을 뜻하는 말이 수카(sukha)인데, 수카는 ‘pleasant(즐거운), happy(행복한); happiness(행복), pleasure(쾌락), joy(기쁨), bliss(환희)’ 등의 뜻이어서 맞지 않는다. 망갈라는 말은 ‘auspicious(상서로운), lucky(행운), good omen(좋은 징조)’의 뜻이기 때문에 축복경이나 길상경이라는 말이 적합해 보인다.

 

그렇다면 왜 부처님은 에땅 망갈라뭇따망(eta magalamuttama)”이라 하여 이것이야말로 더 없는 축복입니다라 하였을까? 이는 망갈라경 가장 마지막 게송에 그 답이 있다. 열두번째 게송을 보면 모든 곳에서 번영하리니(Sabbattha sotthi gacchanti, stn269)”라는 구문이 바로 그것이다. 부처님이 설한 38개의 망갈라에 대한 길을 따르면 어디서든 실패 하지 아니하고 모든 곳에서 번영하리라고 하였다. 이는 지금 여기에서 행복한 것에서 플러스 알파를 말한 것이다. 그래서 망갈라는 ‘auspicious(상서로운), lucky(행운), good omen(좋은 징조)’의 뜻이 된다.

 

이처럼 현재의 행복과 미래에 대한 기대를 표현한 것이 망갈라이다. 이를 잘 표현한 것이 주석에서 정의한 “mangala means that which is conducive to happiness and prosperity”이다. “망갈라는 행복과 번영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라는 뜻이다. 이렇게 본다면 망갈라경은 현재의 행복과 미래의 번영에 도움이 되는 위대한 축복에 대한 경이다.

 

 

 

2014-05-03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