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마의 거울

부처님의 마지막 유훈 압빠마다(不放逸)

담마다사 이병욱 2014. 5. 20. 08:57

 

부처님의 마지막 유훈 압빠마다(不放逸)

 

 

 

방일하지 않는다는 것

 

법구경 제2품은 방일하지 않음의 품(Appamādavaggo)이다. ‘방일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게으르지 않고 부지런하다는 의미도 있지만 네이버사전에 따르면 제멋대로 거리낌 없이 방탕하게 놀다라고 정의 되어 있다. 그렇다면 방일하지 않다는 뜻의 빠알리어 Appamāda는 어떤 뜻일까?

 

 

빠알리어사전 PCED194에 따르면 Appamāda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정의 되어 있다.

 

 

appamāda

: 'zeal', non-laxity, earnestness, diligence, is considered as the foundation of all progress.

 

Just as all the footprints of living beings are surpassed by the footprint of the elephant, and the footprint of the elephant is considered as the mightiest amongst them, just so have all the meritorious qualities zeal as their foundation, and zeal is considered as the mightiest of these qualities'' (A. X, 15).

 

Cf. the Chapter on Zeal (Appamāda Vagga) in Dhp., and the Buddha's last exhortation: "Transient are all formations. Strive zealously!" (appamādena sampādetha: D. 16) - In the commentaries, it is often explained as the presence (lit. 'non-absence') of mindfulness (satiyā avippavāsa).

 

(appamāda, 빠알리어사전 PCED194)

 

 

빠알리어 압빠마다에 대한 제1의 뜻은 'zeal'이다. Zeal은 열의 또는 열성의 뜻이다. 이렇게 본다면 압빠마다는 무엇이든지 열의를 가지고 열심히 하는 것을 말한다. ‘non-laxity(방종되지 않음), earnestness(진지함), diligence(근면, 성실)’의 뜻 도 있다.

 

모든 수행과정의 기본이 되는 것

 

이렇게 빠알리 압빠마다는 ‘Zeal(열의), non-laxity(방종되지 않음), earnestness(진지함), diligence(근면, 성실)’의 뜻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압빠마다에 대하여 단지 부지런함이라고 번역한다면 많은 것을 놓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이어지는 설명을 보면 압빠마다에 대하여 “is considered as the foundation of all progress.”라 하였다. 이는 무엇을 말하는가? “모든 과정에 있어서 근본으로서 고려되어지는 것이라는 뜻이다. 아빠마다라는 것이 모든 수행과정에 있어서 기본이 된다는 말이다.

 

그래서 빠알리어사전 PCED194에서는 하나의 경을 소개 하고 있다. 그것은 상윳따니까야에 있는 빠다경(Padasuttā-발자국의 경,S45.140)’이다. 압빠마다에 대하여 코끼리발자국과 같은 것으로 보는 것이다. 모든 동물의 발자국은 코끼리 발자국안에 모두 들어 가기 때문에 압빠마다 역시 모든 착하고 건전한 행위의 전제조건이 됨을 말한다.

 

부처님도 강조하신 아빠마다

 

그리고 빠알리어사전 PCED194에서는 또 하나의 예를 소개 하고 있다. 그것은 디가니까야 마하빠리닙바나경(D16)’에서 “Transient are all formations. Strive zealously!”라는 표현이다. 이 말은 모든 형성된 것들은 변하기 마련이다. 부지런히 정진하라!”라고 번역 될 수 있다. 이 문구에 대한 빠알리어가 “appamādena sampādetha: D. 16)”이다. 이렇게 본다면 압빠마다라는 말은 부처님이 매우 강조하신 말임을 알 수 있다.

 

 

법구경 압빠마다왁가 두 번째 게송은 다음과 같다.

 

 

1.

Eta visesato ñatvā       에왕 위세사또 냐뜨와

appamādamhi paṇḍitā,      압빠마담히 빤디따

Appamāde pamodanti,        압빠마데 빠모단띠

ariyāna gocare ratā.     아리야낭 고짜레 라따

(빠알리어)

 

 

2.

이러한 이치 상세히 알아서

슬기로운 님은 방일하지 않고

방일하지 않음에 기뻐하고

고귀한 님의 행경을 즐긴다. (Dhp22)

(전재성님역)

 

 

3.

このことをはっきりとって、

つとめはげみを(よ)くは、

つとめはげみをび、

聖者たちの境地しむ。(Dhp22)

(나까무라 하지메역)

 

 

4.

이 같은 진실을 완전하게 알아

항상 마음을 집중시키는 현자에게 있어

마음 집중은 기쁨을 주고

언제나 성스러운 길에 머물게 한다.(Dhp22)

(거해스님역)

 

 

5.

Knowing this as a true distinction,

those wise in heedfulness

rejoice in heedfulness,

enjoying the range of the noble ones. (Dhp22)

(Thanissaro Bhikkhu)

 

 

6.

慧知守道勝 혜지수도승

從不爲放逸 종불위방일

不貪致歡喜 불탐치환희

從是得道樂 종시득도락 (Dhp22)

(한역)

 

 

heedfulness

 

 

게송을 보면 번역자 마다 압빠마다에 대한 번역어가 다름을 알 수 있다. 전재성님의 경우 방일하지 않음이라 하였고, 나까무라 하지메는 つとめはげみ라 하여 힘써노력함의 뜻으로 번역하였다. 타닛사로 빅쿠는 heedfulness라 하여 주의를 기울임이라 번역하였다.

 

그런데 거해스님역을 보면 마음집중이라고 하였다. 마음집중이라는 말은 선정삼매에서 집중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아빠마다에 대한 본래의미와는 동떨어진 말이라 보여진다.

 

행경으로 표현된 아빠마다

 

각 번역자의 번역어를 보면 압빠마다에 대하여 한단어로 표현하는 것이 무리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압빠마다에 대하여 방일하지않음이라거나, ‘부지런함이라거나, 힘써노력함라거나, 주의를 기울임등 여러 뜻이 있지만 모두 정확한 표현이라 볼 수 없다. 아빠마다에 대하여 이해를 하려면 경을 기반으로 하여 이해하는 것이 가장 빠르다.

 

게송에서는 아빠마다에 대하여 사구게로서 핵심을 가로 질로 말하고 있다. 특히 . 네 번째 구절에서 ariyāna gocare ratā(고귀한 님의 행경을 즐긴다) 라 하였는데 행경(gocara)’이라는 말에 포커스가 모아 진다.

 

게송에서 언급된 행경(gocara)’은 어떤 뜻일까? 이에 대하여 각주를 보면 다음과 같이 설명 되어 있다.

 

 

ariyāna gocare ratā : DhpA.I.230에 따르면, 고귀한 님은 부처님들, 연각불들과 그들의 제자를 말한다. 행경(行境)은 서른일곱 가지 깨달음에 도움이 되는 수행의 원리[삼십칠조도품]와 아홉 가지 출세간의 원리[구출세간법]를 말한다.

 

(각주 532, 전재성님)

 

 

게송에서 언급된 행경은 주석에 따르면 37조도품과 9차제정을 뜻한다고 하였다. 이는 무엇을 말할까? 모든 수행의 기초가 되는 것이 바로 압빠마다라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상윳따니까야에서는 “수행승들이여, 태양이 떠 오를 때 그 선구이자 전조가 되는 것은 바로 새벽이다. 수행승들이여, 이와 같이 여덟 가지 고귀한 길이 생겨날 때 그 선구이자 전조가 되는 것은 방일하지 않는 것이다. S45.54”라고 압빠마다에 대하여 설명이 되어 있다.

 

이 압빠마다 한마디에 모든 것이 다

 

압빠마다는 부처님이 강조하신 말이다. 그래서일까 법구경에서는 제2품에 압빠마다왁가라 하여 모두 12개의 게송이 소개 되어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상윳따니까야에서 제45상윳따인 길의 모음에서는 방일하지 않음의 품이라 하여 여러 개의 경으로 설명되어 있다. 이처럼 초기경전 도처에 압빠마다에 대한 가르침이 있다. 그런데 압빠마다는 부처님의 마지막 가르침이기도 한다는 것이다. 부처님이 열반에 들기 직전 제자들에게 특별히 당부한 말이 있다. 다음과 같은 가르침이다.

 

 

“handa'dāni bhikkhave āmantayāmi vo,

vayadhammā sakhārā

appamādena sampādethā”ti.

 

Aya tathāgatassa pacchimā vācā.

  

[세존]

수행승들이여, 참으로 그대들에게 당부한다.

모든 형성된 것들은 부서지고 마는 것이니,

방일하지 말고 정진하라.”

 

이곳이 여래의 마지막 유훈이었다.

 

(Mahāparinibbānasutta-완전한 열반의 큰 경, 디가니까야 D16.126, 전재성님역)

 

 

부처님이 마지막으로 당부한 말이 바로 “appamādena sampādethā (방일하지 말고 정진하라)”이다. 이 말은 주석에 따르면 새김을 잃어버리지 말고 모든 해야 할 일을 성취하라는 뜻이라 한다.

 

이처럼 그 동안 45년간에 걸쳐 부처님께서 가르친 교훈이 입멸의 침상에 누워서 말씀 하신 말씀이 불방일이다. 따라서 압빠마다 한마디에 모든 것이 다 포함 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4-05-20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