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마의 거울

팔뚝의 힘으로 벌고, 이마의 땀방울로 이루고

담마다사 이병욱 2014. 5. 29. 10:38

 

 

팔뚝의 힘으로 벌고, 이마의 땀방울로 이루고

 

 

 

액션가수

 

법보다 주먹이 더 가깝다는 말이 있다. 요즘 종편채널에 출연하여 자신의 옛날이야기를 한 바 있는 가수 박일남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런 박일남은 과거에 폭행사건으로 세상을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가수 박일남에 따르면 폭행사건에 대하여 깊이 반성한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그 때는 말로 해서 이해를 시키지 못하니까 주먹이 먼저 나갔던 거에요라고 말하였다. 말로 해도 될 것을 말로 설명이 안되니까 폭력으로 제압하였다는 말이다. 그 결과는 참혹하였다. 이후 폭력가수라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요즘 종편에 출연한 박일남에 대하여 액션가수라는 칭호를 붙여 주었다. 이렇게 과거에 일어난 폭행사건으로 인하여 가수 박일남에 대한 세간의 이미지가 굳어졌다.

 

성내는 것도 폭력

 

말로 해서 안된다고 하여 주먹이 먼저 나가는 것은 폭력배들이나 하는 짓이다. 이럴 때 법보다 주먹이 더 가깝다는 표현을 사용한다. 그런데 법보다 주먹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다. 그렇다고 해서 반드시 신체적 또는 물리적 폭력을 의미하지 않는다. 불같이 성질을 내었을 때 법보다 주먹이라 볼 수 있다. 말로 설명을 해도 될 것을 말로 표현을 못하니 성질부터 내는 것이다. 이렇게 성질 내는 것 자체가 폭력이다. 반드시 주먹이 나가야 폭력이 아니라 말로서 내뱉는 것도 일종의 폭력이다.

 

일단 욕부터 하고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하여 화부터 낸다면 이는 폭력이다. 이런 언어폭력은 현실세계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넷상에서도 목격할 수 있다. 그것은 욕으로 나타난다. 글이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여 대뜸 욕부터 하는 것이다. 이런 욕설과 더불어 악의적인 비난과 비방을 늘어 놓는다면 이는 명백한 폭력이라 볼 수 있다.

 

폭력이라 하여 반드시 주먹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는다 하여 화부터 내는 것도 폭력이고, 자신의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하여 일단 욕부터 하는 것 역시 폭력행위이다. 이는 말로서 이해 시키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법보다 주먹이 더 가깝다고 일단 화부터 내고 보고, 일단 욕부터 하고 보는 것이다. 이런 행위는 행동이 신중하지 않는 것이다.

 

여법하게 사는 사람은?

 

법보다 주먹, 말보다 욕설 등 여법하지 않은 행위는 불자로서 바람직하지 않다. 그런 경계의 게송이 있다.

 

 

1.

Uṭṭhānavato satīmato              웃타나와또 사띠마또

sucikammassa nisammakārino       수찌깜마싸 니삼마까리노

saññatassa dhammajīvino          산냐땃사 담마지위노

appamattassa yaso bhivaḍḍhati    압빠맛땃사 야소 비왓다띠.

 

 

2.

힘써 노력하고 새김을 갖추고

행실이 맑고 행동이 신중하고

자제하고 여법하게 사는

방일하지 않은 님에게 명성이 더해간다. (Dhp24, 전재성님역)

 

 

3.

こころはふるいたち、いつつましく、

いはく、をつけて行動し、

みずからし、(のり)にしたがってき、

つとめは、まる。 (Dhp24,中村元역)

 

 

4.

부지런히 수행하고 깊이 생각하고

말과 행동이 맑고 신중하며

스스로 억제하고 진리대로 사는

근면한 사람은 그 이름이 빛난다. (Dhp24, 법정스님역)

 

 

5.

正念常興起 정념상흥기

行淨惡易滅 행정악이멸

自制以法壽 자제이법수

不犯善名增 불범선명증 (Dhp24, 한역)

 

 

6.

누구든 간에 마음 집중을 효율적으로 실천하고

행동은 순수하며 마음은 자제력이 있고

매사에 사려 깊으며 법다운 생활을 하면

명예와 존경은 착실히 늘어난다. (Dhp24, 거해스님역)

 

 

7.

Those with initiative,

       mindful,

       clean in action,

acting with due consideration,

       heedful, restrained,

living the Dhamma:

       their glory

       grows. (Dhp24, Thanissaro Bhikkhu)

 

 

게송에서 키워드는 ‘appamata(방일하지 않음)’이다. 그런데 핵심어 불방일은 모든 수행에 있어서 전제조건이 된다. 게송에서는 모두 여섯 가지로 되어 있다. 이를 나열하면 ‘1)힘써 노력하고(Uṭṭhānavato), 2) 새김을 갖추고(satīmato), 3) 행실이 맑고(sucikammassa), 4) 행동이 신중하고(nisammakārino), 5)자제하고 (saññatassa), 6) 여법하게 사는(dhammajīvino)’것으로서 모두 여섯 항목에 달한다.

 

명성은 어떻게 얻어지는가?

 

이 여섯 가지에 대하여 각주와 주석을 참고 하여 표를 만들었다.

 

 

No

  

      

비 고

1

힘써 노력하고

(Uṭṭhānavato)

정진을 일으키는 것

정진

2

새김을 갖추고

(satīmato)

기억과 사유가 일치하는 지금 여기에서의 분명한 앎

사띠

3

행실이 맑고

(sucikammassa)

비난할 바 없고 잘못이 없는 신체적 행위

 

4

행동이 신중하고

(nisammakārino)

이러한 일이 일어나면, 나는 이렇게 대처 할 것이다. 이렇게 행동하면, 이러한 것이 이루어질 것이다.’라고 알아차리고 새김을 확립한 뒤에 모든 행동을 하는 것

 

5

자제하고

(saññatassa)

신체적, 언어적, 정신적으로 잘못이 없도록 자제하는 것

 

6

여법하게 사는

(dhammajīvino)

가장으로서 농사, 목축 등의 생계를 유지하면서 저울을 속이지 않는 등의 사람을 말하며, 가장이 아니면, 수행자로서 의술이나 점술, 심부름 등의 직업을 갖지 않고 계행을 지키고 화합하여 사는 것

올바른 생활을 위한 네 가지 원리(A8.54)

 

 

 

 

이와 같은 여섯 가지 조건은 불방일의 결과이다. 이런 여섯 가지를 실천하였을 때 명성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하였다. 그래서 게송의 네 번째 구절에서 “yaso bhivaḍḍhati(명성이 더해간다)”라 하였다. 이 말은 각주에 따르면 권력과 부와 존경뿐만 아니라 칭찬과 영광으로 이루어진 명성이 증가한다.(DhpA.I.238)”라는 뜻이라 한다. 이렇게 본다면 여섯 가지를 실천하면 부와 명예와 권력은 자연스럽게 따라 오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조용한 선거운동

 

요즘 선거철이다. 그러나 선거분위기는 매우 조용하다. 세월호참사 여파일 것이다. 누구든지 튀는 행위나 실수를 하면 치명상을 입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찍히면 죽는다라는 표현이 맞을 듯 하다. 그래서일까 확성기로 떠드는 소리를 좀처럼 들을 수 없고 정당로고송이나 노래소리를 일체 들을 수 없다. 다만 선거운동원들이 단체복을 입고 조용히 서 있을 뿐이다.

 

이처럼 가라앉은 선거 분위기에서 기발한 아이디어가 등장하고 있다. 몇 일전 쌍개울에서 행사가 열렸다. 안양천과 학의천이 만난다고 하여 쌍개울이라는 새로운 이름이 생겨났다. 그런 쌍개울은 생태하천으로서 늘 지나다니는 길이다.

 

그런 쌍개울에서 환경축제 형식으로 한마당 행사가 열린다는 것이다. 올해 2회째를 맞이 하는 환경한마당행사라 한다. 그래서 지역의 환경단체들이 마련된 부스에서 갖가지 행사를 열고 있다. 그러나 내용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였다. 아무래도 지역행사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 것 같다.

 

 

 

 

 

 

당일 날 저녁에는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라 볼 수 있는 음악회가 열렸다. 임시로 설치된 무대에서 지역의 음악단원이 출연하여 아름다운 선율을 들려 주었다. 후반부에는 판소리 명창이 등장하였다. 그러나 세월호 분위기 여파이어서일까 역시 흥겨운 분위기는 아니었다.

 

 

 

 

 

 

비록 동네 사람들이 모인 형식의 음악회이었지만 선거철인지라 선거운동원들이 이를 놓칠 리 없다. 그래서 갖가지 아이디어로 개발된 것이 등장하였다. 풍선모양으로 된 인형을 들고 다니는 사람도 있고, 전광판을 매고 다니는 사람도 있다.

 

 

 

 

 

 

전광판을 매고 다니는 사람이 인상적이었다. 그래서 이유를 물어 보니 요즘 세월호 여파 때문에 확성기나 마이크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전광판을 매고 다닙니다라고 하였다. 움직이는 전광판이다. 화면에는 사진과 함께 공약이 흘러 가는 글씨로 나온다. 이렇게 선거가 조용하게 치루어지고 있다.

 

 

 

 

 

이력을 보면 화려 하기 그지 없는데

 

지역의 동대표를 뽑는 것은 언제나 그 인물들이다. 선거 때만 되면 나오기 때문에 이제 이름과 얼굴이 익숙하다. 그래서 그 밥에 그 나물이라는 표현이 맞을 듯하다. 대체적으로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살며 지역에서 성장한 사람들로서 자수성가한 사람들이라 볼 수 있다.

 

이처럼 어느 정도 성공하였다고 생각하면 그 다음 단계로 명예를 추구하는 것 같다. 그래서 가장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이 시의원이 되는 것이고 도의원이 되는 것이라 본다. 이력을 보면 화려 하기 그지 없는데 모두 성공하였다는 증명이라 본다. 이렇게 부를 축적하고 명예를 가진 다음에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그것은 권력일 것이다. 그래서 시장이나 도지사, 국회의원 등으로 진출하는 것이라 본다.

 

선거철이 되면 후보자들은 열심히 뛰어 다닌다. 주어진 시간에 최대한 자신의 존재를 알려야 하기 때문에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걸어 다니기가 불편할 정도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그들은 주어진 시간에 갖가지 수단을 동원하여 최선을 다한다.

 

그러나 선거가 끝나면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무엇을 어떻게 하는지 알 수 없다. 이렇게 선거철만 되면 얼굴을 내밀고 고개를 숙이는 사람들을 본다. 커다란 현수막의 사진을 보면 모두다 준수한 용모이다. 그리고 약력을 보면 모두 성공한 사람들이다. 특히 막대한 부를 축적한 사람들일수록 이력 또한 화려하다. 그래서 부를 이루고 나면 그 다음 목표가 명예이고, 그 다음은 권력이라는 것을 보여 주는 것 같다. 그렇다면 이들이 과연 정당하게 부를 축적하였다고 볼 수 있을까?

 

정당한 명성을 얻기 위해서는

 

게송에서는 총 여섯 항목의 실천사항이 언급되어 있다. 그래서 힘써 노력하고 새김을 갖추고 행실이 맑고 행동이 신중하고 자제하고 여법하게 사는방일하지 않은 님에게 명성이 더해간다.”라고 하였다. 그런데 주석에 따르면 명성이라는 것이 권력과 부와 존경뿐만 아니라 칭찬과 영광으로 이루어진 것이라 하였다. 명성이라는 것이 불법이나 탈법, 불로소득 등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님을 말한다.

 

그렇다면 정당한 명성을 얻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앙굿따라니까야 비야가빳자의 경(A8.54)’에 따르면, 부처님은 올바른 생활을 위한 네 가지 원리를 말씀 하셨다. 그것은 1) 부지런함을 갖춤(uṭṭhānasampadā), 2) 수호를 갖춤(ārakkhasampadā), 3) 선한 벗을 갖춤 (kalyāamittatā), 4) 올바른 생활을 갖춤(samajīvikatā) 이렇게 네 가지를 말한다.

 

이 네 가지 실천사항에서 불법과 탈법 그리고 불로소득에 대한 것은 없다. 그래서 부처님은 정당한 방법으로 부를 축적할 것을 말씀 하셨다. 어떻게 부를 쌓을 것인가? 이에 대하여 부처님은 근면한 노력으로 얻고 두 팔의 힘으로 모으고 이마의 땀으로 벌어 들이고 정당한 원리로 얻어진 재물이 정당한 것이라 하였다. 그래서 부처님은 다음과 같은 게송으로 바른 생활의 원리를 노래 하였다.

 

 

[세존]

일의 분야에서 부지런하고

방일하지 않고 정돈하며

균형있게 생활을 도모하고

모은 재산을 수호하네.

 

믿음이 있고 계행을 갖추고

은혜를 알고 인색을 버리고

항상 길을 정화하고

내세에서의 행복을 구하네.

 

이와 같은 여덟 가지 원리는

믿음을 지니고 가정에 사는 자에게

참된 이름을 지닌 님께서는

양쪽의 행복을 가져오는 것이라 설했네.

 

현세의 안녕을 위하고

내세의 행복을 위하니

이와 같이 재가자들에게

보시는 공덕을 증가시키네.”

 

(A8.54, 전재성님역)

 

 

팔뚝의 힘으로 벌고, 이마의 땀방울로 이루고

 

법구경에는 부처님가르침 뿐만 아니라 윤리적 가르침도 가득하다. 그래서 하나의 윤리교과서 같은 것이 법구경이다. 방일하지 않는 품에 등장하는 게송 역시 부처님의 가르침이자 동시에 윤리적 가르침이다. 특히 부와 명예와 권력을 추구하는 자들에게 필요로 하는 가르침이다. 그것은 정당한 방법으로 부를 축적하고, 명예를 추구하고, 권력을 얻는 것이다.

 

정당한 방법이라는 것이 게송에서는 “dhammajīvino(여법하게)”라 하였다. 여기서 담마지위(dhammajīvī)’ ‘living righteously’의 뜻으로 올바르게 사는 것을 말한다. 경에서는 두 팔의 힘으로 모으고 이마의 땀으로 벌어 들이고(A8.54)” 라 하였다. 팔뚝의 힘으로 벌고, 이마의 땀방울로 이루어진 것이 가치 있음을 말한다. 과연 후보자들의 화려한 이력은 두팔의 힘과 이마의 땀으로 이루어 낸 것일까? 유권자는 올바로 산 자들을 뽑아야 한다. 그래야 올바로 일을 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2014-05-29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