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문학생 마가의 일곱 가지 소박한 서원
성공하기 위해서는
누구나 성공을 바란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이 필요할까? 그것도 필요조건이 아니라 ‘충분조건’을 말한다. 법구경 30번 게송에서는 제석천이 어떻게 하여 신들의 제왕이 되었는지에 대하여 알려 준다.
Appamādena Maghavā 압빠마데나 마가와
devānaṃ seṭṭhataṃ gato, 데와낭 셋타땅 가또
Appamādaṃ pasaṃsanti, 압빠마당 빠상산띠
pamādo garahito sadā. 빠마도 가라히또 사다
(Dhp30)
제석천은 방일하지 않아서
신들의 제왕이 되었네.
방일하지 않음은 찬양받고
방일한 것은 언제나 비난받는다.
(Dhp30, 전재성님역)
マガヴァー(インドラ神)は、つとめ励んだので、
神々の中での最高の者となった。
つとめはげむことを人々はほめたたえる。
放逸なることは常に非難される。
(Dhp30, 中村元역)
인드라 신은 부지런하여
신들 가운데서 으뜸이 되었다.
부지런함은 항상 찬양을 받고
게으른 비난을 받는 법이다.
(Dhp30, 법정스님역)
不殺而得稱 불살이득칭
放逸致毁謗. 방일치훼방
不逸摩竭人 불일마갈인
緣諍得生天 연쟁득생천
(Dhp30, 한역)
마가의 주의력 깊은 생활은
그를 천왕이 되게 하였다.
이같은 주의력에는 칭찬이 따르고
게으름에는 비웃음이 따른다.
(Dhp30, 거해스님역)
Through heedfulness, Indra won
to lordship over the gods.
Heedfulness is praised,
heedlessness censured —
always.
(Dhp30, Thanissaro Bhikkhu역)
게송에서 키워드는 ‘Maghavā’이다. 이에 대하여 전재성님은 제석천이라 번역하였다. 나까무라하지메는 ‘マガヴァー(インドラ神)’라 하여 ‘마가와(인드라신)’으로 번역하였다. 나까무라하지메역을 중역한 법정스님은 괄호속에 있는 ‘인드라’로 번역하였다. 거해스님은 ‘마가’라 번역하였고, 타닛사로빅쿠는 ‘Indra’로 번역하였다. 이렇게 번역자마다 각기 다르게 번역하였다.
신들의 제왕 마가바(Maghavā)
신들의 제왕이라 부르는 마가바(Maghavā)는 누구일까? 이에 대하여 주석에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되어 있다.
Maghavā: DhpA.I.280에 따르면, 제석천(帝釋天:indra)의 여러 가지 이름 가운데 하나로 전생의 이름이 바라문학생 마가(Magha)였기 때문에 마가반(Maghavān)이라고 한다. 그는 전생에 마가다국의 마짤라가마(Macalagāma)에 태어났다. 그는 특정한 제석천이 아니라 모든 제석천들의 이름으로도 불린다. 그는 서른 세 명의 도반들의 우두머리로 일곱 가지 서원을 실천해서 사후에 서른셋 신들의 하늘나라[도리천]에 태어난 것이다.
(571번 각주, 전재성님)
Indra on his mount Airavata(위키백과)
마가와(Maghavā)에 이름에 대한 유래이다. 주석에 따르면 마가와는 여러 제석천의 이름 가운데 하나라 한다. 또한 모든 제석천의 이름으로도 불린다고 한다. 마가와에 대하여 한역으로 ‘帝釋天’이라 한다. 이런 마가와에 대하여 특정한 이름이기도 하고 모든 제석천의 이름이기도 하기 때문에 33명의 제석천들 가운데 우두머리라 하였다. 그래서 게송에서는 “신들의 제왕이 되었네.”라고 하였다.
관할구역은 두 곳뿐
제석천이 모든 신들의 제왕은 아니다. 주석에 따르면 사천왕과 삼십삼천의 제왕을 의미하는 것이라 하였다. 이렇게 보았을 때 제석천이 관할 하는 구역은 사대왕천과 삼십삼천(도리천) 단 두 곳 뿐임을 알 수 있다. 그런 천상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을까? 불교적 세계관을 도표로 보면 다음과 같다.
형성조건에 따른 31개의 세상
형성조건 |
생성방식 |
명 칭 |
수 명 |
분류 |
|||||
(31) 비상비비상처천(非想非非想處天) 지각하는 것도 아니고 지각하지 않는 것도 아닌 신들의 하느님 세계 nevasaññānāsaññāyatana |
84,000 겁 |
무 색 계 |
|||||||
무형상 |
화생 |
(30) 무소유처천(無所有處天) 아무것도 없는 신들의 하느님 세계 ākiñcaññāyatana |
60,000 겁 |
||||||
(無形象) |
(29) 식무변처천(識無邊處天) 무한의식의 신들의 하느님 세계 viññāṇañāyatana |
40,000 겁 |
|||||||
(28) 공무변처천(空無邊處天) 무한공간의 신들의 하느님 세계 ākāsānañcāyatana |
20,000 겁 |
||||||||
범 |
선 |
||||||||
(27) 색구경천(色究境天) 궁극적인 미세한 물질로 이루어진 하느님 세계 akaniṭṭhā |
16,000 겁 |
||||||||
정거천 |
(26) 선견천(善見天) 관찰이 잘 이루어지는 하느님 세계 sudassī |
8,000 겁 |
|||||||
(淨居天) |
(25) 선현천(善現天) 선정이 잘 이루어지는 하느님 세계 sudassā |
4,000 겁 |
|||||||
사선 |
천 |
||||||||
(불환자의 청정) |
(24) 무열천(無熱天) 타는 듯한 고뇌를 여읜 신들의 하느님 세계 atappā |
2,000 겁 |
|||||||
(四禪) |
|||||||||
(23) 무번천(無煩天) 성공으로 타락하지 않는 신들의 하느님 세계 avihā |
1,000 겁 |
||||||||
천 |
색 |
||||||||
화생 |
(22) 무상유정천(無想有情天) 지각을 초월한 신들의 하느님 세계 assañña-satta |
500 겁 |
업 |
||||||
(21) 광과천(廣果天) 탁월한 과보로 얻은 신들의 하느님 세계 veha-pphalā |
500 겁 |
||||||||
삼선 |
(20) 변정천(遍淨天) 영광으로 충만한 신들의 하느님 세계 subhakiṇhā |
64 겁 |
|||||||
(三禪) |
화생 |
(19) 무량정천(無量淨天) 한량없는 영광의 신들의 하느님 세계 appāmāṇasubhā |
32 겁 |
||||||
상 |
|||||||||
(18) 소정천(小淨天) 작은 영광의 신들의 하느님 세계 parittasubhā |
16 겁 |
||||||||
계 |
계 |
||||||||
이선 |
(17) 광음천(光音天) 빛이 흐르는 신들의 하느님 세계 ābhassarā |
8 겁 |
|||||||
(二禪) |
화생 |
(16) 무량광천(無量光天) 한량없이 빛나는 신들의 하느님 세계 appamā5ābhā |
4 겁 |
||||||
보 |
|||||||||
(15) 소광천(小光天) 작게 빛나는 신들의 하느님 세계 Parittābhā |
2 겁 |
||||||||
초선 |
(14) 대범천(大梵天) 위대한 신들의 하느님 세계 mahā-brahma |
1 겁 |
|||||||
(初禪) |
화생 |
(13) 범보천(梵輔天) 하느님을 보좌하는 신들의 하느님 세계 brahma-purohitā |
1/2 겁 |
||||||
계 |
|||||||||
(12) 범중천(梵衆天) 하느님의 권속인 신들의 하느님 세계 brahma-pārisajjā |
1/3 겁 |
||||||||
(11)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 paranimmita-vasa-vatti |
16,000 천상년 (9216백만년) |
||||||||
천 상 의
욕 계 |
|||||||||
믿음 |
(10) 화락천(化樂天) nimmāna-rati |
8,000 천상년 (2304백만년) |
|||||||
보시 |
화생 |
(9) 도솔천(兜率天) tusitā |
4,000 천상년 (576백만년) |
||||||
욕 |
계 |
||||||||
지계 |
(8) 야마천(耶麻天) yāmā |
2,000 천상년 (144백만년) |
|||||||
(7) 삼십삼천(三十三天) tāvatiṁsa |
1,000 천상년 (36백만년) |
||||||||
(6) 사천왕천(四天王天) cātu-māha-rajikā |
500 천상년 (9백만년) |
||||||||
오계 |
태생 |
(5) 인간(人間) manussa |
정해지지 않음 |
인간 |
|||||
악 |
|||||||||
성냄 |
화생 |
(4) 아수라(阿修羅) asura |
정해지지 않음 |
아수라 |
|||||
업 |
|||||||||
우치․탐욕 |
태생․난생 |
(3) 축생(畜生) tiracchāna |
정해지지 않음 |
계 |
축생 |
||||
인색․집착 |
화생 |
(2) 아귀(餓鬼) peta |
정해지지 않음 |
아귀 |
|||||
보 |
|||||||||
잔인․살생 |
화생 |
(1) 지옥(地獄) niraya |
정해지지 않음 |
지옥 |
|||||
계 |
이 표는 성전협 니까야의 부록에 실려 있는 ‘세상도표’를 참조하여 만든 것이다. 표를 보면 신들의 제왕이라 불리우는 제석천이 관장하는 천상의 위치를 한 눈에 알 수 있다. 인간 바로 위에 사대왕천이 있고, 사대왕천 바로 위에 삼십삼천이 있다. 따라서 삼심삼천의 우두머리인 마가와(제석천)는 사대왕천과 삼십삼천 두 곳을 지배하고 있다. 그래서 게송에서는 “신들의 제왕이 되었네.(devānaṃ seṭṭhataṃ gato)”라 한 것이다.
세간적, 출세간적인 성취를 하려면
마가와는 수십개에 달하는 천상 중에서 가장 하위 두 개를 관장하는 우두머리신이다. 그런데 주석에 따르면 과거전생에 바라문학생이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바라문학생이었던 ‘마가’가 어떻게 하여 신들의 제왕이 되었을까? 게송에서는 “방일하지 않아서 (Appamādena)”라 하였다. 방일하지 않는 다는 것은 항상 깨어 있음을 말한다.
방일하지 않음은 모든 세간적, 출세간적인 성취의 원인이 된다. 이렇게 깨어 있음에 대하여 이전 게송에서는 ‘새벽’으로 비유된 바 있다. 동녁에 해뜨기 전에 항상 새벽이 먼저 있듯이 방일하지 않음은 모든 성공의 조건이 됨을 말한다. 그래서 게송에서는 “방일하지 않음은 찬양받고 방일한 것은 언제나 비난받는다”라고 하였다.
방일한 것에 대하여 “비난한다”는 것은 모든 재난의 조건이 되기 때문이다. 인간이 역경에 처하거나 불행하게 태어나는 것도 이 모든 것이 방일에 기초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방일하지 않음은 성공의 조건이 되고, 방일한 것은 재난의 조건이 됨을 알 수 있다.
바라문학생 마가의 일곱 가지 소박한 서원
주석에 따르면 바라문학생 마가가 신들의 제왕이 되었다고 하였다. 그렇다면 바라문학생 이 어떻게 신들의 제왕이 되었을까? 이에 대한 인연담이 있다.
인연담에서 베살리에 사는 릿치비족 마할리가 부처님에게 “세존이시여, 세존께서는 신들의 제왕 제석천을 보았습니까?’라고 묻는다. 이에 부처님은 “마할리여, 나는 제석천을 잘 알 뿐만 아니라, 제석천이 진리를 성취하여 제석천의 지위를 얻게 된 그 이유에 대해서도 잘 안다.”라고 답하였다. 그러면서 부처님은 제석천이 전생에 바라문 학생 마가로서 삶을 살았을 때 이야기를 들려 준다.
인연담에서는 마가가 신들의 제왕이 될 수 있었던 것에 대하여 일곱 가지 서원을 소개 하고 있다. 마치 마하야나에서 법장비구의 ‘48대원’을 보는 것 같다. 무량수경에 따르면 아미타불이 부처가 되기 전에 ‘법장’이라는 보살로서 삶을 살았다. 48대원은 법장이 수행할 때 발원한 것이다. 48대원은 일체중생을 널리 제도하려는 자비에서 나온 것이다. 48대원 중에 첫 번째 발원을 보면 “만약 제가 부처가 될 적에, 그 나라에 지옥 아귀 축생 등의 삼악도가 있다고 한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습니다. (無三惡趣願)”로 되어 있다. 이런 발원은 지옥문이 다 닫히기 전까지 결코 성불하지 않겠다는 것과 같은 엄청난 스케일의 발원이다. 하지만 법구경 인연담에서 보는 마가의 발원은 ‘소박한’ 것이다. 이를 일곱가지 서원이라 하는데 옮기면 다음과 같다.
1) 나는 살아 있는 한 아버지와 어머니를 부양하리라.
2) 나는 살아 있는 한 가문의 연장자를 공경하리라.
3) 나는 살아 있는 한 온화하게 말하리라.
4) 나는 살아 있는 한 모함하지 않으리라.
5) 나는 살아 있는 한 번뇌와 인색함에서 벗어난 마음과 관대하고 청정한 손으로 주는 것을 좋아하고 탁발하는 자에게 쉽게 접근 할 수 있도록 보시 하는 것을 즐기며 집에서 살리라.
6) 나는 살아 있는 한 진실을 말하리라.
7) 나는 살아 있는 한 화 내지 않으며 만약 나에게 화가 나면 곧바로 그것을 제거하리라.
바라문학생 마가의 서원을 보면 부모를 공양하고 보시하고 화를 내지 않는 등의 생활을 말한다. 이런 서원은 서원은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것이다. 법장비구처럼 지옥문이 닫히기 전에는 결코 성불하지 않으리라고 다짐하는 우주적 스케일의 서원이 아니라 가장으로서 자신의 할 바를 다하는 서원이다. 그러나 실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일생동안 화를 내지 않고 사는 것이나 남에게 악담을 하는 것 등이 결코 쉬운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바라문학생 마가는 이를 실천하여 신들의 제왕이 되었다.
방일하지 않음은 충분조건
바라문학생 마가가 일곱 가지 서원을 실현한 것은 방일하지 않음에 있었다. 이렇게 본다면 방일하지 않음은 모든 성공의 조건이 될 수 있다. 그것도 필요조건이 아니라 ‘충분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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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속의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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