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노래, 죽은 자와 산 자의 듀엣 김장훈의 ‘거위의 꿈’

담마다사 이병욱 2014. 7. 25. 12:26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노래, 죽은 자와 산 자의 듀엣 김장훈의 거위의 꿈

 

 

 

밀어 버리죠

 

컴퓨터로 먹고 산다. 그렇다고 하여 컴퓨터판매를 한다는 것이 아니다. 누구나 사용하는 컴퓨터를 이용하여 삶을 영위하는 것이다. 일인사업자로서 컴퓨터의 도움을 받아 설계하는 입장에서 컴퓨터는 사실상 신체의 일부나 다름 없다.

 

컴퓨터로 먹고 산다고 하여 일만 하는 것이 아니다. 누구나 현상공간과 가상공간을 하루에 수 도 없이 왕래 하듯이 역시 넷상에서 활동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글도 쓰고 글을 쓰기 위한 무수한 검색이 이루어진다. 이런 검색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경우가 있다. 그럴 경우 속도가 느려지고 심하면 윈도우가 서버리게 된다. 이럴 때 컴퓨터 수리기사를 부른다.

 

수리기사라 하여 고장난 부분을 고쳐 주지 않는다. 대게 하는 말이 밀어 버리죠라 한다. 그럴 경우 눈물을 머금고 포맷을 한다. 그러다 보면 그 동안 만들어 놓았던 자료가 손실 된다.

 

과거로 되돌아 가는 백업시스템

 

포맷을 종종 하다 보니 문제가 발생 되기 이전으로 돌아 갈 수 없을까?’라는생각이 들 때가 있다. 날자를 지정하여 백업을 해 놓으면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 과거로 돌아 가는 것이다.

 

지역의 어느 컴퓨터수리회사 사장은 특허라 하여 백업시스템을 함께 깔아 주겠다고 하였다. 그래서 백업시스템을 이용하였다. 그랫더니 거짓말처럼 바로 한 달 전으로 되돌아 갔다. 문제가 발생하기 이전으로 되돌아 간 것이다.

 

사람도 옛날로 되돌아 갈수는 없는 것일까? 사고나 사건이 일어날 때 마다 사람들은 과거로 돌아 갔으면!’ 하고 생각한다. 이번에 발생한 세월호참사 역시 과거로 되돌아 가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서울광장의 세월호참사100일 추모콘서트

 

세월호참사가 일어 난지 100일이 되었다. 100이라는 숫자가 숫자로서 100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크다’ ‘많다라는 뜻도 가지고 있다. 따라서 100일 되었다는 것은 시간이 많이 흘렀음을 뜻한다. 그러나 이루어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 100일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아이들이 사람들이 왜 죽었는지 밝혀진 것이 없다.

 

세월호참사 100일을 맞이하여 추모콘서트가 서울광장에서 열렸다. 장마철이라  비가 오락가락 하는 날씨이지만 신기하게도 콘서트가 열리는 시간에는 비가 오지 않았다. 오후 7시 반부터 시작 된 추모콘서트의 테마는 네 눈물을 기억하라이다.

 

 

 

 

 

 

 

 

 

 

 

 

 

 

 

 

 

네 눈물을 기억하라

 

콘서트의 주제어는 눈물이다. 유가족도 울고 대통령도 울고 국민도 울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콘서트의 테마에 대하여 네 눈물을 기억하라라고 하였다. 이 말을 접하였을 때 눈을 크게 뜨고 다시 확인 하였다내 눈물일 것이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제어는 분명히 네 눈물이었다. 네 눈물이라 하였을까?

 

세월호유족들은 많은 눈물을 흘렸다. 실제로 우는 모습을 보았다. 지난 7 19일 서울광장에서 유족들은 나는 살고 싶습니다라는 희생학생의 동영상을 보면서 눈물을 흘렸다. 어느 유족은 피켓으로 앞을 가리고  흐느끼는 모습을 보았다. 이렇게 본다면 남이 보지 않는 곳에서는 더 많은 눈물을 흘렸을 것이다.

 

그런데 눈물을 흘린 사람은 유가족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대통령도 눈물을 흘렸다. 기자회견을 하면서 주르르 눈물을 흘린 것이다. 더구나 흐르는 눈물을 손수건으로 닦지도 않고 내버려 두었다.

 

대통령의 눈물에 국민들은 감동하였다. 그리고 기대하였다. 그러나 지금 대통령은 모른 채 하고 있다. 아이를 낳아서 길러 본 사람들은 유족들의 마음을 이해 한다. 그러나 대통령은 유족들의 마음을 아직도 이해 못하는 것 같다. 그래서 감성이 매마른 원칙주의자처럼 보인다. 그래서 이번 콘서트의 테마를 네 눈물을 기억하라라고 하지 않았을까?

 

죽은 자와 산 자가 함께 부른 노래

 

서울광장에는 수 많은 사람들이 몰려 들었다. 평일인 목요일이 행사가 열렸음에도 광장에는 사람들로 가득하였다. 2만명이 모였다고 하였다. 그런데 이 많은 사람들이 콘서트가 끝날 때 까지 대부분 자리를 지켰다는 사실이다. 10시 넘어 행사가 끝날 때 까지 시낭송과 음악 등 문화제 형식으로 열린 것이다.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가수 김장훈이었다. 기부천사로 잘 알려져 있는 김장훈이 이날 부른 노래는 난 꿈이 있어요로 시작 되는 거위의 꿈이다.

 

그런데 이날 김장훈은 듀엣으로 불렀다. 그 상대는 누구일까? 놀랍게도 이번 세월호참사로 죽은 단원고 2학년 학생이었던 고 이보미양이다. 평소 이보미양은 가수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고 하는데 생전에 동영상을 남겼다. 그녀가 부른 노래가 거위의 꿈이다.

 

가수 김장훈은 고이보미양과 듀엣으로 난 꿈이 있어요를 함께 불렀다. 한국의 수도 서울의 중심 서울광장에서 죽은 자와 산 자가 함께 부른 노래가 밤하늘에 울려 퍼졌다.

 

 

 

 

 

그래요 난 난 꿈이 있어요.

그 꿈을 믿어요.

나를 지켜봐요. .(듀엣)

 

저 차갑게 서있는 운명이란 벽 앞에 (이보미)

당당히 마주칠 수 있어요. (김장훈)

 

언젠가 나 그 벽을 넘고서

저 하늘을 높이 날을 수 있어요. (듀엣)

 

이 무거운 세상도

나를 묶을 수 없죠 (김장훈)

 

내 삶의 끝에서.(이보미)

나 웃을 그 날을 함께해요. (듀엣)

 

 

노래의 후반부를 보면 각자 부르는 구절도 있고 함께 부르는 구절도 있다. 이렇게 죽은 자와 산 자는 노래를 함께 불렀다. 이를 듣고 있는 시민들은 안타까운 마음으로 조용히 경청하고 있다.

 

 

 

 

누구나 꿈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소박한 꿈일 수도 있고 원대한 꿈일 수도 있다. 고이보미양은 가수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보미양의 아버지가 가수 김장훈에게 꿈이 이루어지게 부탁하였다고 한다. 이에 김장훈이 흔쾌히 승낙하여 죽은 자와 산 자가 함께 부르는 노래가 나오게 된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보미양은 죽었지만 결국 가수로서의 꿈을 이룬 것이나 다름 없을 것이다.

 

또 명박산성인가?

 

시낭송, 초청가수의 공연 등으로 콘서트가 진행되었다. 그래서 참가한 사람들은 마치 콘서트장에 온 것 같다. 다만 일반콘서트와 다른 점이 있다면 그것은 특별법제정을 목적으로 하였다는 것이다. 그래서 공연 도중에 구호를 제창하기도 하고 함성을 지르기도 한다. 청와대에서 들릴 정도로 2만명이 큰 함성을 지른 것이다.

 

더 가까이 가서 함성을 지르기 위함일까? 유족을 선두로 광화문광장으로 이동이 시작 되었다. 시민들이 길을 내 주자 영정 등을 든 수백명의 유족들이 박수소리와 함께 아스팔트로 빠져 나간다. 유족중에는 나이 어린 아이도 있고 나이 든 노인도 보인다. 모두 백리길을 걸어 온 사람들이다.

 

그러나 불과 몇 십미터 못 가서 길이 막혀 버렸다. 경찰이 차로 바리케이드를 설치 해 놓은 것이다. 경찰차를 따닥따닥 붙여서 빠져 나갈 수 없게 해 놓은 것이다. 그렇다면 차벽으러 차단하는 발상은 어떻데 나왔을까?  아마도 이명박정부 당시 명박산성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보여 진다. 그 때 당시 청와대 진입을 저지 하기 위하여 경찰병력으로 막는 대신 경철차로 차벽을 만들었기 때문에 명박산성이라 불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번 차벽은 무엇이라 불러야 할 까? 

 

 

 

 

 

이런 차벽은 예상치 못한 것이다. 100일 째 되는 날 울며 보내는 유족들에게 매우 가혹한 처사라 보기 때문이다. 국가가 나서서 이들의 눈물을 닦아 주어도 부족한데 차벽까지 설치하여 해산을 유도하는 것이다. 자식을 잃은 것도 억울한데 이처럼 죄인 취급까지 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예견해서일까 주최측에서는 이번 콘서트 메인테마를 네 눈물을 기억하라라고 정하였을 것이다.

 

야만의 시대에

 

새월호참사는 국가적 재난이다. 이는 자연재해와 다른 인재이다.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 났기 때문에 국가 전반적인 개조를 해야 한다고들 말한다.

 

직접적인 피해 당사자는 유족이다. 그러나 누구나 이런 사고를 당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마치 러시안룰렛게임과도 같은 것이다. 그래서 한 목소리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제도화 하자고 말한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이루어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직접적인 피해당사자들의 눈물이 그칠 날이 없는 상황이다. 이런 눈물을 대통령이 닦아 주어야 함에도 근혜산성으로 대응한다면 참으로 야만적이다. 21세기가 아무리 문명화 되었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야만의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노래

 

어느 어머니가 연단에 올라 왔다. 학생들이 찍은 동영성에서 아빠 엄마 사랑해,동생이 보고 싶어요라고 말한 학생의 어머니라 한다. 어머니는 학생의 여동생과 함께 백리길을 걸어와 연단에 선 것이다. 그런데 말미에 말꼬리를 흐리며 그 애가 보고 싶습니다. 그 애가 너무 그립습니다라 하였다.

 

유가족들은 꿈속에서나마 아이들을 보고 싶어 하는 것 같다. 이럴 때 사람들은 옛날로 돌아 갔으면 하고 생각할지 모른다. 100일 이전에 모든 것을 되돌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바라는 것이다. 마치 컴퓨터에 문제가 있어 못 쓰게 되었을 때 이전으로 되돌아 가는 백업시스템 같은 것이다.

 

자연의 법칙은 백투더100일전을 허용하지 않는다. 이는 엔트로피법칙처럼 비가역적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남겨진 영상으로 부활 하기도 한다. 가수를 꿈 꾸었던 고이보미양이 가수 김장훈과 듀엣으로 부른 노래 난 꿈이 있어요가 대표적이다.  죽은 자와 산 자가 함께 부른 거위의 꿈은 아마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노래 일 것이다. 노래 후반부를 보면 다음과 같다.

 

 

 

 

 

김장훈과 고이보미양의 듀엣곡 거위의 꿈은 인터넷에 모두 올려져 있다. 한겨레 TV에서 작성된 풀타임 동영상이다. 이보미양의 생전 모습과 함께 노래를 부르는 김장훈의 모습이 들어 있는 5 52초 짜리 동영상이다.

 

 

 

 

가수 김장훈 단원고 이보미 양이 함께 부르는 거위의 (한겨레TV)

 

 

 

 

 

 

2014-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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