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자식이 죽으면 몇 년 상을 치루어야 할까? 세월호 힐링콘서트 김장훈의 ‘내사랑 내곁에’

담마다사 이병욱 2014. 8. 16. 00:21

 

자식이 죽으면 몇 년 상을 치루어야 할까? 세월호 힐링콘서트 김장훈의 내사랑 내곁에

 

 

 

세월호뉴스를 기대하였으나

 

공중파 방송 8시 메인 뉴스시간이다. 온통 교황방한 관련 뉴스로 도배하다시피 하고 있다. 대전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교황의 일거수일투족에 대하여 상세하게 보도 함으로써 교황이 광복절날 중심에 서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기다리던 세월호관련 뉴스는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뉴스 말미에는 볼 수 있겠지 하며 기대하였으나 아나운서의 클로징 멘트에서 국회의원의 세월호리본 착용만 언급 되었을 뿐 끝내 들을 수 없었다. 이렇게 세월호뉴스를 기대한 것은 이날 서울광장에서는 대규모 특별법제정 촉구 문화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청와대를 향한 10만의 함성

 

세월호특별법 관련 대규모 행사에 반드시 참석하고 있다. 그리고 글과 사진과 동영상으로 기록을 남기고 있다. 8 15일 광복절날에도 서울광장에서 대규모 행사가 열렸다. 원래 광화문광장에서 개최 예정이었으나 다음날 교황이 참석하는 시복식 때문에 장소가 서울 광장으로 변경 된 것이다.

 

이날 문화제의 주제는 청와대를 향한 10만의 함성이다. 10만명이 모여 함성을 지르면 청와대까지 들릴 것을 기대한 것이다. 하지만 이날 참석 인원은 2 5천명에서 3만명이라 한다.

 

 

 

 

 

 

 

 

 

플라자 호텔 앞 도로에도

 

도착하자 광장은 꽉 차 있다. 오후 4시에 보는 서울광장은 여름 날의 따가운 햇빛에도 불구하고 잔디밭이 있는 곳은 밀집도 매우 높다. 플라자 호텔 앞 도로에에도 사람들로 가득하다.

 

 

 

 

 

 

 

 

 

 

 

 

현장에서 자판을 두드리는 기자들

 

무대 앞으로 가 보았다. 주로 기자들이 진을 치고 있는 곳이다. 뉴스에 나오지도 않지만 기자들은 유가족들을 향해 포커스를 맞춘다. 한편에서는 테이블에 노트북을 올려 놓고 무대에서 나오는 이야기를 듣고 열심히 자판을 두드린다.

 

 

 

 

 

 

도철스님과 백기완선생

 

기자단이 있는 곳에서 보니 가장 앞자리에 유가족이 자리 잡고 있다. 그런데 앞열 가장 중앙에 눈에 띄는 사람들이 보인다. 밀짚모자를 쓴 도철스님과 백기완선생이 눈에 들어 온다.

 

 

 

 

 

도철스님은 세월호 유가족과 함께 단식을 하고 있다. 7 16일부터 단식을 하고 있는데 단식기간이 30일이 다 되어 간다. 그래서일까 살이 많이 빠져 있어서 보기에도 위태해 보인다. 그럼에도 꼿꼿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미동도 하지 않는 것을 보니 마치 참선하는 것처럼 보인다. 백기완 선생은 앞열 중앙에 앉았다. 이전에는 야당국회 의원들이 앉아 있던 자리이다.

 

꾸어다 놓은 보리자루처럼

 

그러나 야당국회의원은 잘 보이지 않는다. 끝까지 자리를 지켜 줄 것 같았던 국회의원들은 다 어디로 갈 것인가? 다만 한사람의 야당인사가 돋보인다. 정동영전의원이다. 아무런 역할도 못하는 손님처럼 보인다. 마치 꾸어다 놓은 보리자루처럼 한쪽 구석에 말없이 지켜만 보고 있다.

 

 

 

 

 

나보다 미쳤다고 해요

 

야당국회원들은 이제 환영받지 못하는 신세가 되었다. 그러나 열렬히 환영 받는 사람이 있다. 가수 김장훈이다.

 

김장훈은 노래를 부르기 전에 먼저 소감을 이야기 하였다. 현재 단식 11일차라 한다. 그러나 배가 고프지 않다고 하였다. 자신이 이렇게 단식하는 것에 대하여 나보다 미쳤다고 해요라고 말한다. 그렇게 말하면 그래 나 미쳤다라고 말한 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세상이 미쳤는데 안미쳤다고 할 수 있냐?”라고 말해 준다는 것이다.

 

 

 

 

 

힐링콘서트를 하겠다고

 

가수 김장훈은 세월호사건이 밝혀 지려면 시간이 오래 걸릴 수도 있다고 하였다.그래서 너무 좌절하지도 말고 너무 슬퍼 하지도 말자고 한다. 세월호 진상이 밝혀 지려면 일년이 될지 이년이 될지 알 수 없고 이번 정권에서 밝혀지지 않고 다음 정권으로 넘어 갈 수도 있다고 하였다.

 

김장훈은 4.16이후로 바뀌었다고 하였다. 정부는 4.16이전과 이후에도 바뀐 것이 없지만 자신은 바뀌었다고 하였다. 그래서 저 같은 사람이 오천만명이 있어야 바뀌지 정치인들에게 의존하여서는 바뀔 수 없다라고 하였다.

 

김장훈은 힐링이야기 하였다. 유가족들이 겪고 있는 마음의 상처에 대하여 함께 함으로서 치유하자는 것이다. 그러면서 종종 유가족과 함께 힐링콘서트를 갖겠다고 선언하였다.

 

 

 

 

 

 

 

 

 

 

 

 

 

유가족과 함께 내사랑 내곁에노래를

 

김장훈은 이자리에서 노래를 두 곡 불렀다. 한곡은 사노라면이고, 또 한곡은 내사랑 내곁에이다. 특히 내사랑 내곁에를 부를 때 유가족과 함께 불렀다. 앞열에 앉아 있는 동혁이 엄마와 동혁이 동생을 무대로 불러 내어 함께 부르자고 하였다.

 

 

 

 

 

비틀거릴 내가 안길 곳은 어디에

 

내사랑 내곁에는 가수 김현식의 노래이다. 1990년대 초에 유행한 노래로서 아직도 대중들에게 사랑받는 노래이다. 더구나 노래를 부르던 가수는 젊은 나이에 사망하여 노래가 애잔하게 들린다. 가사를 보면 다음과 같다.

 

 

나의 모든 사랑이 떠나가는 날이

당신의 그 웃음뒤에서 함께하는데

 

철이없는 욕심에 그 많은 미련에

당신이 있는 건 아닌지 아니겠지요

 

시간은 멀어 집으로 향해가는데

약속했던 그대만은 올 줄을 모르고

 

애써 웃음지으며 돌아오는 길은

왜 그리도 낯설고 멀기만 한지

 

저 여린 가지 사이로 혼자인 날 느낄때

이렇게 아픈 그대 기억이 날까

 

내 사랑 그대 내 곁에 있어줘

이 세상 하나뿐인 오직 그대만이

 

힘겨운 날에 너마저 떠나면

비틀거릴 내가 안길 곳은 어디에

 

 

노래 가사를 보면 마치 세월호 유족에 대한 이야기처럼 들린다. 그래서일까 이 노래를 모두 함께 부를 때 유족들이 흐느낀다.

 

 

 

 

그 동안 서러움 다 토해 내세요!”

 

특히 마지막 구절인 비틀거릴 내가 안길 곳은 어디에를 여러 번  반복 하였는데 도중에 그 동안 서러움 다 토해 내세요!”라 하였다.

 

 

 

 

 

 

 

 

유민아빠 김영오님의 등장에 기립박수가

 

가수 이장훈의 힐링공연에 이어 33일째 단식을 하고 있는 유민이 아빠가 무대에 올라 왔다. 광화문광장 이순신장군 동상아래에서 한달 동안 단식을 하고 있는데 걸을 힘이 없어서 엠블런스를 타고 도착하였다.

 

그런데 몸이 너무 말랐다. 뼈만 앙상한 모습이다. 팔목은 가늘어질대로 가늘어서 보기에도 애처롭다. 수염은 깍지 않았다. 아무것도 먹지 않고 물만 먹어도 수염이 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무대에 올라 올 때는 지팡이에 의지 하였다. 지팡이를 짚고 힘겹게 무대에 올라 오자 모두 기립박수를 보낸다. 이에 유민아빠 김영오님은 가난하고 힘없는 저희 유가족을 위해서 멀리서 이렇게 응원하고 힘을 주시러 올라 온 것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라고 말하면서 큰절을 올린다.

 

 

 

 

 

 

 

단식 33일 째를 맞는 유민아빠는 기억력이 많이 쇠퇴하고 있다고 하였다. 그래서 준비된 원고를 읽어 나갔다. 기력은 없어 보이지만 목소리는 분명하고 또렸하였다.

 

특별법이 제정되지 않으면 광화문광장에서 죽을 것

 

유민아빠는 굴복하지 않겠다고 하였다. 그래서 수사권과 기소권을 갖는 특별법이 관철 될 때 까지 광화문 광장에 있겠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특별법이 제정되지 않으면 광화문광장에서 죽을 것이라 하였다. 자신이 죽어서 국민의식이 바뀔 수 있다면 기꺼이 죽음을 택하겠다는 것이다.

 

 

 

 

 

 

유민아빠가 한 말 중에 인상에 남는 것이 있다. 그것은 자신이 편지를 써서 청와대에 전달하였다는데 그 편지가 대통령에게 전달 되었는지 의문하는 것이다. 편지를 꼭 대통령에게 전달해 달라고 요청하였지만 진짜로 전달 되었는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전달 되었는지 확인까지 하는 현실에 자괴감을 느낀다고 하였다.

 

2가 지켜보고 있다

 

서울광장 주변에서 본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중학생 참가자이다. 머리에 노랑 세월호 모자를 쓰고 있는 중학생인데 들고 있는 피켓에는 2가 지켜보고 있다라고 쓰여 있다. 중학생도 세월호참사가 어떤 의미인지 알고 있다는 것이다.

 

 

 

 

을지로를 가득 메운 시민들

 

문화제 등의 행사가 끝나자 행진이 시작 되었다. 을지로를 가득 메운 시민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친다. 호텔 앞의 외국인들은 신기한 듯이 지켜 보기도 한다.

 

 

 

 

 

 

 

 

 

 

 

 

 

 

 

 

 

 

 

 

 

수녀들의 행진

 

행진에는 수녀들도 보인다. 세월호 문화제가 열릴 때 마다 수녀들을 종종 볼 수 있는데 다른 종교와 달리 현실에 강한 관심을 보이는 것 같다.

 

 

 

 

자식이 죽으면 몇 년 상을 치루어야 할까?

 

세월호관련 문화제에 참여 하여 또 하나의 기록을 남겼다. 이런 기록이 개인에게 있어서 삶의 기록이기도 하지만, 모든 것이 오픈되고 공유되는 인터넷 시대에 시대의 기록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공중파를 비롯하여 종편 등 tv방송에서는 일체 보도 되지도 않는다.

 

수학여행 가다 배가 뒤집어서 죽고, 신입생 환영회 하다 천정이 무너져서 죽는 세상이다. 군대에 간 아들이 맞아서 죽기도 하는 세상이다. 그래서 언제 어떻게 죽을지 알 수 없는 세상이다. 그래서 의식개혁과 함께 제도개혁이 필요한 것이다.

 

방송에도 보도 되지 않고 기득권자들의 관심 밖에 있는 세월호참사에 시민들이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남의 일 같지 않아서 일 것이다. 그래서  자비의 마음으로 동참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특히 자식을 낳아서 기르고 있는 부모라면 모두 공감할 것이다. 그런데 자식이 죽으면 몇 년 상을 치루어야 할까?

 

유교전통에 따르면 부모가 죽으면 3년상을 치루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현시대에서는 나이 든 부모가 돌아 가시면 그렇게 오랫동안 애도기간을 갖지는 않는다. 오히려 나이들어 편안하게 돌아가시면 호상이라 말하기도 한다.

 

부모가 먼저 죽고 자식이 나중에 죽는 것이 순리이다. 그러나 옛말에 태어나는 것은 순서가 있지만 죽는 것은 순서가 없다고 하였다. 그러다 보니 자식이 먼저 죽는 경우도 발생한다. 특히 요즘에 그런 일이 많이 일어 나는 것 같다. 이럴 경우 부모는 자식을 위하여 몇 년 상을 치루어야할까? 이에 대하여 불교포커스에서 어느 칼럼니스트는 다음과 같이 썼다.

 

 

단언컨대 몇 년이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죽은 날로부터 당신이 숨을 거두는 순간까지 부모는 상()중이다. 하여 속이 썩어들어가는 부모의 애통함에 조의를 표하고자하는 우리는 반드시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는데 관심과 노력을 멈추지 않아야한다. ‘잊지 않겠다, 행동하겠다라는 말이 구호에 그치지 않게 하는 것은 오롯 진상을 밝히는 여하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식이 죽으면 몇년 상을 치를까, 불교포커스 2014-07-18)

 

 

칼럼에 따르면 자식이 죽었을 때 몇 년 상을 치룰것인가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하였다. 그것은 자식을 가슴에 묻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모가 사는 날까지 상중에 있고 부모가 죽어야 상도 끝난다는 것이다.

 

억울함을 풀어 주기 전까지는

 

꿈속에서라도 자식을 보고 싶은 것이 부모의 마음이다. 그래서 자식을 가슴에 묻어 두고 보내지 못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자식을 마음에서 보내지 못하는 것일까? 그것은 너무나 억울한 죽음이기 때문이다. 이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것이 목숨인데 너무나 억울하게 죽었기 때문에 그 억울함을 풀어 주기 전까지는 절대 가슴에서 떠나 보내지 않을 것이다.

 

 

 

2014-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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