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거울신경세포가 마비 되면

담마다사 이병욱 2014. 8. 25. 16:57

 

거울신경세포가 마비 되면  

 

 

 

미래에 대한 알 수 없는 불안감

 

글쓰기는 일상이다. 오늘도 내일도 어떤 것이든지 써 나간다. 그런 글쓰기에서 소재는 항상 그날 가장 인상 깊게 느꼈던 것이다. 그것이 자신과 주변의 일일 수도 있고, 자신과 관련이 없지만 공감하는 일일 수도 있다. 더구나 현실공간과 가상공간의 구별이 없어진 요즘 인터넷을 통하여 접하는 정보 역시 중요한 글쓰기의 소재가 된다.

 

주말 가장 인상 깊게 본 기사가 있다. 그것은 유민아빠와 둘째딸과 관련된 이야기기이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유민아빠의 둘째딸이 함께 누워 있는 사진이다. 둘째딸의 이름은 유나라 한다. 그런데 사진을 보면 유민아빠나 딸의 표정이 무척 편안해 보인다. 아빠는 딸과 함께 있는 것이 마음에 놓이는 것 같고, 딸은 아빠와 함께 있어서 행복한 듯하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알 수 없는 불안감도 엿보인다. 마치 이제 우리는 어떻게 되지?”라고 말하는 것 같다.

 

 

 

 

 

유민아빠 "특별법제정 뒤 유나랑 밥 먹는게 소원

사진 : 뉴스

 

 

잔인한 네티즌들

 

토요일과 일요일 내내 스마트폰으로 기사검색하며 보내다시피 하였다. 그것은 유민아빠에 대한 루머가 퍼졌기 때문이다. 딸을 잃은 것도 억울한데 루머에 시달리는 것이 안쓰러웠다. 그럼에도 일부 네티즌들은 줄기차게 루머를 확산하고 재생산 하는 것이었다. 좀처럼 댓글을 보지 않지만 루머를 퍼뜨리는 네티즌들이 잔인하다고 생각하였다.

 

참으로 야멸차고 매정하며, 독하고 냉정하다

 

잔인 한 것은 네티즌들 뿐만 아니다. 기득권자들 역시 잔인하기는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자식을 잃은 것이 마치 큰죄라도 지은듯 죄인 취급을 하기 때문이다.

 

유족들이 연 이틀 길거리에서 밤을 새면서 대통령면담을 요구 하였다. 그러나 꿈쩍도 하지 않는다. 여성대통령이라 하여 어머니의 마음으로 혹시나 자비를 베풀어 줄 것으로 기대하였으나 역시나이었다. 이런 현상에 대하여 한겨레신문의 논설을 보면 참으로 야멸차고 매정하며, 독하고 냉정하다.(한겨레, 2014-08-25)”라고 하였다. 백성의 눈물을 닦아주기는커녕 그들의 눈에서 더욱 피눈물을 짜내고 있다라고도 표현 하였다.

 

자식이 죽으면 그 순간 부모도 죽습니다

 

자식을 잃은 부모의 마음은 어떤 것일까? 종편채널에 아궁이라는 프로가 있다. 주로 연예인들의 뒷이야기를 다룬다. 이야기를 듣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이런 프로가 유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들이 가장 많이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연예인들의 일거수일투족이 모두 뉴스거리가 된다.

 

아궁이에서 탤런트 박영규에 대한 이야기를 보았다. 여러 이야기 중에 가슴아픈 대목이 있었다. 전처와 낳은 아들이 하나 있었는데 미국에서 자동차 사고로 22살에 죽었다고 한다.

 

박영규님은 아들과 비록 함께 살고 있지는 않았지만 혈육의 정은 각별한 것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아들이 죽자 어째서 나에게 이런 일이 닥쳤을까?”하며 통곡했다고 한다. 그래서 아들이 죽은 후 삶의 의욕을 잃고 한동안 거의 폐인이 되다시피 하였다고 한다.

 

코미디언 이주일님도 아들을 잃었다. 역시 미국에서 교통사고로 죽었다. 이주일님 역시 아들을 잃자 실의의 나날을 보냈다고 하였다. 이렇게 자식을 먼저 보내면 부모의 마음은 새까맣게 타들어 간다. 문화평론가 김갑수님에 따르면 자식이 죽으면 그 순간 부모도 죽습니다라 하였다.

 

세월호참사로 아이들을 잃은 가족들은 살아도 살아 있지 않는 것이다. 자식이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고 하지만 죽는 순간까지 가슴에 안고 가야 하기 때문에 김갑수님 말대로 자식이 죽는 순간 부모도 함께 죽는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세월호 유가족 들은 자식의 죽음과 함께 자신들도 죽었다고 생각할 것이다. 이렇게 깊은 슬픔을 안고 사는 사람들이 자식을 잃은 사람들이다. 그럼에도 유족들을 자극하는 말이나 댓글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우리인간에게는 아주 특별한 능력이 있는데

 

유시민님이 있다. 이제는 작가라 한다. 오마이TV에서 유시민님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조계종불학연구소에서 초청하여 조계사 국제회의장에서 강연한 내용이다.

 

 

우리 대뇌피질에는 거울신경 세포가 쫙 깔려 있어서 그것 덕분에 우리가 공감을 할 수 있다고 그래요. 타인의 아픔을 같이 느낄 수 있고 감정이입을 할 수 있고. 그렇게 해야 된다는 도덕적 규범이라든가 문명이 만들어낸 교육의 산물이 아니고 원래부터 우리인간에게 생물학적으로 주어진 재능으로 공감의 능력, 공명의 능력, 감정이입의 능력이 있다고 그래요.

 

(유시민, 유시민 "40 단식으로 깡마른 다리 보고도 공감능력 억누르면...", 오마이 TV 2014-08-22)

 

 

유시민님에 따르면 우리인간에게는 특별한 능력이 있다고 하였다. 그것은 선천적으로 주어진 공감(共感)’의 능력이라 한다. 예를 들어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보면 도와 주고 싶고, 슬픔에 처한 사람을 보면 마치 내가 당한 것처럼 감정이입하는 능력을 말한다. 그것이 바로 대뇌피질에 주어진 거울신경세포라 한다.

 

거울신경세포란?

 

거울신경세포란 무엇일까? 검색해 보니 다음과 같은 내용이다.

 

 

거울신경세포(Mirror neuron)는 동물이 특정 움직임(A)을 수행할 때에나 다른 개체의 특정 움직임(A)을 관찰할 때 활동하는 신경세포이다. 그러므로 이 신경세포는 다른 동물의 행동을 "거울처럼 반영한다(mirror)" 고 표현된다. 그것은 마치 관찰자 자신이 스스로 행동하는 것처럼 느낀다는 뜻이다. 이러한 신경세포는 영장류 동물에서 직접 관찰되었고, 인간에게도 있다고 여겨지고 있으며,조류를 포함한 다른 동물에도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인간의 경우에는, 거울신경세포와 연관된 지속적인 뇌 활동이 전운동피질(premotor cortex, 운동앞겉질)과 하두정피질(inferior parietal cortex, 아래마루겉질)에서 나타나고 있다.

 

(거울 신경 세포, 위키백과)

 

 

 

 

뇌를 그린 그림으로, 왼쪽에서부터 대뇌에 있는

전두엽(이마엽)과 두정엽(마루엽)의 위치를 보여준다.

전두엽의 아래쪽은 파란색 부분의 아래쪽이고,

두정엽의 위쪽은 노란색 부분의 위쪽이다.(위키백과)

 

 

 

위키백과에 따르면 거울신경세포는 인간과 같은 영장류에 나타난다고 한다. 이 신경세포의 특징은 거울처럼 반영한다고 하여 거울세포라 하는데, 관찰자 자신이 스스로 행동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을 말한다. 이런 예를 든다면 한자성어 중에 역지사지(易地思之)’를 들 수 있다. 역지사지는 남과 처지를 바꾸어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상대방에게 입장을 바꾸어 놓고 생각해봐!”라고 말하는 것이 바로 역지사지이다.

 

거울신경세포가 마비되면

 

거울신경세포가 마비되면 어떻게 될까? 유시민님에 따르면 엄청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 한다. 이에 대하여 아이히만이야기를 들려 준다. 아이히만은 유태인 학살을 한 독일인이라 한다. 매우 평범한 사람이었지만 법정에 서게 되었다고 했다. 이렇게 죄인이 된 이유로서감정이입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 한다. 역지사지를 하지 않은 것이다. 죽어 가는 유태인들의 고통과 아픔을 보면서도 전혀 감응하지 못한 것이다.

 

아이히만은 선량한 독일시민으로서 국가의 명령에 따라 자신의 의무를 다 한 것뿐이다. 그래서 자신의 업무를 충실하게 다 하였다. 그의 업무는 다름 아닌 유태인을 학살하는 것이었다.

 

만약 아이히만에게 감정이입되었다면 어땠을까? 아마도 괴로워서 사람 죽이는 일을 못하였을 것이다. 그럼에도 국가의 명령에 따라 자신의 일을 충실히 한 것은 거울신경세포가 마비 되었기 때문이라 보는 것이다. 그렇다면 21세기를 살아 가는 한국사회에서도 아이히만 같은 사람이 없다고 불 수 있을까?

 

스스로 갇혀 사는 사람들

 

자식을 가슴에 묻고 사는 사람들이 유족들이다. 그럼에도 유족들에게 돌팔매질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현상은 현실세계에서 뿐만 아니라 사이버세계에서도 볼 수 있다. 그런 사람들이 작성한 글을 보면  어떻게 사람들이 저렇게 잔인할 수 있나?”라고 생각할 정도로 인면수심의 사람들이다.

 

그러나 만나 보면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이라 한다. 우리 이웃과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그렇다면 그들은 왜 유족들에게 대못을 박는 것일까? 이에 대하여 유시민님은 생각없음이라 하였다. 이는 무엇을 말할까? 악한의도를 가진 것이 아니라 한다. 다만 아무 생각 없이 그런 행위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런 사람들은 어떤 부류의 사람들일까? 이에 대하여 유시민님은 그들이 스스로 갇혀 있다라고 하였다. 생물학적으로 부여 받은 공감능력을 발휘 하지 않고 스스로 억누루고 있다는 것이다. 왜 억누루고 있을까?

 

왜 그들은 잔인할까?

 

유민아빠를 서울광장에서 보았을 때 위태로워 보였다. 30일 이상 단식을 하여서일까 팔이 몹시 가늘어 보였다. 이런 가는 팔을 둘째 딸 유나가 보면서 아빠 팔이 왜 이렇게 얇아?(오마이뉴스 2014-08-22)”라고 했다고 한다. 다리 역시 가늘어서 사진을 보면 마치 미이라를 보는 듯 하다. 그런 몸으로 몇일 만 더 지나면 죽을 것 같다. 그래서 가난하고 힘없는 유민아빠는 살아야(2014-08-20)’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린 바 있다.

 

단식으로 생명이 소진 되어 가고 있는 유민아빠를 보면 안쓰럽기 그지 없다. 그래서일까 대신 단식 할 테니 제발 단식을 끝내라고 하며 국민들은 동조단식에 들어가기 시작 하였다. 이것이 공감능력이다. 인간이라면 선천적으로 주어진 거울신경세포가 제대로 작동하는 것이다.

 

그런데 공감능력을 억제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걷보기에는 지극히 평범한 보통사람들이다. 그런데 어떤 이유로 돌팔매를 하고 대못박는 행위를 서슴지 않는 것이다. 마치 개구리에게 돌을 던지듯이 아무 생각 없이 유족들에게 잔인한 행위를 서슴없이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한번 맛들이면 좀처럼 끊기 어려운 것 같다. 마치 즐기는 것 같다. 그래서 상대방이 고통받으면 받을수록 더욱 더 강도를 높인다.

  

그렇다면 유족들에게 잔인한 행위를 하고 있는 자들은 정말 아이히만처럼 아무 생각 없이 돌팔매질을 하는 것일까? 이에 대하여 유시민님은 다른 의견을 말한다. 그것은 억제 하기 때문이라 한다. 감정이입을 스스로 억제하므로서 자신을 가두어 버린다는 것이다. 그래서 가학적 행위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분노를 수반하는 쾌감

 

유족들을 못살게 구는 자들은 감정이입을 스스로 억제 하는 자들이다. 마치 아동을 학대하듯이 약자에 대하여 분노한다. 이렇게 힘 없고 가난한 약자에게 분노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하여 초기경전에 다음과 같은 게송이 있다.

 

 

[세존]

“분노를 끊어 편안히 잠자고

분노를 끊어 슬프지 않네.

참으로 하늘사람이여,

뿌리엔 독이 있지만 꼭지에 꿀이 있는

분노를 죽이는 것을 성자는 가상히 여기니,

그것을 죽이면 슬프지 않기 때문이네. (S1.71)

 

 

게송에서 “뿌리엔 독이 있지만 꼭지에 꿀이 있는 (Kodhassa visamūlassa madhuraggassa, S1.71)”이라 하였다. 여기서 꼭지에 꿀(madhuraggassa)라는 말이 있다. 식물의 꼭지에 꿀이 있는데 그 꿀을 먹으면 먹을수록 점점 독해지는 것이다.

 

이는 무엇을 말할까? 꼭지의 꿀은 쾌감을 뜻한다. 그리고 뿌리의 독은 분노를 뜻한다. 이렇게 본다면 쾌감은 분노를 수반하는 것이다. 분노에 더욱 더 분노 함으로써 괘감을 느끼는 것이다. 분노를 수반하는 쾌감을 말한다.

 

분노를 수반하는 쾌감은 학대에 해당된다. 우는 아이를 분노로 때림으로 인하여 쾌감을 느낀다면 바로 이것이 아동학대에 해당된다. 마찬가지로 아무 힘없는 장애인을 매질 하면서 쾌감을 느낀다면 장애인학대에 해당될 것이다. 사회적으로 약자에 분노를 표출하면서 쾌감을 얻는 것이다. 그렇다면 세월호참사로 희생된 유가족에게 돌팔매를 하고 대못을 박는 행위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

 

이혼남이고, 금속노조원이고, 전라도 출신이라서?

 

유민아빠에 대하여 신상털기가 시작되었나 보다. 인터넷상에서는 유민아빠가 이혼남이고, 금속노조원이고, 전라도 출신이라 한다. 이런 조건을 가져서일까 게시판이나 댓글에서는 악의적인 글로 넘쳐난다.

 

자식을 잃은 것도  억울한데 이혼남이라 하여 백안시 하고, 특정지역출신이라 하여 차별하고, 노조원이라 하여 불온시 하여 짓밟는다면 우리사회의 아이히만들이나 다름 없다.

 

아무 생각 없이 던진 돌맹이가 개구리에게는 생명의 위협으로 느껴지듯이 아무 생각 없이 내뱉은 말이 유족들에게는 두 번, 세 번 죽이는 행위가 된다. 이렇게 사회적 약자에게 잔인한 것은 분노를 수반하는 쾌감 때문일 것이다.

 

약자에 대하여 분노를 표출하는 그들

 

사회는 모순과 위선과 거짓으로 가득하다. 대부분 기득권자들이 저지른 것들이다. 기극권자들이 자신들의 지위와 재산을 지켜 내기 위하여 갖은 수단과 방법을 쓰기 때문에 모순과 위선과 거짓으로 가득한 세상이 된 것이다. 특히 불법, 탈법, 불로소득으로 이루어진 것일수록 심하다.

 

분노는 사회적 강자인 기득권자들에게 표출해야 한다. 위장전입, 다운계약서 작성, 논문표절, 석연찮은 군면제 등 각정 부정과 비리에 대하여 분노해야 한다. 그리고 국가기간의 대선개입문제처럼 국가기강을 흔드는 범죄행위를 규탄해야 한다.

 

그러나 일부 사람들은 정반대로 이 땅에서 가장 힘없고 가난하고 약한 자들에게 분노한다. 그것도 한두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연속적이다. 이렇게 본다면 차라리 가학에 가깝다. 약한자가 고통당하는 것을 즐기는 자들이다.

 

유민아빠 부녀는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이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세월호유가족을 못살게 구는 자들은 사디스트나 다름 없다. 남의 불행이나 고통에서 쾌감을 얻는 자들을 말한다. 그런데 그런 범주에 네티즌이나 보수단체 회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유가족의 요구를 묵살하는 정치권 역시 가학자들이나 다름 없다. 참으로 야멸차고 매정하며, 독하고 냉정한 사람들이다. 

 

욕먹은 자를 욕하고 다시 욕한다. 그리고 매 맞은 자를 다시 때린다. 이렇게 욕먹은 자를 욕하고, 매 맞은 자를 다시 때리면 즐거움이 생겨난다. 욕하는 즐거움, 때리는 즐거움이 생겨 나는 것이다. 그것은 마치 꼭지의 꿀과 같은 것이다. 그런 꿀은 분노를 수반하는 꿀이다. 그래서 욕하고 또 욕하고, 때리고 또 때린다. 유민아빠와 유나가 말 없이 누워 있다. 유민아빠 부녀는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2014-08-25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