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나쁜 아빠 만들기, TV조선 ‘악마의 편집’을 보고

담마다사 이병욱 2014. 8. 27. 10:04

 

나쁜 아빠 만들기, TV조선 악마의 편집을 보고

 

 

 

마치 내가 벌레가 된 듯한 느낌입니다

 

요즘 시국에 대하여 관심이 많다. 그래서 시국관련 글을 다수 올리고 있다. 이제까지 불교블로그로서 주로 부처님의 원음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작성하였으나 울부짖는 듯한 현실을 외면 할 수 없다. 세월호유가족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세월호유가족들이 처절하게 몸부림치고 있다. 자식을 가슴에 묻은 것도 억울한데 차가운 아스팔트에서 벌써 몇 일째 인지도 모를 여러 날을 보내고 있다. 전하는 뉴스에 따르면 경찰이 차벽을 에워싸고 마치 육지의 섬처럼 고립되어 있다. 이런 현실에 대하여 어느 유가족은 마치 내가 벌레가 된 듯한 느낌입니다라고 하였다.

 

유가족은 점점 투사가 되어 가고 있는 것 같다. 평범한 아버지와 어머니이었으나 어느 순간 투사로 변신하게 된 것은 어떤 이유일까? 그것은 자식이 왜 죽었는지 알고 싶은 것에서부터 시작 된다. 너무나 억울한 죽음이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가슴에 큰 상처를 안고 살아 가는 유족들의 눈에서 눈물이 마를 날이 없다. 눈물을 흘리게끔 만들기 때문이다. 자식이 죽어서 눈물을 흘리고 억울해서 눈물을 흘리고 분해서 눈물을 흘린다. 그래서 수백명의 유가족이 흘린 눈물은 강물이 되어 흘러 간다.

 

유가족을 바라 보는 두 개의 시각

 

유가족을 바라 보는 시각은 크게 두 가지이다. 한부류는 역지사지의 심정으로 감정이입을 하여 그들의 고통과 슬픔에 동참하는 사람들이다. 또 한부류는 마치 남의 일처럼 생각하여 나와 무관한 일이라 여기며, 심지어 그들의 뜻을 왜곡하거나 비난하는 사람들이다. 정상적인 사람들이라면 전자에 해당될 것이다. 그러나 놀랍게도 후자에 해당되는 사람들도 상당하다는 것이다. 대체 그런 부류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불선심만 자극하는 종편채널

 

요즘 종종 종편채널을 본다. 화질도 좋지 않고 내용도 보잘 것 없지만 볼만한 것도 종종 있다. 그러나 대부분 보고 나면 남는 것이 별로 없다. 연예인이야기나 웃고 떠드는 시시껄렁한 이야기들이 대부분이다. 또 하나의 특징은 보수본색을 여지 없이 보여 준다는 것이다. 보수측 인사들을 패널로 초청하여 진보진영을 맹공하면서 동시에 기득권을 옹호 하는 것이다. 그래서 보고 나면 불선심만 자극하게 된다. 그런 것 중의 하나가 유민아빠 김영오씨에 대한 것이다.

 

유민아빠 김영오에 대한 글을 다수 썼는데

 

유민아빠 김영오에 대한 글을 다수 썼다. 그것은 세월호참사와 관련하여 몇 차례 문화제에 참여하면서부터이다. 참여할 때마다 사진과 동영상과 글로서 기록을 남겼다. 그러다 보니 단식을 하고 있는 유민아빠에 대하여 포커스가 맞추어지지 않을 수 없었다. 그것은 아이를 낳아 길러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마도 이를 동병상련이라 할 것이다.

 

안타까운 마음에서 유민아빠에 대하여 글을 썼다. 그런데 올린 글 중에 한편이 스마트폰 블로그 메인화면에 올라가 있다. 벌써 4일째이다. 올린글은 가난하고 힘없는 유민아빠는 살아야 한다(2014-08-20)’라는 제목의 글이다.

 

 

 

 

 

모바일에서 이렇게 메인에 올려 주어서일까 공감숫자가 81개에 달한다. 평소에 올린 글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편이다. 이렇게 본다면 블로그에 올린 글도 이슈화 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정상적인 감정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정상적인 감정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유민아빠의 단식에 대하여 안타까움을 표할 것이다. 더구나 가느러진 손목과 마치 미이라처럼 말라붙어 버린 다리를 보면 감정이입이 되지 않을 수 없다. 이대로 조금만 더 가다가는 죽음에 이를 것 같아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사일까 동조단식이 줄을 잇는다.

 

실제로 단식을 해 보아서 안다. 1주일만 단식해도 힘이 빠지고 기력이 없는데 40일 이상 단식을 하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기 그지 없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정상적인 사람들의 사고방식이다. 그럼에도 이를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가학하는 자들의 뇌구조는?

 

비난하는 자들은 악의적인 왜곡을 일삼는다. 이런 비난과 왜곡은 현실공간은 물론 사이버상에서도 무차별적으로 행해진다. 더구나 이혼남이라고 하여, 금속노조원이라 하여, 전라도 출신이라 하여 노골적인 적대감을 드러내는 네티즌들도 있다. 마치 욕먹은 자를 욕하고 맞은 자를 때리듯이, 가난하고 힘없는 죽은 아이의 아빠를 난도질한다. 이렇게 보았을 때 그들은 마치 아동이나 장애인 등 힘없는 자들에 대하여 학대하며 분노의 쾌감을 느끼는 가학자들이나 다름 없다.

 

이처럼 가학을 서슴없이 저지르고 있는 자들의 뇌구조는 어떤 것일까? 이에 대하여 거울신경세포가 마비되었다고도 말한다. 영장류와 같은 인간이라면 누구에게나 선천적으로 타고난 것이 거울세포인데 이는 다름 아닌 공감하는 능력이다. 상대방이 불행에 처하였을 때 고통을 당하였을 때 동병상련의 마음이 일어나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오히려 상대방의 불행과 고통을 즐기고 있다면 이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 더구나 욕을 해대고 돌팔매질을 하는 사람들의 심리상태는 어떤 것일까? 이런 사람들에 대하여 인면수심(人面獸心)이라 할 것이다. 사람의 얼굴을 하고 있으나 마음은 짐승과 같다는 뜻이다. 마음이나 행동이 몹시 흉악한 사람들이다. 특히 세월호유가족들을 대하는 사람들이 그렇다.

 

인면수심의 종편채널

 

오로지 블로그활동만 하고 있다. 남들 다하는 페이스북이나 SNS, 카톡 등 모바일은 전혀 하지 않는다. 카페도 없고 게시판에 글을 올리지 않는다. 오로지 블로그 한 곳에다만 그날그날 느끼고 생각하였던 것을 부처님의 가르침에 근거하여 글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더 이상 이런 행위를 용납하지 않는 것 같다. 특히 세월호참사와 관련하여 기득권자들의 태도를 보았을 때 도저히 묵과 할 수 없다.

 

인터넷에서 인면수심의 네티즌들의 행태에서 가학자의 모습을 보았다. 그런데 또 다른 가학자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것은 종편채널이다.

 

종편채널이 보수신문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그래서 기득권자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최근 유민아빠 김영오를 다루는 종편을 보면서 종편채널 역시 인면수심의 가학자임을 확인 하였다.

 

잔인한 TV조선

 

종편채널 중의 하나인 TV조선을 보았다. 정부와 여당, 그리고 기득권자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방송이기 때문에 으레 그러려니하고 본다. 그런데 이날은 달랐다. 이제까지 세월호유가족들에 대한 직접적인 비난이나 왜곡이 없었지만 이날 유독 유민아빠 김영오씨에 대하여 포커스를 맞추었다.

 

작심한 듯 하다. 이는 요 몇 일 사이로 김영오씨에 대한 신상털기의 연장선상으로 보인다. 그래서 어떻게 찾았는지 과거 김영오씨의 막말 동영상을 방영한 것이다. 단식 하기 이전 진도에서 촬영된 것이라 한다.

 

동영상을 보면 “X이라고 막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렇게 막말이 나오게 된 것은 진도현지에서 매우 흥분된 일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누구나 흥분 되면 자신도 모르게 막말이 튀어 나오게 되는데, 더구나 자식을 잃은 입장에서 분하고 원통해서 그런 말이 나왔을 것이다. 그럼에도 어떻게 이런 동영상을 찾았는지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여 방송으로 내 보낸 것이다. 이를 보고서 참으로 잔인하다고 느꼈다.

 

원하는 답을 듣기 위하여 유도 질문 하는 듯

 

TV조선에서는 또 하나의 동영상을 보여 주었다. 그것은 안산에 사는 유민이 외할머니댁에 대한 것이다. 이를 TV조선에서는 외할머니를 만났다고 하였다. 그리고 단독 인터뷰를 했다고 한다. 하지만 영상을 보면 만난 것도 아니고 정식인터뷰 한 것도 아니다.

 

기자는 유민이 외할머니댁 연립주택에 카메라를 들이댄다. 그러나 할머니는 문을 열어 주지 않는다. 기자가 몇 마디 물어 보자 할머니의 퉁명스런 목소리가 들린다. 마치 유도신문을 하는 것 같다. 원하는 답을 듣기 위하여 질문을 던지는 것을 말한다.

 

기자에 따르면 할머니는 유민아빠 이야기를 하자 흥분하며 목소리를 높였다고 전한다. 그러면서 화면에서는 문 안쪽에서 아버지고 뭐고 나 필요 없어. (유민이) 아버지가 사위인데, 나하고는 아무 관련 없어.”라고 말하는 할머니의 말을 들려 준다.

 

이웃주민 한명을 출연시켜서

 

TV조선에서는 할머니의 취재에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한 듯 하다. 그래서일까 이번에는 이웃사람을 취재한다. 기자는 같은 빌라에 산다는 이웃주민 중의 한사람과 인터뷰한다. 이를 옮겨 보면 다음과 같다.

 

 

 (이웃주민):

(엄마는) 같이 안사는 거 같고, 가끔 오는 거 같던데.

(아빠는) 본 기억이 없는데…, 없는 건지, 있으면서 바빠서 안 오는 건지.

 

( [TV조선 단독] 유민 외할머니 "사위 뭐하든 신경 쓴다" , 유튜브 2014-08-26)

 

 

아나운서의 보도에 따르면 유민아빠는 안산집에 한번도 가 보지 않은 사람이 된다. 이웃 주민이 (아빠는) 본 기억이 없는데…, 없는 건지, 있으면서 바빠서 안 오는 건지.”라고 말하였기 때문이다.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이웃에 대하여 잘 모른다. 특히 연립이나 아파트 등 공동주택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이웃에 대하여 거의 관심을 갖지 않고 사는 것이 일반적이다. 어쩌다 복도나 엘리베이터에서 마주 칠뿐 이사를 가는지 오는지 모를 정도로 무관심한 것이 보통이다. 그럼에도 이웃주민 한명을 출연시켜서 유민아빠 얼굴을 본 적이 없다는 인터뷰를 내 보낸다.

 

유민아빠를 파렴치한으로

 

TV조선의 유민아빠에 대한 보도를 본 시청자의 느낌은 어땠을까? 대부분 방송의 의도대로 따라 갔을 것이라 본다. 이렇게 본다면 유민아빠는 파렴치한이 된다. 아이들을 돌보지도 않으면서 단식을 하는 것에 대하여 진정성을 의심하는 것이다. 거액의 보상금을 노리고 죽은 아이를 이용하는 매우 나쁜사람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것이다.

 

TV조선의 악마의 편집

 

TV조선 보도를 보면서 두 가지를 느꼈다. 하나는 가학이다. 욕먹은 자를 욕하고 매맞은 자를 때리듯이 약한자에게 분노와 함께 학대를 하면서 쾌감을 느끼는 가학자들과 같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악마의 편집이다. 같은 내용이라도 수구기득권의 이익을 위하여 상대방을 무참하게 짓밟아 버리는 것이다.

 

악마의 편집을 보면 설령 상대방이 가난하고 불쌍하고 힘이 없어도 자신들이 만들어 놓은 프레임에 벗어나면 가차 없이 쳐낸다. 그렇게 본다면 유민아빠 김영오는 보수신문의 페레임에 딱 걸려 든 것이다. 그리고 프레임의 조건에 딱 들어 맞았다. 그런데 공교롭게 유민아빠는 이혼남이고, 금속노조원이고, 전라도출신이라는 것이다.

 

TV나 신문의 보도는 진실일까?

 

21세기 문명의 시대이다. 누구나 읽고 쓸 수 있는 시대이다. 또한 인터넷과 정보통신의 발달로 대부분의 정보는 오픈되고 공유화 된다. 그럼에도 보숙신문에서 만든 종편채널에 크게 의존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이 종편에서 생산하는 왜곡되고 악의적인 보도를 그대로 전파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편집에 따른 것이다. 악의적 의도를 가졌다면 악마의 편집이라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신문이나 방송에소 보도 되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믿는다. 그렇다면  TV나 신문에서 보도 되었다고 하여 진실이라 볼 수 있을까?

 

조선일보에서 100만명 모였다는데

 

몇 일전 교황이 왔었을 때 기록을 남기기 위하여 광화문광장에 갔었다. 대부분 매스컴에서는 백만명이 몰릴 것이라 하였다. 신문과 방송 등에서 그렇게 이야기 하니 믿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현장에 도착해 보니 백만명이 되는 것 같지 않았다. 가장 먼저 차단벽을 들 수 있다. 입장을 허가 받은 신도와 일반인을 구분하기 위하여 쳐 놓은 높이 90센티미터 가량의 하얀 플라스틱 차단벽이다.

 

그런데 차단벽이 인도와 차도 경계에 설치 된 것이 아니었다. 신도들을 위하여 인도의 대부분이 신도영역에 포함 된 것이다. 그러다 보니 일반사람들의 통로는 한 두 사람 다니기도 힘들 정도이었다. 건물과 차단벽 사이가 불과 1-2미터에 불과 한 것이다. 차도와 인도 대부분이 신도영역으로 확보 되었기 때문이다.

 

천주교시복식날 천주교 신도 17만명이 참가하였다고 하였다. 사진으로 보면 광화문에서 서울광장에 이르기까지 신도영역으로 확보된 차도와 인도에 앉아 있는 숫자를 말한다. 그런데 일반참가는 한 두명 간신히 지나갈 정도로 협소하였다. 그에 따라 일반참가자의 숫자는 얼마 되지 않았다. 그런데 방송과 신문마다 100만명 모였다고 한다.

 

하지만 아무리 계산해 보아도 100만이 나오지 않았다. 일반관람객이 안쪽의 17만 신도보다 절대로 더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반 관람객은 절대로 17만을 없다고 확신 하였다. 이런 예상은 적중하였다. 경찰의 발표에 따르면 이날 시복식에 참가한 신도와 일반인들의 숫자는 175천명에 지나지 않았다. 이에 대하여 천주교시복식날 광화문광장 100만명인가 17만명인가?(2014-08-18)’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린 바 있다.

 

천주교시복식날 방송과 매스컴에서는 100만명이라 하였다. 그런 매스컴 중에 조선일보도 포함된다. 조선일보에서는 다음과 같이 발표 하였다.

 

 

16일 오전 프란치스코 교황이 집전한 시복 미사가 열린 광화문 일대에는 100만명이 넘는 인파가 몰려들었다. 공식 초청을 받은 신자 17만명 외에도 먼발치에서라도 교황을 보려는 수십만의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룬 것이다. 이는 50만명이 운집한 2002년 월드컵 응원 때의 갑절이 모인 역대 최고 기록이다

(조선일보 2014.08.16 14:40)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시복식미사 당시 100만명이 넘는 인파가 몰려들었다고 하였다. 만일 백만명이 모였다면 일반관람자는 천주교 신자 17만을 제외하고 83만명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날 직접 가서 본 것은 일반참가자는 신도 17만명의 십분의 일도 되지 않았다. 이런 무책임한 방송을 내 보내는 곳이 신문과 방송이다.

 

일반인유가족들은 왜?

 

세월호희생자 중에는 일반인도 있다. 그런데 보도에 따르면 일반인희생자 유가족들이 여야가 합의한 세월호특별법에 대하여 지지한다고 선언 하였다. 이에 세월호학생유가족들은 여당의 이간질때문에 발생한 것이라 하였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일반인유가족들의 견해를 존중한다고 하였다. 그렇다면 일반인유가족들은 왜 이시점에서 지지 선언을 하였을까?

 

세월호일반유가족들의 행태를 보면서 참으로 이해 하지 못하였다. 학생유가족들은 청와대 앞에서 5일 째 노숙을 하며 농성을 하고 목숨을 건 단식을 하고 있는데, 일반유가족들은 이전의 여야합의안을 덜컥수용하고 만 것이다. 왜 그랬을까? 여당의 이간질 때문일까? 하지만 이런 의문은 곧 풀렸다. 그것은 한줄의 댓글을 보고 나서이다.

 

좀처럼 댓글을 보지 않는다. 보면 볼수록 불선심만 자극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세월호사건이 왜곡 되는 것을 보면서 댓글도 유심히 살펴 보게 되었다. 그런 댓글 중에 일반인유가족들의 이해 못할 결정에 대하여 알 수 있었다. 이렇게 본다면 비록 짤막한 댓글이지만 핵심을 말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것은 죽음도 죽음나름이라는 것이다.

 

일반인유가족의 경우 희생자가 대부분 부모형제들이다. 그러나 학생유가족의 경우 희생자가 자식들이다. 이는 부모가 죽은 것과 자식이 죽은 것의 차이이다. 이런 차이는 하늘과 땅만큼이나 벌어진다.

 

“아버지를 죽인 원수는 잊어도 빌려 준 돈은 잊지 않는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에 이런 말이 있다. “아버지를 죽인 원수를 잊을 수 있어도 빌려 준 돈은 잊지 않는다라는 말이다. 아버지를 죽인 철천지 원수를 금방이라도 죽일 듯한 기세를 갖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누그러 진다는 것이다. 그러다 세월이 흐르면 아버지를 죽인 원수도 이미 지나간 일이 되어 버릴 것이다.

 

그러나 내 돈을 떼어 먹고 도망간 자는 절대로 잊을 수 없다. 설령 그 돈이 매우 작은 액수라도 끝까지 기억한다. 만원을 친구에게 빌려 주었는데, 그 금액이 너무 작아 상대방은 잊어 버렸을지 모른다. 그러나 빌려 준 나는 왜 안갚지?”라는 의문과 함께 서운해 한다. 그런 감정은 죽을 때 까지 지속될지 모른다. 이는 무엇을 말하는가? 대부분 사람들이 이해관계에 매우 민감하다는 것이다. 그런 이해관계는 부모를 죽인 원수보다 더 한 것이다.

 

부모가 죽으면 산에 묻고 자식이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

 

부모가 죽으면 산에 묻고, 자식이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는 말이 있다. 옛날 조선시대에서는 부모가 죽으면 3년상을 치루었다. 자식된 도리를 다하기 위한 기간을 3년으로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요즘 3년상을 치루는 집은 거의 없다. 부모가 돌아 가시면 3일장을 치루고 49재를 올리거나 기일에 제사를 지내는 것이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복과 수명대로 살다 죽었거나 사고사로 죽은 경우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러나 자식이 죽은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

 

자식이 죽는 순간 부모도 함께 죽는다

 

태어나는 것은 순서가 있지만 죽는 것은 순서가 없다고 하였다. 그래서 자식이 부모 보다 먼저 죽을 수 있다. 그럴 경우  부모는 자식을 가슴에 묻는다. 부모를 산에 묻고 시간이 지나면 잊혀 진다고 하지만 가슴에 묻은 자식은 절대로 죽는 그 순간 까지 잊혀 지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자식이 죽는 순간 부모도 함께 죽는다고 한다.

 

그런데 자식의 죽음이 억울하게 죽었다면 이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 아마도 왜 죽었는지 알고 싶어할 것이다. 바로 이것이 세월호학생유가족들의 마음이다. 그래서 청와대앞에서 5일간 노숙을 하며 대통령면담을 요청하고 유민아빠는 40일 이상 목숨을 건 단식을 이어 가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를 백안시 하여 나쁜 사람, 파렴치한 사람으로 몰고 가고자 한다. 그래서 유민아빠 김영오를 마라(악마)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가난하고 힘없는 자를 악마로 만드는 악마의 편집

 

가난하고 힘없는 자들의 삶은 고단하다. 더구나 자식을 가슴에 묻은 부모의 삶은 더욱 더 고단하다. 자식이 죽는 순간 부모도 죽는다고 하는데 오로지 기득권자의 입장에서 이혼남이라 하여, 금속노조원이라 하여, 전라도출신이라 하여 네티즌들이 차마 입에 담지 못활 막말을 쏟아 낸다면 욕먹은 자를 욕하고, 매맞은 자를 때리는 가학행위에 해당된다. 더구나 여기에 보수신문을 기반으로 하는 종편에서는 유민아빠 김영오를 마라(악마)로 만드는 악마의 편집까지 하고 있다.

 

 

 

2014-08-27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