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광화문광장에서 본 사람들

담마다사 이병욱 2014. 8. 31. 10:58

 

광화문광장에서 본 사람들

 

 

 

세상의 흐름대로 살면 편하다. 마치 커다란 물줄기에 휩쓸려 가듯이 사람들이 하는 방식대로 살아 가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주변에는 세상의 흐름에 저항하는 사람도 있다. 세상의 흐름과는 반대로 살아 가는 사람들을 말한다.

 

세상의 흐름과 반대로 살면 고통이 따른다. 불편과 불이익을 감수 해야 한다. 때로 고통스러울 수 있고 심지어 눈물을 흘릴 수 있다. 그럼에도 세상의 흐름에 역류하여 사는 사람들이 있다. 광화문에서 본 사람들이다.

 

광화문광장이 아니라 세월호광장

 

토요일 광화문광장에 나가 보았다. 공식으로 광화문광장이라 하지만 이곳에서 세상의 흐름에 저항하고 있는 사람들은 세월호광장이라 한다. 가장 먼저 발길이 닿는 곳이 이순신장군 동상 아래에 있는 천막촌이다.

 

 

 

 

천막촌에는 지금도 단식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유민아빠가 40여일 동안 목숨을 건 단식을 하다 미래를 위하여 단식중단을 선언하였지만 여전히 이곳 광화문광장에는 시민들의 단식이 여전히 계속 되고 있다. 유민아빠가 40일 동안 단식하였던 천막앞에는 작은 꽃단이 마련 되어 있다.

 

 

 

 

 

 

영화인들의 릴레이단식

 

각계각층의 수많은 사람들이 자발적인 단식을 하고 있지만 그 중에 사람들의 눈길을 가장 많이 끄는 곳이 있다. 영화인들의 단식텐트이다.

 

 

 

 

영화인들의 단식은 릴레이로 이어 가고 있다. 그 동안 거쳐간 사람들에 대하여 사진으로 전시해 놓았는데 대중들이 잘 아는 배우나 영화감독의 얼굴도 보인다.

 

 

 

 

 

 

 

 

 

 

 

 

단식을 하기 위해서는

 

단식을 하려면 접수를 해야 한다. 접수를 하면 커다란 글씨의 목걸이 종이를 나누어 준다. 목걸이 종이에는 커다란 글씨로 단식 일차가 적혀 있다. 어떤 이들은 이 목걸이를 차고 이곳 저것 돌아다니기도 한다.

 

접수처 한켠에는 단식에 필요한 물품들이 있다. 깔판과 생수가 눈에 띈다. 당연히 먹거리는 일체 보이지 않는다. 뉴스에 따르면 이곳 광화문 국민단식장에서는 원칙적으로 3일 이상 단식이 허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세상의 흐름과는 반대로

 

스스로 곡기를 끊고 오로지 물로만 버틴다. 아무것도 먹지 않는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단식이 가장 강력한 항의수단이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 생각하면 세상의 흐름과는 반대로 가는 것이다. 세상사람들은 마치 먹기 위해서 사는 것처럼 맛을 찾아 맛집을 순례하는 듯 하지만, 곡기를 끊는 다는 것은 세상의 흐름에 저항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종교인 천막에는

 

광화문에 모인 사람들은 사실상 세상의 흐름에 저항하는 사람들이라 볼 수 있다. 그래서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자발적으로 곡기를 끊고 스스로 고행을 하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 중에는 종교인들도 있다.

 

 

 

 

 

 

종교인 천막은 이순신장군을 바라보고 왼편 윗쪽에 있다. 천막안에는 기독교 천주교 불교 종교인 단식장이라는 문구가 써 있다. 이날 오후에 본 사람들을 보니 사제복장을 한 신부도 있고, 원불교 정녀들도 보인다. 일반복장을 한 사람들은 목사일 것이다.

 

그런데 특이한 점은 종교인들이 한천막 안에서 함께 단식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종교별 천막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한 곳에서 함께 기거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불교는 보이지 않는다. 머리를 삭발하고 회색승복을 특징으로 하는 스님들 모습은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다. 그래서일까 천막안의 문구 순서가 기독교-천주교-불교라고 되어 있나 보다.

 

언제나 당당한 이순신장군상

 

광화문광장은 서울의 상징과도 같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상징과도 같다. 오백년간 조선왕조의 왕도이었고 현재는 대한민국의 수도인 서울에서 심장부에 해당되는 곳이 광화문광장이기 때문이다. 그곳에 언제나 당당한 자세의 이순신 장군이 서 있다. 동상 뒤로는 광화문이 그 뒤에는 청기와지붕의 청와대가 그 뒤에는 북악산이 솟아 있고, 북악산 뒤에는 삼각산이 아스라히 보인다.

 

 

 

 

 

 

모델이 된 사람

 

구국의 상징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는 원님복장을 한 사람이 서 있다. 세월호 피켓 옆에서 서 있는 모습이 당당하다. 그래서일까 이곳을 찾는 시민들의 사진모델이 되기도 한다.

 

 

 

 

 

슥슥 그려도 금방 형태가

 

이순신장군 동상을 지나 세종대왕동상방향으로 가 보았다. 가는 도중에 그림을 그리는 사람을 보았다. 광화문광장이 온통 세월호와 관련 되어 있다 보니 이곳 역시 세월호관련 퍼포먼스가 열리고 있다. 화가가 세월호 참상을 알리는 걸게그림을 그리고 있는데 거침없이 슥슥 그려도 금방 형태가 나타난다.

 

 

 

 

 

 

 

 

 

 

 

 

 

아빠 앞이 자꾸 앞이 캄캄해요” “엄마 추워요~ 누가 우릴 이렇게 했나요?”

 

그림을 보면 세월호에서 아이들이 죽어 가는 모습을 그림과 문자로 표현 한 것이다. 문구 중에는 아빠 앞이 자꾸 앞이 캄캄해요” “엄마 추워요~ 누가 우릴 이렇게 했나요?” 등의 문구가 보인다.

 

 

 

 

 

 

 

 

 

 

 

 

 

사람들은 참상이 일어나면 그때 관심을 보일 뿐 시간이 지나면 쉽게 잊어 버린다. 자신의 일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만일 지구 반대편에서 이런 일이 일어 났다면 더 쉽게 잊어 버릴 것이다. 그럼에도 이를 환기 시키고 알리려고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래서이다. 똑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이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면 잊어 버린다. 심지어 어떤 이들은 사실을 왜곡하고 악담을 한다. 만일 이렇게 잊혀지고 내버려 둔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 다음 차례는 우리자신과 우리의 아이들이 될지 모른다.

 

 

 

 

 

 

 

 

 

 

 

 

세월호특별법제정 집회가 열리고

 

몇 년전 새롭게 조성된 광화문광장에는 두 개의 동상이 있다. 하나는 이순신장군상이고 또 하나는 세종대왕상이다. 이날 세종대왕상 앞에서는 집회가 있었다. 늘 그렇듯이 토요일만 되면 으레 열리는 세월호특별법제정 집회이다.

 

 

 

 

 

 

 

 

 

 

 

 

 

 

이날 집회에서 정치인들은 보이지 않는다. 대게 앞줄에 앉는 것이 보통이지만 아마 면목이 없어서일 것이다. 그대신 늘 그렇듯이 유가족들이 앞에 앉아 있다.

 

 

 

 

 

 

세월호 사건이 일어난지 4개월이 넘었다. 4 16일 사고가 난 이후 나라는 충격에 빠졌다. 그 충격파가 얼마나 컸던지 순례법회 기간 중에 깊은 산중에 있는 법당에도 추모관련 현수막이 붙어 있었다. 그리고 법회를 보기 전에 먼저 묵념을 올리곤 하였다. 이런 현상은 불교뿐만 아니라 다른 종교도 마찬가지 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각종 행사를 하는데 있어서 식순에 추도묵념을 하였을 것이라 본다. 이런 것으로 본다면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사건임에 틀림 없다. 그럼에도 4개월이 지난 현재 아직까지 원인이 밝혀 지지 않고 있다.

 

공권력을 동원하여

 

특별법제정 당위성은 있다. 그럼에도 이렇게 지연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밝혀지면 안되는 것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일까 기득권자들은 유족들이 바라는 특별법제정에 결사적 저항을 하고 있다. 그리고 공권력을 동원하여 철저하게 차단하고 있다.

 

 

 

 

 

집회가 열리고 있는 세종대왕상 주변에는 경찰들이 둘러 싸고 있다. 경찰버스를 이용한 차벽으로 차단하고 수천명의 경찰병력을 동원하여 완전히 포위하고 있다. 집회 참가자 보다는 배 이상 많은 병력이 자 형태로 포위하고 있다 보니 꼼짝 없이 독에 갇힌 쥐의 신세가 된 것이다.

 

이에 이날 집회에서 사회를 본 여성은 우리들은 경찰들과 싸우지 않습니다라고 말하면서 경찰들에게 길을 터 줄 것을 요청하였다. 그리고 저기 청와대에 스스로 대통령이라고 하는 사람을 반드시 만나러 가야 합니다라고 말하였다.

 

공권력은 합법적 폭력이다

 

이날 경찰병력은 주변을 완전히 포위하고 길을 터 주지 않았다. 그리고 새까많게많은 수의 병력을 동원하여 이중삼중으로 포위하고 있어서 심리적으로 부담을 주었다. 그래서 마치 움직이지 말고 그대로 있어라라고 말하는 듯 하다.

 

공권력(公權力)국가나 공공 단체가 국민에 대하여 명령하거나 강제하는 권력을 말한다. 이렇게 강제한다는 것은 무엇을 말할까? 그것은 다름 아닌 폭력을 말한다. 힘을 동원하여 제압하는 것 자체가 폭력이기 때문에 공권력을 동원한다는 것 자체가 일종의 폭력이라는 것이다.

 

공권력이 일종의 폭력이라면 공권력이 있게 한 국가 역시 일종의 폭력이라 볼 수 있다. 이는 유시민님의 강연에서 확인 할 수 있다. 조계종불학연구소 초청으로 스님들을 대상으로 강연한 유시민님은 다음과 같이 국가가 왜 폭력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하여 말하였다.

 

 

국가를 개념적으로 정의하면 합법적이고 정당하다고 널리 인정되는 폭력, 또는 물리적 강제력을 행사하는 유일한 인간공동체입니다.

 

(유시민 특강 '한국사회의 현실과 국가의 역할' 전체보기, 오마이tv,  2014-08-22)

 

 

인간은 산악회, 동창회, 기업, 각정 사회단체 등과 같은 수 많은 공동체를 만든다. 그러나 물리적 강제력이니 폭력을 합법적으로 행사 하게 할 수 있는 공동체는 오로지 국가 밖에 없다는 것이다. 국가가 폭력을 가지고 일하는 곳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국가는 폭력이다라고 말하면 곤란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국가라는 조직은 합법적은 폭력을 행사 할 수 있도록 인간들이 만들어 놓은 것이다. 이런 국가체제 하에서 정부가 성립된다. 투표에 따라 정권을 잡으면 국가의 이념과 정체성을 계승하는 것이다. 그런 정부 역시 합법적으로 폭력을 행사 할 수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공권력이라는 이름의 폭력이다. 이렇게 본다면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위하여 대통령과 면담을 요구하며 길을 터 달라고 하였을 때 이를 막는다면 이는 공권력에 따른 합법적인 폭력을 행사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가로로 긴 대형 걸게 그림

 

다시 이순신 장군 동상 앞으로 되돌아 왔다. 천막 앞에서 어느 화가가 가로로 긴 대형 걸게 그림을 그리고 있다. 아마도 세월호참사로 수백명이 죽은 학생들의 얼굴을 담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가로로 긴 그림에는 각기 다른 학생들의 얼굴이 그려져 있다. 대부분 표정이 밝다. 웃는 아이들이 대부분이다. 모두 꿈이 있어서 싶었던 것도 많았을 것이다. 혹시 모르지 않는가 그 중에는 이나라를 이끌어 갈 지도자도 있었을지.

 

화가와 아이들의 공동작업인가?

 

걸게 그림은 화가만 그리는 것이 아니다. 아이들도 붓을 들고 색을 칠하고 있다. 화가와 아이들의 공동작업처럼 보인다.

 

 

 

 

 

 

 

 

 

 

 

 

 

 

 

 

 

 

왜 이렇게 수녀들이 많을까?

 

광화문광장에는 수 많은 사람들이 찾아 온다. 주로 세월호와 관련하여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이다. 그 중에 유독 눈에 띄는 사람들이 있다. 수녀들이다. 수녀복장을 하였기 때문에 한눈에 구별이 된다.

 

 

 

 

이곳 저곳에 수녀들이 걸어다니고 집회에서도 앉아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런 수녀들의 모습은 이번만이 아니다. 몇 차례 문화제에 참여 하였을 때도 보았기 때문이다.

 

 

 

2014년 7월 24일(세월호 참사 100일) 서울광장

 

 

 

 

 

 

2014년 8월 15일 을지로

 

 

 

이처럼 세월호와 관련된 문화제나 집회가 열릴 때면 항상 볼 수 있는 사람들이 수녀들이다. 일반사람들과 섞여서 거리행진을 하기도 하고 구호를 외치고 피켓팅을 한다.

 

광화문광장에는 천주교만 있는 듯

 

이날 저녁이 되자 광화문광장에서는 천주교 야외미사가 열렸다. 세종대왕상 앞 집회가 열렸던 그 자리이다. 수백명의 천주교신자들이 참여 하였는데 그중에는 미사보를 쓴 여자신도도 보인다. 수녀들도 가운데 앉아 있다.

 

 

 

 

 

 

 

 

 

 

 

사회를 보는 신부가 미사를 주도한다. 그리고 기타를 든 사람이 나와 신도들과 함께 노래를 부른다. 그러자 사제복을 입은 십수명의 신부들이 입장한다. 이 부분에 대하여 동영상으로 담았다.

 

 

 

 

 

 

 

 

이날 야외 미사에서 십수명의 사제와 수십명의 수녀, 수백명의 천주교신도들이 참여 하였다. 이를 지켜 보는 일반사람들도 수백명이 되었다. 그런데 이런 야외미사가 매일 열린다는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불교, 개신교, 천주교 이렇게 세 메인 종교 중에 광화문광장에는 오로지 천주교만 있는 것 같아 보인다.

 

한국불교는 어디에 있는가?

 

광화문광장에 불교가 보이지 않는다. 일반인들과 확연하게 구별되는 스님들의 모습이 일체 보이지 않는 것이다. 대신 사제복을 입은 신부나 수녀복을 수녀들의 모습을 이곳 저곳에서 볼 수 있다.

 

한국불교는 대승불교를 표방하고 있다. 나홀로 수레를 타고 가는 것이 아니라 커다란 수레를 이용하여 모두 태우고 가자는 것이 대승불교이다. 그럼에도 광화문 광장에는 불교가 보이지 않는다. 그 많은 스님들은 어디에 있는가? 깊은 산중에서 바람소리, 물소리, 새소리와 함께 은둔하고 있어서일까? 아니면 기득권자들이 늘 말하듯이 움직이지 말라” “가만 있으라라는 말때문인가? 대승불교를 표방하며 중생들의 아픔과 함께 한다는 한국불교는 어디에 있는가?

 

 

 

 

 

 

2014-08-31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