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저 달을 보면 무엇이 생각나나요?” 신성한 보름날 밤에

담마다사 이병욱 2014. 9. 8. 22:20

 

 

 

저 달을 보면 무엇이 생각나나요?” 신성한 보름날 밤에

 

 

 

둥그런 달을 볼 때

 

쟁반같이 둥근 달이다. 8월 대보름에 뜨는 달을 수퍼문(Superm Moon)’이라 하는데 1월달의 보름달과 비교하면 상당한 차이가 난다. 그야말로 쟁반처럼 큰 달이다. 사람들은 이렇게 커다란 달을 바라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

 

 

Superm Moon

 

 

저 달을 바라 보면 사람들마다 여러 생각이 들 것이다. 각자 처한 입장에서 따라느낌이 다르기 때문이다. 지금 행복한 자라면 저 달을 바라 보았을 때 풍요로움을 느낄 것이다. 그러나 지금 불행한 자라면 저 달을 바라 보았을 때 슬픈기억이 떠 오를지 모른다.

 

보름달과 관련하여 매우 인상 깊은 대화 장면을 드라마에서 보았다. 자수성가한 남자가 새로 인연을 맺을 여자와 달을 보면서 대화를 하고 있다. 여자가 남자에게 달을 가리키며 저 달을 보면 무엇이 생각이 나나요?”라고 물어 본다. 그러자 남자는 동그란 빵이 생각나요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남자는 어렸을 때 너무 가난하게 자라서 빵을 원 없이 먹는 것이 소원이었다. 그런데 둥그런 달을 볼 때 마다 쟁반같이 커다란 빵이 떠 오른다는 것이다. 이렇게 보았을 때 달을 보면서 생각하는 바가 사람들마다 모두 다름을 알 수 있다.

 

초기경전에서 달과 관련된 이야기

 

초기경전에는 달과 관련된 이야기가 많다. 특히 보름과 관련된 것이 많다. 그것은 다름 아닌 포살에 대한 것이다. 상윳따니까야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Eka samaya bhagavā sāvatthiya viharati pubbārāme migāramātupāsāde mahatā bhikkhusaghena saddhi pañcamattehi bhikkhusatehi sabbeheva arahantehi. Tena kho pana samayena bhagavā tadahuposathe paṇṇarase pavāraāya bhikkhusagharivuto ajjhokāse nisinno hoti.

 

한때 세존께서 싸밧티의 뿝바라마에 있는 미가라마뚜 강당에 모두가 거룩한 님들인 오백 명의 많은 수행승 무리와 함께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는 보름날인 포살일에 참회의 모임을 위하여 바깥에서 수행승의 무리에 둘러싸여 앉아 계셨다.

 

(Pavāraasutta-참회의 모임에 대한 경, 상윳따니까야 S8.7, 전재성님역)

 

 

포살에 대한 것이다. 보름마다 한 번씩 열리는 것이 포살인데 특히 보름날밤에 대한 것이다.

 

경에서 참회의 모임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pavāraā의 번역어이다. pavāraā‘a ceremony at the rainy retreat’라 영역 되는데 한자어로 자자(自恣)라 한다.

 

자자(自恣, pavāraā)란 무엇인가?

 

자자는 안거의 해제일인 보름날에 수행승 전원이 모인 자리에서 그 동안의 지은 죄를 고백하고 참회하며 비판을 구하는 행사를 말한다. 이런 행사에서 부처님은 솔선수범한다. 보름날밤 부처님은 먼저 다음과 같이 말씀 하신다.

 

 

[세존]

"자 수행승들이여, 지금 그대들은 마음 편히 말하라. 그대들이 볼 때 내가 몸이나 말로 행한 것에 무언가 비난해야 할 것이 있는가?"

 

(Pavāraasutta-참회의 모임에 대한 경, 상윳따니까야 S8.7, 전재성님역)

 

 

아라한이며 정등각자이신 부처님이 제자들 앞에서 비난 받을 행위가 있었는지 묻는다. 이와 같은 초기경전의 내용으로 알 수 있는 것은 해제일 수행승이 대중 앞에서 자신이 신체적으로 언어적으로 지은 행위에 있어서 비난 받을 것이 있는지 물어 본다는 것은 잘못을 받아 들일 준비가 되어 있음을 말한다. 그래서 빠라와나(pavāraā)에 대하여 참회의 모임이라 번역하였을 것이다.

 

포살(, uposatha)이란 무엇인가?

 

포살은 보름마다 한번씩 열린다. 그렇다면 불교에서 포살일은 어떤 의미일까? 숫따니빠따 헤마와따의 경에 따르면 오늘은 보름이 되는 포살의 날, 신성한 밤이 가까워 졌다.(paṇṇaraso uposatho (iti sātāgiro yakkho) Divya ratti upaṭṭhitā(stn 153)”라는 표현이 있다. 포살이 열리는 보름날 밤은 신성한(Divya)’ 밤이라는 것이다. 왜 신성한 밤일까?

 

포살이라 번역된 빠알리어가 우뽀사타(uposatha)이다. 이를 한자어로 음역하면 伍波한다. 일반적으로 포살()이라 한다. 그런 포살은 다음과 같이 설명된다.

 

 

포살의 날 : 불경에 나타난 고대인도의 역법에 따르면, 인도의 일 년은 삼계절 -겨울, 여름, 우기-로 나뉘며, 각계절은 4개월씩 계속된다. 4개월은 8개의 보름기간으로 나뉘고 세 번째와 일곱 번째는 14일로 구성되고 나머지는 15일로 구성된다.

 

보름달이거나 신월이거나 반달의 날이 특별히 길조인 것으로 여겨진다. 불교에서는 이런날에 포살을 행한다. 보름날과 신월에는 수행승들이 계본(戒本)을 외우고 일반 신도들은 설법을 듣거나 수행을 하기 위해 승원을 방문한다.

 

(숫따니빠따 456번 각주)

 

 

포살은 보름에 한번 열림을 알 수 있다. 그래서 포살일이 되면 수행승들이 모여서 계본을 외우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렇게 본다면 수행승들은 매 보름 마다 모여 함께 외워야 한다. 이는 계행의 준수를 위하여 자신을 점검하는 시간이라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포살일의 절정은 안거가 끝나는 날 보름날 밤에 모여 자신의 허물에 대하여 고백할 수 있는 빠라와나(자자)가 될 것이다.

 

신성한 보름날 밤에

 

보름날 밤에 부처님과 제자들이 모여 계본을 외우고 자신의 잘못을 고백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다름 아닌 청정한 삶을 살기 위해서이다. 이렇게 달빛 아래 청정한 수행승들이 수백명 모였을 때 그 분위기는 어떤 것일까? 이에 대하여 상윳따니까야 참회의 모임에 대한 경(S8.7)’에서 방기사존자는 다음과 같이 찬탄하였다.

 

 

[방기싸]

오늘 보름밤에 청정을 위해

오백명의 수행승들이 모였네.

결박과 속박을 끊고서 동요하지 않고

다시 태어나지 않는 선인들.

 

마치 전륜성왕이

대신들에게 둘러싸여

바다로 이어진

대륙을 둘러보는 것처럼.

 

전쟁에서의 승리자

카라반의 지도자, 위없는 님에게

세 가지 명지를 지니고

죽음을 극복한 제자들이 예배하네.

 

모두가 세존의 아들이며

거기에 쭉정이는 없네.

나는 태양의 후예로서

갈애의 화살을 부수어 버린 님에게 예배를 드리네."

 

(Pavāraasutta-참회의 모임에 대한 경, 상윳따니까야 S8.7, 전재성님역)

 

 

신성한 보름날 밤에 오백명의 아라한 들에게 부처님은 아무런 비난을 할 것이 없다고 하였다. 이에 대하여 방기사가 부처님을 향하여 저에게 생각이 떠오릅니다라고 말하면서 감흥으로 게송을 읊은 것이다.

 

태양과 달로 상징된 부처님

 

보름달을 바라 볼 때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어떤 이는 꽉 찬 보름달을 보면서 마음 또한 꽉 찬 충만감을 느낄지 모른다. 반면 어떤 이는 배고픈 시절을 생각하면서 마치 커다란 빵을 연상할 지 모른다. 또 어떤 이는 보름달을 바라 보면서 소원을 빌지 모른다. 이렇게 사람마다 보름달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자들에게 있어서 보름달의 의미는 무엇일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용어가 포살(uposatha)과 자자(pavāraā)일 것이다. 그런데 만월은 부처님의 상징으로도 표현 된다는 사실이다. 이는 제석천이 부처님에게 "보름달 밤에 떠오르는 달처럼 그대의 마음은 완전히 해탈되었으니, 일어서소서 영웅이시여, 전쟁의 승리자여, 세상을 거니소서, 짐을 놓아버린 님이여, 허물이 없는 님이여.(S11.17”라고 말한 것에서 알 수 있다. 이때 달은 해탈의 상징으로 표현 되었다.

 

부처님을 상징하는 용어는 여럿 있다. 그 중에 해와 달을 부처님으로 표현한 경우도 있다. 다음과 같은 내용이다.

 

 

Ajito addasa samabuddha satarasiva- bhānuma,
Canda
yathā paaarase paripuri upāgata.

 

빛을 비추는 태양 같은,

가득 찬 보름달과 같은,

올바로 원만히 깨달은 님을 아지따는 보았다. (stn1016)

 

 

부처님에 대하여 빛을 비추는 태양과 가득찬 보름달로 묘사 하였다. 여기서 bhānuma‘Luminous, brilliant’의 뜻으로 태양을 뜻한다. Candathe moon 의 뜻으로 달을 뜻한다.

 

태양은 스스로 빛을 내지만 달은 빛을 내지 못한다. 달은 태양빛을 반사하여 빛나게 보일 뿐이다. 그런데 태양과 달은 겉보기에는 크기가 비슷해 보인다. 그래서 인간의 심리 속에서는 달은 태양과 동등한 상징적 무게를 지닌다. 이는 어둠과 밤을 주재하는 존재로 예로부터 인식되어 왔다.

 

경에서도 빛을 비추는 태양은 낮에 대한 상징이고, 태양빛을 반사하여 밤에 비치는 꽉 찬 만월은 밤에 대한 상징이다. 그래서 부처님에 대하여 태양과 달로 상징한 것이다.

 

 

 

2014-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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