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마의 거울

사람이 먼저인가 국가가 먼저인가? 국가발생 기원과 국가범죄

담마다사 이병욱 2014. 9. 4. 16:01

 

 

사람이 먼저인가 국가가 먼저인가? 국가발생 기원과 국가범죄

 

 

 

굶주린 치타가 사냥할 때

 

자연다큐 프로를 보면 종종 육식동물이 초식동물을 사냥하는 장면을 보여 준다. 특히 치타에 대한 것이 많다.

 

굶주린 치타는 사냥감을 물색한다. 드넓은 초원에는 누우, 가젤영양 등 초식동물들로 가득하다. 사실상 모두 먹잇감이라 볼 수 있다. 그러나 하나의 먹이를 위하여 최선을 다한다. 우선 듬성듬성 나 있는 나무 위에 올라가 살펴 본다. 초식동물 중에서도 약하게 보이는 것이나 어린 것이 대상이 된다.

 

치타는 일단 목표를 정해 놓으면 슬며시 근접하여 기회를 엿보인다. 마침내 사정 거리에 들어 왔을 때 질주가 시작 된다. 이를 눈치챈 초식동물은 필사적으로 달린다. 이에 치타 역시 폭발력 스피드를 발휘하여 쫒아 간다. 치타의 경우 순간속력이 시속 100키로미터라 한다. 이렇게 쫒고 쫒기는 장면을 보여 줄 때 TV에서는 둥둥둥…”북소리와 함께 음향효과까지 넣어 준다.

 

 

cheetah

 

 

폭발적인 순간스피드를 가진 치타가 사냥에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놓치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아무리 온순한 초식동물일지라도 자신의 해치려는 포포식자부터 필사적으로 도망가기 때문에 사냥하기기 쉽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여러 번 시도 하여 한번 성공할까 말까 하는 것이 육식동물들의 살아 가는 방식이다.

 

약육강식의 삶의 방식

 

치타, 표범, 호랑이, 사자, 하이에나 등 육식동물은 초식동물을 먹고 살아 간다. 초식동물의 생명을 빼앗아 먹이로 하여 살아 가는 것이다. 반면 초식동물들은 풀을 먹고 살아 간다. 이렇게 육식이냐 초식이냐에 따라 신체적 조건이 달라진다. 육식동물의 경우 강한 송곳니가 있어서 한번 물면 숨통을 끊어 놓을 정도로 강력하다. 반면 초식동물의 경우 풀을 먹기에 좋게 어금니가 잘 발달되어 있다. 그렇다면 사람은 어디에 속하는 것일까?

 

사람은 일반적으로 잡식동물이라 한다. 육식과 채식을 가리지 않고 모두 먹기 때문이다. 이렇게 본다면 사람은 육식동물과 채식동물의 요소를 모두 가지고 있다. 그런데 때에 따라 육식동물처럼 보이는 때도 있다는 것이다.

 

사람이 사는 곳에 힘의 논리가 작용된다. 어느 조직이나 단체 이든지 상하위계질서가 성립 되어 있어서 명령에 따라야 하는 곳이 이를 잘 말해 준다. 그 조직이나 단체가 크거나 작거나 관계 없이 힘을 행사 하는 자가 있고 힘에 굴복하여 지배 받는 자가 있다. 이렇게 지배하는 자와 지배 받는 자가 있을 때 마치 육식동물과 초식동물의 차이를 보는 듯 하다.

 

사람 사는 곳에서도 약육강식의 논리가 적용된다. 생존경쟁 그 자체가 사실상 초원에서 죽고 죽이는 약육강식의 삶의 방식과 전혀 다를 바 없다. 그런데 그런데 때로 강자가 잘 못된 힘을 행사하면 약자를 죽음으로 내 몰기도 한다. 윤일병사건이 대표적이다.

 

조직이 있는 곳에 폭력이

 

윤일병사건이 언급 될 때 항상 이병장이 등장한다. 가해자인 이병장이 구타하여 사망에 이르게 하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해자는 이병장 뿐만 아니라는 것이다. 그 사건에 하사, 상병 등 다수가 합세 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사건은 단순폭행사건으로 묻힐 뻔 하였다. 그러나 이를 지켜 본 동료 김일병이 세상에 공개 하면서 현재 네 명에 대하여 살인혐의를 적용하여 조사하고 있다.

 

윤일병 사건은 군대라는 폐쇄적인 조직에서 발생한 사건이다. 불과 몇 명 되지 않는 조직에서도 상하위계질서가 엄격하게 성립되어 일어난 것이다. 그런데 몇 명 되지 않는 곳에서 병장의 권한은 대통령 보다 더 한 것이다. 그래서 병장의 말 한마디가 곧 법이고 정의가 된다.

 

가해자 이병장은 처음부터 악인이 아니었다. 상황이 그를 악마로 만든 것이다. 군대라는 특수한 조직, 그것도 지극히 폐쇄적인 공간에서 지위를 이용하여 군림 한 것이다. 그런 지위가 비록 쥐꼬리만한 권력일지라도 당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는 생명을 위협한다.

 

이병장을 악마로 만든 것은 약육강식의 동물의 세계의 논리에 따른다. 그런데 이런 논리는 도처에 깔려 있다는 사실이다. 가장 작은 단위라 볼 수 있는 가정에가부터 조직화 되어 있는 회사에 이르기 까지 여러 명이 단체로 함께 생활하는 공간에서는 항상 위계질서가 작동하게 되어 있다. 이런 위계질서는 곧 힘으로 나타난다. 이럴 경우 힘은 사실상 법이고 정의나 다름 없다.

 

회사에서 사장은 왕이나 다름 없다. 직원들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사장의 말한마디에 따라 회사의 분위기가 좌우 된다. 회사를 자신의 소유물이나 다름 없게 보기 때문이다외부에 보았을 때 작고 보잘 것 없는 회사일지라도 회사의 사장은 전제군주시대의 왕 못지 않은 권한을 행사 하고 있는 것이다. 회사가 이럴진대 정부조직은 어떠할까?

 

폭력에 내재 되어 있는 악마성

 

오늘날 가장 강력한 권력을 행사 하는 곳은 정부일 것이다. 그것은 공권력이라는 이름 하에 통제하기 때문이다. 갈등이 일어나는 곳에 대화와 타협 보다 경찰병력을 투입하는 것은 힘을 통하여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방식이다. 그렇다면 국가공권력은 모두 정당한 것일까?

 

정치인에서 작가로 변한 유시민님의 동영상 강좌를 보았다. 조계종불학연구소의 초청으로 강연한 유시민님의 강연을 오마이TV’에서 본 것이다. 이 강연에서 유시민님은 국가라는 것은 합법적이고 정당하다고 간주 되는 폭력이다라고 정의 하였다. 이는 무엇을 말하고 함일까? 그것은 폭력에 내재된 악마성을 고발하기 위해서이다.

 

윤일병을 죽음에 내몰게 이병장도 폭력에 내재된 악마성 때문이다. 폭력이 폭력을 불러서 가학하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폭력에 의존하고 폭력을 자주 행사한다는 것은 점차 악마가 되어 가는 것과 같다.  이런 악마성은 이병장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다. 힘을 가지고 있는 모든 것에서도 볼 수 있다. 이렇게 본다면 공권력에도 악마성이 있는 것이다. 비록 공권력이 합법적이고 정당한 폭력을 행사한다고 할지라도 폭력 그 자체는 악마적 요소를 가지고 있다.

 

국가는 어떻게 생겨났을까?

 

폭력 그 자체는 악마적인 것이다. 그렇다고 하여 국가권력은 폭력이므로 국가는 악마라고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왜 그런가? 이는 국가의 성립과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국가는 왜 생겨났을까? 이에 대하여 유시민님의 설명에 따르면 우리들 끼리 서로 해치지 말고 내가 원하는 삶을 평화롭게 살아 가기 위하여 만든 것이 국가입니다라 하였다. 온갖 욕망으로 투영된 삶을 살아 가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자신들을 지켜 줄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 했던 것이다. 예를 들어 열심히 농사 지어 수확을 하여 창고에 쌓아 놓았는데 누군가 강탈해 갔다면 이를 지켜 줄 누군가를 필요 하였을 것이다. 그래서 합법적인 정당한 폭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국가가 생겨 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본다면 국가가 먼저가 아니라 사람이 먼저임을 알 수 있다.

 

마하쌈마따 왕의 출현

 

유시민님의 국가발생원인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 초기경전에서 사성계급의 발생원리와 매우 유사함을 알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오늘날 국가제도의 기원이라 보여 지는 내용이 있다. 디가니까야 아간냐경(D27)’에 있는 마하쌈마따 왕의 출현이 그것이다. 이를 옮겨 보면 다음과 같다.

 

 

Mahāsammatarājā.

"pāpakā vata bho dhammā sattesu pātubhūtā, yatra hi nāma adinnādāna paññāyissati, garahā paññāyissati, musāvādo paññāyissati, daṇḍādāna paññāyissati. Yannūna maya eka satta sammanneyyāma, yo2 no sammā khīyitabba khīyeyya, sammā gaharitabba garaheyya, sammā pabbājetabba pabbājeyya. Maya panassa sālīna bhāga anuppadassāmā"

 

 

(마하쌈마따 왕의 출현)

 

[뭇삶들]

존자들이여, 나쁜 원리가 뭇삶들에게 나타나서, 주지 않는 것을 빼앗는 것이 나타날 것이고, 비난 하는 것이 나타날 것이고, 거짓말이 나타날 것이고, 처벌이 나타날 것입니다. 우리가 꾸짖어야 할 자를 바르게 꾸짖을 수 있고, 비난해야 할 자를 바르게 비난 할 수 있고, 추방해야 할 자를 바르게 추방할 수 있는 한 사람을 선정하면 어떨까? 우리는 그에게 쌀을 몫으로 나누어 줍시다.’

 

(Aggaññasutta -세계의 기원에 대한 경, 디가니까야 D27, 전재성님역)

 

 

경에서 마하삼마따왕(Mahāsammatarājā)의 출현은 사실상 국가의 출현이나 다름 없다. 왕을 하나 선출하여 그에게 치안을 위임하였기 때문이다. 애써 농사를 지어 놓았는데 누군가 이를 빼앗아가 버린 다면 처벌이 필요 하였을 것이다. 또 거짓말하는 나타나서 속이고 소유물을 가져갔다면 처벌이 필요 하였을 것이다. 남의 아내를 넘보는 자가 나타났다면 또한 처벌이 필요 하였을 것이다. 이처럼 뭇삶들의 탐욕에 따라 저질러진 범죄행위에 대하여 강력한 제제 수단이 필요 하였던 것이다. 그래서 쌀을 주고 고용한 자가 바로 마하삼마따왕이다.

 

꾸짖어야 할 자를 바르게 꾸짖고

 

경에 따르면 뭇삶들은 왕을 하나 뽑았다. 왕으로 선발된 자는 여러 무리 중에서도 여러모로 뛰어난 자이다. 그래서 경에서는 그들 가운데 더 출중하고 더 보기에 좋고, 더 사랑스럽고, 더 능력이 있는 자(D27)”라 하였다. 이렇게 선발 된 자에게 오계를 어기는 자에 대하여 처벌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 한 것이다. 이에 대하여 경에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 되어 있다.

 

 

ehi bho satta, sammā khīyitabbā khīya, sammā garahitabba garaha, sammā pabbājetabba pabbājehi. Maya pana te sālīna bhāga anuppadassāmā

 

[뭇삶들]

 

존자여, 오시오. 꾸짖어야 할 자를 바르게 꾸짖고, 비난해야 할 자를 바르게 비난하고, 추방해야 할 자를 바르게 추방해 주시오. 우리가 당신에게 쌀을 몫으로 나누어 주겠습니다.’

 

(Aggaññasutta -세계의 기원에 대한 경, 디가니까야 D27, 전재성님역)

 

 

이 대목을 보면 마치 야경단을 조직하는 것처럼 보인다. 산적이 빈번하게 출몰하는 마을에 촌로들이 모여서 힘이 세고 무술도 잘 하는 자를 선발하여 그에게 월급을 주고 고용하는 듯 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어떤 마을에서 훔쳐가고, 거짓말을 하고, 남의 아내를 범하는 등의 오계를 어기는 자가 생겨 났을 때 이를 벌할 수 있는 자가 필요 하였을 것이다. 그래서 선발된 자에게 쌀을 주고 치안을 바로 잡아 줄 것을 요청한 것이다. 오늘날로 말하면 주민투표로 대표를 선발하여 대표에게 질서를 유지할 수 있는 권한을 위임하는 것과 똑 같다. 이렇게 본다면 오늘날 선거제도로 정부를 구성하는 것과  매우 유사함을 알 수 있다.

 

국가를 대리하는 정부

 

오늘날 선거제도에 따라 정부가 구성된다. 그런 정부는 국가를 대리 하는 것이다. 그런 정부는 국민투표에 의하여 성립된다. 그런데 정부가 제대로 역할을 못하였다면 이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 그럴 경우 퇴진해야 할 것이다. 국가를 대리하는 정부가 무능하고 부패하고 더구나 폭력적이라면 국민들의 뜻에 반하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국민들은 정권퇴진운동을 하여 무능하고 부패한 정부를 몰아 낼 수 있다.

 

정부는 국민들로부터 권한을 위임 받았고 국가를 대리한다. 그런 정부가 합법적이고 정당한 폭력이라 일컬어 지는 공권력을 사용하여 국민들을 억압하고 탄압하고 눈물을 흘리게 한다면 이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

 

무수한 국가범죄로 점철된 현대사

 

국가는 원래 좋은 일을 하기 위하여 만들어졌다. 이는 아간냐경(세계의 기원에 대한 경, D27)에서와 같이 주민들이 오계를 어긴 자들을 처벌하기 위하여 권한을 위임한 것에서 알 수 있다. 그러나 위임된 정부의 권한이 오용되고 남용 되기도 한다.

 

주지 않는 것을 빼앗으면 이는 범죄행위에 해당된다. 그래서 처벌을 받는다.  마찬가지로 권한을 위임 받은 정부가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 이를 국가범죄라 한다. 이에 대하여 유시민님의 강연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정부수립 이래 수 많은 국가범죄를 저지른 나라라고 하였다.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일까? 이를 옮겨 보면 다음과 같다.

 

 

다 기억하시겠지만 6.25전쟁 때 보도연맹학살사건, 이런 건 수만명의 무고한 시민들을 구덩이에 몰아 넣고 총살 시켰는데, 이는 국가가 학살한 거거든요. 국민방위군사건 이런 것은 청년들을 징집해 놓고 밥을 안주어 굶겨 죽인 사건이에요. 그리고 조봉암선생 법살, 장준하선생 암살, 최종길교수 고문치사 등등을 비롯해서 정부와 다른 이야기를 한다고 해서 사람들을 잡아다가 고문하고 거꾸로 매달고 두들겨패고 죽이고 갖다버리고 이런 일들이 무수히 많았습니다.

 

(조계종 불학연구소특강, 유시민 특강 '한국사회의 현실과 국가의 역할' 전체보기, 오마이TV 2014-08-22)

 

 

유시민님에 따르면 대표적인 국가범죄가 보도연맹학살사건과 국민방위군사건이라 한다. 이런 범주에 5.18 광주에서 학살 역시 국가범죄의 범주에 들어 간다는 것이다. 이외에 죄 없는 사람을 간첩으로 만들어 조작하는 등 무수한 국가범죄가 벌어 졌다는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우리나라 현대사는 무수한 국가범죄로 점철 되어 있다. 그런데 대부분의 국가들이 다 이렇다는 것이다.

 

이데올로기에 따른 학살

 

몇 년 전 인터넷 신문에서 “15 미만 희생자 21명... 불갑산은 인간 사냥터” 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이는 국가에 의하여 저질러진 대표적인 국가범죄에 해당 된다. 기사에 따르면 그날의 비극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보도 하고 있다.

 

 

"이곳에 애기울음 저곳에 애기울음배고파 울고거기 가 쪼까 있는 동안 참 눈물 바다였어요. 그런데 마지막 보름날 새벽에 그 난리가 나갖고. 한 발도 못가요 시체 때문에. 그냥 계곡에 물이 흐르면 순 피 물만 이렇게 흘러내려가고. '오매 세상에 이러고도 살아야 쓰까.'" - 삼서면 여맹위원장 출신 이근신씨 증언

 

("15 미만 희생자 21명... 불갑산은 인간 사냥터" , 오마이뉴스 2010-01-11)

 

 

당시 이글을 읽고 살생의 범위가 어디까지 인지에 대하여 나름의 생각을 블로그에 학살명령을 내린 지휘관을 신업(身業)으로 보는 이유, ‘불갑산은 인간사냥터’를 보고(2010-01-12)’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린 바 있다.

 

그 때 당시 판단하기로 학살명령을 내린 자도 살인 죄를 지은 것으로 보았다. 이에 대한 근거로서 청정도론을 들었다. 청정도론에 따르면 그 의도가 행위를 성취 하였다면 ‘확정된 업의 길’이 된다라는 구절에 근거 비록 학살에 집접 참여 하지 않고 구두로 지시를 내렸다면 이는 학살한 것이나 다름 없다고 본 것이다.

 

도덕적으로 살인을 저지른 자

 

직접 학살에 참여한 병사는 살인을 하여 살생업을 지었다. 명령을 내린 자는 직접살인을 하지 않았지만 명령이 학살이라는 결과를 가져 왔기 때문에 살인을 한 것이나 다름 없다. 이런 경우 명령을 내려서 상대방으로 하여금 죽일 마음을 일으켰기 때문에 살생업을 지은 것과 같다고 보았다. 따라서 학살과 관련된 모든 사람들은 살인죄를 저질렀다고 보는 것이다. 이런 내용의 글을 쓴 것은 2010년 당시 용산참사가 일어 났기 때문이다.

 

용산참사가 일어 났을 때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이때 작전을 지휘한 사람은 경찰 고위간부이었다. 정부의 최고책임자가 법과 원칙을 강조함에 따라 일선 책임자는 그대로 작전을 펼친 것이다. 그 결과 수 많은 사람들이 생명을 앗아간 끔찍한 사건이 발생된 것이다. 이럴 경우 법과 원칙을 강조하며 살생의 근본적인 원인을 제공한 최고책임자에게 법적인 책임을 물을 수 없을지 몰라도 도덕적인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도덕적으로 이미 살인을 저지른 것으로 보았다.

 

마찬가지로 한국전쟁당시 이데올로기에 따라 수 많은 학살이 벌어졌는데, 학살에 직접적으로 참여한 병사 뿐만 아니라 이를 지시한 지휘관도 학살에 참여한 것이고, 더 올라가서 정부도 학살 책임이 있는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사람의 생명을 죽이는 것은 직접적인 신체적 타격을 가한 병사 뿐만 아니라 이와 관련된 모든 사람들에게 해당됨을 알 수 있다. 이 경우 모두 살인자가 된다.

 

직간접이든 살생한 자의 과보는?

 

학살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은 모두 살인자라 볼 수 있다. 이에 대한 근거가 되는 경을 발견하였다. 그런데 경에 따르면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살생을 한 자의 과보는 매우 냉혹하다. 어떤 끔찍한 내용일까?

 

 

Catūhi bhikkhave dhammehi samannāgato yathābhata nikkhitto eva niraye. Katamehi catūhi?

attanā ca pāātipātī hoti, parañca pāātipāte samādapeti, pāātipāte ca samanuñño hoti, pāātipātassa ca vaṇṇa bhāsati.

Imehi kho bhikkhave catūhi dhammehi samannāgato yathābhata nikkhitto eva niraye.

 

 

[세존]

수행승들이여, 이와 같은 네 가지 성품을 갖추면, 그 성품이 작용하는 대로 지옥으로 던져 진다. 네 가지란 무엇인가? 수행승들이여, 세상에 어떤 사람이 스스로 살아 있는 생명을 죽이고, 남에게도 살아 있는 생명을 죽이도록 교사하고, 살아 있는 생명을 죽이는데 동조하고, 살아 있는 생명을 죽이는데 칭송한다. 수행승들이여, 이와 같은 네 가지 성품을 갖추면, 그 성품이 작용하는 대로 지옥에 간다.”

 

(Pāātipātasutta-살아 있는 생명을 죽이는 자의 경, 앙굿따라니까야 A4.26, 전재성님역)

 

 

경에 따르면 살인을 한 자나 교사한 자나 모두 지옥행이다. 그리고 동조하거나 칭송하는 자들 역시 지옥행이다. 왜 그런가? 부처님은 이 네 가지 성품을 가진 자에 대하여 그 성품이 작용하는 대로 지옥으로 던져 진다(samannāgato yathābhata nikkhitto eva niraye)라 하였기 때문이다.

 

참으로 무서운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직접적인 살인을  한 자 뿐만 아니라 죽이라고 명령한 자 역시 살생업으로 인하여 지옥의 과보를 받을 것이라 한다. 더구나 살생에 동조하고 칭송하는 자 역시 지옥과보를 받을 것이라 하였는데, 이렇게 본다면 직접적인 살인을 한 자나 살인 하도록 명령을 내린 자 모두 지옥과보를 피할 수 없다. 전쟁을 일으킨 자를 전범으로 재판하는 이유가 바로 이와 같은 살인죄를 적용받기 때문이다.

 

열 가지 악행을 표로 만들면

 

앙굿따라 니까야에 따르면 살생업만 지옥과보를 받는 것이 아니다. 모두 열 가지에 악행에 대하여 지옥과보를 받을 것이라 하였기 때문이다. 이를 표로 만들면 다음과 같다.

 

 

 

No

  

   

비 고

1

살아 있는 생명을 죽이는 자

ātipāta

스스로 살아 있는 생명을 죽이고, 남에게도 살아 있는 생명을 죽이도록 교사하고, 살아 있는 생명을 죽이는데 동조하고, 살아 있는 생명을 죽이는데 칭송 하는 자

殺生

2

주지 않는 것을 빼앗는 자

Adinnādāna

스스로 주지 않는 것을 빼앗고, 남에게도 주지 않는 것을 빼앗도록 교사하고, 주지 않는 것을 빼앗는 것에 동조하고, 주지 않는 것을 빼앗는 것을 칭송 하는 자

偸盜

3

잘못을 저지르는 자

Kāmamicchācāra

스스로 사랑을 나눔에 잘못을 저지르고, 남에게도 사랑을 나눔에 잘못을 저지르도록 교사하고, 사랑을 나눔에 잘못을 저지르는데 동조하고, 사랑을 나눔에 잘못을 저지르는 것을 칭송 하는 자

邪淫

4

거짓말을 하는 자

Musāvāda

스스로 거짓말을 하고, 남에게도 거짓말을 하도록 교사하고, 거짓말을 하는데 동조하고, 거짓말을 하는 것을 칭송 하는 자

妄語

5

이간질을 하는 자

Pisuāvācā

스스로 이간질을 하고, 남에게도 이간질을 하도록 교사하고, 이간질을 하는데 동조하고, 이간질을 하는 것을 칭송 하는 자

綺語

6

욕지거리 하는 자

Pharusāvācā

스스로 욕지거리를 하고, 남에게도 욕지거리를 하도록 교사하고, 욕지거리를 하는데 동조하고, 욕지거리를 하는 것을 칭송 하는 자

惡口

7

꾸며대는 말을 하는 자

Samphappalāpa

스스로 꾸며대는 말을 하고, 남에게도 꾸며대는 말을 하도록 교사하고, 꾸며대는 말을 하는데 동조하고, 꾸며대는 말을 하는 것을 칭송 하는 자

兩舌

8

탐욕스러움

Abhijjhālu

스스로 탐욕스럽고, 남에게도 탐욕스럽도록 교사하고, 탐욕스런데 동조하고, 탐욕스런것을 칭송 하는 것

貪愛

9

악의에 찬 마음

Byāpannacitta

스스로 악의에 찬 마음을 가지고, 남에게도 악의에 찬 마음을 갖도록 교사하고, 악의에 찬 마음을 지니는데 동조하고, 악의에 찬 마음을 칭송 하는 것

瞋碍

10

잘못된 견해

Micchādiṭṭhi

스스로 잘못된 견해를가지고, 남에게도 잘못된 견해를갖도록 교사하고, 잘못된 견해를 지니는데 동조하고, 잘못된 견해를 칭송 하는 것

癡暗

출처: 앙굿따라니까야 A4.261-A4.270

 

 

 

표에서 보는 열 가지 사항에 대하여 십악행이라 한다. 반면 십악행을 하지 않는 것에 대하여 십선행이라 한다.

 

십악행에서 왜 음주가 포함 되지 않았을까?

 

열 가지를 보면 오계 중에 네 가지가 포함 되어 있다. 살생, 투도, 사음, 망어이다. 그러나 음주가 포함 되어 있지 않다. 십악행에서 음주가 제외 된 것은 어떤 이유에서일까? 이에 대하여 검색을 해보니 다음과 같은 내용을 발견하였다.

 

 

음주()는 불음주(不飮酒)의 계를 어기는 것을 말한다. 즉 술 마시는 것을 말한다. 음주는 5악 중 나머지 4가지 악인 망어 · 살생 · 투도 · 사음을 범하는 동기가 되므로 5악에 포함시켜 경계하게 한 것이다.

(오계, 위키백과)

 

 

위키백과에 따르면 음주가 십악에서 빠진 이유가 살생, 투도, 사음, 망어를 유발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라 한다. 술을 마시면 거짓말을 하게 되고, 음탕한 마음을 먹게 되고, 도둑질하고 결국 살생으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이는 범망계를 법문한 지관스님의 불교방송 불교강좌시간에 확인 된 것이다.

 

술취한 사람이 닭으로 인하여

 

불교방송 불교강좌시간에 전조계종총무원장을 역임한 바 있는 지관스님은 닭의 비유를 들어 오계가 어떻게 파괴되는 지를 설명하였다.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어떤 사람이 하루는 집에서 술을 마셨는데 닭한마리가 마당에 들어 왔습니다. 술취한 사람은 닭을 보더니 닭고기가 생각났습니다. 그래서 마당에 들어 온 남의 닭을  가져 갔습니다.(偸盜)  그리고 닭을 잡아 먹었습니다(殺生). 조금 있다가 보니 어떤 아낙이 와서지나가는 닭한마리 못 보았습니까?”라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그 사람은 자기가 잡아 먹었으니 못 보았다고 했습니다.(妄語)  그런데 술이 취해서 몽롱한 눈으로 여자를 보니 너무 예쁘게 생겨서 그 여자를 덥쳤습니다.(邪淫).

 

 

술취한 사람은 닭으로 인하여 네 가지 계를 어기게 되었다. 남의 닭에 손에 대어서 투도죄를 지었고, 닭을 죽였기 때문에 살생죄를 지었고, 닭을 본적이 없다고 말하여 망어죄를 지었고, 더구나 아낙을 보고 음심을 품었기 때문에 사음죄를 저지른 것이다. 이렇게 술을 마시게 되면 오계 중에 네 가지를 한꺼번에 저지를 가능성이 있다. 그런 이유로 십악에서 음주가 빠진 것으로 본다.

 

천수경과 차이가 나는 항목

 

표에서 십악을 보면 천수경과 차이가 나는 항목이 있다. 그것은 열 번째의 잘못된 견해에 대한 것이다. 초기경전에서 잘못된 견해는 보시에는 공덕이 없다등의 허무주의 적 견해를 포함하여 육사외도의 견해를 말한다. 이런 잘못된 견해에 집착하면 악처로 이끌기 때문이다. 그런데 천수경에서는 치암중죄금일참회(痴暗重罪今日懺悔) 라 하여 잔지 어리석어 지은 죄업 오늘 모두 참회하옵니다라는 식으로 되어 있다. 그래서 어리석음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초기경전에서는 잘못된 견해가 어리석음이라고 명백히 밝혀져 있다.

 

21세기 문명의 시대라 하지만

 

요즘의 시대를 21세기 문명의 시대라 한다. 그러나 문명이라는 말에 걸맞지 않게 끔찍한 범죄가 매일 수 없이 벌어진다. 주로 살생, 도둑질, 음란행위 등 오계를 어기는 것들이다. 이런 범죄행위는 옛날에도 있었다. 그런데 이런 범죄행위가 21세기를 살아 가는 문명의 시대에도 여전하다는 것은 무엇을 말할까? 그것은 시대가 바뀌었어도 인간의 본성은 변함이 없음을 말한다. 옛날과 마찬가지로 사람들은 여전히 탐욕스럽고 여전히 성내며 살아 가기 때문이다.

 

이렇게 본다면 부처님이 말씀 하신 십악행과 십악행을 하면 지옥에 떨어질 것이라는 가르침은 여전히 유효 한 것이다. 더구나 스스로 행한 자나 교사한 자나 동조한 자나 칭송한 자들도 동급으로 보았다는 사실이다. 이는 무엇을 말할까? 범죄가 일어 났을 때 도덕적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말한다. 비록 직접적으로 범죄에 가담하지 않았지만 교사사고 동조하고 칭송하였다면 양심에 어긋나는 행위를 하였기 때문에 직접 범죄를 저지른 자와 동급으로 본 것이다. 그래서 모조리 지옥에 떨어질 것이라 하였다.

 

세월호사건은 국가범죄

 

그런데 범죄는 개인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국가도 범죄를 저지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예를 현대사에서 수 없이 보아 왔다. 그리고 지금도 볼 수 있다. 세월호사건이 대표적이다.

 

세월호사건은 단순한 교통사고일까 국가범죄일까? 운행중에 사고가 난 것으로 본다면 교통사고라 볼 수 있다. 그러나 수습과정에서 보인 정부의 행태를 본다면 이는 중대한 국가범죄에 해당된다. 무려 400여명이 떼죽음을 당한 것에 대한 정부의 무능이 여지없이 드러난 것이다. 그래서 유가족들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갖는 특별법을 요구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칼자루를 쥐고 있는 정부와 여당에서는 들어 주지 않는다. 오히려 탄압한다. 왜 그럴까? 떳떳하지 않기 때문이다. 만일 수사권을 주었을 때 그 칼 끝이 자신들을 향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갖은 이유를 대며 절대로 들어 줄 수 없다고 한다. 바로 이런 행위가 세월호참사사건에 대하여 국가범죄의 성격으로 보는 것이다. 

 

눈물을 흘리게 만든 자들은

 

사람들은 억울하면 서럽게 울며 눈물을 흘린다. 눈물을 흘리게 하였다는 것은 죄를 지었다는 말과 같다. 그것도 집단으로 울게 만들었을 때 더욱도 클 것이다. 세월호유가족들의 눈에서는 눈물이 마를 날이 없다. 기득권자들은 왜 눈물을 흘리게만 하고 눈물을 닦아 주지 않을까? 분명한 사실은 눈물을 흘리게 만든 자들은 반드시 대가를 받는다는 것이다. 이빨 빠진 호랑이가 되었을 때 울면서 후회 할지 모른다.

 

 

2014-09-04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