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행합일

묵묵히 자신의 할 바를 다 하는 군포교 현장

담마다사 이병욱 2014. 11. 23. 22:18

 

 

묵묵히 자신의 할 바를 다 하는 군포교 현장

 

 

 

군포교 현장을 다녀왔는데

 

일요일 오전 특별한 곳에 다녀 왔다. 군부대 포교현장이다. 문산에 있는 OO사단 포병여단이다. 알고 지내는 법우님의 초청으로 덕암사에서 진행하는 군포교 현장을 다녀 왔다.

 

일요일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 덕암사 일행을 만나기로 한 장소는 문산역이다. 오전 일곱시에도 날씨가 어둑할 정도로 해는 점차 짧아져만 가는 계절이다. 더구나 안개가 자욱하여 앞이 잘 보이지 않는 날씨이다. 그래서 문산역까지 전철로 이동하였다.

 

요즘 수도권 전철은 광역화 되어 있어서 동쪽으로는 강원도 춘천에 이르고, 남쪽으로는 천안까지 갈 수 있다. 북쪽으로는 경원선이 달리는 동두천까지 가능하고, 서북쪽으로는 경의선이 달리는 문산까지 갈 수 있다.

 

경의선은 서울과 신의주까지 달리는 기차길의 이름이다. 그러나 수도권 전철의 종착지는 문산까지이다. 거의 휴전선 가까이에 있어서 더 이상 기차가 갈 수 없는 막다른 곳에 위치해 있는 곳이 문산역이다.

 

문산에 있는 OO사단 포병여단

 

문산역에서 덕암사법우님들을 만났다. 오늘 군부대 법회에서 공연을 할 법우님들이다. 수트라경전콘서트라 하여 군부대 내의 군법당에서 경전낭송회를 하기로 되어 있다. 그런 덕암사는 이제 익숙하다. 약 한달전에 덕암사에서 오세암공연을 보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소감문을 덕암사의 아주 특별한 콘서트 ‘오세암공연’(2014-10-20)’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린 바 있다.

 

문산역에서 아침 8 30분에 만나 부대로 향하였다. 부대는 문산역에서 차로 약 10분 거리에 있는 가까운 곳이다. 10시에 법회겸 공연이 시작 되므로 9시까지는 도착하여 준비해야 된다.

 

부대에 도착 하였다. 어느 부대와 마찬가지로 군부대 특유의 풍경을 목격할 수 있다. 초록을 특징으로 하는 곳이 군대이기 때문에 초록색 일색이다. 그러나 늦가을에 낙엽이 지는 시기이므로 나뭇가지에는 이파리가 별로 남아 있지 않다. 더구나 안개가 끼고 약간 쌀쌀하여 군부대 특유의 긴장감이 없지 않아 있다. 그것은 위병소 정문에 초전박살 초탄명중이라는 커다란 문구가 말해 준다. 특히 초탄명중이라는 말이 눈에 띄는데 이는 이 부대가 포병부대이기 때문이다.

 

단층건물의 평범한 법당

 

법회가 열리는 장소는 부대내에 있는 법당이다. 그렇다고 전통사찰처럼 기와 지붕을 연상하면 오산이다. 단층건물의 평범한 법당이다. 그곳에 장비와 악기를 세팅하기 위하여 공연팀이 들어 갔다.

 

 

 

 

 

대한불교원각사

 

우리나라 군부대에 수 많은 법당이 있다. 아마 대대급 또는 연대급 또는 그 이상의 규모를 가진 부대에 법당이 있다. 그런데 군부대의 법당이름 보면 대게 호국이라는 말이 앞에 붙어 있다. 논산훈련소의 경우 호국연무사라 한다. 그래서 군법당인지 일반법당인지는 이름으로도 파악이 된다. 그러나 이곳 군부대의 법당 명칭은원각사로 되어 있다. 정식명칭은 대한불교원각사이다.

 

 

 

 

 

 

 

절의 이름 앞에 대한불교가 붙어 있다. 대한불교조계종이 아니라 대한불교라는 명칭이 붙어 있다는 것은 조계종소속이 아닐 수 있음을 말하는 것 같다. 조계종단에 속해 있는 법당은 모두 대한불교조계종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아마 군부대의 특수성으로 인하여 조계종의 종단 소속이 아니라 한국불교 전체의 소속이라는 뜻에서 대한불교원각사로 이름 지은 것으로 보인다.

 

법당내부를 보니

 

법당내부로 들어가 보았다. 최대 이백명 가량 수용가능한 크기의 법당이다. 신발을 벗고 올라 가면 세로로 널찍하다. 상단에는 불단이 조성되어 있다. 가장 전형적인 형태의 불단이다. 석가모니부처님을 중앙으로 하여 부처님을 바라 보았을 때 오른쪽이 관세음보살이고, 왼쪽이 지장보살이다. 우리나라 법당에서 볼 수 있는 가장 일반적인 구조이다.

 

 

 

 

 

법당안에는 경전도 있다. 우리나라 어느 법당에서나 볼 수 있는 대승경전위주이다. 불교경전을 요약해 놓은 불교성전이 가장 눈에 띈다. 법회 볼 때 사용되는 법요집도 다수 비치되어 있다. 그런데 손때 묻은 작은 경전도 보인다. 아마 법회할 때 병사들이 사용하는 경전일 것이다.

 

 

 

 

 

 

능숙한 세팅작업

 

법회는 10시에 시작 된다. 이전에 준비를 마쳐야 한다. 공연팀이 장비세팅에 바쁘다. 악보를 보기 위한 받침대가 설치 되고 의자가 준비 되어 있다. 이런 장비는 차에 싣고 다닌다. 여러군데 공연을 많이 다녀서일까 매우 능숙하게 처리 한다.

 

 

 

 

 

 

군종병들이 자리를 정리하고

 

병사들이 도착하기 이전에 모든 준비를 끝내야 한다. 미리 나온 군종병들이 자리를 정리하고 있다. 오늘 참석인원이 120명 가량 된다고 하였다.

 

 

 

 

 

 

맞은편 주방에는

 

법당 맞은 편에는 주방이 있다. 커피등을 타 먹을 수 있도록 간단한 시설이 되어 있다. 그런데 준비물을 보니 햄버거가 보인다. 오늘 법회에 참석하는 병사에게 하나씩 주기 위하여 덕암사에서 준비한 것이라 한다. 햄버거와 콜라캔이 각각 100개 씩 준비 되어 있다.

 

 

 

 

 

 

 

 

 

 

 

 

5개 대대 중에 한 곳만 있는 법당

 

법회준비를 하는 동안 군종병과 부사관등이 보인다. 특히 부대에서 가장 나이가 많아 보이는 원사가 사복차림으로 왔다. 원래 대대장이 참석해야 하나 바쁜 일 때문에 일요임에도 불구하고 원사가 나온 것이다.

 

군종병과 원사에게 이것 저것 물어 보았다. 글을 쓰는데 도움을 받기 위해서이다. 군종병에게 물어 보니 이곳은 포병여단이라 한다. 여단에는 네 개의 대대와 본부대를 합하여 모두 다섯 부대가 있다고 하였다. 이렇게 대대급 부대 다섯 곳에서 절이 있는 곳은 이곳 뿐이라 한다. 그래서 일요일 오전 종교활동 시간이 되면 타 부대에서 이곳으로 병사들이 셔틀버스를 타고 온다고 하였다.

 

부대내에는 군종병들이 한 두명 있어서 약 8명정도가 봉사 하고 있다고 하였다. 각자 맡은 역할이 있지만 일요일 오전에는 군법당에 나와 군종병으로서 봉사 하는 것이다.

 

매주 빠짐없이 열리는 법회

 

그렇다면 법회는 매주 열리는 것일까? 이에 대하여 아직까지 빠짐 없이 매주 법회가 열리고 있다고 하였다. 그렇다고 하여 주석하는 스님이 있는 것은 아니다. 주변의 사찰 여러 곳에서 돌아가며 법회를 보고 있다고 하였다.

 

군종병에 따르면 종종 외부에서 공연팀이 오는 경우도 있다고 하였다. 하지만 공연이 있는 경우는 드믈다고 하였다. 일년에 몇 차례 되지 않는데 이렇게 공연이 있는 경우는 특별한 케이스에 속한다고 하였다. 이번 덕암사수트라명상콘서트팀 역시 특별한 케이스라 한다.

 

다섯 개 대대에 다섯 개의 교회가

 

부대에는 군법당만 있는 것이 아니다. 교회도 있고 성당도 있기 때문이다. 부대에 교회도 있다. 그런데 군종병에 따르면 포병여단 다섯 개 대대에는 모두 다섯 개의 교회가 있다고 하였다.

 

이곳에도 교회가 있다. 그런데 단독 건물이다. 교회를 상징하는 높다란 첨탑이 있고 십가자가 걸려 있다. 크기는 현재의 군법당 규모이다. 그러나 교회는 오래 전부터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불교의 경우 이곳에만 군법당이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불교는 기독교에 비하여 오대일의 열세이다. 이런 현상은 이곳 부대만은 아니다. 전국적으로 비슷한 현상이라 볼 수 있다.

 

그런데 이곳 부대에는 성당이 보이지 않는다. 군종병에 따르면 여단급 부대라 하더라도 성당이 없는 곳이 많다고 한다. 이렇게 본다면 군법당이 적게 나마 있는 것이 다행이라 볼 수 있다.

 

구내무반을 법당으로 개조하여

 

부대에서 가장 나이가 많아 보이는 사복차림의 원사와 대화를 나누었다. 군문에 들어 온지 삼십년이 되었다고 하였다. 어느 회사이든지 나이가 많고 경험 많은 장인이 있으면 든든하듯이, 마찬가지로 군대에서도 현장 경험이 풍부한 부사관이 있으면 든든해 보인다.

 

그래서일까 원사는 일요임에도 법회가 열리는 현장에 나왔다. 바쁜 일정 때문에 참석할 수 없는 대대장을 대신하여 나온 것이다. 그런데 이곳 부대 대대장은 불자라 한다. 그래서일까 이곳 부대가 군법당이 있고 활성화 되어 있는 듯이 보인다.

 

원사에 따르면 현재 군법당 자리는 이전에 내무반 자리이었다고 한다. 내무반이 최신건물을 지어 이전해 감에 따라 이전 내무반 건물을 법당으로 개조 한 것이다. 그래서 지금 같이 이백명 가량 들어 갈 수 있는 넓은 공간이 확보된 것이라 한다. 이전에도 법당이 있긴 있었지만 매우 초라하였다고 한다. 이는 교회와 비교 된다.

 

그럼에도 현재와 같은 여법한 법당을 갖게 된 것은 대대장이 불자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 본다원사에게 음악 씨디를 두 장 주었다. 처음에 한장 주었으나 한장 더 달라고 한다.  대대장이 불자이기 때문에 대대장에게 전달해 주겠다는 것이다. 그 음악씨디는 자비송, 보배경, 자야망갈라가타 등이 실려 있는 불교음악씨디이다. 어디든 방문할 때 준비 하였다가 인연이 되는 사람에게 주고 있다. 이날 군종병들과 사복차림의 부사관들에도 씨디를 주었다.

 

군화를 벗어야 하는 불편함

 

10시가 가까워 오자 병사들이 오기 시작 하였다. 각 부대별로 단체로 입장한 것이다. 멀리 있는 부대의 경우 작은 셔틀 버스를 타고 온다. 그래서 미리 준비된 자리에 앉는다. 그런데 법당의 경우 신발을 벗어야 한다. 그래서 군화를 벗고 군화를 신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이런 점은 타종교 시설과 비교하여 매우 불리한 요소이다.

 

 

 

 

 

 

교회나 성당에서는 신발을 벗지 않는다. 군부대에 있는 교회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그러나 군법당의 경우 벗기에 시간이 걸리는 군화를 벗어야 입장할 수 있다.이는 병사들의 편의 위주로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군화를 신을 때 일일이 군화줄을 작은 구멍에 끼워 넣어야 하고, 군화를 벗을 때도 시간이 걸린다. 그럼에도 군법당에서 반드시 신을 벗어야 한다고 하면 이는 전통사찰의 법당을 그대로 따라 하는 것과 같다. 군대와 같은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 보여진다.

 

 

 

 

 

 

군화를 신고 입장 할 수 있는 호국연무사

 

논산훈련소에 호국연무사가 있다. 훈련병 오천명이 동시입장이 가능한 대규모 법당이다. 이 법당에 대한 불사가 몇 년전에 있었다. 그 때 당시 한국불교의 사활이 걸려 있는 호국연무사와 군심(軍心)잡기(2011-11-09)’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불사동참을 호소 하였다.

 

그런데 호국연무사는 군화를 신고 입장 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는 상식을 깬 것이다. 불교의 법당은 반드시 신발을 벗고 들어 가야 한다는 것이 상식화 되어 있으나 군법당 만큼은 군화를 신은 채 입장이 가능하도록 발상의 전환을 한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군부대 내에 있는 법당은 병사들이 군화를 신고 법회를 볼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2012년 신축완료된 호국연무사 법당 내부

사진 : http://blog.daum.net/bjy3495/291

 

 

 

군포교에 전념하는 비구니스님

 

이날 덕암사 수트라명상콘서트에는 두 분의 스님이 있었다. 한 분은 덕암사 주지스님이고 또 한분은 군포교에 전념하는 스님이다. 두 분 모두 비구니스님이다. 그런데 군포교에 전념하는 스님에 따르면 2주에 한번 군포교 현장에 온다고 하였다. 그래서일까 법회가 원만히 진행 될 수 있도록 병사들에게 자리를 잡아 주고 자리를 정렬하는 등 법회가 원만히 진행 될 수 있도록 도와 준다.

 

 

 

 

 

 

 

 

 

 

 

 

 

병사에게 노랑가사를 입혀주고

 

10시가 되자 병사들이 다 도착하였다. 어림잡아 100명 가량 된다. 덕암사 지선스님이 법회를 주관하였다. 먼저 스님은 병사 중에 한명을 앞으로 나오게 하였다. 그리고 노랑가사를 입혀 주었다. 그 가사는 인도성지순례 당시 불상에 두른 가사라 하였다. 그런 가사를 병사에게 수하게 한 것이다. 그리고서 오늘 부처님이 한 분 탄생하였다고 하였다. 일종의 부처님대역이라 볼 수 있다.

 

법당에 불상이 모셔져 있다. 그런데 이날 법회에서는 또 하나의 부처님이 탄생하였다.  그것은 병사가 대역을 한 부처님이다. 군복에 가사를 수하고 있는 모습이 의젓하다.

 

 

 

 

 

 

빠알리어 예찬문으로 법회를 시작하고

 

덕암사 지선 스님은 팔망미인이다. 법회면 법회, 사회면 사회, 노래면 노래, 기타면 기타 등 못하는 것이 없다. 목소리가 좋아서 일까 법문 듣기에도 부담이 없다. 그런데 스님은 법회의 시작을 놀랍게도 빠알리어 예찬문으로 시작 하였다.

 

 

 

 

 

스님이 빠알리어 예찬문을 낭독하였다. 우리나라 스님들에게서 좀처럼 볼 수 없는 광경이다. 대승불교의 전통과 선종의 맥을 이어 오고 있는 한국불교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 보여 진다.

 

자애문을 낭독하고

 

스님은 이어서 자애문을 낭독하였다. 이는 자애경은 근거로 하여 만든 것이다. 그래서 내가 안락하고 평화롭기를 기원합니다. 내가 안락하고 평화롭기를 기원하는 것처럼 모든 중생들이 안락하고 행복하고 평화롭기를 기원합니다라고 시작 된다.

 

 

 

 

 

스님이 낭송한 자애문은 까라니야멧따경(Sn1.8)’에 실려 있는 것을 근거로 하고 있다. 우리말로 자애경이라 불리는데 핵심구절은 삽베 삿따 바완뚜 수키땃따)sabbe sattā bhavantu sukhitattā)”이다. 이는 모든 뭇삶들이 진실로 행복하기를!”이라고 마치 어머니가 하나뿐인 아들을 목숨 바쳐 구하듯 자애로운 한량없는 마음을 닦는 것을 말한다.

 

저는 지자 선자 지선스님이라고 합니다

 

스님은 만능엔터테이너와 같다. 이번에는 사회자가 되어 오늘 공연하게 될 공연자들을 일일이 병사들에게 소개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스님은 자신의 소개에서 저는 지자 선자 지선스님이라고 합니다라고 하였다.

 

 

 

 

 

 

두 번째 수트라 경전명상콘서트

 

본격적으로 법회가 시작 되었다. 오늘 법회의 주제는 2회 수트라 경전명상콘서트이다. 1회는 덕암사에서 오세암공연 당시 하였으므로 이번이 두 번째 되는 것이다.

 

경전명상콘서트는 덕암사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것이다. 경전을 낭송하고 뒤이어 기타치며 노래를 부르는 것이다. 이때 스님과 신도들이 함께 기타 치며 노래 부른다. 기타 치는 사람들의 모임을 시그마108’이라 한다. 시그마라는 말이 마치 홍대의 락밴드 이름을 연상케 한다. 108은 불교에서 108배 등의 의미로 사용되기 때문에 불교를 상징하는 숫자와 같다. 이렇게 기타모임 시그마108의 멤버들의 본격적인 콘서트가 시작 되었다.

 

 

 

 

 

 

콘서트는 먼저 경전의 문구를 낭송한다. 이날 준비한 것은 부처님의 일대기를 요약한 팔상성도에 대한 것이다. 법당의 벽에서 탱화로 볼 수 있는 부처님의 여덟 가지 특징적인 사건을 말한다. 부처님의 탄생에서부터 열반에 이르기 까지 여덟가지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여덟 번 낭송을 한다. 한번 낭송이 끝 날 때 마다 시그마108 멤버들이 기타 치며 노래를 부르는데 주로 찬불가이다.

 

스님이 작사작곡하고 노래한 팔상성도

 

이날 첫 번째 낭송은 룸비니동산에서 부처님의 탄생에 대한 것이다. 낭송자는 불자들이 잘 알고 있는 부처님의 탄생에 대한 이야기를 낭송하였다. 낭송이 끝나자 스님이 스스로 작사작곡한 노래를 불렀다. 그것은 팔상성도의 노래이다.

 

 

 

 

 

대반열반경낭송과 음성공양

 

팔상성도에 낭송은 모두 여덟 번 낭송된다. 노래도 여덟 번 나온다. 마지막 번 째가 열반장면이다. 문구를 보니 대반열반경에 실려 있는 내용이다.

 

 

 

 

 

거의 반은 고개를 숙이고 조는 듯

 

이날 모인 병사는 100명 가량 된다. 그런데 경전콘서트를 하는 동안 조는 병사들이 많다. 거의 반은 고개를 숙이고 조는 듯이 보인다. 근무에 피로감이 쌓여서 일 수도 있고 경전을 낭송하는 것이 마치 자장가처럼 들려서 일 수도 있을 것이다. 또 기타 치며 부르는 노래가 찬불가로서 흥미를 유발하는 노래가 아니서일 수도 있다. 집중하기가 쉽지 않은 모습이다.

 

약간은 지루하게 여겨지는 경전명상콘서트가 끝났다. 그러나 병사들에게는 그다지 흥미를 유발한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병사들이 가르침을 받아 들일 만한 준비가 아직은 되어 있지 않아서 일 것이다.

 

부처님의 차제설법

 

부처님은 차제설법을 하였다. 처음에는 보시와 지계하면 천상에 태어난다는 등의 쉬운 가르침부터 설한 것이다. 그러면서 차츰 높은 가르침을 설하였다. 이와 같은 차제설법에 대한 것을 보면 다음과 같다.

 

 

한쪽에 물러 앉은 대부호인 장자에게 세존께서는 차례로 가르침을 설했다. 예를 들어 보시에 대한 이야기, 계행에 대한 이야기, 하늘나라에 대한 이야기, 감각적 쾌락에 대한 욕망의 위험-오염과 욕망의 여읨에서 오는 공덕에 대하여 설명했다. 그리고 세존께서는 대부호인 장자에게 건강한 마음, 유연한 마음, 열린 마음, 기뻐하는 마음, 청정한 마음이 생겨난 것을 알자, 모든 부처님들에게 핵심이 되는 가르침이 있는데, 그것을 설했다.(율장대품)

 

 

부처님이 최종적으로 설한 것은 사성제이다. 그러나 처음부터 사성제를 설하지 않았다. 처음에는 보시, 지계, 천상 등의 쉬운 가르침부터 시작하여 차츰 수준을 높여 간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불교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는 병사들에게 처음부터 어려운 교리를 가르쳐 주는 것은 무리라 보여 준다. 그 대신 병사들에게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가르침을 알려 주는 것이다. 그것은 노래 등을 이용한 문화포교이다.

 

왜 문화포교인가?

 

흔히 군대를 포교의 황금어장이라 한다. 아직 종교를 갖지 않은 병사들을 대상으로 하여 포교 하였을 때 효과가 매우 크다는 것을 말한다. 그렇다고 하여 교리로 승부하려는 것은 오산이다. 군부대의 특수성을 감안하여 그들의 눈높이 맞추어야 한다.

 

이와 같은 군포교에 대하여 여러 차례 글을 올렸다. 그런 글 중에 실로암 못지 않은 불교콘텐츠를, 자광스님의 ‘군공연단’(2012-09-18)’라는 제목으로 올린 글이 있다. 이 글은 논산훈련소 교회공연에 자극 받아 작성한 것이다.

 

논산훈련소의 전설 실로암공연

 

논산훈련소에서 전설처럼 되어 버린 유명한 노래가 있다. 그것은 실로암이다. 찬송가이기도한 이 노래를 훈련병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라 한다. 일요일 종교활동시간에 실로암을 부르며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하여 교회에 갈 정도라 한다. 그 열기는 어느 정도일까? 올린 것을 공유하면 다음과 같다.

 

 

 

육군훈련소 연무대교회 실로암

 

 

 

실로암이 연주 되면 병사들은 모두 기립한다. 그리고 모자를 벗어 흔들며 소리 높여 찬송가를 따라 부른다. 오천명의 병사들이 실로암찬송가를 부르며 흥분의 도가니에 빠져 드는 것이다. 이런 실로암공연을 보면서 불교에도 실로암과 같은 문화콘텐츠가 나오기를 바랬다.

 

삼배로 법회를 마무리하고

 

덕암사와 함께 한 홍대거리의 락밴드가 있다. 명칭은 레밴드이다. 이날 레밴드가 분위기를 돋구었다. 그러나 논산훈련소와 같은 분위기는 아니다. 훈련소와 부대는 성격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끝까지 자리를 지키는 병사들이 많았다. 법회의 마무리는 삼배함으로서 마무리 되었다.

 

 

 

 

 

 

병사들이 절을 하는 모습을 보니

 

병사들이 절을 하는 모습을 보니 대부분 불교에 대하여 문외한 처럼 보인다. 절하는 모습만 보아도 절에 얼마나 다녔는지 알 수 있다. 그런데 병사들의 절하는 모습은 마치 어른에게 큰 절하는 것처럼 보인다. 아마 절하는 법을 배우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스님의 지시에 따라 절을 하는 모습을 보니 인연의 씨는 뿌려 놓은 듯 하다. 지금은 비록 아는 것이 없고 모든 것이 서툴지 모르지만 이렇게 경전을 낭송하고 끝까지 귀담아 듣고 더구나 삼배를 하였다면 커다란 인연이라 본다. 마치 법화경 방편품의 한 게송을 떠 올리게 한다.

 

 

아이들 장난으로

풀 나무 붓이거나

혹은 꼬챙이로

부처님 모양 그린 이들

 

이와 같은 여러 사람들

공덕을 점점 쌓아

큰 자비심을 갖추어 모두 성불하였나니

 

(법화경 방편품)

 

 

아이들이 모래 밭에서 놀 때 여러가지 모양의 그림을 그린다. 그런데 한아이가 막대기로 부처님 형상을 그렸을 때 이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 법화경에서는 이러한 행위에 대하여 큰 의미를 두고 있다. 비록 아이가 장난으로 부처님형상을 그렸다고 할지라도 그 인연으로 언젠가는 성불하게 될 것이라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법화경 방편품 게송을 보면 “환희한 마음으로 부처님을 찬탄하되 한마디만 하더라도 다 이미 성불했고”라 하였다. 부처님 찬탄 게송 한마디만 해도 이미 성불한 것이나 다름 없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찬탄하는 게송 그 한마디가 인연이 되어 언젠가는 성불할 것이기 때문에 이미 성불한 것이나 다름 없다고 보는 것이다.

 

또 방편품에서는 마음이 산란하여 꽃 한송이 바친 것이나 어떤 사람이 불상 앞에서 합장하기 위하여 손 한번 들어도 성불한 것으로 본다. 이렇게 본다면 누군가 술을 마시고 법당에 들어가 합장하며 “부처님”하며 횡설수설 해도 그 인연으로 언젠가는 성불하는 것으로 볼 것이다. 이처럼 불교에서는 작은 행위 하나에도 큰 의미를 두고 있다. 그 작은 인연으로 인하여 언젠가 불도를 이루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커다란 인연을 맺은 병사들

 

오늘 군법당에 나온 병사들은 불교와 커다란 인연을 맺었다. 비록 작은 경험일지라도 언젠가는 가르침을 제대로 받아 들여 그 맛을 알게 될 날이 오게 될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가르침과 인연을 맺게 해 준 수트라경전명상콘서트팀은 커다란 공덕을 지은 것이라 볼 수 있다.

 

초코파이 대신 햄버거를

 

법회가 끝나고 병사들은 모두 자신의 자리로 돌아 갔다. 그런데 끝까지 자리를 지킨 많은 병사들은 하나의 선물을 받았다. 그것은 햄버거이다. 덕암사에서 준비한 햄버거 100개와 콜라 100개이다. 군종병들이 귀대하는 병사들에게 하나씩 나누어 주었다.

 

 

 

 

 

 

 

 

 

 

 

 

 

 

군대부대 위문을 가면 흔히 사가는 것이 쵸코파이라 한다. 그래서일까 수천명이나 되는 대규모의 108산사 순례팀의 활동을 보면 어마어마한 양의 초코파이가 동원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초코파이도 이제 옛날의 일이 된 것 같다. 초코파이 보다 다 나은 것이 많이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군부대 콘서트에서는 햄버거를 준비 하였다. 신세대 병사들이 가장 좋아 하는 음식이다.

 

병사들을 챙겨주는 스님

 

이날 법회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자리를 함께 하며 병사들을 챙겨 준 스님이 있었다. 군포교를 전담하고 있는 비구니스님이다. 스님에 따르면 2주에 한번 꼴로 군법당에 나온다고 하였다. 그래서일까 군종병들과 부사관들과 거리감이 없어 보인다.

 

 

 

 

 

 

 

 

 

 

 

 

 

 

짜장스님의 짜장면

 

법회겸 공연은 12시 이전에 끝났다. 부대에서 제공하는 점심을 먹고 가기로 하였다. 그런데 이날 점심은 짜장면이라 한다. 놀라운 것은 어느 스님이 짜장면을 제공한 것이다. 그것도 수백명에 달하는 병사들에게 짜장면을 공양한 것이다. 이름하여 짜장스님이라 한다. 인터넷으로 검색하여 보니 스님은 짜장면으로 봉사하고 있다. 교도서나 군부대 등 특수한 곳이다.

 

그런데 이날 짜장스님은 짜장스님은 군법당에 있지 않았다. 부대식당의 주방에 있었다. 취사를 담당하는 병사들과 함께 수백명이 먹을 수 있는 짜장면을 만들고 있었다.

 

 

 

 

 

병사들에게 짜장면을 공양하고

 

짜장스님이 이날 부대에 오게 된 것은 덕암사 주지스님과 친분이 있었기 때문이라 한다. 수트라경전명상콘서트가 끝나고 점심식사 시간에 병사들에게 짜장면을 공양하기 위하여 협조를 요청한 것이라 하였다. 그래서 병사들은 점심시간에 짜장면이라는 특별요리를 먹게 되었다.

 

 

 

 

 

콩으로 만든 고기

 

짜장스님이 만든 짜장면을 먹었다. 중국집에서 먹는 것과 맛은 비슷하였다. 그러나 하나 다른 것이 있다. 그것은 고기이다. 중국집에서는 짜장면에 돼지고기를 넣는다. 그러나 짜장스님이 만든 짜장면에는 고기가 없다. 그대신 고기와 유사한 것이 있다. 콩으로 만든 고기이다. 먹어 보니 식감이 고기를 씹는 것과 비슷하였다.

 

 

 

 

 

 

 

 

 

 

 

 

 

 

 

 

 

 

 

 

묵묵히 자신의 할 바를 다 하는

 

처음으로 군부대 법회에 참석하였다. 그러나 알게 모르게 군부대나 교도소 등 소외되고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은 곳에서 묵묵히 자신의 할 바를 다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런 사람들 중의 하나가 덕암사 시그마108’이라 본다.

 

시그마108’의 특징은 스님과 신도들이 기타를 치며 노래를 하는 것이 특징이다. 주로 찬불가위주이다. 이렇게 기타 치며 노래 하다 보니 이곳 저곳에서 초청이 들어 온다고 한다. 그래서 군부대나 교도소 등으로 봉사활동을 다니게 되었다고 한다. 이렇게 본다면 시그마108’은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것도 경전의 문구를 낭송하며 공연하는 수트라경전명상콘서트’이다. 

 

최상의 문화포교를

 

수트라경전명상콘서트의 특징은 스님과 신도들이 함께 하는 것이다. 스님이 일방적으로 이끌어 가기 보다 스님과 신도들이 함께 어우러져 가르침을 전달하는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최상의 문화포교를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하나 바램이 있다면 시그마108’이 좀 더 신나는 불교음악을 만들었으면 하는 것이다. 주로 찬불가 위주이지만 더욱더 발전되어 군대와 같은 특수한 조직에 맡는 노래를 만드는 것이다. 흥분과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 넣는 실로암같은 분위기의 노래를 말한다. 병사들이 함께 따라 부르며 즐기며 흥겨움 빠져 드는 감동적인 불교노래를 만드는 것이다. 그런 노래를 만들어 5천명이 입장할 수 있다는 논산훈련소 호국연무사에서 공연한다면 어떨까? 아마 문화포교의 새로운 장을 열게 될지 모른다.

 

 

 

2014-11-23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