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원두커피가 마시고 싶을 때, 세라믹필터가 붙은 머그잔으로 핸드드립하기

담마다사 이병욱 2014. 12. 6. 11:06

 

원두커피가 마시고 싶을 때, 세라믹필터가 붙은 머그잔으로 핸드드립하기

 

 

 

커피가 마시고 싶을 때가 있다. 원두커피를 말한다. 그러나 너무 비싸서 엄두가 나지 않는다. 아무리 원두커피가 대중화 되었다고 하여도 한컵에 3.0 이상 되는 가격은 부담스럽다.

 

커피가격이 3.2?

 

커피에 대하여 3.0이니 4.0이니 하는 가격표를 볼 수 있다. 커피전문점에서 커피를 별로 마셔 본 적이 없어서 주로 고속도로휴계소를 이용한다. 그 때 가격표를 보면 3.2라고 쓰여진 가격표를 볼 수 있다. 처음에는 숫자의 의미를 몰랐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3.2라고 쓰여진 것은 3,200원을 뜻한다. 시대에 따라 가격표시 방법도 달라지는 모양이다.

 

커피 한잔에 삼천원이 넘는다면 서민이나 소시민의 입장에서 본다면 과도한 것이다. 잠시 쉬었다 가는 고속도로휴계소에서 삼천원 이상 하는 가격표를 보았을 때 마실 엄두가 나지 않는다. 예전처럼 아메리카노 한잔에 천원 하던 시절이 새삼 그리워 진다. 그러나 갈수록 인상이 되어 천원짜리가 천오백원이 되고 이제 최하 삼천이백원이 되었다. 그래서 망설이다 발길을 돌리곤 한다.

 

혼자 일하기 때문에 나홀로 점심식사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럴 때 작은 식당에 가면 민폐를 끼치기 쉽다. 점심시간이 가장 바쁜 시간이고 대목이기 때문이다. 나홀로 식사하는 경우 테이블만 차지 하고 있어서 영업방해로 비추어지기 쉽상이다. 그래서 작은 식당을 찾지 않고 수 백명이서 식사하는 카페테리아를 찾는다.

 

하지만 카페테리아에서는 맛을 기대할 수 없다. 물론 서비스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다만 싼맛에 가는 것이다. 가격도 저렴하고 메뉴도 다양한 곳이 카페테리이다. 그런데 식대를 보면 커피전문점의 커피 한잔 값보다 약간 높다는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면 커피 전문점에서 가장 싼 아메리카노 하나 사먹기도 망설여 진다.

 

1990카페

 

사무실이 있는 건물에 최근 커피전문점이 생겼다. 스크린골프 한켠에 조그맣게 원두커피점이 생긴 것이다. 그런데 가격표를 보니 1.99라 한다. 1,990원을 말한다. 그래서 커피점 이름도 ‘1990카페이다.

 

1990카페에서 가장 싼 커피가 아메리카노로서 1.99이다. 이천원을 내면 10원짜리 가벼운 동전을 준다. 그러나 요즘 십원짜리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 어느 가게에서는 아예 십원짜리는 받지 않는다. 십원짜리의 경우 따로 모아 기부한다고 한다. 이렇게 본다면 1.99는 사실상 2.0과 다름 없다. 그럼에도 1.99라 하는 것은 싸게 보이려 하는 상술이다. 외국의 물건 가격표에서 흔히 볼 수 있다.

 

1.99커피를 사서 맛을 보았다. 커피전문점이나 고속도로휴게서에 파는 원두커피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단맛을 내기 위하여 시럽을 넣지만 본래 커피맛을 잃어 버리게 만든다. 그렇다고 그냥 마시자니 쓴 맛이 난다. 그럼에도 봉지커피나 캔커피보다 낫기 때문에 가끔 사서 마신다.

 

1990카페는 같은 건물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다. 그래서 싼 것이다. 아무리 싸다 하지만 커피가격 1.99는 부담스럽다. 하루 한잔 정도면 모를까 하루에 두 세잔 마신다면 점심값과 같게 되기 때문에 선뜻 들어 서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원두커피를 싸게 마실 수 있을까?

 

독극물 같은 봉지커피

 

매번 취향이 변한다. 어떤 때에는 녹차를 열심히 마신다. 그러다 물리면 커피로 전향한다. 주로 원두커피이다. 그러나 때로 봉지커피를 마시기도 한다. 하지만 봉지커피는 매우 자극적이다. 설탕과 프림이 석여 있어서 마시고 나면 부담스럽다.

 

봉지커피는 매우 편리하다. 전쟁터와 같은 야전에서 물만 부으면 신속하게 마실수 있도록 개발된 것이라 한다. 산업현장이나 등산할 때도 손쉽게 커피맛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앉아서 차분하게 일을 하는 사무실에서 봉지커피를 마시는 것은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다. 더구가 봉지커피를 마시고 나면 항상 탈이 난다.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마시면 마치 독극물을 마시는 것 같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봉지커피를 마신다. 싼 맛에 마시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편리 하기 때문이다. 물만 부으면 불과 몇 초도 안되어 완성되기 때문에 바쁜 현대인들에게는 이상적이다. 그런 봉지커피를 어떤 이는 하루 열잔을 마신다고 하였다. 주는 대로 마시다 보니 그렇다는 것이다.

 

봉지커피는 건강에 그다지 좋은 것 같지는 않다. 설탕과 프림이 범벅이 되어 있고, 더구나 질 낮은 커피가루로 되어 있다 하니 그다지 가까이 할 마음이 나지 않는다. 무엇보다 마시면 반드시 탈이 나기 때문이다. 어떤 이는 열잔 가까이 마셔도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두봉지만 마셔도 탈이 나는 것을 보니 사람마다 체질이 다름을 알 수 있다.

 

원두커피를 만들기로

 

봉지커피는 마시면 탈이 난다. 그러나 원두커피는 전혀 문제 되지 않는다. 어떤 때 원두커피를 마시면 마치 한약처럼 편안할 때가 있다. 그래서 원두커피를 즐겨 마신다. 그러나 커피점의 가격표를 보면 도저히 사 마실 엄두가 나지 않는다. 이럴 때 스스로 만들어 마시는 방법이 있다. 그것은 나만의 방법일 수도 있고 이미 알려진 방법일 수도 있다.

 

원두커피를 만드는 방법에 대하여 이전에도 여러 차례 글을 올린 바 있다. 그 중에 세라믹필터가 있는 머그컵으로 원두커피 만들기라는 제목의 글에서 상세하게 설명하였다. 이렇게 몇 차례 커피에 대한 글을 올리자 어떤 분은 학원에서 제일 강조 한게 산소와의 접촉이라..”라는 글을 주었다. 분쇄된 원두가 산소와 접촉하지 않도록 잘 보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였다.

 

반값에 구입한 분쇄된 원두

 

원두커피가 마시고 싶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래서 직접 원두커피를 만들어 마시기로 하였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분쇄된 원두커피를 구하는 것이다. 다행히도 빌딩 인근에는 커피전문회사의 대리점이 있다.

 

창고를 갖춘 대형대리점에는 수시로 화물차가 들락거린다. 지게차로 실어 나르는 장면도 볼 수 있다. 그런데 대리점에서는 일반인을 대상으로도 커피를 팔고 있다. 가격을 보니 대형마트에서 파는 것 가격보다 거의 반값이다. 대형마트에서 220그램 하는 분쇄품이 만이천원 가량하지만 이곳에서는 거의 반값이다. 이외 봉지커피 가격도 거의 반값이다. 그래서 누군가에게 선물할 일이 있으면 봉지커피 백개들이를 산다.

 

세라믹필터가 붙은 머그잔

 

분쇄된 원두가 준비 되었으니 이제 커피를 만들면 된다. 방법은 예전에 만들었던 방식과 같다. 세라믹필터가 붙은 머그잔을 활용하는 것이다. 지난 2012년 일본성지 순례 당시 큐우슈의 온천관광도시 유후인에서 샀던 것이다.

 

 

 

 

머그잔에는 세라믹필터가 내장 되어 있다. 원래 티백을 올려 놓고 차를 우려 마시는 방식으로 개발된 것이다. 그러나 어느 순간 핸드드립 커피를 내려 마실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해 보니 기가 막히게 들어 맞았다.

 

핸드 드립(hand drip) 하는 방법

 

세라믹필터가 붙은 머그잔을 이용하여 핸드드립(hand drip)’ 하는 방법은 이렇다. 세라믹필터안에 종이필터를 넣고 뜨거운 물을 붓는다. 그러나 필터가 역세모꼴의 드립용이 아니기 때문에 들뜬다. 이를 방지하기 위하여 뜨거운 물로 살짝 적신다. 그러면 들뜨지 않고 필터 안에 종이가 들러 붙는다. 이때 두 스푼 가량의 원두커피를 넣는다.

 

원두를 충분히 넣어야 원두 특유의 맛이 난다. 다음으로 물을 붓는다. 부을 때는 천천히 돌려 가며 붓는다. 이렇게 붓다 보면 원두의 거품이 일어난다. 이때 뜸을 들인다. 물이 다 빠졌을 때 또 다시 물을 천천히 돌려 가며 조금씩 붓는다.

 

 

 

 

 

서너 차례 붓기를 반복한다. 머그잔의 중간정도까지 물이 찰 때 세라믹필터를 들어 올려서 컵의 뚜껑에 올려 놓는다. 뚜껑은 뚜껑의 용도 이외에 필터를 올려 놓을 수 있도록 고안되어 있다.

 

 

 

 

 

 

커피를 내릴 때에는 일반적으로 역세모꼴의 드리퍼가 사용된다. 또한 별도의 용기가 사용된다. 그래서 머그잔에 옮기기 까지 한 단계를 더 거쳐야 한다. 그 과정에서 열이 손실 될 것이다. 그래서일까 머그잔을 미리 물로 덥힌다고 한다. 그러나 세라믹필터가 붙어 있는 머그잔은 그렇게 할 필요가 없다. 세라믹 필터만 들어 올리면 머그잔이 바로 커피잔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열손실이 일어나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변칙적인 방법이다. 원래는 티백용으로 사용되던 것을 원두커피 핸드드립용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커피향기가 좋네요?”

 

같은 건물에 알고 지내는 사람이 있다. 일로 인하여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의 입장에서 인연을 맺었다. 그러나 지금은 더 이상 갑을 관계가 아니다. 서로 대화 하는 상대로 발전하였기 때문이다.

 

동생뻘 되는 그 사람은 현재 두 명의 직원과 함께 일하고 있다. 도어와 관련된 보안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사업을 한지 십수년이 되었지만 사업을 하면 할 수록 적자라 한다.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더 이상 나아지지 않고 오히려 빛만 졌다고 한탄을 한다. 그래서일까 13층에 있는 그 이는 종종 커피 한잔 마시러 내려가도 될까요?”라며 문자를 날린다.

 

갑을관계에서 이제 사회친구관계로 바뀐 그와 종종 커피를 마신다. 어느 날 그는 사무실에 들어 오더니 커피향기가 좋네요?”라고 말한다. 원두커피를 내려 마시는 과정에서 난 향기인 것이다. 분쇄된 원두가루가 탓이기도 하지만 아마 세라믹필터에 남아 있는 원두 침전물 때문일 것이다.

 

커피향은 기분 좋은 것이다. 별도로 방향제를 사용하지 않아도 원두를 내려 마시는 과정에 자연스럽게 향이 나온다. 그래서 마치 보약과도 같은 원두를 마셔서 좋고 또한 향내가 나서 좋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격이 싸서 좋다. 220그램 하는 분쇄원두 하나만 있으면 수십잔이 나오기 때문이다. 커피전문점이나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3.0이상 하는 커피와 비교하면 수십분의 일밖에 되지 않는다. 이렇게 커피를 즐긴다.

 

 

 

 

2014-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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