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떠나는 여행

그 자리에 있으려고

담마다사 이병욱 2014. 12. 7. 09:14

 

 

그 자리에 있으려고

 

 

 

매번 눈뜨니 아침이네.

매번 아침을 맞으려고

이 자리에 있는 것 같네.

 

눈을 감으려 하니

캄캄한 밤이네.

매번 잠들려고

이 자리에 있는 것 같네.

 

이 자리에 있으려고

그 많은 날들이 있었던가.

 

이 자리에 있는

나의 모습을 보았네.

어느 뜨거운 여름날에도

어느 살을 애는 추운날에도

병으로 고통스런 날에도

이 자리에 있으려고

여기까지 온 건가.

 

눈을 뜨면 항상 그 자리네.

눈을 감아도 늘 그 자리네.

더워도, 추워도, 괴로워도

그 자리네.

그 자리에 있으려고

여기까지 달려 온건가.

 

수 많은 날들이 있었네.

모두 다 기억할 수 없네.

다만 지금 여기서

나의 모습을 볼 뿐이네.

 

삶은 아득하지만

지금 여기 있으려고

여기까지 달려 왔던가.

 

여기는 괴로운 곳,

나쁜 곳,

처참한 곳이네.

 

 

2014-12-07

진흙속의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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