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자리에 있으려고
매번 눈뜨니 아침이네.
매번 아침을 맞으려고
이 자리에 있는 것 같네.
눈을 감으려 하니
캄캄한 밤이네.
매번 잠들려고
이 자리에 있는 것 같네.
이 자리에 있으려고
그 많은 날들이 있었던가.
이 자리에 있는
나의 모습을 보았네.
어느 뜨거운 여름날에도
어느 살을 애는 추운날에도
병으로 고통스런 날에도
이 자리에 있으려고
여기까지 온 건가.
눈을 뜨면 항상 그 자리네.
눈을 감아도 늘 그 자리네.
더워도, 추워도, 괴로워도
그 자리네.
그 자리에 있으려고
여기까지 달려 온건가.
수 많은 날들이 있었네.
모두 다 기억할 수 없네.
다만 지금 여기서
나의 모습을 볼 뿐이네.
삶은 아득하지만
지금 여기 있으려고
여기까지 달려 왔던가.
여기는 괴로운 곳,
나쁜 곳,
처참한 곳이네.
2014-12-07
진흙속의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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