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
주인의 아상이
하늘을 찌르네.
주인이 분노하니
권속들이 얼어 붙네.
주인의 아상이
하늘을 찌르네.
주인이 탐욕하니
빌딩이 자꾸 높아지네.
주인이 “너 내려!”한마디에
머슴은 말없이 내리네.
주인이“너 나가!”라 아니하니
머슴은 가슴을 쓸어 내리네.
머슴의 등에는
짐이 있기에
감당할 수 없는
짐이 있기에
말없이 따라야 하네.
권력은 맛 본 자만이
그 맛을 알 수 있다네.
하다못해 병장권력도
권력이라 하네.
머슴은 가진 것도 없고
호령할 것도 없네.
주인이 분노할 때
소주 한잔에
가슴이 촉촉히 젖네.
주인이 욕심부릴 때
담배 한모금에
가슴이 뻥 뚫리네.
소주가 친구이고
담배가 동반자이네.
담뱃갑이 올라도
소주값이 올라도
마찬가지이네.
답답한 마음에 산에 오르네.
조망대에서 보니
저 아래 주인의 빌딩이
땅콩처럼 작아 보이네.
빌딩이 높다 하지만
도토리 키재기 하는 것 같네.
주인이 분노하지만
빌딩을 넘지 못하네.
주인이 탐욕하지만
저 앞산을 넘지 못하네.
정상에 올라서 보니
발아래 세상이 보이네.
저 앞산이 세상을 품을 듯
오늘은 더 커 보이네.
고개를 들어 보니
세상은 생각했던 것 보다
더 크고 넓어 보이네.
하늘을 쳐다보니
생각했던 것 보다
더 높고 깊어 보이네.
2014-12-11
진흙속의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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