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마의 거울

내면에 향기가 가득한 사람이 되자

담마다사 이병욱 2014. 12. 26. 19:18

 

내면에 향기가 가득한 사람이 되자

 

 

 

향내 나는 사람이 되려면

 

요즘 TV를 보면 먹거리 프로를 많이 볼 수 있다. 마치 사진처럼 고화질의 화면으로 제공되는 먹거리를 보면 침이 꼴깍 넘어 갈 정도로 자극적이다. 그러나 눈으로만 볼 뿐 맛을 볼 수 없다.

 

아무리 아름 다운 꽃도 향내가 나지 않으면 열매를 맺기 힘들다. 마찬가지로 가르침을 실천하지 않으면 자신의 것으로 되기 힘들다. 향내 나는 사람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법구경에 다음과 같은 두 개의 게송이 있다.

 

 

Yathāpi rucira puppha    야타삐 루찌랑 뿝팡

vaṇṇavanta agandhaka,    완나완땅 아간다깡

Eva subhāsitā vācā         에왕 수바시따 와짜

aphalā hoti akubbato.        아팔라 호띠 아꿉바또.

 

Yathāpi rucira puppha    야타삐 루찌랑 뿝팡

vaṇṇavanta sagandhaka,   완나완땅 사간다깡

Eva subhāsitā vācā        에왕 수바시따 와짜

saphalā hoti pakubbato.     사팔라 호띠 꿉바또.

 

(Dhp51-52)

 

 

어떤 꽃은 찬란하고 아름답더라도

향기가 없듯

말이 잘 설해져 실천이 없으면

열매가 없다.

 

어떤 꽃은 찬란하고 아름답고

향기가 있듯

말이 잘 설해져 실천이 있으면

열매가 있다.

 

(Dhp51-52, 전재성님역)

 

 

うるわしく、あでやかにでも、

りのいものがあるように、

かれたことばでも、

それをしないにはりがない。

うるわしく、あでやかにで、

しかもりのあるものがあるように、

かれたことばも、

それをするには、りがある。

(Dhp51-52,中村元)

 

 

아무리 사랑스럽고 빛이 고울지라도

향기 없는 꽃이 있는 것처럼,

실천이 따르지 않는 사람의 말은

표현은 그럴싸해도 알맹이가 없다.

 

사랑스럽고 빛이 아름다우면서

은은한 향기를 내뿜는 꽃이 있듯이,

실천이 따르는 사람의 말은

그 메아리가 크게 울린다.

 

(Dhp51-52, 법정스님역)

 

 

如可意華 여가의화

色好無香 색호무향

工語如是 공어여시

不行無得 불행무득

 

如可意華 여가의화

色美且香 색미차향

工語有行 공어유행

必得其福 필득기복

 

(Dhp51-52, 한역)

 

 

빛깔이 곱지만 향기 없는 꽃이

아름다우나 이익을 주지 못하듯

부처님에 의해 잘 설해진 담마도

실천 수행치 않으면 아무 이익이 없다.

 

아름답고 향기도 많은 꽃이

유익함을 주듯

부처님에 의해 잘 설해진 담마를

실천 수행하면 많은 이익이 있다.

 

(Dhp51-52, 거해스님역)

 

 

Just like a blossom,

bright colored

       but scentless:

a well-spoken word

       is fruitless

when not carried out.

 

Just like a blossom,

bright colored

       & full of scent:

a well-spoken word

       is fruitful

when well carried out.

 

(Dhp51-52, Thanissaro Bhikkhu)

 

 

향기가 없는 꽃

 

어떤 꽃은 보기에 찬란하고 아름다워 보인다. 그러나 향기가 없다고 하였다. 이에 대하여 주석을 보면 찬란하고 아름답더라도 향기가 없는 꽃에는 빠리밧다까(paribhaddaka), 기리깐나까(girikaṇṇaka), 자야쑤마나(jayasumana)가 있다. (DhpA.I.383)”이라 되어 있다. 부처님 당시 고대인도의 꽃이름이라 볼 수 있다. 또 법구경을 주석한 5세기 붓다고사가 살았던 스리랑카에서 꽃이름이라 볼 수 있다.

 

모습은 아름답지만 향내가 없는 꽃, 빠리밧다까, 기리깐나까, 자야쑤마나에 대하여 검색하여 보았다. 그러나 발견하지 못하였다. 이번에는 빠알리사전 PCED194로 검색해 보았다. 세 가지 꽃중에서 자야수마나(jayasumana)가 검색되었다.

 

자야수마나(jayasumana)와 차이나로즈(China-rose)

 

자야수마나에 대한 설명을 보니 ‘[nt.] the red China-rose’라 되어 있다. ‘붉은 중국장미라는 뜻이다. 구글에서 ‘jayasumana’를 키워드로 검색하니 It is the colour of the jayasumana flower (DA.ii.482)”라는 문구가 나온다. 그러나 더 이상 자세한 것은 알 수 없다.

 

자야수마나꽃은 어떻게 생겼을까? 영어명이 ‘the red China-rose’라 하는데 이를 키워드로 검색해 보았다. 검색결과 China-rose ‘Rosa chinensis’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위키백과에 실려 있는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Rosa chinensis (Chinese name:月季, pinyin: yueji), known commonly as the China Rose, is a member of the genus Rosa native to Southwest China in Guizhou, Hubei, and Sichuan Provinces.

It is a shrub growing to 1–2 m tall. The leaves are pinnate, have 3-5 leaflets, each leaflet 2.5–6 cm long and 1–3 cm broad. In the wild species (sometimes listed as Rosa chinensis var. spontanea), the flowers have five pink to red petals. The fruit is a red hip 1–2 cm diameter.

 

(Rosa chinensis, 위키백과)

 

 

 

Rosa chinensis

 

 

위키백과에 따르면 차이나로즈는 한자어로 월이(月季)’라 한다. 일반적으로 차이나로즈로 알려져 있고, 장미의 일종이다. 원산지는 중국남서부로서 귀주성, 호북성, 사천성지방이다.

 

PCED194에 따르면 jayasumanaRosa chinensis와 같은 것이라 하였다. 그러나 5세기 붓다고사가 언급한 꽃과 지금의 중국원산의 월이와는 완전히 같지는 않을 것이다. 월이에 향이 있는지 없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주석에서 향기가 없는 꽃으로 알려진 자야수마나가 장미와 유사한 꽃이라는 것은 확인 되었다.

 

모란꽃에 향기가 없다고 하지만

 

향기 없는 꽃도 있을까? 만일 향기가 없다면 벌과 나비가 날아 오지 않아 수분이 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열매도 맺지 않게 될 것이다. 흔히 모란꽃에는 향기가 없다고 한다. 이는 선덕여왕의 일화가 잘 말해 준다.

 

당나라 태종이 선덕여왕에게 모란이 그려진 그림을 꽃씨와 함께 보냈다고 한다. 선덕여왕은 이 꽃그림을 보고서 이 꽃에는 향기가 없구나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림에는 벌과 나비가 그려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모란에는 정말 향기가 없는 것일까? 모란에는 향기가 있다. 모란 뿐만 아니라 화려한 대부분의 꽃에서는 향기가 난다고 한다. 다만 향기의 강도가 다를 뿐이다.

 

아름답지만 향기가 나지 않는 꽃

 

향기가 나지 않는 꽃이 있다. 아름답지만 향기가 나지 않는 꽃은 조화(造花)’이다. 조화는 겉으로 보기에 화려하고 매혹적이고 아름답지만 향내가 나지 않기 때문에 벌과 나비가 모여 들지 않는다. 당연히 열매도 맺지 않는다.

 

꽃이 피면 열매가 맺는다. 그러나 향기가 없는 꽃에는 벌과 나비가 오지 않아 열매가 맺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아무리 잘 설해진 가르침이라도 실천이 없으면 열매를 맺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말이 잘 설해져도 실천이 없으면 열매가 없다.(dhp51)”라 하였다. 이에 대한 주석을 보면 다음과 같다.

 

 

Eva subhāsitā vācā aphalā hoti akubbato: DhpA.I.384에 따르면, 여기서 잘 설해진 것은 삼장에 포함된 부처님의 말씀을 뜻한다. 향기 없는 꽃의 향기가 그것을 두른 몸에 퍼지지 못하는 것처럼, 마찬가지로 잘 설해진 말이라도 그것과 관련하여 행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올바로 다루지 않는 자는 배움과 자애와 여법한 삶의 향기를 퍼뜨릴 수 없다. 그러한 자에게는 열매가 없다.

 

(법구경 668번 각주, 전재성님)

 

 

게송을 보면 말이 잘 설해져도 실천이 없으면 열매가 없다.(dhp51)”라 하였다. 이 구절은 크게 말(vācā), 실천(pakubbati), 열매(phalā) 이렇게 세 가지 단어로 요약된다. 이는 꽃, 향기, 열매와 대비된다.

 

주석에서 가장 강조한 것은 실천이다. 이는 꽃의 향기로 비유 된다. 보기에는 아름다운 꽃이라도 향기가 없으면 벌이나 나비가 날아 오지 않아 열매를 맺을 수 없듯이, 아무리 부처님의 팔만사천법문이 실려 있는 경전을 가지고 있더라도 이를 실천하지 않으면 결코 열매를 맺을 수 없다는 말이다. 그래서 꽃의 향기를 실천에 비유하였다.

 

감관이 맑은 사람

 

법문을 듣기만 하고 실천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절에 10, 20, 30, 평생을 다녀도 실천하지 않는다면 향내가 나지 않는다. 절에 오래 다니면 아상이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아상만 강화 되어 아상이 하늘을 찌를 정도이다.

 

법문을 듣고 작은 것이나마 실천하는 자가 있다. 절에 비록 다닌지 얼마 되지 않고 많이 알지 못하지만 가르침을 실천하려 할 때 아름답게 보인다. 대체로 오계를 지키고 자애와 연민으로 이타적 행위를 하는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에게서는 향기가 난다. 초기경에 따르면 계의 향기라 하였다.  

 

그런데 계향은 바람을 거슬러 간다는 사실이다. 아무리 향기가 좋은 라일락도 바람을 거슬러 가지 못하지만 계향은 바람을 거슬러 사방, 십방으로 퍼진다고 하였다. 그래서 그 향내가 천상에까지 진동한다고 하였다. 그런 과보로 천상에 태어날 것이라 하였다.

 

내면에 향기가 가득한 사람이 되자

 

계를 지키고자 노력하는 사람이 있다. 그리고 무언가 주려고 이타적 행위를 하는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과 함께 한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아무 말 하지 않고 함께만 있어도 마음이 청정해지는 것 같다. 왜 그럴까? 향내가 나기 때문이다. 마치 아름다운 꽃에서 향내가 나면 기분이 좋아 지는 것처럼, 감관이 맑은 사람과 함께 있으면 덩달아 기분이 좋아 지는 것 같다.

 

향내가 나면 벌과 나비가 오게 되어 있다. 벌과 나비가 오면 수분을 시켜 주기 때문에 열매를 맺게 된다. 가르침을 실천하려고 노력하면 향기가 나게 되어 있다. 그런데 향기가 나면 주변에도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다.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다.

 

 

나부터 닦자,

그럼으로써 내면에 향기가 가득한 사람이 되자.

그러면 먼저 나 자신이 행복해질 것이고,

자연스럽게 남들에게도 이익이 미칠 것이다.”

 

 

 

 

2014-12-26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