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트로피만 증대시켰네
올해 끝자락이네.
오늘이 지나면
새날 새해가 된다네.
마치 떠밀려 온 듯하네.
멈추고 싶어도
지는 해는 막을 수 없네.
거센물결에 휩쓸려
여기까지 오고 말았네.
지난날을 되돌아 보네.
늘 그렇듯이 아쉬움이 더 많네.
부끄럽고 창피한 것도 많았네.
탐욕으로 성냄으로 살기도 했네.
결국 어리석음에서 벗어나지 못했네.
돈벌기선수가
되어야 하는 세상이네.
사람들은 능력과 관계없이
돈벌기에 올인하네.
그러나 여의치 않네.
맨 그자리네.
오히려 돈이 배신하네.
믿을 것이 못되는 돈벌기에
하루 일과 대부분을 바치네.
그 결과 탐욕과 성냄,
어리석음만 증장시켰네.
시간이 흘러가네.
한쪽방향으로만 가네.
그 시간의 끝은
어디인지 누구나 안다네.
생명은 질서이네.
생명이 다하면 질서도 다 하네.
결국 무질서로 합류하고 마네.
질서에서 무질서로
가는 것이 세상의 법칙이네.
질서에서 무질서로 향하는
비가역적인 엔트로피법칙을
그 어느 누구도 거역할 수 없다네.
세월이 우리를 점차 버리네.
탐욕으로, 성냄으로,
해태와 혼침으로,
후회와 회한으로,
의심으로 살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되었네.
더 이상 물러날 날이 없네.
이대로 떠밀려
또 한해를 맞게 될 것이네.
이제 하루 남았네.
지난날에 나는 세상에
어떤 기여를 했는가?
지난날 나의 탐욕으로,
나의 성냄으로,
나의 어리석음으로 인하여
이 땅을 오염시켜 왔네.
나의 무지로 인하여 우주에
엔트로피를 증대시켜왔네.
이날이 지나면
새날 새해이네.
탐욕을 줄이고
성냄을 줄이고
어리석음을 줄이고 싶네.
이 땅을 덜 오염시키고 싶네.
이 우주에 무질서가
극대화 되는 것을
서서히 하고 싶네.
2014-12-31
진흙속의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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