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떠나는 여행

“당신이 나를 불러 준다면 무조건 달려 갈거야” 인내와 용기를 주는 영적인 친구

담마다사 이병욱 2015. 1. 18. 10:20

 

당신이 나를 불러 준다면 무조건 달려 갈거야인내와 용기를 주는 영적인 친구

 

 

 

 

 

 

유행가 가사중에 무조건이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가수 박상철이 부른 노래로서 노래방 등에서 가장 많이 불리우고 있다고 합니다. 가사의 내용을 보면 내가 필요할 때 나를 불러줘 언제든지 달려갈게~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아마 이 구절이 연인사이를 가장 잘 나타내는 표현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연인을 친구로 치환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친구가 부르면 연인이 부르는 것처럼 무조건 달려 갈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시간이 돈이고 모두 바쁜 세상에 아무리 친한친구가 불러도 연인이 부르는 것처럼 튀어 나갈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고 봅니다. 그럼에도 대중가요에서는 당신이 나를 불러 준다면 무조건 달려 갈거야~”라고 노래합니다.

 

친구가 부르면 무조건 튀어 나가는 사람은 진정한 친구라 볼 수 있습니다. 일에 한참 열중해 있다가도 사람이 오면 하던 일을 즉각 중단하고 마주하는 것과 같습니다. 식사를 하다가도 사람이 찾아 오면 머뭇거림 없이 즉시 뛰어 나오는 사람과도 같습니다. 매일 하는 일이야 조금 늦춘다고 하여 지장이 있는 것도 아니고, 매일 먹는 밥이야 하루 한끼 안먹는다고 해서 건강에 탈이 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찾아 온 사람은 매번 있는 것이 아니기에 한번의 기회입니다. 이렇게 본다면 대중가요처럼 당신이 나를 불러 준다면 무조건 달려 갈거야~”라는 구절은 매우 타당하다고 봅니다.

 

누구든지 연인이 부르면 대부분 무조건 달려 갈 것입니다. 그러나 친구가 부르면 머뭇거릴 것입니다. 그렇다고 하여 친구가 만나자고 하여 무조건 만나는 것도 문제가 있습니다. 친구라 하지만 그 중에는 문제 있는 친구도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돈을 빌려 달라고 한다든지 보증을 서달라고 한다든지 할 수 있습니다. 이럴 경우 대부분 피하고 싶을 것입니다.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고 나에게 피해를 끼친다면 더 이상 친구라 볼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런 친구에게는 불러도 즉각 달려 갈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친구도 가려서 사귀어라는 말이 나왔을 것입니다.

 

초기경전에는 친구와 우정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법구경 어리석은 자의 품(Balavagga)’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게송이 있습니다.

 

 

더 낫거나 자신과 같은 자를

걷다가 만나지 못하면,

단호히 홀로 가야하리라.

어리석은 자와의 우정은 없으니.(dhp61)

 

 

부처님은 자신과 동등하거나 더 나은 자를 사귀라고 하였습니다. 이를 바꾸어 말하면 자신과 비교하여 못한 자는 사귀지 말라는 말과 같습니다. 물론 진리를 추구하는 수행자에게 해당되는 말이지만 일상에도 적용할 수 있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부처님이 왜 이렇게 말씀 하셨을까요?

 

자신 보다 더 나은 자와 함께 하면 --가 성장한다고 합니다. 자신과 동등한 자와 함께 하면 --가 퇴락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러나 자신보다 못한 자와 함께 하면 --가 퇴락한다고 합니다. 물론 수행적 측면으로 한 말입니다. 그렇다고 하여 나보다 못한 자를 무조건 멀리 하라는 것은 아닙니다.

 

나 보다 못한 자를 사귀지는 않지만 다만 연민의 대상으로 보라고 합니다. 연민의 대상으로 볼지언정 사귀지 말고 가까이 하지 말고 섬기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도울 수는 있습니다. ‘--의 향상을 추구하는 자신은 자신 보다 못한 자에게 도움을 주는 것은 착하고 건전한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상대방이 어리석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 단호히 홀로 가야 한다고 말합니다.

 

어리석은 자와의 우정은 없다고 하였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어리석은 자는 탐욕과 분노로 사는 자를 말합니다. 좋아하면 거며 쥐려 하고 싫어 하면 밀쳐 내려 하는, 좋아함과 싫어함이 분명한 사람도 어리석은 자에 해당되겠지요. 또한 계행이 엉망인 사람도 해당되겠지요. 살생, 거짓말, 음행 등을 밥먹듯이 저지르는 사람도 어리석은 자에 해당됩니다. 어리석은 자들과의 우정은 있을 수 없습니다. 만일 어리석은 자와의 우정이 있다면 남의 집 담을 함께 넘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부처님은 친구도 가려서 사귀어라 하였습니다. 나의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친구를 가까이 하라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부처님은 좋은 도반을 사귀는 것은 삶의 전부라 하였습니다. 물론 수행적 측면이긴 하지만 좋은 친구, 좋은 동료, 좋은 도반을 사귀는 것은 청정한 삶의 전부와 같다고 알아야 한다.(S3.18)”라고 말씀 하셨습니다. 그런 친구는 사실상 영혼의 친구입니다. 부모처럼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친구, 충고를 귀담아 들어 주는 친구, 인내와 용기를 주는 친구입니다. 그런 친구는 나이와 성별을 떠난 영적친구라 볼 수 있습니다.

 

사람이 오면 밥을 먹다가도 멈추고 일을 하다가도 멈추고 반갑게 맞이 해 주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친구가 부르면 마치 연인이 부르듯이 반갑게 맞이 해 주어야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당신이 나를 불러 준다면 무조건 달려 갈거야~”라는 유행가 구절이 마음에 와 닿습니다.

 

 

 

2015-01-18

진흙속의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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