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무엇을 환유(換喩)할 것인가? 동대문에서 본 기괴한 건축물 DDP

담마다사 이병욱 2015. 1. 23. 16:29

 

무엇을 환유(換喩)할 것인가? 동대문에서 본 기괴한 건축물 DDP

 

 

 

뭐든지 부수고 새로 만들어야 직성이 풀리는 것일까? 동대문에서 새로 만든 기괴한 구조물을 보았다. 이름 하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이다. 약어로는 ‘DDP’라 한다.

 

외계의 문명세계에 와 있는 듯

 

지난 주 토요일 동대문에 갔었다. 옛날 동대문운동장이 있었던 자리이다. 축구장과 야구장이 있었던 그 자리에는 지금 이상하게 생긴 구조물이 들어차 있다. 그곳으로 가기 위해서는 구동대문운동장역에서 내려야 한다. 지금은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이라는 긴 이름으로 바뀌었다.

 

지하철역에서 내려 밖으로 나오면 마주치는 것이 있다. 그것은 전에 한번도 본적이 없는 건축물이다. 마치 외계의 문명세계에 와 있는 듯 묘한 감정을 일으키게 하는 건축물이다.

 

 

 

 

 

 

건축물을 보면 모두 곡선으로 이루어져 있다. 각진 곳이 보이지 않는다. 도시의 특징은 직선과 각이라 볼 수 있는데 갑자기 곡선과 마주 하니 약간 충격을 받는다. 아마 문화충격이라 보아야 할 것이다.

 

 

 

 

 

 

홈페이지를 열어 보니

 

DDP에서는 똑 바른 것이 없다. 모두 구불구불하다. 이에 대하여 DDP홈페이지에 따르면 비정형이라 하였다. 비정형건축물은 어떤 것일까? 홈페이지에서 다음과 같은 설명이 보인다.

 

 

건축가 자하 하디드가 설계한 DDP는 우리나라 풍경처럼 서로 다투지 않고 물이 흘러가듯 이어져 갑니다. 이곳과 저곳이 따로 나누어지지 않고 지붕이 벽이 되고 벽이 지붕이 됩니다. 열린 공간들이 주고받으며 이어져서 동선을 따라 오고가며 상생하는 '환유의 풍경'을 담았습니다.

 

(세계 최대 규모의 3차원 비정형 건축물 DDP)

 

 

홈페이지에 따르면 DDP는 외국인 건축가가 설계한 것으로 되어 있다. 마치 물이 흘러 가듯이 자연스럽게 디자인한 것이라 한다. 이런 건축물에 대하여 세계 최대규모의 3차원 비정형 건축물이라 하였다. 

 

환유(換喩)의 풍경이라니

 

동대문에서 보는 이상하고 기괴하게 생긴 건축물은 현실적이 아니다. 마치 유에프오(UFO)를 보는 듯 초현실적이다. 그럼에도 설명문에 따르면 열린 공간들이 주고받으며 이어져서 동선을 따라 오고가며 상생하는 환유의 풍경을 담았습니다.”라고 하였다. 대체 환유의 풍경은 무슨 뜻일까?

 

환유의 풍경에 대하여 영어로 ‘Metonymic landscape’라고 하였다. 먼저 환유의 뜻은 무엇일까? 사전을 찾아 보니 환유(換喩)어떤 사물이나 사실을 표현하기 위하여 그것과 가까운 다른 낱말을 사용하는 수사법, 즐겁게 놀다라는 뜻이다. 일종의 비유라 볼 수 있다.

 

이번에는 영어 ‘metonymic’을 찾아 보았다. Metonymic환유(어떤 낱말 대신에 그것을 연상시키는 다른 낱말을 쓰는 비유. ‘미국 대통령’ 대신에 ‘백악관'을 쓰는 것과 같은 경우)”라 설명되어 있다. 사용 예를 보니 이해가 쉽다. 예를 들어 청와대하면 대통령이 연상되는 이치와 같다. 이렇게 본다면 동대문에서 보는 이상하고 기괴한 건축물을 보면 유에프오(UFO)가 떠 오르는데 이것도 일종의 환유라 볼 수 있을 것이다.

 

 

 

 

 

 

 

 

 

 

 

 

 

꿈의 구장, 동대문 야구장

 

동대문운동장에 대한 많은 추억을 가지고 있다. 지금은 사라지고 흔적도 남아 있지 않지만 동대문운동장은 청소년기에 꿈의 구장이었다. 특히 야구장이 그렇다.

 

 

 

 

야구는 TV에서 보는 것 보다 현장에서 보는 것이 몇 배 더 재미가 있다. TV에서 야구를 보면 그라운드가 멀게 느껴지지만 현장에서 보면 매우 가깝게 느껴진다. 더구나 선수들의 박진감 넘치는 동작과 관중들의 함성과 어우러진 야구장의 분위기는 TV에서 보는 것과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그렇게 한번 현장의 분위기를 맛 보면 자주 찾게 된다.

 

야구장에 처음 들어 간 것은 고등학교에 다닐 때 이다. 그 때 당시 고교야구가 인기 절정에 있었을 때이다. 그런데 고교시절 야구장에 거의 공짜로 가다시피 하였다. 그것은 야구장 부근 파출소에 친척아저씨가 근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2007년 야구장에서 연등축제 개막행사

 

야구장과 또 한번 인연을 맺었다. 그것은 연등축제를 통해서이다. 야구장이 헐리기 바로 이전 해에 불교인들의 최대축제라 볼 수 있는 연등축제가 동대문운동장 야구장에서 열렸다.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그 때 당시에도 연등축제는 불교인들의 최대축제이자 최대의 잔칫날이었다.

 

 

 

 

 

 

 

연등축제는 부처님오신날 일주일 전에 열린다. 지금은 연등회로 이름이 바뀌었지만 연등축제의 하일라이트는 제등행렬이다. 그런데 제등행렬이 시작 되기 전에 식전 행사가 항상 매년 야구장에서 열렸다는 사실이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사찰과 불자단체, 그리고 불자들이 어우러져 불교인들의 한마당이 거행된 것이다.

 

 

 

 

 

 

 

 

 

 

 

 

 

 

2007년 당시 연등축제가 개막행사가 야구장에서 열렸다. 그 때 당시 참관하여 2007 연등축제, 세계가 주목하는 대한민국 대표축제(2007-05-21)’라는 제목으로 기록을 남겼다.

 

 

 

 

 

 

 

2008년 축구장에서 연등축제 개막 행사

 

2008년이 되었다. 야구장은 이미 헐려 버리고 흔적도 남기지 않는 상태이었다.  바로 옆에 축구장만 남아 있었다. 2008년도 연등축제 개막행사는 축구장에서 열렸다. 이에 대하여 2008 연등축제, 제등행렬은 해마다 진화한다(2008-05-05)’라는 제목으로 글을 남긴 바 있다.

 

 

 

 

 

 

 

축구장에서 열린 개막식 행사는 무척 화려 하였다. 불자들의 최대잔치 답게 참가하는 자나 참관하는 자나 모두 한마음이 된 듯 하였다. 보통 5만명이 참가 한다고 하였다.

 

 

 

 

 

 

 

 

 

 

 

 

 

 

 

 

이날 축구장에서 열린 개막식 행사에 대하여 관제축제 '하이서울 페스티벌' 자발적인 '2008 연등축제' 보며(2008-05-05)’라는 제목으로 글을 남긴 바 있다.

 

 

 

 

 

 

야구장도 헐리고 축구장도 헐리고

 

야구장과 축구장에서 열린 연등축제 개막행사는 매우 흥겨웠다. 특히 각 사찰의연희단의 모습이 시선을 사로 잡았다. 한복 이나 개량한복 등 전통의상을 입은 연희단의 율동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할 만큼 아름답고 감동적인 모습을 연출 하였다. 이를 지켜 보는 불자들은 아마 불교인으로서 자부심을 느꼈을 것이다.

 

연등축제는 불교인들에게 긍지와 자부심을 심어 주기에 충분하다. 바로 그곳이 동대문운동장이었다. 그러나 동대문운동장은 2007년 야구장에서 개막식행사와 2008년 축구장에서 개막식 행사를 끝으로 영원히 사라졌다.

 

2009년이 되었다. 야구장과 축구장은 사라졌다. 그 자리에는 새로운 건축물을 만들기 위한 터 닦기가 한창 진행 되고 있었다. 연등축제날 제등행렬 출발지가 구동대문운동장이기 때문에 관심 있게 지켜 본 것이다. 2009 5월의 동대문운동장의 풍경은 다음 사진과 같다.

 

 

 

 

야구장도 헐리고 축구장도 헐렸다. 그렇다면 연등축제 개막식 행사는 어디서 열렸을까? 이제까지 야구장이 최적의 행사장소 이었으나 헐리고 나니 행사장소가 문제가 되었다. 주최측에서는 동국대운동장으로 정하였다. 남산 기슭의 장충동에 있는 동국대운동장이 새로운 행사 장소로 정해진 것이다.

 

새로운 시장의 야심찬 계획에 따라

 

동대문운동장이 헐린 이래 2009년부터 연등축제 개막행사는 동국대운동장에서 열리고 있다. 이런 사실을 지켜 보아 왔기 때문에 동대문운동장이 헐리는 것에 대하여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였다. 특히 2009년 당시 헐린 운동장부지를 바라 보면서 글을 하나 올렸다. 글 중의 일부를 보면 다음과 같다.

 

 

불자들의 최대축제인 연등축제를 행사할 장소가 사라졌다. 작년까지 동대문 운동장에서 식전 행사와 법회가 열렸으나 동대문운동장의 야구장과 축구장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그 자리에 공원조성을 위한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다.  만든지 불과 40여년 만에 헐어 버리고 그 자리에 공원을 만들어 시민에게 되돌려 준다는 발상이 운동장을 없애 버린 이유인 것이다.  이는 불교로 보서는 대단한 손실이 아닐 수 없다.

 

동대문운동장이야말로 연등축제가 세계적인 축제로 태어나는데 있어서 결정적인 산실 역할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참가자들의 집결지로서 그리고 식전 행사장소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했을 뿐만 아니라 준비하고 출발 하는장소로소의 역할도 하였기 때문이다. 그런 동대문운동장이 사라짐으로서 연등축제의 구심점이 상실되어 버린 것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서 동국대 운동장과 장충체육관이 선정 되었지만 분산효과만 있을 뿐이었다. 즉 연희단 공연은 장충체육관에서, 축제 개막법회는 동대 운동장에서, 장엄물 준비는 동대문 운동장 하다 보니 힘이 세군데로 분산 된 것이다. 이런 점이 올해 연등축제가 날씨와 더불어 예년 같지 크게 성황을 이루지 못한 요인으로 판단 된다.

 

정부는 말로는 전통문화를 복원해야 된다느니 세계적인 축제를 만들어야 된다느니 하고 말하지만 멍석을 깔 장소를 없애 버렸으니 그 저의를 의심 하지 않을 수 없다는 말이다. 이렇게 된데에는 일차적으로 체육인들의 책임이 크고 불교종단의 무대응에 대한 책임이 문제 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만든 지 오래 되었다고 꼭 부수고 해체해야 할 필요가 있었을까.

 

(2009 서울 연등축제, 국민축제로 승화 되었으면, 2009-04-27, 진흙속의연꽃)

 

 

글에서 추억이 있는 야구장과 축구장이 헐린 것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 하였다. 오래 된 것이라 하여, 낡은 것이라 하여 개발이라는 명목으로 쉽게 허물어 버리고 그 자리에 새로운 것을 짓는 것에 대하여 비판한 것이다. 특히 체육인들이 막지 못한 것에 대하여 못내 아쉬워 하였다.

 

동대문 야구장과 축구장은 국민들에게 매우 익숙한 공간이었다. 잠실운동장이 만들어지기 이전에는 운동장의 대명사는 서울운동장이었기 때문이다. 그 서울운동장이 동대문에 있다 하여 동대문운동장이 된 것이다. 이렇게 누구나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운동장이 새로운 시장의 야심찬 계획에 따라 헐렸다. 그에 따라 추억도 헐려 나간 것 같다.

 

다시 동대문운동장 자리에 섰다. 운동장이 헐린지 7년만에 전혀 다른 구조물을 마주 하게 되었다. 이상하고 기괴하고 요상하게 생긴 건축물이 운동장을 대신하고 있다. 대체 이 건축물은 무엇을 말하고자 함일까?

 

비정형 건축물의 컨셉은?

 

다시 DDP의 홈페이지를 보았다. 건축물은 자하 하디드의 작품이라 한다. DDP를 설계한 자하 하디드는 이라크 출신으로서 영국에서 활동하는 세계적인 여성건축가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여 비정형의 구불구불한 컨셉이 나오게 되었을까? 이에 대하여 설계자는 동대문 주변에 있는 의류상가의 역동성에 주목하였다고 한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쉼없이 움직이고 변화하는 모습을 작품에 담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고 독특한 DDP가 탄생하였다는 것이다.

 

 

 

 

 

 

 

 

 

 

 

 

DDP조감도를 보면 매우 특이하고 독특하다. 이전에 이런 건축물을 보지 못하였기 때문에 생소하기도 하고 기이하고 이상하기도 하다. 마치 커다란 물방울 갖기도 하고, 우주에서 날아 온 미확인 비행물체, 즉 유에프오(UFO)같기도 하다. 이렇게 정체를 알 수 없는 건축물에 대하여 DDDP 홈페이지에서는 굵은 글씨로 다음과 같이 강조 하였다.

 

 

마치 액체의 흐름을 연상시키는

환유의 풍경컨셉에 기반한 DDP의 형태는

공간적 유연성은 물론, 한국적 전통과 끊임없이 변모하는

디자인의 미래를 모두 담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규모의 3차원 비정형 건축물 DDP)

 

 

 

 

 

내부에도 모두 곡선

 

설명문에 따르면 액체의 흐름이라는 표현이 나온다. 유려한 곡선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이 건축물을 보면 곡선 아닌 곳이 없다. 하늘에서 내려다 본 조감도 뿐만 아니라 내부로 들어가 보면 모두 곡선이다.

 

 

 

 

 

 

 

 

 

 

 

 

 

 

 

반도시적 성격의 DDP

 

선과 각을 특징으로 하는 곳이 도시이다. 그래서일까 언젠가 본 표어 중에 도시는 선이다라고 표현한 것을 보았다. 실제로 그렇다 모든 도로는 직선으로 되어 있다. 그래서 선을 잘 지켜야 한다. 이는 다름 아닌 질서이다. 또 도시의 특징을 보면 대부분 으로 이루어져 있다. 빌딩이 대표적이다. 특히 유리로 전면이 뒤덮혀 있는 빌딩을 보면 마치 유리에 찔릴 것처럼 매우 날카롭게 생겼다. 이렇게 도시는 직선과 각만 보일 뿐 곡선을 보기 힘들다. 그런데 DDP의 구조를 보면 모두 곡면으로 되어 있다. 이렇게 본다면 DDP는 반도시적임에 틀림 없다.

 

 

 

 

 

 

 

계단까지 곡선으로

 

반도시적인 컨셉을 가지고 있는 DDP의 내부로 들어가 보았다. 철저하게 직선과 각을 배제한 건축물이기 때문에 모든 곳이 곡면이다. 심지어 계단까지 곡선으로 되어 있다. 계단을 보면 하나의 예술품 그 자체라 볼 수 있다.

 

 

 

 

 

 

 

 

 

 

 

 

 

 

 

 

제대로 된 것이 하나도 없는 것처럼

 

DDP에서는 철저하게 직선과 각을 배제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모든 것이 튀틀려 있는 듯이 보인다. 제대로 된 것이 하나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 이를 비정형이라 한다. 이렇게 비정형을 추구하다 보니 출입문 역시 비정형이다. 고정관념을 깨는 출입문을 보면 다음과 같다.

 

 

 

 

 

자동으로 열리고 닫히는 출입문을 보면 비스듬히 되어 있다. 출입문은 똑바로 수직으로 되어 있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있다. 이는 벽도 마찬가지이다.

 

벽도, 천정도, 기둥도 기울고

 

벽은 반드시 수직으로 되어 있고 천정은 수평으로 되어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아파트나 사무실 등 어느 곳을 다녀도 수직과 수평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나 DDP에 오면 그런 생각은 여지 없이 깨진다. 비정상이 정상으로 보이는 곳이 DDP이기 때문이다.

 

 

 

 

 

 

 

 

 

 

 

DDP에서는 어느 것 하나 정상적으로 된 것이 없다. 벽도 기울어져 있고 천정도 높낮이가 다르고 심지어 기둥까지 기울어져 있다!

 

구조물 안에는 무엇이 있을까?

 

운동장이 헐린 자리에 수년 만에 들어찬 구조물을 보면 충격적이다. 신선한 충격이다. 전에 보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마치 한국에서 살다가 낯선 선진국의 문화와 문물을 접하였을 때 겪는 문화충격과 유사한 것이다. 이처럼 이상하고 수상하고 괴이하게 생긴 구조물 안에는 무엇이 있을까?

 

DDP의 명칭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ongdaemoon Design Plaza)’의 약자이다. 디자인이라는 말이 들어가 있는 것으로 보아 디자인관련 연구소나 입주 업체가 들어 있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붕어빵에는 붕어가 없다는 말이 있듯이 DDP에서는 디자인과 관련된 업체, 특히 의류와 관련된 것은 전혀 볼 수 없다. 몇 개의 전시공간이 있긴 하지만 디자인관련 전시회는 단 한군데 뿐이다. 그것도 유료입장이다.

 

오드리햅번전시회?

 

DDP에 디자인이라는 말이 있다고 해서 건축물 전체가 디자인과 관련된 일을 하는 공간이라고 보면 오산이다. DDP내부를 보면 전시회 위주이다. 지난 전시회를 보면 아세안의 의식주 전시회, 여성공예창업대전, 전자제품 신제품 런칭쇼 등이 있다. 문화와 예술, 실생활 위주임을 알 수 있다. 현재 전시되고 있는 것은 간송문화전, 앙리 카르티에-브레송 미술전람회, 오드리햅번전시회 등이다.

 

거액을 들여서 만든 공간에서는 용도에 맞지 않게 사용되고 있음도 확인 하였다. 가장 넓은 공간에서는 어느 증권회사 직원들의 신년설명회가 열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드넓은 공간의 생활용품 전시장

 

각종 전시회는 유료입장이다. 그러나 생활용품 전시회장은 무료이다. 드넓은 공간에 각종 생활용품, 어린이 용품이 전시 되어 있다.

 

 

 

 

 

 

 

 

 

 

 

 

 

 

 

 

 

 

 

 

 

 

 

 

 

 

이곳 저곳 커피전문점의 가격표를 보니

 

넓직한 생활용품 전시장에는 생활용품만 파는 것은 아니다. 커피전문점도 있기 때문이다. 커피전문점이 별도로 있는 것이 아니라 용품점 이곳 저곳에 한켠을 차지 하고 있다.

 

 

 

 

 

 

 

커피값은 얼마일까? 일반용품을 파는 곳 한켠에 자리잡은 커피전문점에서는 아메리카노 한잔에 5.0, 즉 오천원한다. 서민들이 사용하기에는 비싼 편이다. 전철역 등 사람이 많이 몰리는 곳에는 1500원 하는 곳도 있는데 대부분 5천원 이상이다.

 

 

 

 

 

 

 

볼만한 것은 유료화되어 있어

 

DDP를 이곳 저곳 둘러 보니 그다지 서민적이지 않다. 천문학적 자금을 투자해서 지은 건물이서일까 앉아서 쉴 수 있는 공간에서 커피한잔 하고 싶지만 가격 때문에 엄두가 나지 않는다. 또 볼만한 전시공간은 대부눈 유료화 되어 있다. 디자인박물관이 그렇고 어린이들의 디자인 놀이터가 그렇다. 입장료를 내고 마치 공항검색대 처럼 생긴 게이트를 통과해야 한다.

 

 

 

 

푸드타운이 있긴 하지만

 

DDP에서 먹거리 공간이 없지 않을 수 없다. DDP지하에 푸드타운이 있다. 그러나 규모는 그다지 크지 않다. 갖가지 음식을 팔고 있지만 수천억 들여서 만든 공간에 입주해서일까 가격이 만만치 않다. 서민들이 먹기에는 부담이 많은 금액이다.

 

 

 

 

 

 

 

 

 

 

 

직선과 각에 찌달린 시민들에게

 

곡선을 따라 DDP 이곳 저곳을 둘러 보았다. 처음 보는 생소한 건축물이지만 그다지 낯설지 않다. 왜 그럴까? 아마 곡선으로 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정형화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오로지 직선과 각으로만 이루어져 있는 도시에서 곡선만 있는 공간을 접하였을 때 마음이 부드러워 졌다.

 

 

 

 

 

 

 

 

미확인비행물체 같기도 하고 커다란 물방울 같기도 하고, 커다란 바위덩어리 같기도 하고, 그 형체를 알 수 없는 이상한 건축물을 접하였을 때 그다지 거부감은 없다. 그것은 곡선이 주는 미학과 안정감이기 때문일 것이다. 더구나 벽도 기울어져 있고 천정도 기울어져 있고 심지어 기둥도 기울어져 있고, 더욱 더 놀라운 것은 출입문도 기울어진 것을 보았을 때 제대로 된 것이 없을 정도이다. 늘 직선과 각에 찌달려 긴장감에 시달려서일까 이런 파격이 오히려 안정감을 준다.

 

DDP는 역사에 길이 남을 건축물임에 틀림 없다. 또 한국이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건축물임에 틀림 없다. 어쩌면 의류강국인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건축물이라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아쉬운 감정이 드는 것은 왜 그럴까?

 

 

 

 

 

 

건축물 자체가 디자인

 

수천억원의 비용으로 만들어진 것이 DDP이다. 그러나 내부를 들여다 보면 투자비용에 걸맞지 않은 것들로 채워져 있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라 하여 디자인이 강조 되어 있지만 붕어빵에는 붕어가 없는 것처럼 디자인과 관련된 것은 매우 드믈다. 다만 건축물 자체가 디자인이이라 볼 수 있다. 이렇게 본다면 DDP는 내부의 시설이나 내용보다도 겉보기에 이상하고 괴상하고 요상하게 생긴 유려한 건축물 자체가 디자인인 것이다. 이를 환유의 풍경(Metonymic landscape)’라 설명하고 있다.

 

 

 

 

 

 

 

미확인비행물체 유에프오(UFO)

 

사람들은 DDP를 보면서 무엇을 생각할까? DDP를 보면서 환유(換喩)한다면 대부분 미확인비행물체, 즉 유에프오(UFO)를 떠 올릴 것이다. 건축물 자체가 외계에서 날아 온 비행물체로 보이기 때문이다. 혹시 모르지 않은가? 어느 영화사에서 DDP를 대상으로 하여 유에프오영화를 찍을지. 

 

 

 

 

 

 

 

DDP로 진입하면 기계음이

 

DDP를 보면서 환유(換喩)해 보았다. 미확인비행물체외에 적당히 떠 오르는 것이 없다. 초현실주의적 작품을 보면서 이상한 나라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하고 기계음이 나는 것 같기도 하다. 실제로 지하철 입구에서 DDP로 진입하면 기계음 음악을 틀어 준다.

 

 

 

 

 

꼭 이렇게 해야만 했을까?

 

정체를 알 수 없는 건축물을 보면서 동대문운동장을 떠 올렸다. 불과 몇 년전 까지만 해도 야구장과 축구장 등 수십년동안 익숙해져 있던 것이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것 같아 아쉬움이 컸기 때문이다. 꼭 이렇게 해야만 했을까? 새로 서울시장이 된 이가 의욕적으로 사업을 벌인 것이 직접적인 계기라 볼 수 있지만 그 때 당시 체육인들의 방관도 책임이 크다.

 

 

 

 

 

괴물처럼 똬리를 틀고

 

동대문운동장 야구장은 고교시절부터 자주 가던 곳이다. 또 연등축제가 열리면 대규모 개막행사가 개최 된 곳도 동대문운동장이었다. 그러나 개발열풍에 지금 동대문운동장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대신 그 자리에 이상한 건축물이 마치 괴물처럼 똬리를 틀고 앉아 있다.

 

 

 

 

 

 

 

 

변함이 없는 곳으로

 

그 건축물 안의 푸드코트에서 식사하려 하였으나 서민의 식단이 아니었다. 그래서 옛날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동대문 바로 뒤에 있는 허름한 식당가로 향하였다.

 

 

 

 

 

 

식당가가 있는 장소는 낡고 허름한 곳이다. 거리에는 역사와 전통의 먹거리 골목이라는 플레카드가 걸려 있다. 마치 고향에 온 것 같다. 고향에 가면 산천초목이 변함 없듯이 이곳 역시 변함이 없는 것 같다. 국밥을 시켜 먹었는데 입맛에 딱 맞았다.

 

 

 

2015-01-23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