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떠나는 여행

이런 행복 보다 더한 행복이 어디 있을까?

담마다사 이병욱 2015. 3. 5. 07:55

 

 

이런 행복 보다 더한 행복이 어디 있을까?

 

 

 

 

 

 

근근히 살아 간다. 일이 있으면 하고 없으면 논다. 일이 없으면 초조하다.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도, 삼일이 지나도 일이 없으면 초조하다 못해 안절부절한다.  

 

전화 한통화 걸려 오지 않는 것에 한탄하며 한 두 군데 전화를 해 본다. 그러나 일이라는 것이 기다려주는 것이 아니다. 전화를 걸면 일을 주는 것이 아니라 일이 있어야 일을 주는 것이다.

 

전화 한통이 걸려 온다. 고대하던 일감이다. 자연스럽게 반가이 응대한다. 마치 물고기가 물을 만난 듯 하다. 폭풍우가 닥쳐야 선원들이 바삐 움직이듯이 마음에 활기가 넘친다.

 

지금은 일이 없어도 그다지 초조해 하지 않는다. 일이라는 것이 없다가도 있고 없다가도 있기 때문이다. 일이 있으면 감사히 생각하여 최선을 다해준다. 일이 없으면 곧 있겠지라며 느긋하게 마음 먹는다. 그리고 남는 시간에 글을 쓴다. 그런 생활을 한지 9년이 되었다.

 

이전에는 월급생활자로 살았다. 일이 있건 없건 월급이 나왔기 때문에 다 그렇게 사는 줄 알았다. 그대신 시간에 매이게 되었다. 월급을 받은 만큼 시간을 직장에서 보내야 했기 때문이다.

 

월급 받아 먹는 재미로 살다 보니 20십년이라는 세월이 훌쩍 지나갔다. 그러나 남는 것이 없다. 세월은 인정사정 없이 흘러 갔지만 얽매인 삶을 살다 보니 자신의 삶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의 삶을 살았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정년까지 직장생활을 한다는 것은 드문 일이다. 국가에서 신분보장, 고용보장, 연금보장을 해주는 공무원을 제외하고 일반기업에서 정년을 맞이 하였다는 것은 행운이다. 우리나라 기업 대부분이 정년에 이를 정도로 오랜 역사가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들의 꿈은 안정된 직장에서 정년을 맞아 노후연금으로 편안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시간에 얽매이어 마치 노예와 같은 삶도 기꺼이 감수한다. 그러나 나중에 되돌아 보면 아까운 생각이 들 것이다. 시간이라는 것이 한번 지나면 다시 되돌아 오지 않는다. 그 얽매인 시간에 대하여 나중에 돈으로 또는 연금으로 보상받는다고 해서 되돌려 받는 것은 아니다.

 

어른들이 하는 이야기가 있다. 삶의 종착에 다다른 노인의 이야기에 따르면 다 쓸데 없는 짓이다라 한다. 좀 더 나은 삶을 위하여 과도하게 몰두 하였던 일이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그럴 필요가 없었다는 말이다. 좀 더 잘 살아 보기 위하여 여러 가지 무리수를 둔 것이 후회라는 것이다. 좀 더 잘 살아 보기 위해서 불법과 탈법을 하거나 좀 더 높은 지위로 올라가기 위해서 권모술수와 중상모략을 하는  부정적 행위를 해 보지만 나중에는 커다란 마음의 부담으로 작용하더라는 말이다.

 

노인들은 산전수전 다 겪었다. 그러다 보니. 삶의 과정에서 터득한 지혜가 있다. 그래서 젊은이들의 행위가 못마땅해 보여 잔소리 하는지 모른다. 그러나 노인의 말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이다.

 

요즘 노인들은 넘쳐난다. 그러나 지혜로운 노인은 드물다. 인생의 선배로서 선생으로서 지혜의 노인이 없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 그럴 때 사람들이 종교에 귀의 하는지 모른다.

 

불교를 종교로 가지고 있다. 이곳저곳 기웃거려 보았지만 나에게는 불교가 맞는다. 그래서 경전에서 삶의 지혜를 찾고 또 삶의 이정표를 찾게 되었다. 그런데 최근 전재성박사가 상윳따니까야통합본을 내었다는 가사를 보았다. 이전에는 총 일곱 권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이었으나 통합본의 경우 2단 배열에 작은 글자체와 함께 얇은 종이로 되어 있어서 2,800여페이지에 이른다고 한다. 검색해 보니 가격이 25만원이다. 이런 소식을 접하자 슬슬 사놓고 싶은 마음의 발동하였다.  

 

일인사업자로 산지 이제 9년이 되었다. 수입은 늘 불안하지만 그래도 일생 동안 가장 보람 있는 시기를 보내고 있다. 그것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다름아닌 글쓰기이다.

 

노는 입에 염불한다고 한다. 노느니 글을 쓴다. 습관화 되다 보니 자연스럽다.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 이런 행복 보다 더한 행복이 어디 있을까?

 

 

2015-03-05

진흙속의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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