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떠나는 여행

내년에 뵈요

담마다사 이병욱 2015. 2. 17. 13:58

 

 

내년에 뵈요

 

 

 

 

 

 

혼자서 밥을 먹습니다. TV에서는 혼밥이라 하더군요. 이렇게 혼밥을 하는 이유는 일인사업자이기 때문입니다. 나홀로 사무실에서 일을 하기 때문에 밥도 홀로 먹습니다.

 

혼밥하다 보니 일반식당에 들어 가는 것이 부담스럽습니다. 점심 때 일반식당의 경우 가장 손님이 많을 때이고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시간대인데 나홀로 테이블을 차지 하고 있으면 마치 영업방해 하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들 때가 많습니다.

 

혼자 식사를 하다 보니 누군가 찾아 오면 매우 반갑습니다. 그럴 경우 당당하게 일반식당에 들어가서 먹고 싶은 것을 사 먹습니다. 몇 개의 접대할 수 있는 식당을 알아 놓았기 때문에 그곳으로 안내 합니다.

 

얼마 전에 동기동창사이트에서 카톡을 하였습니다. 대화가 오가는 중에 그 동안 침묵을 지키던 친구가 모습을 나타내었습니다. 너무도 반가워 대화를 하던 중에 식사를 같이 하자고 요청하였습니다. 즉석에서 번개가 이루어진 것입니다.

 

멀리에 있는 친구들이 도착하였습니다. 모두 네 명이서 식사를 하였습니다. 오랜 만에 여럿이서 왔기 때문에 최상의 대우를 해 주기로 하였습니다. 그래서 평소 알고 있는 맛집으로  안내하였습니다. TV에서도 소개 된 바 있는 유명 맛집입니다.

 

유명맛집에서 모처럼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런데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하는 말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오게 된 직접적인 동기가 있다고 하였습니다. 카톡으로 대화를 나누는 도중에 혼자 밥먹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라 하였습니다. 그래서 바쁜 와중에 함께 식사 하고자 먼길을 온 것이라 합니다. 그런 친구의 따뜻한 배려에 감사 드립니다.

 

매일 혼밥을 하기 때문에 주로 카페테리아로 갑니다. 수백명이 먹을 수 있는 부페개념의 대중식당입니다. 가격도 싸서 4,500원 합니다. 매일 메뉴가 바뀌어서 무엇을 먹어야 할지 고민하지 않아도 되고, 무엇보다 좋은 것은 나물과 야채가 풍부하다는 것입니다.

 

설 연휴를 앞두고 카페테리아에서 혼밥을 하였습니다. 내일부터 연휴가 시작 되어서 인지 사람들이 카운터에 앉아 있는 주인아저씨에게 덕담을 합니다. 이에 주인은 내년에 뵈요라고 말합니다. 식당주인이 내년에 뵈요라는 말에 필이 꼽혔습니다. 그래서 이 글을 쓰게 된 동기가 되었습니다.

 

이틀만 지나면 설날입니다. 우리의 고유 명절일 뿐만 아니라 아시아의 명절이기도 합니다. 특히 중국의 춘절은 매우 유명합니다. 민족 대이동이 시작 되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역시 대이동이 시작 됩니다. 그래서 TV나 라디오에서는 실시간으로 교통정보를 알려 줍니다. 그러나 항공정보는 인색합니다.

 

명절날 종종 공항소식을 듣습니다. 그러나 자주 들을 수 없습니다. 짧게 어쩌다 한번 듣습니다. 그런데 늘 듣는 말이 있습니다. 명절연휴를 맞아 사상 최대의 인파가 공항을 빠져 나갔다는 소리입니다. 명절을 보내는 것 대신 해외로 놀러 가는 사람들입니다. 어떻게 보면 난사람’ ‘든사람들 입니다. 이렇게 공항이 미어 터지도록 혼잡을 이루지만 TV 등 매스컴에서는 좀처럼 공항소식을 들려 주지 않습니다.

 

이틀 후면 구정입니다. 옛날에는 정식으로 새해가 시작 되는 날입니다. 그러나 서양력으로 사는 시대에 설날의 의미는 많이 퇴색 되었습니다. 다만 일가친척들이 모여서 조상에게 제사를 지내고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는 연중행사처럼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설날이 오면 명절기분이 납니다. 그것은 오랜 만에 만나는 가족과 친지, 친척에 대한 설레임이겠지요.

 

카페테리아에서 내년에 뵈요라는 말에 자극 받았습니다. 좀처럼 들어 보지 못하던 말이기 때문입니다. 이미 새해가 되어 그것도 한달 하고도 한참 지났음에도 내년이라니요. 그럼에도 내년에 뵈요라는 말이 어색하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 정겹습니다.

 

 

2015-02-17

진흙속의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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