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사랑스런 눈빛으로
요즘 티브이를 조면 홀로 사는 사람에 대한 프로가 많습니다. 깊은 산중에서 도인처럼 나홀로 삽니다. 여러가지 이유로 홀로 살지만 모두 다 공통적으로 ‘행복하다’고 합니다. 자연과 함께 살아 가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나홀로 사는 사람들을 보면 한편으로 부럽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 한심하다고 생각 합니다. 모든 것을 내려 놓고 대자연속에서 홀로 사는 것이 신선놀음 인 것 같아 부럽습니다. 버릴 수 있는 그 용기를 갖지 못하였기에 부럽습니다.
그러나 나홀로족은 ‘루저(Loser)’라 볼 수 있습니다. 루저는 일반적으로 ‘패자’의 뜻 입니다. 사회적응에 실패하여 가다가다 갈데 없어 산속에 들어간 케이스라 봅니다. 물론 치유 등의 목적으로 들어간 경우는 예외 입니다.
같은 루저라도 산중인이 노숙자 보다 낫습니다. 무기력, 나태, 게으름, 알콜중독 등을 특징으로 하는 반사회적 인격장애를 가진 자들 보다 훨씬 낫습니다. 혼자 살면 부지런해야 하기 때문 입니다. 그럼에도 나홀로족을 부정적으로 보는 것은 사회적응에 실패 하였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산중이나 서울역에 살지 않는 한 공동체 생활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먹고 살기 위한 것도 있고 이념이나 가치관에 따라 모인 것도 있습니다. 어느 경우이든지 돌출행위를 하면 왕따 됩니다. 화합을 깨뜨렸을 때 배겨 나지 못 합니다. 결국 나홀로 삶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공동체생활을 잘 할 수 있을까요?
빅쿠들은 공동체생활을 합니다. 최소 네 명 이상이면 승가라 하는데 규칙이 있습니다. 이를 명문화 한 것이 율장 입니다. 그런데 승가에서 가장 크게 요청되는 것이 ‘화합’입니다. 일심동체가 됨을 말합니다. 이에 대하여 율장대품에서는 다음과 같이 표현 되어 있습니다.
“우리들은 서로 화합하고
서로 감사하고 다투지 않고
우유와 물처럼 조화롭게
서로 사랑스런 눈빛으로 대하며 지냅니다.”
율장대품 ‘꼬삼비의 다발’에 있는 이야기입니다. 아누룻다가 부처님에게 한 말 입니다. 서로 화합한다고 하였습니다. 그것도 ‘우유와 물처럼 조화롭게’라 하였습니다.
기름과 물은 섞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하나가 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하나가 하나가 될 수 있는 원인이 있습니다. 그것은 ‘서로 사랑스런 눈빛’입니다.마치 연인을 대하는 것 같습니다. 상대방을 사랑하는데 다툼이 일어 날 수 없겠지요.
화합승가의 조건에 여러 가지 있을 수 있습니다. 그 중에 가장 중요한 요소가 자신을 내려 놓는 것입니다. 그리고 상대방을 따르는 것 입니다. 요즘 사고방식으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 입니다. 율장에서는 “저는 자신의 마음을 버리고 이 존자들의 마음에 따라 살고 싶습니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살면 다툼이 일어날 수가 없습니다.
화합승가에서 요청되는 것 중에‘자애’가 있습니다. 이는 ‘서로 사랑스런 눈빛으로’와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습니다. 또 하나 ‘솔선수범’이 있습니다. 쓰레기를 먼저 본 사람이 치우기 식 입니다. 그리고 승가에서는 잡담을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법에 대해서는 밤샘토론 합니다. 그래서 율장대품에서는 “닷새마다 밤을 새며 법담을 나눕니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 외는 침묵 입니다.
화합승가는 빅쿠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닙니다. 어느 단체나 조직에서도 적용될 수 있습니다. 항상 새겨 둘 말은 다음과 같습니다.“우리들은 서로 화합하고 서로 감사하고 다투지 않고 우유와 물처럼 조화롭게 서로 사랑스런 눈빛으로 대하며 지냅니다.”라고.
2015-07-09
진흙속의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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