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시점부터 붕괴되는 인공구조물, 엔트로피에 저항하는 생명
사람들은 위대한 자연을 보면 경탄한다. TV 자연다큐에서 협곡이나 폭포 등을 보면 자연이 만들어 낸 경이로운 작품을 보면 눈을 떼지 못한다. 이렇게 자연현상에 압도 당하였을 때 호모사피엔스라는 존재가 한없이 왜소하고 보잘것없음을 알게 된다. 하지만 인간이 만들어낸 경이로운 작품에 감동할 때 도 있다.
경이로운 거대한 인공구조물
산에서 아래 세상을 내려다 보았을 때 도시의 거대한 인공구조물과 마주하게 된다. 이때 경이로움을 느낀다. 작고 힘없는 인간의 손으로 이루어낸 결과물에 때로 압도당하기도 한다.
전철을 타고 가다 한강을 지나게 되었다. 여의도를 배경으로 아름다운 파노라마가 펼쳐 졌다. 이를 카메라에 담았다. 순간포착된 배경은 경이로움 그 자체이었다. 하늘과 강과 인공구조물이 어우러져 한폭의 아름다운 그림처럼 보였다.
종종 지나다니는 길이 있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가 지나는 곳에 있는 길이다. 하늘 높이 치솟아 있는 거대한 구조물을 보았을 때 경이로움을 느꼈다. 그 구조물은 건설될 당시부터 보아 왔고 또한 많이 이용해 보았다. 그런데 매우 익숙하다. 왜 그럴까? 선과 각으로 이루어진 도시에서 곡선이 있었기 때문이다.
종종 지나는 길목에 보는 곡선은 한눈에 보기에도 시원하다. 인간의 지식과 거대한 자본이 투자되어 이루어진 성과물을 보았을 때 자연의 경이 못지 않게 감동을 준다.
완성시점부터 붕괴되는 인공구조물
보는 이로 하여금 압도하게 만드는 거대한 자연, 그리고 역시 보는 이로 하여금 경탄하게 만드는 거대한 인공구조물을 볼 때 마다 드는 생각이 있다. 지금 이대로 영원히 지속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다. 견고해 보이는 대상을 접할 때 앞으로 십년, 이십년 후도 그 상태 그 대로 있을 것이라 의심치 않는다. 그러나 천년, 만년이 지나면 어떻게 될까? 아무도 장담하지 못할 것이다.
늘 변하는 것들 가운데 변하지 않는 것을 추구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결국 변하고 만다. 사물은 완성시점에서 붕괴가 시작된다는 말이 있다. 지금 서 있는 거대한 인공구조물도 언젠가는 무너지고 말 것이다. 그릇은 깨지고 담장은 무너지도록 되어 있다. 지금 보이는 견고한 구조물도 서서히 붕괴될 것이다. 그러나 급격히 붕괴 될 수도 있다. 그것은 전쟁이다.
전쟁은 모든 것을 파괴해 버린다. 그것은 성냄을 특징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친구에게 화를 내면 다시는 만나려 하지 않을 것이다. 거래처와 싸우면 다시는 주문하지 않을 것이다. 한회사의 사장이 분노하면 회사가 얼어 붙는다. 한나라의 지도자가 분노하면 전쟁이 날 수 있다. 전쟁이 나면 이제까지 이루었던 것들이 모조리 파괴 된다. 저 견고해 보이는 고층빌딩도, 하늘 높이 솟아 있는 다리도 무너진다.
인공구조물은 완성시점에서 붕괴가 시작된다. 엔트로피 법칙에 따라 언젠가는 무너질 운명에 처해 있다. 질서에서 무질서로 이동하는 것이다. 그러나 생명이 있는 것은 무질서에 저항한다. 조직화하여 자신의 존재를 과시 하게 된다. 무생물은 붕괴되지만 생물은 번영한다. 그런 것 중의 하나가 나무이다.
엔트로피에 저항하는 생명
아파트단지가 완성되면 두 가지 현상을 볼 수 있다. 인공구조물과 조경과의 관계이다. 완성시점부터 콘크리트 구조물은 낡아져 간다. 그러나 단지 내에 조경용으로 심어 놓았던 나무는 갈수록 번성해 나간다. 세월이 한참 흘렀을 때 생명이 없는 것은 생명이 있는 것에 먹히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쇠붙이로 된 아파트 담장이 나무에 의해서 먹히고 있는 장면이 좋은 예라 볼 수 있다.
생명이 있는 것들도 언젠가는 죽게 되어 있다. 열매가 익으면 떨어지듯이, 도자기는 깨지는 것으로 운명 지워져 있는 것과 같다. 생명이 지금 비록 엔트로피에 저항하며 조직화를 하고 있지만 한계에 이르렀을 때 급속하게 붕괴되고 만다. 그럼에도 천년 만년 살 것처럼 하루를 살아 가는 사람들은 이 세상이 매우 견고한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항상한 것으로 생각한다.
“만약 그대가 무상한 것을 실로 항상하다고 말한다면, 견고하지 않은 것을 실로 견고하다고 말한다면, 영원하지 않은 것을 실로 영원하다고 말한다면, 완전하지 않은 것을 실로 완전하다고 말한다면, 변하는 것을 변하지 않는다고 말한다면, 하느님 바까여, 그대는 무명에 빠진 것입니다. 하느님 바까여, 그대는 무명에 빠진 것입니다. (S6.4)
2015-07-17
진흙속의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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