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장의 가르침

스님이 수염을 길러도 되나?

담마다사 이병욱 2015. 8. 5. 14:46

 

스님이 수염을 길러도 되나?

 

 

종종 수염을 기른 스님들을 볼 수 있다. 머리는 삭발하였지만 수염은 멋지게 길러 보기에도 도인 같다. 달마도를 보면 달마대사는 수염을 길렀다. 우락부락한 얼굴만큼이나 수염도 개성이 있다. 과연 스님들은 수염을 길러도 되는 것일까?

 

율장소품에 사소한 일의 다발이 있다. 그 중에 손톱 및 기타가 있다. 수염에 관한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그런데 한때 여섯 무리의 수행승들이 수염을 다듬고, 수염을 기르고, 염소처럼 긴 수염을 만들고, 사각모양의 수염을 만들고, 가슴에 털모양을 만들고, 배위에 털 모양을 만들고, 구레나룻을 만들고, 음부의 털을 잘라냈다. 사람들이 혐책하고 분개하고 비난했다.

 

(손톱 및 기타, 율장소품 제5장 사소한 일의 다발, 전재성님역)

 

 

빅쿠들이 수염을 길렀을 때 재가자들의 비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사람들은 마치 감각적 쾌락의 욕망을 즐기는 재가자와 같다.”라고 비난하였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된 부처님은 다음과 같이 말씀 하셨다.

 

 

“Na, bhikkhave, massu kappāpetabba…pe… na massu vaḍḍhāpetabba… na golomika kārāpetabba… na caturassaka kārāpetabba… na parimukha kārāpetabba… na aḍḍhaduka kārāpetabba… na dāhikā hapetabbā na sambādhe loma saharāpetabba. Yo saharāpeyya, āpatti dukkaassā”

 

[세존]

수행승들이여, 수염을 다듬어서는 안 된다. 수염을 길러서는 안 된다. 염소처럼 긴 수염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 사각모양의 수염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 가슴의 털 모양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 배위에 털 모양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 구레나룻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 음부의 털을 잘라내서는 안 된다. 그렇게 하면, 악작죄가 된다.”

 

(손톱 및 기타, 율장소품 제5장 사소한 일의 다발, 전재성님역)

 

 

 

Beard Monk

 

 

부처님은 수염을 기르거나 다듬어서는 안 된다고 하였다. 그런 수염은 턱에 난 것만을 뜻하지는 않는다. 가슴에 난 털이나 배에 난 털도 마찬가지로 수염의 범주에 넣고 있다.

 

염소처럼 긴 수염(golomika)’ 은 턱 끝까지 길게 만든 수염을 말한다. 가장 일반적인 형태의 수염이다. ‘사각모양의 수염(caturassaka)’은 네 방향으로 각진 것처럼 보이는 수염이다. 귀 밑에서 턱 까지 잇달아 난 구레나룻(dāhikā)’도 있다.

 

수염이 나면 다듬어야 할 것이다. 마치 머리를 다듬는 것과 같다. 삭발한 빅쿠들이 수염을 기르고 다듬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더구나 어떤 빅쿠들은 가슴에 난 털과 배에 난 털을 가지런히 다듬어 정열하기 까지 하였다. 이를 본 일반사람들은 재가자들을 보는 것 같다고 비난하였다.

 

부처님은 수염 기르는 것에 대하여 악작죄를 짓는 것이라 하였다. 여기서 악작이라는 말은 빠알리어 ‘dukkaa’를 말한다. 영어로 ‘badly done, wrong’의 뜻이다. 한자어로 惡作(악작) 이라 한다.

 

부처님은 수염을 기르지 말라고 하였다. 그럼에도 멋지게 긴 수염을 기른다든가 구레나룻을 기른다면 이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 율장정신에 따르면 나쁜 행위에 해당된다. 부처님이 금하신 것을 굳이 한다면 비난 받아 마땅 할 것이다.

 

2015-08-05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