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기

설악의 아침

담마다사 이병욱 2015. 8. 9. 08:11

 

 

설악의 아침

 

 

꼬끼요~” 오래만에 들어 보는 닭울음 소리이다. 새벽 5시에 기상한 이곳은 설악이다. 강원도 설악산이 아니라 가평군에 있는 설악면이다. 국민휴가철을 맞이하여 한국명상원 가평수련원을 찾았다.

 

 

 

 

 

 

한국명상원은 익숙하다. 지난 2009년 일년 동안 매주 다녔기 때문이다그때 당시 매주 토요일 저녁에 강좌가 있었다. 저녁 6시부터 10시까지 십이연기법문과 경행과 좌선 그리고 인터뷰로 이루어진 강좌를 50회 가량 참가하였다이 강좌로 초기불교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연수원이라 하지만 이제 시작단계에 불과하다. 처음 시행되는 집중수행이라 한다. 하지만 시설은 몹시 열악하다. 호두마을이나 고엔카와 비교할 수 없다. 다만 첫 스타트를 끊은 것에 의의를 둔다고 황영채선생은 말한다.

 

남자들이 머무는 곳은 작은 콘테이너 하우스이다. 여자들의 경우 황영채선생의 개인 사저에서 머문다. 현재 남자 5, 여자 5명이다. 첫날은 20명이었다고 한다. 도중에 들어 올 수 도 있고 나갈 수 있어서 자유로운 분위기이다. 식사를 할 때는 함께 한다. 그리고 인터뷰할 때 저녁에 모두 모인다.

 

콘테이너 안에는 남자수련생 5명이 기거하고 있다. 첫날부터 참여한 사람들이다. 그런데 작아 보이는 콘테이너 내부에는 있을 건 다 있다. 간단한 주방이 있어서 커피나 차를 끓여 마실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무엇보다 내부에 화장실이 갖추어 있다는 사실이다. 더구나 온수가 나오는 샤워시설까지 되어 있다.

 

 

 

 

 

 

연수원의 하루 일과는 새벽 5시에 기상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취침은 밤9시이다. 일과를 보면 다음과 같다.

 

 

1) 5-6: 기상 및 경행

2) 6-7: 좌선

3) 7-8: 주변정리 및 아침공양

4) 8-9: 경행

5) 9-10: 좌선

6) 10-11: 경행

7) 11-12: 좌선

8) 12-2: 점심공양및 경행

9) 2-3: 좌선

10) 3-4: 경행

11) 4-5: 좌선

12) 5-7: 자유시간 및 경행

13) 7-9: 인터뷰 및 자유시간

14) 9시 이후: 취침

  

 

 

 

 

 

 

주로 경행괴 좌선으로 이루어지는 매우 단조로운 일상이다. 식사는 원칙적으로 아침과 점심 두끼 이며 오후 불식이다. 그러나 저녁시간대에 감자나 옥수수 등 간단한 먹거리가 제공된다.

 

집중수행은 8 2() 부터 8 8() 까지 6 7일동안 국민휴가기간에 실시 되고 있다. 목요일 이른 오전부터 합류 하였다. 잠실 롯데월드 맞은 편에서 설악터미널로 가는 7000번 버스를 탔다. 설악터미널에서 내려 택시를 탔다. 수련원이 오지에 있어서 드믄드문 가는 버스로는 시간을 맞출 수 없기 때문이다. 택시는 메타요금으로 16,000원 들었다. 연수비용은 철저하게 자율이다. 능력껏 보시하면 된다.

 

구성원을 보면 대부분 나이든 세대이다. 남자의 경우 50대가 많다. 육십대도 보인다. 여자의 경우 20대부터 60대까지 연령대가 다양하다. 대부분 한국명상원과 인연 있는 사람들이다. 구성원 중에는 호두마을이나 고엔카에서 집중수행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도 있었다.

 

저녁에 인터뷰시간이 있었다. 황영채선생의 개인 사저 거실에 8시에 모인다. 둥그렇게 앉으면 황영채선생이 수행점검을 해 주는 식이다. 그런 황선생은 거의 칠십가까이 되는 여성수행자이다. 묘원법사를 스승으로 하여 십 수년 째 보조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하였다. 황산덕 전법무장관의 큰 딸로 알려져 있다독일에서 유학한 바도 있는 법학자이다. 묘원법사는 지방에 강연일정이 잡혀 있어서 이날 참석하지 못하였다.

 

 

 

 

 

처음 참가해 보는 집중수행이다. 첫 하루가 지난 아침에 산에서는 산새들이 지저귐이 요란하다. 아래 동네에서는 닭이 꼬끼요~”하며 홰치는 소리가 들린다.  세상과 격리된 곳에서 경행과 좌선의 단조로운 일상이 시작 되었다. 그렇다고 무언가 크게 기대하는 것은 아니다. 마치 친정에 온 것 같은 분위기에서 휴가 나왔다고 생각하며 쉬어 가려 한다.

 

 

 

 

2015-08-07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