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백년대계

역풍을 맞지 않으려면

담마다사 이병욱 2016. 5. 25. 07:38

 

역풍을 맞지 않으려면

 

 

 

역풍을 우려하여

 

역풍을 우려합니다.” 직선제추진을 하는데 있어서 과도한 정치적 행위를 경계하는 말이다. 기득권층을 자극하는 말이나 행동을 자제하자는 것이다. 여기서 기득권층은 총무원이나 종회 등 종무기관에서 소임을 맡고 있는 스님들을 말한다.

 

역풍을 맞지 않기 위해서는 종단과 대척점에 있는 단체나 인물과 지나치게 가까이 해서는 안된다는 말도 된다. 현시점에서 신문에 광고를 낸다든가 집단행동 하는 것을 최대한 자제하자고 말한다. 한마디로 기득권층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염려에서 나온 말이다. 종회에서 논의 되는 결과를 조용히 지켜 보자는 뜻도 된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대중은 압도적 다수로 직선제를 선호 하였다. 차기 총무원장을 선출하는데 있어서 어느 제도가 가장 좋은지에 대한 100인 대중공사에서 대다수는 총무원직선제를 원했다. 그렇다고 하여 직선제가 채택된 것은 아니다. 법을 만드는 종회를 통과해야 하기 때문이다.

 

종회의 의원스님들을 보면 대다수가 특정계파 소속이다. 한마디로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기운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면 백전백패이듯이, 다수를 점하고 있는 기득권층의 벽을 넘는다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 치는 격이라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명분은 있다. 여덟 차례에 걸친 대중공사에서 대중들은 직선제를 열망했다.

 

직선제를 관철시키려면 명분이 있어야 한다. 대중공사에서 61%가 직선제를 열망한 것이 가장 큰 명분일 것이다. 이런 면으로 본다면 종회에서 추진하였던 염화미소법은 9%로서 사실상 아웃된 것이나 다름 없다. 16%에 지나지 않는 종단쇄신안 역시 명분이 없다. 압도적 다수로 지지 받은 61%의 직선제가 가장 큰 명분을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총무원장직선제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다. 그리고 시대의 흐름이다. 시대의 흐름을 막고자 한다면 시대에 역행하는 것이 된다. 5%에 지나지 않는 소수가 기득권을 지켜 내기 위한 몸부림으로 밖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명분을 확보한 직선제가 탄력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것은 기득권층에 빌미를 주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역풍을 맞지 않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통합적이고 통일된 논리를 개발해야 한다.

 

시작은 미미하나 끝은 창대하리라

 

모두 아홉 차례 열린 100인 대중공사에 네 번 참여했다. 처음 참여한 대중공사에서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느꼈다. 대중들은 열렬히 직선제를 바라고 있지만 제도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아무리 의식개혁을 외치지만 제도개혁이 뒷받침 되지 않는다면 공염불이다. 한국불교 100년 대계를 위한 제도개혁이 이루어야 한다.

 

 

 

 

 

직선제를 추진하는 모임이 발족되었다. 스님들과 재가자들로 이루어진 모임은 이제 태동단계이다. 비록 바이블의 한구절이긴 하지만 시작은 미미하나 끝은 창대하리라.”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이제 시작단계에 불과한 모임에서는 직선제의 장점에 대하여 널리 홍보하고 있다. 동시에 기득권층의 직선제반대논리에 대한 빌미를 주지 않기 위한 현안을 검토하고 있다. 가장 큰 것이 참종권문제이다. 스님의 법랍과 재가자의 투표권이다.

 

구족계수지자 전원에게

 

직선제를 해야 한다는 당위성에 대하여 널리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그럼에도 참종권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의견이 많다. 어느 스님에 따르면 종단 어른 스님들은 법랍 10년 이하의 스님들에 대해서는 어린 아이처럼 보는 경향도 있다고 했다. 그래서일까 처음 직선제를 소개 할 때 투표권에 대한 세 가지 안이 있었다. 1안이 구족계수지자 전원, 2안이 법계중덕(승납 10)이상 수지자 전원, 3안이 법계 대덕(승납 20)이상 수지자 전원으로 구분하였다. 현 시점에서 구족계수지자 전원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직선제 투표권에 대하여 법계중덕(승납 10)으로 한정하면 어떻게 될까 현재 한국에서는 20세 이상에게 투표권을 주고 있다. 빈부귀천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1 1표제도 인 것이다. 그럼에도 스님들의 투표권을 승납 10, 또는 20년으로 제한 한다면 역풍을 맞을 수 있고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

 

재가자에 투표권을 준다면

 

두 번째로 재가자의 참여문제이다. 이는 재가불자에게도 투표권을 줄 것인가에 대한 문제이다. 이에 대하여 직선제를 설명하는 측에서는 명목상 5%이내로 투표권을 주자고 제안 했다. 근거는 무엇일까? 교구별로 교구신도회에서 선출하는 20인으로 하여 총 480명 가량 참여하도록 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

 

재가자의 투표권은 기득권층의 빌미를 줄 수 있다. 그리고 역풍을 맞을 수 있다. 왜 그런가? 승단의 대표를 선출하는데 있어서 재가자가 참가할 명분이 없기 때문이다. 종헌 제8조에 본종은 승려(비구·비구니)와 신도(우파색·우파이)로써 구성한다.”라고 되어 있지만, 이 문구가 재가자에게 투표권을 주어야 함을 의미하지 않는다.

 

율장에 따르면 승가를 구성하는데 있어서 재가자는 포함되지 않는다. 넓은 의미의 사방승가라면 재가자도 포함될 수 있다. 그러나 지역승가개념의 현전승가에서 재가불자가 승가의 일원이 된다는 것은 있을 수 없고 경전적 근거도 없다.

 

궁극적으로 승단과 교단으로 분리되어야

 

재가불자의 총무원장 직선 투표권 주장은 역풍이 우려된다. 기득권층에게 직선제를 무산시킬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하는 것이 된다. 현 시점에서 교구본사의 신도회를 활성화 해야 한다. 아직까지 신도회조차 갖추어지지 않은 곳이 많고, 설령 신도회가 있다고 하더라도 사실상 주지스님이 임명하는 식으로 되어 있다.

 

만약 총무원장 직선제가 실현된다면 교구본사신도회는 민주적 절차에 의해서 구성될 것이다. 신도들이 신도회를 구성하여 신도들이 신도회장을 뽑는 것이다. 이렇게 되었을 때 재가불자의 참여가 가능하고 역할도 있게 될 것이다. 

 

궁극적으로 승단과 교단으로 분리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는 승단의 민주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승단의 민주화는 직선제로 완성된다. 구족계를 받은 모든 스님들에게 투표권을 부여 하는 것이다. 이렇게 승단의 민주화가 완성되면 다음 단계는 신도회의 활성화이다. 재가의 잘 교육받은 전문가를 참여 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역할을 부여한다. 한국불교 100년 대계를 위한 초석이다. 이렇게 민주적 절차에 따라 승가와 재가의 공동체가 구성되었을 때 진정한 사부대중공체라 볼 수 있다.

 

 

2016-05-25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