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까야번역비교

상윳따니까야 1편 ‘시와 함께 모음’ 번역비교를 마치고

담마다사 이병욱 2016. 7. 17. 11:01

 

상윳따니까야 1시와 함께 모음번역비교를 마치고

 

 

상윳따니까야 1권에 대한 번역비교를 마쳤다. 누가 시켜서 한 것이 아니다. 처음에는 호기심에서 시작 했다. 두 번역서에 대하여 한번역서가 오류투성이라는 말을 듣고 정말 그럴까?”라며 의구심을 가지고 번역한 것이다. 결과는 정 반대이었다. 물론 하나도 빠짐 없이 다 비교한 것은 아니다. 대부분 경에 대하여 번역비교를 했는데 길고 짧은 것은 대보면 알 수 있다는 말을 실감했다. 번역이라는 것이 단순하게 문자만 우리말로 옮기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문학적 그리고 인문학적 소양이 없이는 함부로 할 수 없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보통불자가 주제넘게 번역비교를 했다. 2013 9월부터 시작 했으니 만으로 3년이 다 되어 간다. 상윳따니까야 1시와 함께 모음(Sagatha Vagga)’에 대하여 3년동안 모두 185개의 글을 올렸다. 지나고 보니 책이 너덜너덜 해질 정도가 되었다. 책에는 노랑형광메모리펜 자국이 가득하다. 어떤 경우라도 책에는 펜을 대지 않기 때문이다. 그 대신 노랑형광메모리펜하나만 허용한다. 그러다 보니 중요포인트는 노랑색이 덧칠되어 있다.

 

 

 

 

 

 

번역비교를 하면서 오역과 탈역을 발견하기도 했다. 이를 그대로 블로그에 올렸다. 혹시라도 번역자들이 보았다면 다음 개정판에 바로 잡아 올린다면 보람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대부분 불자들은 번역된 경전을 이용하여 신행생활을 하고 글을 쓰는데 있어서 근거로 사용한다. 그런데 잘못된 번역이 있으면 어떻게 될까? 더구나 정반대로 번역되어 있다면 부처님 가르침을 크게 훼손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필업을 짓게 된다. 가장 좋은 것은 빠알리원문대로 읽는 것이다.

 

요즘은 인터넷시대라 빠알리원전을 인터넷으로 볼 수도 있고 다운 받아 볼 수도 있다. 특히 ‘PCED194’라 하여 인터넷에서 누구나 다운 받을 수 있다. 이에 대하여 누구나 다운 받을 있는 빠알리 경전과 전자사전, Pali Canon E-Dictionary Version 1.94 (PCED)(2013-07-02)”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린 바 있다. 올린 글에서 美洲下点一를 클릭하면 빠알리사전과 빠알리삼장을 다운 받을 수 있다.

 

다운받은 PCED194는 번역비교 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빠알리어를 모르고, 빠알리어를 배워 본 적이 없음에도 다운 받은 PCED194를 활용하면 한눈에 알 수 있다. 비록 영어로 되어 있기는 하지만 중고등학교에서 배운 영어실력 정도이면 독해가 가능하다. 더구나 사전에서는 해당 단어가 사용된 경을 소개하고 있다. 또한 해당단어가 사용된 인연담 뿐만 아니라 간단한 해설도 겸하고 있어서 이 PCED194 하나만 있으면 빠알리원전을 읽을 수 있다.

 

빠알리니까야를 읽을 때 가장 이상적인 것은 빠알리원문과 번역서를 함께 읽는 것이다. 상윳따니니까야 1권 번역비교할 때 빠알리원문, 전재성님번역(한국빠알리성전협회), 각묵스님번역(초기불전연구원), 빅쿠보디영역(CDB) 이렇게 다섯 가지 문헌을 비교했다. 그 결과 어떤 번역이 오류가 있는지 분명하게 드러났다.

 

보통불자의 번역비교에 대하여 칭찬도 있지만 비난도 받는다. 깜냥도 되지 않는 자가 주제넘게 번역비교한다는 것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름의 방식대로 번역비교했다. 그 결과는 인터넷에 그대로 남아 있다. 불교종단에 빚진 것이 없기 때문에 있는 그대로 능력껏 번역비교했다. 그러나 오류가 발견되어 이를 지적했을 때 번역자들의 반응은 달랐다.

 

다소 거친 표현이 있어서일까 어느 카페에서는 강퇴당하기도 했다. 그 카페에 글을 올리지 않았음에도 볼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한 것이다. 강제탈퇴이유를 보니 욕설, 인신공격 등이라 되어 있다. 욕설도 인신공격도 한 적이 없다. 다만 오역이나 탈역 등에 대하여 책임을 강조했을 뿐이다.

 

개발자가 개발한 제품을 끊임 없이 업그레이드 하듯이 번역자 역시 끊임 없이 보완하여 개정판을 내어 놓아야 한다. 이를 똥싼 사람이 똥 치우는 것이다라는 식으로 표현했다. 윤문하는 것에 대하여 번역자 자신이 직접 해야 함을 말한다. 그렇지 않고 다른 사들에게 맡겨 놓았을 때 똥싼 사람 따로 있고 똥 치우는 사람 따로 있는 격이라 표현했다. 아마 이런 표현이 과한 것 같다. 혹시라도 과한 표현이라면 사과한다.

 

번역자마다 대하는 태도가 다른 것 같다. 오역을 지적했을 때 내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받아들이는 경우도 있다. 전재성님은 스스로 오역을 인정하고 오역에 대한 설명문까지 내었다. 한권으로 된 상윳따니까야에 머리말에서 고양이의 경(S20.10)’을 예로 들면서 신화적 번역과 생물학적 번역의 차이를 설명하면서 오역을 바로 잡았다. 이전에는 생물학적 번역을 했으나 원문대로 신화적 번역으로 바로 잡는다고 했다. 그리고 필명을 거론하며 감사의 메시지를 전했다.

 

상윳따니까야 1시와 함께 모음편을 번역비교 하면서 많은 것을 스스로 배웠다. 주로 게송으로 구성되어 있는 1권을 보면 법구경이나 숫따니빠따 못지 않은 아름다운 게송으로 가득하다. 모두 56개 주제로 구성되어 있는 방대한 상윳따니까야가 한권의 모음에 요약되어 있는 듯 하다. 모두 7권의 상윳따니까야에서 1권을 뺀 2권부터 7권까지는 56개 주제별로 모아 놓은 것이다. 그래서 산문형식으로 되어 있는 것이 많다. 그런데 1권은 주로 게송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마치 법구경이나 숫따니빠따를 접하는 듯하다. 실제로 법구경이나 숫따니빠따, 우다나, 장로게 등의 게송이 일부 소개 되어 있기도 하다.

 

상윳따니까야 1권을 번역비교하면서 행복했다. 글을 쓸 때 느끼는 것이지만 이번에도 잘 쓸 수 있을까?”라며 긴장을 하지만 막상 글을 쓰다 보면 글쓰기 삼매에 빠진다.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게 흘러 간다. 이것 저것 들추어 보고 이것저것 검색하다 보면 책상에는 책으로 가득하고, 두 개의 모니터에는 검색된 사이트로 가득하다. 이렇게 약 다섯 시간 정도 몰입하면 A4 12폰트 사이즈로 하여 10페이지가 쓰여진다. 이를 다듬어서 블로그에 올리면 해야 할 일을 마친 것 같다. 그 과정에서 강한 성취감을 맛 본다. 여러 시간 투자한 보람이 글로서 남게 된 것이다. 이렇게 작성된 글이 지난 3년동안 185개에 달한다.

 

앞으로 번역비교는 계속할 것이다. 1권을 마쳤으니 2권으로 넘어간다. 그러나 번역비교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 일없이 하는데 까지 하려 한다. 다만 제대로 공부한 학자나 스님들이 이런 일에 나서 주었으면 한다. 교육받지 않은 보통불자의 글에도 오류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다. 아는 만큼 알려 줄 뿐이다. 더 자세히 알고 싶거나 배우고 싶다면 강호의 고수들을 찾아 가면 된다. 부디 강호의 숨은 고수들은 명예를 생각하는 것 보다 세상사람들의 가르침에 대한 갈증을 해소 해주기 바란다.

 

 

2016-07-17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