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백년대계

공멸로 이끄는 조직침묵

담마다사 이병욱 2016. 8. 8. 10:27

 

공멸로 이끄는 조직침묵

 

 

부부싸움 네 단계

 

부부싸움 할 때 몇 단계 과정이 있습니다. 서로 단점을 지적하는 단계가 부부싸움의 발단이 되기 쉽습니다. 첫 번째 단계는 비난입니다. 비난하면 상대방은 발끈하게 되어 있습니다. 평소 감정이 쌓여 있다면 마치 짚에 불을 지피는 것처럼 분노가 일어납니다.

 

부부싸움을 하다 보면 본질은 온데간데 없고 감정싸움 양상으로 전개 됩니다. 서로 말꼬리를 붙들고 늘어지는 단계에 이르면 거친 말로 상대방을 제압하고자 합니다. 부부싸움 두 번째 단계로서 경멸단계에 해당됩니다. 이 단계가 되면 남자의 경우 “웃기고 있네” “그걸 말이라고 해?”라며 막말을 합니다. 여자도 지지 않고 “지금까지 당신이 나한테 해준 것이 뭐 있어?” “아니, 꼴에 남자라고” 이렇게 남자를 깔아 뭉게는 발언을 합니다.

 

지적을 하고 비난하고 경멸하기를 반복 하다 보면 세 번째 방어단계 진입합니다. 여자가 “당신은 맨날 그 모양이야?” “왜 맨날 술만 먹어? 그러니까 그 모양이지”라고 공격하면, 남자는 내가 맨날 그랬어? 일주일에 다섯 번 밖에 안마셨어라며 방어모드로 들어갑니다. 그래도 여자가 계속 비난을 하면 “당신은 그러는게 문제야” “당신은 안그랬어?” 라고 말하며 방어하는 것입니다. 계속 거친 말을 주고 받다 보면, 여자의 경우 “당신이나 잘하셔” “그래, 나 이러는 거 이제 알았어?” “나, 원래 그런 사람이야!” 라고 말하면서 대들기 시작합니다.

 

부부싸움 마지막 단계로 담쌓기 단계입니다. 일종의 등돌리기 단계라 볼 수 있습니다. 이 단계가 되면 남자의 경우 “일절만 해라, 일절만 응?” 라든가 “알았어, 됐어, 이제 그만해!” 라고 말하며 돌아서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다음부터 말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여자의 경우 “알았거든!” “됐거든!” 와 같은 말을 하며, 다음부터 일체 말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것이 담쌓기입니다. 가장 위험수위가 높은 단계라 볼 수 있습니다. 담쌓기 단계에 들어서면 말을 하지 않기 때문에 감정표현을 할 수 없습니다. 그 다음부터는 각자의 길로 가게 됩니다.

 

체념적 침묵과 방어적 침묵

 

가정은 가장 작은 사회 구성원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작은 구성원 사이에서도 긴장과 갈등이 끊임 없이 일어납니다. 부부간의 갈등, 고부간의 갈등, 부모자식간의 갈등 등 거의 대부분의 싸움이 가장 가까운 사이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서로 담을 쌓고 살았을 때 사실상 남이나 다름 없습니다.

 

등 돌리고 담 쌓고 산다는 것은 침묵으로 사는 것과 같습니다. 그런데 이런 현상을 단체나 조직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위계질서가 강한 단체나 조직일수록 더욱 심각합니다. 이를 체념적 침묵방어적 침묵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silence

 

 

체념적 침묵과 방어적 침묵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전문가들은 체념적 침묵에 대하여 특정상황을 변화 시키는 것에 대해 포기하고 체념함으로써 , 직무 및 조직관련 아이디어, 정보의견 등을 제시 하지 않고 간직하는 것이라고 정의합니다. 방어적 침묵에 대해서는 발언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직무 및 조직관련 아이디어, 정보의견 등을 제시 하지 않고 간직하는 것이라고 정의합니다.

 

체념적 침묵과 방어적 침묵, 두 침묵을 보면 공통적으로 직무 및 조직관련 아이디어, 정보의견 등을 제시 하지 않고 간직하는 것이라 했습니다. 좋은 의견이 있어도 말하지 않고, 심지어 위기에 처해 있어도 말하지 않는 것 입니다. 어떤 상황에 직면 했을 때 의견을 포기하고 체념하는 것을 체념적 침묵이라 하고, 발언하면 불이익을 받을까봐 침묵으로 일관하는 것에 대하여 방어적 침묵이라 했습니다.

 

조직에서 체념적 침묵과 방어적 침묵을 방치 했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좋은 예가 있습니다. 침묵문화 때문에 실제로 1997KAL기 추락사건이 괌에서 발생 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KBS에서 다큐방송을 한 바 있습니다. 이 방송에서 체념적 침묵에 대해서 이야기 했습니다. 항공사에도 군대의 상명하복과 위계질서 문화가 그대로 들어 왔는데 위기 상황에서 모순이 그대로 들어난 것이라 했습니다.

 

기장이 잘못 판단하여 비행기가 잘못 가고 있음에도 부기장은 침묵으로 일관했습니다. 말해 보았자 들어 주지 않을 것으로 판단 한 것 입니다. 말을 해서 손해 보느니 가만 있자는 것입니다. 이처럼 체념적 침묵과 방어적 침묵이 동시에 작용했을 때 어떤 일이 일어 벌어졌을까요? 탑승자 대부분이 사망하는 끔찍한 결과로 나타났습니다. 조직 내에서 체념적 침묵과 방어적 침묵이 만연 했을 때 위기 상황에서는 공멸할 수 있음을 말합니다.

 

한국불교의 조직침묵

 

한국불교에도 침묵이 일반화 되어 있습니다. 스님들이 도박을 하고 음주하고 폭력을 행사 해도 아무도 나서지 않습니다. 세간에 알려 져야 그때서야 반성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른 바 죽음장사라 불리우는 천도재와 납골당 사업이 기승부려도 내버려 둡니다. 권승들이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어 이익을 취해도 보고만 있습니다. 총무원장스님이 약속을 깨고 또다시 출마해도 이를 망어죄로 다스리지 않습니다. 총무원장스님이 직선제를 약속했음에도 시행하지 않는 것에 대하여 어느 누구도 이의제기 하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잘못 보이거나 밉보이면 불이익을 당하기 때문 입니다. 그래서 각자 알아서 살아 갑니다. 각자도생 입니다. 어른 스님이건 젊은 스님이건 토굴이라도 하나 장만하려는 하는 것이 좋은 예 입니다.

 

한국불교에서 입바른 소리를 하면 확실히 불이익을 받습니다. 그들만의 리그에 끼어야만 미래가 보장 됩니다. 잘 배우고 유능한 스님들은 모두 변방으로 물러나 각자도생하고, 명예와 칭송과 이익을 추구하는 스님들은 강력한 권력 카르텔을 형성하여 높은 자리와 목 좋은 사찰을 독점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승가내부에서도 세상처럼 스님들 사이에 부익부빈익빈이 현상이 생겨났습니다. 이런 현상이 일어난 원인은 무엇일까요? 여러 가지 요인이 있을 수 있지만 조직침묵을 들 수 있습니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조직침묵은 크게 두 가지 입니다. 하나는 말을 해도 반영이 되지 않는다는 무기력감입니다. 이른바 체념적 침묵을 말 합니다. 그리고 소신 있게 이야기함으로써 대다수의 구성원에게 왕따가 될 것에 대한 두려움입니다. ‘방어적 침묵을 말합니다. 위키피디아에 실려 있는 조직침묵 두 가지를 옮겨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말해도 소용없다는 무기력감

 

말을 해도 반영이 되지 않는다면 구성원들은 학습된 무기력에 빠져 말을 하지 않게 된다. 학습된 무기력이란 내 의지로 통제나 제어가 안 된다고 생각하여 시도조차 하지 않고 포기하는 상황을 말한다.

 

서커스단의 코끼리는 아기 때부터 다리를 쇠사슬로 묶어 놓는다. 아기 코끼리는 자신의 힘으로는 쇠사슬을 끊을 수 없다는 것을 학습한다. 결국 다 성장하여 쇠사슬을 끊을 힘이 충분해도 도망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처럼 리더가 열심히 듣고 나서도 전혀 반영을 하지 않는 행동이 반복되면 부하 직원들은 자연스레 말해 봤자 소용이 없다는 사실을 학습하게 되고, 침묵을 강화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상사 스스로 ‘자신이 부하 직원보다 더 많은 것을 알고 있다‘고 생각을 하는데 그 원인이 있다. 특히 고학력자인 상사들은 자신의 지식과 전문성에 자신감을 느껴, 부하 직원들의 의견을 하찮게 여기는 경향들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자존심이 강한 리더들은 자신의 의견과 다르거나 자신이 생각지도 못했던 부하 직원의 의견을 반영하면 마치 ‘자신이 졌다’라는 생각에 자존심에 상처를 입게 된다.

 

특히 신입사원들이 의견을 내면 제대로 경청하지 않는 현상이 종종 나타나기도 한다. 이러한 경우 듣기만 하고 올바른 경처은 이루어지지 않아, 결국 구성원들은 말해도 소용없다는 것을 학습하게 되는 것이다.

 

2) 왕따가 될 것에 대한 두려움

 

왕따나 조직 내 이단자로 찍히는 것이 두려워서 말을 안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현상이 발생하게 되는 원인은 우선 뿌리 깊은 조직 논리가 형성되어 조직 이기주의가 발생하게 된 데 있다.

 

조직 이기주의는 조직 내부의 논리를 우선하게 되어 새로운 환경 변화를 무시하거나 경시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그 결과 관성에 젖어 타성으로 조직이 운영되고, 성공 체험에 매몰되어 전례만 중시하는 조직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기존 조직 논리에 익숙해져 변화 없이 편하게 안주하려는 습성 때문에 발생하게 된다.

 

이와 같이 조직 이기주의가 팽배해지면, 구성원들은 조직 논리를 깨는 이야기를 하는 것에 대한 상당한 위험을 가진다. 그러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조직 질서를 무너뜨리고 이는 곧 전례를 부정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따라서 소신 있게 이야기함으로써 다른 사람들이 나를 부정적으로 인식하게 되는 것은 아닌가 걱정하는 것이다.

 

결국 구성원들은 침묵하고 조직 논리에 묻어가는 것이 안정적인 회사생활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여, 편안한 길을 선택하는 것이다.

 

집단의 압력이 강해지면 자신의 뜻과 맞지 않더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집단 압력에 굴복하게 된다고 한다. 집단에서 인정받고 싶고, 소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특히 집단주의 문화 속에서는 동조율이 더 높게 나타난다고 한다. 정서적 유대가 강한 내집단에서 동조 현상이 현저하게 높게 나타나는 것이다.

 

집단 속에서 관계적 갈등을 형성하게 되면 결국 나만 피해자가 된다는 생각 때문에 대다수의 의견에 대한 비자발적 동조를 침묵을 통해 표출함으로써 집단의 일원이 되고자 하는 것이다.

 

(조직침묵, 위키피디아)

 

 

조직침묵의 두 가지 키워드는 무기력감과 왕따입니다. 이는 체념적 침묵과 방어적 침묵에 대한 것입니다. 불교내부에서, 특히 승단에서 조직침묵을 볼 수 있습니다. 총무원장직선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조직침묵을 깨야 합니다.

 

스님들이나 불자들은 말을 해도 먹히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면 가만 있는 것이 낫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물론 빚진 것이 없는 자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해관계가 걸려 있을 때는 침묵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권승들의 눈치를 보다 보니 스스로 활동을 제약하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말해도 안될 것이라 하여 체념모드로 일관하고, 말하면 손해라는 생각이 들어 방어모드로 일관하게 됩니다.

 

조직침묵은 공멸로 이끌 것

 

총무원과 종회의 스님들, 권력과 기득권을 가진 스님들은 일반스님들의 목소리를 경청하지 않습니다. 쓴 소리를 들으려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누군가 비판을 하면 가혹하게 본 때를 보여 줍니다. 적광스님에 대한 폭행사건이 대표적 입니다. 또한 그들은 재가자들이 아무리 개혁을 요구해도 듣지 않습니다. 설령 총무원 청사 앞에서 분신을 한다 해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을 것이라 합니다. 이런 과정이 반복 되다 보면 누구든지 체념하게 됩니다. 나서 보았자 손해라는 생각이 들 때 침묵으로 일관 합니다. 그러다 보면 권승들은 그들만의 리그를 더욱 공고히 하며 온갖 이익을 취합니다. 그 결과 승가는 부익부 빈익빈이 되어 양극화 됩니다. 더 이상 승가라 볼 수 없다고 여겨졌을 때 불자들은 떠나고 국민들은 외면할 것입니다. 모두 공멸하게 됩니다.

 

총무원장직선제를 추진하고 있는 허정스님은 칼럼에서 승가는 부자여도 스님은 가난한, 사회의 희망이 되는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 직선제이다.”라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승가가 부자이기 위해서는 건전한 승가공동체를 만들어야 합니다. 승가가 부자이면 스님은 가난해도 크게 문제가 될 것이 없습니다. 승가공동체에서 해결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한국불교 조직문화 특성상 승가부자스님가난이라는 말은 요원합니다. 그것은 기득권을 쥐고 있는 스님들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 체념적 침묵과 방어침묵이라는 조직침묵이 가장 극대화 된 것이 한국불교승가라 보면 틀림 없습니다. 그런데 분명한 사실은 조직침묵은 모두를 공멸로 이끌고 말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KAL기가 괌에서 추락했던 것처럼.

 

 

2016-08-08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