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백년대계

투덜거리지 말라고? 비판을 허용하지 않는 한국불교

담마다사 이병욱 2016. 8. 26. 08:40

 

투덜거리지 말라고? 비판을 허용하지 않는 한국불교

 

 

 

 

 

 

 

왜 비판만 하고 투덜거리기만 합니까?” “우리 스님들이 죄인 입니까?” “기복이 뭐가 나쁩니까?” 8 25일 한국문화연수원에서 열린 100인 대중공사에서 만당스님이 말한 것입니다.

  

만당스님에 따르면 일부분을 보고 전부 다 그런 것처럼 투덜거린다고 합니다. 잘 살고 있는 스님들이 있음에도 일부 철 없는 불자들이 떠들어 대는 바람에 한국불교의 위상이 추락되고 절집의 살림도 날로 어려워지고 있다 합니다. 한국불교가 이 지경 된 것에 대하여 투덜이들 탓으로 돌리는 것 같습니다.

 

재가불자들이 아무리 떠들어 봐야 기득권스님들은 눈하나 꼼짝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총무원 청사 앞에서 분신을 한다고 해도 요구를 들어 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 합니다. 재가불자들이 수 만 명 모여도 전혀 두려운 존재로 보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투덜거리는 사람들로 인하여 한국불교가 어려워졌다고 합니다. 이렇게 본다면 보통불자의 글쓰기도 한국불교에 영향을 주고 있음에 틀림없습니다.

 

만당스님은 불자들의 투덜거림, 즉 비판에 못마땅해 하는 것 같습니다. 대승보살계에 사부대중의 허물을 말하지 말라를 근거로 하는 것 같습니다. 스님을 비판하면 삼보를 비방하는 것이 되고 곧 승가모독으로 보는 것 같습니다. 이런 논리를 적용한다면 비판적 언론은 존속할 수 없습니다. 불교닷컴과 불교포커스를 해종언론이라 하여 언론탄압하는 것도 삼보비방과 승가모독으로 보기 때문일 것 입니다.

 

사람들은 불교를 믿는다고 하면 달리 봅니다. 여기에 수행까지 하면 더욱 더 달리 봅니다. 그런데 실수나 잘못하면 바로 태클이나 견제구가 날라 옵니다. “절에 다닌다는 사람이..”이라든가 수행한다는 사람이...”라며 비난 합니다. 작은 허물도 크게 보이는 법입니다. 재가불자들이 이럴진데 스님들을 어떻게 볼까요? 아주 작고 사소한 허물도 구름처럼 크게 볼 것 입니다. 그럼에도 불자들이 투덜거린다 하여 입닥칠 것을 말한다면 주종관계 내지는 갑을관계로 보기 때문일 것 입니다.

 

비판기능이 마비 되었을 때 한국불교는 어떻게 될까요? 모두 용비어천가만 불렀을 때 비약적 발전 할까요? 투덜거리면 한국불교가 위기에 빠질까요? 보시나 열심히 하며 복이나 바라는 신행생활로 만족해야 할까요? 이제까지 한국불교는 일부 스님들이 망신시켰습니다. 재가불자들이 사고쳐서 문제 된 것이 없습니다. 모든 권한과 권력을 가지고 있는 비구스님들에 의해서 문제가 발생한 것입니다.

 

만당스님의 현실인식을 보면 시대착오적이라 볼 수 있습니다. 만당스님은 발언 말미에서 앞으로 쓸데 없는 얘기, 소모적인 얘기 종단에서 더 이상 안나왔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 했습니다. 이 말을 듣자 마치 협박하는 것처럼 들렸습니다. 종회의원이자 종단에서 소임을 맡고 있는 실세스님이 더 이상 비판을 하지 말라니 대체 어느 시대에 살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모든 것이 오픈되고 공유되는 글로벌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빠알리니까야가 번역되어 나와 있고 부처님 당시의 수행법도 유행하고 있는 시대입니다. 더구나 테라와다불교 교단이 성립되어 있어서 불자들의 선택 폭은 넓습니다. 그럼에도 봉건시대의 사는 듯 전근대적 발언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한국불교를 망치는 것은 불자들의 투덜거림이 아니라 일부 승려들의 비뚤어진 인식에 있습니다.

 

 

 

2016-08-26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