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백년대계

혹한의 겨울에도 폭염의 여름에도, 용주사 재가불자 항쟁 일년

담마다사 이병욱 2016. 9. 3. 20:40

 

혹한의 겨울에도 폭염의 여름에도, 용주사 재가불자 항쟁 일년

 

 

서로 맞물려 있는

 

부처님 가르침에 사성제, 팔정도, 십이연기는 서로 맞물려 있습니다. 사성제에서 도성제는 팔정도를 뜻하고, 팔정도에서 정견을 사성제라 하기 때문에 사성제와 팔정도는 서로 맞물려 있습니다. 또 사성제와 십이연기도 맞물려 있습니다. 사성제가 발생과 소멸이라는 2지 연기이기 때문에 12연기를 압축시켜 놓은 것과 같습니다. 그런데 십이연기에서 무명은 사성제를 모르는 것이라 했습니다. 이렇게 본다면 사성제를 연결고리로 하여 팔정도와 12연기가 연결 되어 있습니다.

 

한국불교에서도 이득과 명예와 칭송을 추구하는 스님들이 서로 맞물려 있습니다. 이들 스님들은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어 총무원과 종회를 점령하여 자리를 차지 하고 있습니다. 또한 돈이 되는 주요사찰을 독점하여 사유화시키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콘크리트리그는 범계와 부패를 연결고리로 하고 있습니다. 리그에 들어가 있는 대부분 스님들은 한 두 가지 범계행위와 부패에 연루 되지 않은 이들이 없습니다. 따라서 서로가 서로를 감싸주는 운명공동체와 같습니다.

 

균열의 조짐이

 

운명공동체로서 그들만의 리그에 균열의 조짐이 보입니다. 최근 법원에서는 성월스님에게 유전자 검사를 받도록 했습니다. 용주사 주지 성월스님과 아들로 의심받는 쌍둥이에게 유전자 검사를 받으라고 명령한 것입니다. 그 동안 숱한 의혹이 이번 결정으로 밝혀 질 듯 합니다. 그럴 경우 현재 한국불교에서 기득권을 장악하고 있는 이른바 권승들은 커다란 타격을 받게 됩니다. 이에 대하여 불교닷컴 기사를 보면 일반 사회로 보면 도지사급에 해당하는 교구본사주지가 친자 확인까지 나서야 하는 상황에 처하면서 독신비구종단의 위상은 땅 끝으로 추락할 것으로 보인다.”라 했습니다.

 

커다란 바위를 쪼개려면 망치로 홈을 판뒤에 나무를 박아 넣고 물을 뿌리면 서서히 균열이 가다 마침내 쪼개지고 맙니다. 만약 쌍둥이가 성월스님의 친자로 확인된다면 콘크리트리그에 금이 갈 것 입니다. 독신비구종단에서 처자식을 둔 교구본사 주지스님에게 친자가 있는 것으로 판명 되었을 때 조계종은 정체성을 상실하게 됩니다.

 

부채의식 때문에

 

9 3일은 용주사에서 ‘용주사 범계주지 퇴출 신도 항쟁1주년 맞이 범재가불자 결집대회’가 개최되는 날입니다. 이에 참가 했습니다. 일종의 부채의식 때문입니다. 비록 재가단체에 속해 있지는 않지만 지난 일년 동안 바람 부나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참가해 온 사람들에 대한 미안함 때문입니다. 거리도 가까워서 40여 분 밖에 걸리지 않은 것도 가게 된 동기 입니다.

 

 

 

 

도착하자 낯익은 얼굴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그 동안 소원 했던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니 해원되는 듯 했습니다. 굳이 불편하고 서운한 감정을 안고 갈 필요가 없습니다. 이런 기회를 통해서 인사나누고 말 몇 마디 나누어도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친해집니다. 또 이런 기회를 통해서 새로운 사람들도 만났습니다. 매스컴에 이미 잘 알려진 사람들과 인사를 함으로 인하여 낯을 익혀 둔 것입니다. 아마 두 번째 만날 때는 구면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용주사에 가게 된 또 하나의 동기는 직선제모임에 도움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지난 6불언협주관으로 직선제 토론회가 서울시청 바스락홀에서 열린 바 있습니다. 그때 당시 용주사 비대위도 참여해서 힘을 실어 주었습니다. 또한 바른불교재가모임 등 재가단체 회원들도 참여하여 성황리에 개최 되었습니다. 이런 인연으로 비록 직선제모임의 대표는 아니지만 개인자격으로 용주사로 갔습니다.

 

왜 버티는 것일까?

 

성월스님은 숱한 의혹에도 불구하고 왜 물러나지 않는 것일까요? 청정함을 추구하는 수행자에게 작은 허물도 구름처럼 크게 보인다고 했습니다. 용주사신도들이 제보한 성월스님의 은처와 쌍둥이 아들 사진이 용주사 입구에 커다란 현수막으로 공개 되어 있습니다. 그럼에도 일년 동안 시간을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어느 재가단체를 이끌고 있는 리더에 따르면 이권이 있기 때문이라 했습니다. 돈이 안된다면 힘들게 그 자리에 앉아 있을 수 없다는 것 입니다.

 

 

 

 

수행자들의 삶은 자유스럽습니다. 언제 어느 때나 걸림 없는 삶을 살아갑니다. 경전에서도 걸림 없는 삶에 대하여 어떤 마을이든지 떠날 때는 어떤 것에라도 뒤돌아보지않습니다. 아무 미련 없이 떠납니다.”(Thig282) 라 했습니다. 테리가타에서 비구니가 되기 이전 소녀 로히니가 사문을 좋아 하는 이유 중의 하나로서  언제든지 훌쩍 떠날 수 있는 대자유인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처자식이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성월스님은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혹한의 겨울에도 폭염의 여름에도

 

초가을햇살이 따가운 용주사 정문에 해당하는 사천왕문 맞은편 길에서 용주사비대위를 포함하여 재가단체들은 약 두 시간 동안 규탄대회를 열었습니다. 북과 꽹가리등이 동원되기도 했습니다. 용주사를 향해 구호를 외친지 만 1년 째라 합니다. 작년 처음 이 자리에서 열린 모임이 혹한의 겨울과 폭염의 여름날씨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일년 동안 열린 것입니다. 이런 일은 한국불교 1700년 역사에서 처음 있는 일이라 합니다.

 

길거리에서 2시간 동안 열린 행사는 여법하게 진행 되었습니다. 삼귀의, 보현행원 등 예불의식과 함께 지난 1년 동안 결과보고와 각단체의 성명낭독 순으로 진행 됐습니다. 어느 재가단체의 장은 성월주지에 대하여 재가주지라 했습니다. 유전자검사를 하면 친자임이 분명한 상황에서 재가주지의 선례를 남겼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재가자들에게도 수말사주지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고 했습니다.

 

 

 

 

 

 

 

용주사에 들어갔는데

 

2시간에 걸친 성토대회가 끝난후 용주사로 들어갔습니다. 마침 용주사에서는 예정에 없던 금강경 독송회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말사에서 온 약 20명 가량의 스님들은 대웅전에 있고, 100여명의 신도들은 바깥 법석에 앉아 몇 시간 째 독송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충돌은 없었습니다. 서로가 마치 소가 닭 보듯이 하는가 하면 일부는 서로 벌레보듯이 하기도 했습니다.

 

 

 

 

 

 

 

 

 

 

 

금강경 독송소리가 낭랑하게 울려 퍼지는 대웅전을 세 바퀴 돌았습니다. 전강선사의 다비탑에서는 삼배를 했습니다. 다시 밖에 나와 길거너편 주차장에 나오니 간단한 먹을 거리가 준비 되어 있습니다. 서로 노고를 위로하는 가운데 초청가수가 노래를 불렀습니다. 어둠이 내려 앉으면 촛불문화제가 시작될 것입니다. 촛불문화제를 뒤로 하고 다시 사무실로 향했습니다.

 

 

 

 

 

성월스님 퇴출때까지

 

앞으로 용주사는 어떻게 될까요? 일년째 사측과 신도들이 대립하고 있는 양상을 보면 마치 노사대립을 연상케 합니다. 노동쟁의가 발생했을 때 사측과 노측은 협상테이블에 앉기라도 합니다. 그러나 용주사의 경우 비대위사람들은 대화상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일년 동안 밖에서 보내야 했습니다. 어느 비대위원은 지난 폭염이 영원히 오래 갈 것 같았지만 지금 선선한 바람이 불고 있다고 하며 성월스님도 시간이 지나면 결국 퇴출되고 말 것이라 했습니다. 모든 것은 변하기 때문에 그 자리에 천년 만년 앉아 있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성월스님은 결국 물러나게 될 것입니다. 만일 유전자검사를 하여 친자로 판명된다면 조계종은 치명적 타격을 입을 것임에 틀림 없습니다. 처자가 있는 스님이 교구본사주지를 했다는 사실이 방송을 탈 때 또 다시 한국불교는 휘청할지 모릅니다. 이 모든 책임은 계행을 지키지 않은 스님들에게 있을 것입니다.

 

현재 신도비대위측에서는 승리를 장담하고 있습니다. 법적으로 모두 세 번 이겼다고 했습니다. 처자식이 있는 스님을 주지로 모실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동력으로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이제 일년이 지났으니 앞으로 언제까지 계속될지 알 수 없습니다. 비대위원 중에 한 분에 따르면 비올 때까지 기우제를 지내는 것처럼 성월스님 퇴출때까지 하겠다고 했습니다.

 

 

2016-09-03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