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인가 면역력인가, 청정국토를 실현하려면
지난해 연말 독감이 크게 유행했습니다. 일부 초등학교에서는 조기방학에 들어 갔습니다. 병원에서는 저항력이 약한 노인들이 독감예방 백신을 맞기 위해 줄을 섰습니다. 그러다 보니 백신이 동이 났다고 합니다.
백신이 동 났다는데
독감철이 되면 미리 예방백신을 맞는 것이 큰 유행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감기와 독감은 어떻게 다른 것일까요? 사전에 따르면 “독감은 감기 증세를 일으키는 바이러스 중 인플루엔자(influenza)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라 합니다. 독감이 일반 감기와 다른 점은 “독감의 경우 콧물, 기침, 인후통 등의 국소적인 증상보다는 발열, 근육통, 두통 등의 전신적인 증상이 훨씬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는 것” 이라 합니다.
이제까지 예방백신을 맞아 본 적이 없습니다. 감기가 걸리면 약을 먹고 몸을 따뜻하게 하고 땀 한번 빼면 됩니다. 약을 먹어도 일주일 가고 약을 먹지 않아도 일주일 간다는 감기는 으레 있는 일입니다. 그럼에도 독감철이 되면 사람들은 주사에 크게 의존하는 것 같습니다.
예방차원에서 백신을 맞는 것은 일종의 생활의 지혜라 볼 수 있습니다. 더 큰 병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현명한 조치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매년 독감철 마다 연례행사처럼 맞는 다면 백신의 노예가 된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예방백신을 접종하지 않으면 불안해서 견딜 수 없을 정도라면 백신중독이라 볼 수 있습니다.
청정국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요즘 에이아이(AI)가 대유행입니다. 조류독감이라 불리우는 에이아이로 인하여 수천만마리의 닭과 오리를 집단 ‘살처분’했습니다. 해마다 겨울이 되면 연례행사처럼 되풀이 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에이아이를 예방할 수는 없을까요? 방법이 있습니다. 독감철에 예방백신을 맞듯이 가금류에도 예방백신접종 조치를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조치는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미디어붓다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는 필명 ‘과학향기’님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가금류들이 조류독감에 걸리지 않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직까지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은 상황에서 조류독감에 걸리는 것을 막으려면 ‘예방 백신’을 접종하거나,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을 기르는 방법밖에 없다. 마치 사람이 독감에 걸리지 않기 위해 백신을 맞거나, 체력을 길러 스스로 극복하는 것과 똑같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 두 가지 방법 모두 현실적으로 추진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우선 백신 접종의 경우는 우리나라가 청정국의 지위를 잃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조류독감 상시발생국’이라는 것을 대내외에 공식적으로 알리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한 전문가는 “피해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우리나라가 조류독감에 걸린 가금류들을 도살하듯 처분하는 이유는 바로 청정국으로서의 위치를 지키려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과학향기님, 조류독감과의 전쟁, 예방법은 없을까?, 미디어붓다 2016-12-26)
가금류에 예방백신접종을 하지 않는 이유는 명백합니다. 그것은 청정국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가금류에 백신접종을 하는 순간 청정국의 지위를 잃게 될 것이라 합니다.
백신에 의존하여 가금류를 키우면 에이아이를 막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청정한 식재료가 될 수 없습니다. 결국 에이아이 바이러스를 먹는 꼴이 되기 때문입니다. 구제역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구제역을 예방하기 위해 예방백신하면 구제역은 발생하지 않겠지만 구제역 바이러스가 들어간 살코기가 식탁에 오를 수 있습니다.
바이러스에 오염된 고기가 식탁에 오를 경우 찜찜하게 생각할 것입니다. 에이아이 바이러스가 인체에 들어 왔을 때 어떤 변이를 일으킬지 모릅니다. 에이아이 바이러스가 독감처럼 사람들에게 퍼져 나갔을 때 인류대재앙이 될 것입니다. 아마 금지구역을 만들어 놓고 인간에게도 살처분 못지 않은 조치가 취해질 지 모릅니다. 이런 이유로 가금류에게 예방백신접종하기 보다 살처분하여 청정국 지위를 유지하려 하는 것입니다.
공장식 사육을 지양(止揚)해야
일반적으로 에이아이, 조류독감은 철새로부터 옮겨 온다고 합니다. 그러나 철새들은 에이아이에 걸리지 않습니다. 면역력이 강한 철새들은 조류독감을 이겨낼 수 있는 체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공장식으로 사육되는 닭이나 오리의 경우 면역력이 매우 약합니다. 에이아이가 발생하면 순식간에 전염되어서 집단폐사하게 됩니다. 금지구역을 설정하여 살처분하지 않으면 확산을 방지할 수 없습니다.
가금류가 에이아이에 걸리지 않게 하려면 사람처럼 예방백신을 맞아야 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에이아이바이러스를 미량이라도 가지고 있는 살코기를 먹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방법은 살처분 밖에 없습니다. 청정국을 유지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입니다.
가금류가 에이아이에 걸리지 않게 하려면 백신보다 살처분 보다 더 좋은 것은 면역력을 기르는 것입니다. 에이아이에 걸리지 않는 철새처럼 면역력을 기르는 곳입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공장식 사육을 지양(止揚)해야 합니다. 최소한의 생존조건을 보장하는 것입니다. 사람에게도 인격(人格)이 있듯이, 닭이라면 계격(鷄格)을 부여하는 것이고, 오리라면 압격(鴨格)을 부여하는 것입니다. 또 돼지라면 돈격(豚格), 소라면 우격(牛格)이 될 것입니다.
마음 바이러스를 퇴치하려면
사람들은 너무 편하게 너무 잘 먹고 삽니다. 식탁에는 고기가 끊이지 않아 매일 잔칫날이고 매일 파티날입니다. 살코기용으로 제공되는 닭과 오리, 돼지와 소등은 공장식으로 사육되고 있습니다. 에이아이나 구제역이 돌면 모두 살처분 됩니다. 살처분 되지 않아도 인간의 식탁에 오를 운명이기 때문에 결국 제명에 못살고 죽게 되어 있습니다. 이럴 때 “나도 한때 저와 같은 존재이었다”라고 말한다면 지나친 것일까요?
해마다 10월에서 12월 독감철이 되면 사람들은 독감예방접종을 합니다. 주로 나이든 노인이나 약자, 어린이들이 대상입니다. 노약자가 독감에 걸리면 생명이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생존을 위해서라면 필수적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가장 좋은 방법은 ‘면역력’을 기르는 것입니다. 야생의 철새가 에이아이에 걸리지 않듯이 자연에서 살면 독감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인간도 자연에서 살면 면역력이 생겨날 것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마음의 바이러스를 퇴치 해야 합니다.
면역력이 약하면 독감에 걸리기 쉽습니다. 그것은 잘못된 생활습관이 가장 큰 이유라 봅니다. 매일 술을 마시는 사람은 면역력이 약할 것임에 틀림 없습니다. 욕망으로 분노로 술을 마셨을 때 스스로 면역력을 파괴하는 결과로 됩니다. 그 결과 감기에 걸려도 합병증으로 인하여 사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 이는 몸과 마음이 청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욕망, 분노, 무지, 자만, 질투, 인색 등 악하고 불건전한 것들(akusala)은 사실상 마음의 해로운 바이러스와 같은 것들입니다. 해로운 마음들은 퇴치의 대상입니다. 해로운 마음을 해로운 마음이라고 알아차렸을 때 더 이상 해로운 마음에 오염되지 않습니다. 면역력이 생겨난 것입니다.
백신에 의존하는 것은 근본적인 대책이 아닙니다. 에이아이가 발생했을 때 살처분하는 것은 ‘청정국’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입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마음이 악하고 불건전한 것들로 오염 되었을 때 백신과 같은 일시적인 조치는 근본대책이 아닙니다. 면역력을 길러 악하고 불건전한 생각이 발 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것은 강력한 ‘알아차림(sati)’입니다. 욕망이 일어났을 때 욕망인 줄 알아차리고, 분노가 일어났을 때 분노가 일어난 줄 알아차리면, 욕망과 분노는 발붙이지 못합니다. 욕망과 분노에서 자유로워졌을 때 몸과 마음이 청정해질 것입니다. 마음의 청정국토가 되는 것입니다.
Sīlavatāvuso koṭṭhata, bhikkhunā pañacupādānakkhandhā aniccato dukkhato rogato gaṇḍato sallato aghato ābādhato parato palokato suññato anattato yoniso manasikātabbā.
[싸리뿟따]
“벗이여, 마하꼿티따여, 계행을 갖춘 수행승은 다섯가지 집착된 존재의 다발을 무상한 것이고 괴로운 것이고 병든 것이고 종기와 같고 화살과 같고 불행한 것이고 고통스러운 것이고 타자적인 것이고 괴멸적인 것이고 텅 빈 것이고 실체가 없는 것이라고 이치에 맞게 정신활동을 일으켜야 합니다.”
(S22.122)
2017-01-03
진흙속의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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