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마의 거울

음마장상(陰馬藏相)과 섹슈얼리티를 초월한 사람

담마다사 이병욱 2017. 3. 8. 20:01

 

음마장상(陰馬藏相)과 섹슈얼리티를 초월한 사람

 

 

관세음보살의 이미지는

 

여성과 남성은 성적으로 극명하게 차이가 납니다. 남성은 남성이 우월하다고 여기고, 반면에 여성은 성차별이라 말합니다. 그러나 외관상 차이가 있을 뿐 정신적 능력에 있어서 차이가 없습니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중성일 것입니다. 남성도 아니고 여성도 아닌 존재를 말합니다. 그렇다고 세간에서 말하는 중성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욕계를 떠난 존재로서 중성입니다.

 

색계존재는 성의 차이가 없다고 합니다. 남성이나 여성의 특징이 없는 존재라는 것입니다. 마치 관세음보살과 같은 이상적 존재를 말합니다. 관세음보살은 여성적 이미지입니다. 그런데 탱화를 보면 수염이 나 있습니다. 한편으로 여성처럼 보이지만 또 한편으로 남성처럼 보입니다. 여성도 남성도 아닌 중성으로서의 이미지가 관세음보살입니다.

 

 

 

고려 수월관음도(일본 경신사)

 

 

 

관세음보살은 중성의 이미지로서 이상적인 존재입니다. 성을 초월한 것입니다. 그런데 초기불교에서는 이를 음마장상(陰馬藏相)’으로 설명하기도 합니다. 전재성박사의 초기불교의 반페미니즘적 사유에 대한 고찰에 따르면 인도에는 전래로 32가지의 위대한 사람의 특징을 갖춘 자가 있었는데, 음마장상은 그 중의 하나이다.”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음마장상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음마장상(陰馬藏相)에 대하여

 

음마장상에 대하여 디가니까야 위대한 사람의 특징의 경(D30)’에 따르면 위대한 사람들은 몸속에 감추어진 성기를 갖고 있다.(Puna ca para bhikkhave mahāpuriso kosohitavatthaguyho hoti.)”(D30) 라 했습니다. 성기가 밖에 있지 않고 몸속에 있음을 말합니다. 남자도 아니고 여자도 아닌 위대한 존재의 특징이라 볼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하여 전재성님은 음마장상에 대하여 이는 몸속에 감춰진 성기를 지녔다는 말로, 이것만으로는 남자의 신체특징을 말하는지 여자의 신체의 특징을 말하는지 분명치 않다.”고 했습니다.

 

위대한 사람의 특징 중의 하나는 성기가 몸 속에 감추어져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중국에서는 음마장상이라 하여 말의 성기처럼 걸쳐져 있는 성기라고 표현한 것입니다. 이는 남자를 의식했기 때문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위대한 사람을 중성적 관점에서 보았을 때 말의 성기처럼 감추어져 있다고 볼 수 없습니다. 다만 몸속에 감추어진 성기를 갖추고 있다.”(D30) 라고만 되어 있을 뿐입니다. 그런데 초기불전연구원 각묵스님은 음경이 감추어진 것이 말과 같다.”라 했습니다. 더구나 각주에 한문으로 음상음밀여상왕상이라고 설명해 놓았습니다.

 

음마장상에 대한 빠알리어는 kosohitavatthaguyha’입니다. 중국어 사전에 따르면 陰馬藏(男根向內部收縮而不現見)’라 되어 있습니다. 남성의 성기가 내부에 수축되어 보이지 않는 상태라 합니다. kosohitavatthaguyha’에서 kosohita‘unsheathed’의 뜻으로 보호덮개를 갖지 않는의 의미이지만 음처의 뜻입니다. vatthaguyha‘that which is concealed by a clothe, i.e. pudendum’의 뜻으로 천 등으로 숨겨진 것의 의미입니다. 따라서 빠알리어 kosohitavatthaguyha’ 음처가 숨겨진 것이라는 뜻이 됩니다. 원문에 말()의 성기를 뜻하는 말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초불연에서는 한역을 그대로 인용하여 음경이 감추어진 것이 말과 같다.”라고 번역했습니다.

 

몸속에 감추어진 성기의 특징(kosohitavatthaguyha)

 

위대한 사람은 성기가 밖으로 노출 되어 있지 않고 몸안에 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남자인지 여자인지 알 수 없다고 했습니다. 디가니까야 위대한 사람의 특징의 경에서는 음마장상을 갖게 된 것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상세하게 설명해 놓았습니다.

 

 

수행승들이여, 여래는 예전의 삶, 예전의 존재, 예전의 처소에서든지 예전의 인간의 존재로 있으면서 오래 함께 살다가 오래 떠나 사는 친지와 친구와 다시 만나고, 아들로서 어머니와 다시 만나고, 어머니로서 아들과 다시 만나고, 아들로서 아버지와 다시 만나고, 아버지로서 아들과 다시 만나고, 형제로서 형제와 다시 만나고, 누이로서 오빠나 동생과 다시 만나고, 오빠나 동생으로서 누이와 다시 만나고, 함께 만나서 크게 기뻐했다. 그는 그러한 업을 행하고 쌓고 증대시키고 확대시켰기 때문에 몸이 파괴되고 죽은 뒤에 좋은 곳, 천상의 세계에 태어났다. 그는 거기서 다른 신들 보다 열 가지 곧, 천상의 수명, 천상의 수명, 천상의 용모, 천상의 명성, 천상의 권세, 천상의 형상, 천상의 소리, 천상의 향기, 천상의 맛, 천상의 감촉에서 우월했다. 그는 거기서 죽어서 이곳으로 와서 위대한 사람의 특징 곧, 몸속에 감추어진 성기의 특징을 얻었다.”(D30, 전재성님역)

 

 

몸속에 감추어진 성기의 특징(kosohitavatthaguyha)을 어떻게 갖게 되었는지 설명되어 있습니다. 경을 보면 전생에 아내와 남편으로 만난 이야기는 없습니다. 만약 아내와 남편으로 만났다면 여자와 남자로서 성적교섭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경에서는 아버지, 어머니, 형제, 자매로 만난 것이 언급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만나 좋은 업을 많이 천상에 태어난 것입니다. 천상에서도 훌륭한 외모, 형상 등 열 가지를 가지게 되었는데 인간으로 태어나서도 위대한 사람의 특징을 가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위대한 사람의 특징중의 하나가 성기와 관련하여 몸속에 감추어진 성기(kosohitavatthaguyha)라 했습니다. 이는 남자의 성기인지 여자의 성기인지 구체적으로 알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한역될 때 음마장상이라 했습니다. 이 부분과 관련하여 초기불전연구원 각묵스님의 번역을 보면 음경이 감추어진 것이 마치 말과 같은 이런 대인상을 얻었다.”라 되어 있습니다.

 

섹슈얼리티를 초월한 사람의 성기

 

위대한 사람은 음경이 몸안에 감추어진 특징이라 했습니다. 이에 대하여 전재성박사는 논문에서 성적행위가 없었다고 합니다. 경에서 설명된 어머니, 아버지, 형제, 자매가 언급된 것에 대하여 남녀관계로 엮인 것이 아니라 형제관계, 누이관계, 아버지와 딸의 관계, 어머니와 딸의 관계 등으로 만난 것이라 합니다. 이를 다른 말로 표현 하면 성적 행위가 없었다는 뜻이라 합니다.

 

윤회의 과정에서 오랜 세월동안 순결하게 살아 왔을 때 천상의 복을 받고 인간으로 태어나서도 위대한 사람의 특징을 갖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음마장에 대하여 황소나 코끼리 등처럼 황금의 연꽃 과피와 같은 덮개에 둘러싸인 음부로 표현한다면 남자의 성기를 말하는 것인지, 여자의 성기를 말하는 것인지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는 무엇을 말할까요? 이에 대하여 전재성박사는 음마장은 남성의 성기라기 보다는 섹슈얼리티를 초월한 사람의 성기를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된다.”라 했습니다. 그래서 전재성박사는 이렇게 말합니다.

 

 

오랫동안 동정을 지키게 되면 남성도 성을 초월하고 여성도 성을 초월하는데,음마장은 오랫동안 성적행위를 멀리하면 남성과 여성을 초월한 존재의 특징으로 보인다는 의미일 것이다. , 음마장이란 남성의 성기를 의미하기 보다는 어떤 경지에 이르면 성을 초월하는 사람의 특징을 말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전재성박사, 불교와 섹슈얼리티 130-131)

 

 

관세음보살은 남성도 여성도 초월한 존재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겉모습은 여성이지만 수염이 있는 것으로 보아 여성도 아니고 남성도 아닌 중성의 모습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런 관세음보살의 이미지는 천상의 존재와 같습니다. 천상의 존재의 아름다움은 인간존재의 아름다움에 비할 바가 아닐 것입니다. 인간은 남자의 아름다움과 여자의 아름다움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는 성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인간이 아무리 아름다워도 성적인 특징을 갖는 한 욕망의 대상이 되기 쉽습니다.

 

남성도 여성도 초월한 중성의 천상의 아름다움은 욕망을 뛰어 넘는 아름다움 일 것입니다. 수월관음도 등에서 보는 관세음보살 같은 천인의 이미지입니다. 그런데 천인의 경우 욕망의 대상은 아닙니다. 여성도 남성도 아닌 중성의 아름다음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다름 아닌 성스러움일 것입니다.

 

아름다운 것은 성스럽다는 말이 있습니다. 역으로 성스러운 것은 아름답다고볼 수 있습니다. 남녀 구분이 모호한 중성의 아름다움은 욕정의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수월관음도에서 보는 천인이미지는 관능적이 아닌 성스러운 이미지입니다. 그것은 섹슈얼리티를 초월했기 때문입니다. 부처님이 남자의 성기인지 여자의 성기인지 알 수 없는, 몸속에 감추어진 성기(kosohitavatthaguyha)를 가진 것은 위대한 사람으로서의 특징으로서 섹슈얼리티를 초월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2017-03-08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