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한번 넘어진 의자는

담마다사 이병욱 2017. 4. 28. 08:57

 

한번 넘어진 의자는

 

 

몇 달 전 언제부터인가 얼굴이 까칠까칠 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귀 가까이에 있는 곳에 오돌토돌 작은 알갱이 같은 것이 맺히는 듯 했습니다. 일종의 검버섯 현상인 것으로 생각하여 내버려 두었습니다. 그런데 점점 커져 가고 확대되는 것이었습니다. 마치 작은 혹처럼 부풀러 올라 있고 거무튀튀한 색깔이 보기에도 좋지 않았습니다. 이대로 놓아 두면 더 커질 것 같아 겁이 났습니다. 좀처럼 가지 않는 병원에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기적 같은 일이

 

동네 피부비뇨기과 문을 두드렸습니다. 의사가 보더니 나이 들면 흔히 볼 수 있는 혹 같은 것이라 합니다. 레이져 수술하면 깨끗이 없어진다고 했습니다. 얼굴에 부분 마취시키고 불과 몇 분이면 끝난다고 했습니다. 시술비용은 7만원이라 합니다. 순간 망설였습니다. 단지 겁나서 물어 보러 간 것인데 그 자리에서 시술할 생각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시간도 없었습니다. 편리한 시간을 내어서 다시 찾겠다고 말하고 돌아갔습니다.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마치 길쭉한 콩만한 혹이 감쪽같이 사라진 것입니다. 그것도 일이주 만에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얼굴을 만져 보며 흔적을 찾으려 하지만 이제 매끄러운 맨얼굴이 되었습니다. 대체 어떤 일이 일어난 것일까요?

 

4주 전에 무척 아팠습니다. 심한 복통에 걸어다닐 수 없을 정도로 통증이 극심했습니다. 이전에도 종종 있었던 일입니다. 대게 잠을 못자고 피로할 때 발생합니다. 그러나 곰곰히 생각해 보니 식생활 태도에 문제가 있을 것 같았습니다. 몸의 건강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먹은 것이 화근이었던 것 같습니다. 인스턴트 식품, 육류 등 가리지 않고 그야말로 막식했던 것 같습니다.

 

식습관을 바꾸었습니다. 철저하게 소식위주로 하고 때 되면 먹고, 때 아닌 때에 먹지 않는 것입니다. 결정적으로는 된장국을 즐겨 먹었습니다. 밖에서 먹는 점심을 제외하고 아침과 저녁은 된장 한스푼을 풀어서 만든 된장국을 2주 가량 꾸준히 먹었습니다. 그래서일까 얼굴에 혹 같은 것이 감쪽같이 사라진 것입니다.

 

병원에 가보라 하지만

 

사람들은 아프면 병원 가라고 합니다. 어딘가 아픔을 호소하면 백이면 백 다 병원에 한번 가 보세요?”라 말합니다. 그러나 왠만해서는 병원에 가지 않습니다. 의사나 간호사 등 병원관계자들 입장에서 본다면 대단히 어리석은 행위라 할 것입니다. 더구나 상당한 금액의 의료보험비를 납부하고 있는 입장에서 권리를 찾아 먹지 않는 것은 손해로 비칠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이빨이 아파서 치과에 가거나 감기에 걸려서 내과에 가는 것은 예외입니다.

 

치과와 내과를 제외한 그 어떤 병원에 가지 않습니다. 건강검진 받지 않은지 10여년 된 것 같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비난할 사람들이 많을 것입니다.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도 비난합니다. 몸에 어떤 병이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검진을 하면 여러 개 걸릴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하여 수술하지 않을 것입니다. 자연치유력에 맡기는 것입니다.

 

의사나 선생은 조력자

 

자연치유력을 믿습니다. 사람이 암에 걸려서 수술하여 낫는 방법도 있지만 자연적으로 낫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런 예는 수도 없이 많습니다. 암에 걸렸다고 하여 덜컥 수술부터 하는 경우 그 부작용으로 고생할 것입니다. 물론 반대일 수도 있습니다. 현대과학에 의존하여 조기에 완치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병원을 맹신할 수도 없습니다.

 

병원에 가면 모든 것이 다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의사와 면담시간은 불과 몇 분에 지나지 않고, 수술시간은 몇 시간에 지나지 않습니다. 나머지는 자신에게 달려 있습니다. 실천하는 것은 자신의 몫입니다. 의사는 단 몇 분 이야기 해 주는 것에 그치지만 24시간 실천해야 하는 것은 자신의 몫입니다. 마치 학교에서 강의를 듣지만 스스로 공부해야 하는 이치와 같습니다.

 

만일 듣기만 하고 실천하지 않는다면 아무 효과가 없을 것입니다. 병원에 문턱이 다르도록 드나들어도 스스로 노력하지 않는다면 병이 고쳐지지 않을 것입니다. 학교나 학원에 오래 다녀도 스스로 공부하지 않으면 합격할 수 없을 것입니다. 법문을 듣고 그것으로 그친다면 향상이 없을 것입니다. 결국 자신에게 달려 있습니다. 병을 고치는 것도, 학업을 이루는 것도, 수행하는 것도 자신이 하는 것입니다. 의사나 선생이나 법사는 단지 주어진 짧은 시간에 지도를 해 주는 역할에 지나지 않습니다.

 

내병은 내가 고친다

 

병이 발생했을 때 병원에 의존하기 보다 스스로 치유능력을 키워 나가야 합니다. 자신의 몸은 자신이 가장 잘 알기 때문입니다. 의사가 아무리 용해도 자신만 못합니다.

 

중병에 걸린 자가 병원에 의지 하지 않고 깊은 산속에 들어가서 치유했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습니다. 이런 말은 어느 정도 타당합니다. 자신의 문제는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왜 병이 발생했는지 스스로 알아 보는 것입니다. 자신의 몸과 마음을 대상으로 점검해 보는 것입니다. 그러면 답이 나옵니다. 생활태도가 잘못 된 것 일수도 있고 식습관이 잘못된 것 일수도 있습니다.

 

의사나 선생은 단지 조력자에 지나지 않습니다. 병은 의사가 고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고치는 것입니다. 생활태도를 바꾸고 식습관을 바꾸었을 때 효과가 나타날 것입니다. 비록 눈에 보이지 않게 서서히 나타날지라도 인내를 가지고 꾸준히 실천하다 보면 어느 순간에 확연히 좋아진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주변에는 그런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한번 넘어진 의자는

 

얼굴에 혹이 사라졌습니다. 놀라운 일입니다. 그것도 불과 일이주만에 급격하게 사라진 듯 합니다. 길쭉한 콩알만한 혹을 만질 때 마다 커질까봐 두려웠는데 식습관을 바꾸고 생활태도를 바꾸니 사라진 것입니다. 아마 자연치유력일 것입니다.

 

사람 몸은 그대로 있지 않다고 합니다. 끊임 없이 바뀌고 있다고 합니다. 생명 있는 것이 생멸하듯이 우리 몸의 세포도 끊임 없이 생겨나고 소멸한다고 합니다. 이는 매우 타당합니다.

 

음식을 섭취하여 신진대사가 일어 났을 때 새로운 세포가 생겨 나고 수명을 다한 세포는 죽습니다. 얼굴에 작은 혹도 생멸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것은 살아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생명이 없는 무정물이라면 절대로 기적이 일어날 수 없습니다. 한번 넘어진 의자는 절대로 스스로 세워지지 않습니다.

 

부도난 회사에 가 보면

 

부도난 회사에 가 보면 엉망입니다. 여기저기에 널부러진 책상과 걸상, 깨진 창과 무너진 천장, 그리고 각종 서류 등이 바닥에 아무렇게나 방치 되어 있습니다. 폐가도 마찬가지 일 것입니다. 누군가 정리 해 놓지 않으면 절대로 원상회복 되지 않습니다. 그것은 엔트로피(Entropy)’법칙에 따르기 때문입니다.

 

 

 

 

 

 

엔트로피법칙은 닫혀진 계에서 질서에서 무질서로 향하는 것을 말합니다. 물리학에서는 열역학 제2법칙이라 합니다. 세상은 모두 엔트로피 법칙에 지배받습니다. 그것은 질서에서 무질서로 이동입니다. 마치 물이 담긴 비이커에 잉크 한방을 넣으면 전체로 퍼지는 것과 같습니다.

 

엔트로피 법칙은 어떠한 경우에라도 ()’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물에 퍼진 잉크방울이 다시 잉크방울로 되돌아 가는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비가역성입니다. 시간이 거꾸로 가지 않는 것입니다.

 

회사를 내버려 두면 부도로 가게 되어 있습니다. 회사를 관리하지 않고 내버려 두면 엔트로피법칙에 따라 질서에서 무질서로 향하기 때문에 회사가 도산할 수밖에 없습니다.

 

자기조직화와 자연치유력

 

엔트로피법칙은 열역학 제2법칙으로서 물리학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닙니다. 사회 모든 분야에 적용될 수 있습니다. 아이를 교육시키지 않고 내버려 두면 불량학생이 될 것입니다. 병이 낫을 때 치유하지 않는다면 악화 되어 죽음에 이를 것입니다. 반대로 회사를 잘 관리하면 부도 나지 않고 번영할 것입니다. 아이를 잘 교육시키면 훌륭한 인재로 성장할 것입니다. 몸에 병이 낫을 때 삶의 태도를 바꾸어 자신의 몸을 잘 관리한다면 건강을 회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이 네겐트로피(Negentropy)’입니다.

 

네겐트로피는 엔트로피와 반대되는 개념입니다. 엔트로피가 질서에서 무질서로 움직인다면, 반대로 네겐트로피는 무질서에서 질서로 향합니다. 가장 큰 차이는 생명이 있느냐 없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엔트로피는 무생물에 적용되는 가혹한 자연의 법칙입니다. 그러나 네겐트로피는 오로지 생명이 있는 것에서만 볼 수 있습니다. 생명이 있는 것들은 모두 자기조직화 합니다. 아파트 단지에서 아파트는 해가 갈수록 낡아져 가지만 반대로 화단에 있는 나무는 갈수록 번성해 갑니다. 무생물의 아파는 엔트로피법칙에 따른 것이고, 생명이 있는 나무는 네겐트로피 법칙에 따른 것입니다.

 

사람이 살아 있는한 네겐트로피법칙이 적용됩니다. 살아 있는 모든 생류는 자기조직화 하기 때문에 질서로 향합니다. 회사관리를 잘하면 번영하는 것도 자기조직화에 따른 네겐트로피법칙이 적용된 케이스라 볼 수 있습니다.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은 조직화 되기 때문에 질서로 향합니다. 사람 몸도 생명이 유지 되는 한 건강을 유지합니다. 이는 강력한 자연치유력이 발동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렇다고 내버려 두라는 것은 아닙니다. 병이 났을 때 스스로 자신의 몸 상태를 점검하여 적절한 조치를 취해 준다면 저절로 낫게 될 것입니다. 자연치유력입니다. 이는 몸이 변하기 때문입니다. 음식을 섭취함에 따라 세포가 생멸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생명이 있으면 기적이

 

병원에 좀처럼 가지 않습니다. 그래서 많은 비난을 받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몸은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습니다. 병원에 가도 의사를 만나는 시간은 불과 몇 분에 지나지 않습니다. 나머지 시간은 자신이 치유해야 합니다. 의사나 병원에만 의존해서는 병이 낫지 않습니다.

 

생명이 있는 모든 것들은 늘 변화 합니다. 지금 이순간에도 몸은 변하고 있습니다. 어느 것 하나 고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만일 우리 몸이 변하지 않고 그대로 있다면 어떤 병도 고칠 수 없을 것입니다. 몸이 변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세포가 생멸하기 때문에 자연치유력도 가능합니다. 얼굴에 사마귀처럼 흉한 것이 사라졌습니다. 기적이 일어난 것입니다. 생활태도를 바꾸고 음식습관을 바꾼 것이 주효한 것 같습니다.

 

생명이 있으면 기적이 일어납니다. 아니 살아 있는 것 자체가 기적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생명이 없는 무생물은 움직이지 않고 그 자리에 있습니다. 저 높은 산의 바위는 항상 그자리에 있습니다. 다만 서서히 허물어져 갑니다. 한량 없는 세월이 지나면 가루가 되어 평탄해질 것입니다. 질서에서 무질서로 변해가는 가혹한 엔트로피법칙을 피해 갈 수 없습니다.

 

한번 넘어진 의자는 누군가 일으켜 세워 놓기 전에는 넘어진 그대로 언제까지나 있을 것입니다. 부도난 회사에 가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생명이 있는 것들은 자기조직화 합니다. 생명이 있는 것들은 무질서에서 질서를 만들어 냅니다. 병이 나도 자연치유가 되는 것은 생명이 있기 때문입니다.

 

 

2017-04-28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