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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에도 문화가 있다, 프랑스식당 어번팜테이블(Urban Farm Table)

담마다사 이병욱 2017. 6. 10. 22:20

 

음식에도 문화가 있다, 프랑스식당 어번팜테이블(Urban Farm Table)

 

 

평소 알고 지내는 법우님으로부터 식사제안을 받았습니다. 아들이 새로 식당을 오픈 했는데 한번 가 보자고 했습니다. 평소 여러 모로 도움을 많이 받은 법우님들 몇 분과 함께 점심식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장소는 이수역 부근에 있는 프랑스식당입니다.

 

프랑스식당에서

 

프랑스식당은 매우 생소합니다. 아직까지 한번도 간 적이 없습니다. 프랑스식 요리가 어떤 것인지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더구나 법우님 아들이 프랑스에서 수 년간 음식공부를 하고 주방장으로 일했기 때문에 호기심을 자극했습니다. 예약제이기 때문에 사전에 날자와 인원을 정했습니다. 마침내 6 10일 토요일 12시 점심시간에 모두 모였습니다.

 

약속장소에 가니 장소는 매우 협소합니다. 프랑스식당이라 하여 고풍스럽고 고급스런 이미지를 상상했으나 주택가가 있는 한적한 곳입니다. 더구나 간판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 대신 유리창에 영어로 ‘URBAN FARM TABLE’이라 작게 쓰여 있습니다. 상호가 어번팜테이블입니다. 우리말로 도심의 농장식탁이 될 것입니다.

 

 

 

 

 

 

 

식당안으로 들어가 보았습니다. 불과 서너평 정도 되는 작은 공간에 주방과 테이블이 함께 있습니다. 테이블을 마주하여 반은 주방 영역이고 반은 손님영역입니다요리하는 전과정을 지켜 볼 수 있는 식당입니다. 별도로 테이블이 있어서 서빙하는 종업원이 날라 주는 것이 아니라 요리사가 즉석에서 만든 것을 건네 주는 식당입니다. 마치 일본드라마 심야식당의 한장면을 연상케 합니다.

 

 

 

 

 

 

 

 

식당소개서를 보니

 

법우님 아들은 유럽에서 음식을 공부하고 주방장으로 일한 바 있습니다. 프랑스와 벨기에 등에서 4년 동안 주방장으로 일했다고 합니다. 한국에 들어 온지 4년 되었고 현재 이수역 부근 사당동에 식당을 오픈한지는 몇 달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안내문구에 식당소개가 상세하게 되어 있습니다.

 

 

 

 

 

 

식당이라기 보다 공방 또는 연구실

 

수 많은 음식점이 있습니다. 맛은 모두 다르지만 대개 비슷한 형태입니다. 테이블이 있는 공간이 있고 주방은 뚝 떨어져 있습니다. 될 수 있으면 많은 사람들이 몰려 오기를 바라며 매출 올리기에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어번팜테이블은 이런 상식을 깨 버립니다. 요리를 거의 예술의 경지로 승화 시킨 것입니다. 공방에서 작품 만들듯이 이곳에서만 맛 볼 수 있는 독특한 요리입니다. 그래서 식당이라기 보다 공방 또는 연구실이라 합니다. 실제로 이곳에서는 요리강습과 메뉴 컨설팅도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프랑스식 요리는 어떤 것일까?

 

프랑스식 요리는 어떤 것인지 매우 궁금합니다. 먼저 식사에 앞서 레드와인을 따라 주었습니다. 일종의 미각 돋구기라 볼 수 있습니다. 이어서 직접 만든 수제빵을 한 조각씩 나누어줍니다. 고급 코스요리에서 볼 수 있는 에피타이저라 볼 수 있습니다. 실내 한켠에는 책으로 가득합니다. 큰 벽면에는 마치 작업실처럼 온갖 요리도구가 갖추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프랑스풍의 음악이 흘러 나와 유럽의 작은 레스토랑에 와 있는 듯한 느낌입니다.

 

두 번째 요리가 나왔습니다. 한치에다 레몬 등을 곁들인 것입니다. 특히 꽃이 인상적입니다. 주방 화병에 있는 아주 작은 꽃을 잘라 요리 위에 올려 놓았습니다. 하얀꽃과 보라색꽃입니다. 하얀꽃은 고수꽃이라 합니다. 이런 경우 음식 보다 꽃입니다. 마치 예술작품 같은 음식을 먹기가 부담스러울 정도입니다. 꽃을 입에 대니 독특한 맛이 자극적입니다.

 

 

 

 

 

 

레드와인에 이어서 화이트와인을 따라 줍니다. 와인도 일종의 음식이라 볼 수 있습니다. 식욕을 돋구고 입맛을 개운하게 해 주기 때문에 술이라기 보다 음식의 범주에 포함시키는 것이 맞을 듯합니다.

 

 

 

 

 

 

 

드디어 메인 요리가 나왔습니다. 오늘의 메인 요리는 양고기입니다. 오븐에서 구은 호주산 양고기 어깨살이라 합니다. 여기에 피클, 토마토, 파슬리, 양파 등 갖가지 재료가 들어가 있습니다. 여기에 그리스산 올리브오일을 뿌려 줍니다. 설명을 들으니 북아프리카스타일이라 합니다.

 

 

 

 

 

 

 

음식에도 문화가 있다

 

디가니까야 세계의 기원에 대한 경에 따르면 맛있는 땅조각을 맛보자 그것에 매료되어 갈애가 그를 엄습했다.”(D27)라는 문구가 나옵니다. 성겁기에 태어난 존재가 마치 정제된 버터 같은 땅조각을 맛 보았을 때 그 맛에 매료 된 것입니다. 혀 끝에 놓인 것만으로도 칠천 개의 미각신경이 퍼져나가 마음에 드는 상태가 된 맛에 대한 갈애가 생겨난 것입니다.

 

맛에 대한 갈애가 형성되면 다시 찾게 됩니다. 사람들이 맛집을 찾아 다니는 이유일 것입니다. 그러나 음식은 맛으로만 먹지는 않습니다. 환경과 분위기가 크게 좌우합니다. 법우님 아들이 운영하는 프랑스식당이 그런 것 같습니다.

 

법우님 아들이 운영하는 식당은 입소문으로만 알려져 있습니다. 대부분 사전 예약하는 사람들이 온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식당을 크게 확장하거나 종업원을 둘 생각이 없다고 합니다. 식당이라기 보다 공방이나 연구실이 더 어울릴 듯합니다. 검색해 보니 페이스북(www.facebook.com/uft.ratedr) 과 블로그(http://blog.daum.net/kitchenloading )가 있습니다.

 

처음으로 프랑스 코스요리를 맛 보았습니다. 음식을 맛으로도 먹는 것이지만 분위기와 환경으로도 먹는다는 사실입니다. 공방과 같은 주방에서 만든 음식을 대했을 때 마치 작품을 대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소통입니다. 식탁을 사이에 두고 손님과 주방과의 끊임 없는 대화가 이루어진 것입니다. 단지 먹는 것을 넘어서 소통하는 공간으로 확대된 것입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음식문화일 것입니다. 음식에도 문화가 있음을 법우님 아들 식당에서 보았습니다.

 

 

2017-06-10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