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시화(聖市化) 흔적인가, 십자가형상 안양시로고는 원점에서 재검토되어야
축제의 계절입니다. 이곳 저곳, 이 지역 저 지역에서 축제가 열립니다. 지방자치제가 30년 가까이 됨에 따라 지역축제가 없는 곳이 없을 정도입니다. 이제는 동네축제도 열리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살고 있는 지역이 그렇습니다.
쌍개울에서 동네축제가
늘 학의천 길을 따라 일터로 향합니다. 가다 보면 ‘쌍개울’에 이르게 됩니다. 쌍개울은 두 개의 하천이 합쳐진 곳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수원에서 발원하는 안양천과 의왕에서 발원하는 학의천이 만나는 곳입니다. 이곳 쌍개울에서 동네축제가 열렸습니다.
살고 있는 지역은 아파트와 연립주택, 그리고 단독주택이 공존하는 곳입니다. 현재는 아파트단지가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동과 동의 경계선이 없는 도시에서 유일한 경계라면 큰 도로와 하천을 들 수 있습니다. 살고 있는 지역이 그렇습니다. 관악대로와 안양천-학의천이 동과 동사이의 경계선입니다.
도시에서는 공동체의식을 갖기가 힘듭니다. 같은 아파트에 같은 층, 심지어 바로옆에 살아도 누가 사는지 모르는 세상입니다. 하물며 같은 동에 산다고 하여 동질감을 느낄 수 있는 근거를 찾아 보기 힘듭니다. 다만 투표할 때 같은 투표소를 사용한다는 것 정도가 될지 모릅니다.
지역에 20년 넘게 살다 보니 이제 매우 익숙합니다. 어디에 어떤 가게가 있는지, 심지어 어느 거리에 어떤 나무가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더구나 매일 걷는 학의천길은 철마다 어떤 꽃이 피고 지는 조차 알 수 있을 정도입니다. 동네 주민들과 교류는 없지만 동네는 매우 익숙합니다.
도시도 사람 사는 곳입니다. 아무리 개인주의가 강하다고 하더라도 지역에 축제가 있으면 볼거리가 생긴 것입니다. 학의천 쌍개울에서 열리는 동네축제도 그랬습니다.
학의천 쌍개울 동네축제는 모두 세 차례에 걸쳐 진행됩니다. 약 2주 간격으로 이미 두 차례 진행되었습니다. 이제 마지막 한 차례만 남겨 두고 있습니다. 두 번째 동네축제가 열렸을 때 참석했습니다. 토요일 저녁에 바람도 쐴 겸 가벼운 차람으로 산책하듯이 학의천으로 나갔습니다. 마침 축제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동네축제라고 해서 별다른 것이 없습니다. 노래자랑 위주입니다. 동네에서 노래잘하는 사람이 지원하여 마음껏 발산하는 식입니다. 그런데 음향장비 등 장비를 보니 동네 섹소폰 동호회에서 지원한 것입니다. 동네 상가 지하에 있는 ‘비바섹소폰’ 동호회입니다. 지나가다 늘 보는데 나이 지긋한 청년 같은 반백들이 멤버입니다. 동네축제를 맞이 하여 섹소폰 동호회에서 큰 역할을 한 것입니다.
두 라이벌의 엎치락뒤치락 리턴매치
축제가 한창 무르익어 갈 때 전시장이 나타났습니다. 지난 3년전 지방선거에서 아깝게 패한 민주당소속 최대호시장입니다. 최대호시장은 현안양시장인 이필운시장에게 매우 근소한 표차이로 패했습니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개표할 때 자정이전에는 분명히 민주당소속 최대호시장이 당선이 유력하다고 자막이 떴는데 하루밤 자고 나니 보수정당소속 이필운시장으로 바뀐 것입니다.
진보정당소속 최대호전시장과 보수정당소속 이필운현시장은 엎치락뒤치락 했습니다. 보수정당소속 신중대시장이 3선에 성공하여 승승가도를 달리다가 비리로 인하여 임기를 2년 반 남겨 놓고 떠났습니다. 2007년 이필운시장과 최대호시장이 격돌 했습니다. 첫 번째 대결입니다. 이 선거에서 이필운시장이 이겨 신중대시장의 잔여임기 2년 반을 채웠습니다. 그러나 2010년 두 번째 대결에서는 최대호시장이 이겼습니다. 지난 2014년 세 번째 대결에서는 이필운시장이 근소한 표차이로 이겼습니다. 현재까지 이필운시장은 2승 1패입니다.
안양시장선거는 언제나 예측불허입니다. 그것은 매우 다양한 계층, 다양한 지역의 사람들이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국회의원선거를 보면 보수와 진보로 확연히 갈립니다. 구안양시가지지역에서는 진보정당 소속이 독무대로 내리 3선으로 당선됩니다. 반면 평촌으로 대표되는 신시가지지역에서는 보수정당 소속이 역시 내리 3선으로 당선됩니다. 이렇게 반반씩 갈리다 보니 시장선거는 언제나 예측불허입니다.
1990년대 지방자치제가 시행된 이래 안양시장 선거는 보수와 진보가 엎치락뒤치락했습니다. 최근 두 라이벌 이필운시장과 최대호시장의 행보를 보면, 이필운(민선6대, 보수)-최대호(민선7대, 진보)-이필운(민선8대, 보수)입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리턴매치가 예상됩니다. 과연 전최대호시장이 민주당의 적폐청산의 바람을 타고 고지를 탈환 할지, 아니면 현이필운 시장이 수성할지 관심거리입니다.
안양시 십자가로고에 대하여
동네지역축제에 최대호 전시장이 왔습니다. 정치인은 표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달려 간다는데 작은 동네지역 축제에서도 표를 의식한 정치인을 볼 수 있었습니다. 사실 정치인이 표를 구걸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입니다. 선거에서 당락은 표로 결정되기 때문에 유권자 한사람 한사람이 매우 소중한 것입니다. 유권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이를 잘 캐치하여 반영한다면 다음 선거에서는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면에 있어서 정치인들이 표가 있는 곳으로 달려 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입니다.
동네축제현장에서 최대호전시장을 만났습니다. 지역에 오래 살았기 때문에 과거 20여년간 누가 시장을 했는지 훤히 알고 있습니다. 이렇게 작은 동네축제에 까지 관심 보여 주는 것이 흔치 않은 것 같아 서로 통성명을 하고 명함을 교환했습니다. 그리고 함께 사진을 찍었습니다. 몇 일 후 최대호 전시장은 스마트폰에 간단한 인사말과 함께 같이 찍은 사진을 보내 주었습니다.
최대호전시장과 간단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것은 안양시 로고에 대한 문제입니다. 보수정당소속 신중대시장 재임시절(민선 3, 4, 5대) 만든 로고입니다. 그것은 다름아닌 십자가로고입니다.
학의천 길을 가다가 하수도 맨홀 뚜껑이 십자가 형상으로 된 것을 보고서 시장은 갔지만 그 흔적은 남아 있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꼈습니다.
신중대전시장은 독실한 크리스천이었습니다. 보수정당소속 신중대전시장은 1999년부터 2007년 까지 8년 동안 내리 세 번 시장에 당선되었습니다. 시장을 3선 하면서 많은 일을 했지만 불교인들에게는 매우 섭섭한 일을 했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안양시로고를 십자가형태로 만든 것입니다. 이에 대하여 수 차례 글을 올린 바 있습니다.
시장은 가고 없지만 성시화 흔적은 남아 있다
신중대전시장은 독실한 크리스천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가 성시화운동을 추진했다는 사실입니다. 그때 당시 전국적으로 성시화 운동이 있었는데 포항시가 대표적이었습니다. 포항시장이 시 전체를 자신의 신에게 바치는 성시화를 결의 했을 때 지역의 불교인들은 크게 반발했습니다. 그런데 안양에서도 은밀하게 성시화가 추진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시장은 가고 없지만 그 흔적은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안양시 로고를 자세히 살펴 보면 십자가형상으로 되어 있습니다. 물론 안양시에서는 열십자 형상에 대하여 평화, 안정된 생활, 순결, 깨끗함을 상징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와 같은 설명에도 불구하고 한눈에 보아도 십자가를 형상화 해 놓은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또 하나의 로고는 시의 ‘브랜드마크’입니다. 영문으로 안양(Anyang)이라는 문구앞에 A+를 부착하여 ‘A+Anyang’라 했는데 A+의 +가 십자가 형상이라는 것입니다. 이 모두가 독실한 크리스천이자 성시화를 주도 했던 신중대전시장이 재직했을 때 만든 것들입니다.
동네 지역축제에 나온 최대호 전시장에게 신중대전시장시절에 만들어 놓은 로고문제를 거론했습니다. 이에 최전시장은 신전시장이 성시화 운동한 것에 대하여 알고 있었습니다. 그 흔적이 안양시로고라 남아서 하수도 복개철판이나 공사현장에서 십자가문양을 볼 수 있습니다.
안양시 유래는 안양사(安養寺)에서
최근 안양시에 박물관이 개관되었습니다. 이름하여 안양박물관이라 합니다. 옛날에는 안양유원지라 불리웠던 안양예술공원내에 있습니다. 유유산업 부지에 안양박물관이 새로 개관한 것입니다.
건축가 김중업이 최초로 공장건물을 설계했다는 구유유산업 부지에 있는 건물은 이제 박물관으로 재탄생했습니다. 그런데 박물관에서 소개하는 자료에 따르면 안양시의 유래는 안양사(安養寺)에서 유래되었다고 써 놓았습니다.
안양이라는 명칭은 불교인의 생활경전이라 볼 수 있는 천수경에서도 “원아결정생안양(願我決定生安養)”이라 하여 안양이 언급되어 있습니다. 안양은 극락과 같은 세계를 말합니다. 그래서 “나는 반드시 극락세계에 태어나기를 발원합니다.”라는 뜻입니다. 이렇게 안양이라는 명칭은 고려 태종때 창립된 안양사에서 유래 되었고 더구나 불교인들의 생활경전인 천수경에서도 언급되어 있습니다. 그럼에도 한독실한 크리스천시장의 성시화운동의 영향으로 오늘날 안양시의 로고는 십자가 형상을 하게 되었습니다.
안양시 십자가로고형상은 원점에서 재검토되어야
10월 29일이면 작년 광화문촛불 1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작년 10월 29일 역사적인 촛불을 처음 들었는데 사람들은 이날을 1차 촛불이라 합니다. 마침내 국민들은 불통으로 일관하는 부패하고 무능하고 타락한 정권을 촛불의 힘으로 타도했습니다. 그래서 지난 5.9대선으로 민주정부가 들어섰습니다.
민주정부에 대한 염원은 다름 아닌 적폐청산입니다. 사회곳곳에 그동안 켜켜이 쌓이고 쌓인 적폐를 씻어내는 일입니다. 적폐청산에 종교도 예외가 아닙니다. 종교는 사회와 격리된 치외법권지역이 아니라 사회법이 적용될 수 있는 평등한 지역입니다. 그럼에도 종교라는 이름으로 자행된 적폐는 이곳저곳에 남아 있습니다. 그런 것 중의 하나가 아마도 안양시 십자가로고형상일 것입니다.
문재인정부 5년 과제는 촛불민심을 받들어 적폐를 청산하는 것이라 했습니다. 지역에서 보는 가장 큰 적폐는 성시화운동을 주도한 시장에 의해 만들어진 십자가형상로고입니다. 적폐는 청산되어야 합니다. 누가 시장이 되든 안양시로고는 원점에서 다시 검토되어야 합니다.
2017-10-23
진흙속의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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