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떠나는 여행

돌아갈 집이 있기에

담마다사 이병욱 2018. 1. 12. 08:17


돌아갈 집이 있기에

 



 

깨어나 보니 어둑합니다.

순간적으로

여기가 어디지?’라 했습니다.

깊은 잠을 잤습니다.

 

순간 아무 것도

기억나지 않았습니다.

갑자기 존재 하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여행이 피로했던 것 같습니다.

인도성지순례에서 돌아와

죽음보다 갚은 잠을 잤습니다.

불과 두 세시간 밖에 되지 않습니다.

 

다시 현실로 돌아 왔습니다.

현실은 늘 불만입니다.

감당할 수 없는 빚을 진 자가

아침에 눈 뜨는 것과 같습니다.

 

깊은 잠을 자고 났을 때

하나 하나 기억이 돌아 왔습니다.

싫어하여 떠나고픈 현실입니다.

그러나 이곳은 내가

사는 엄연한 현실입니다.

 

갑자기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밀려 옵니다.

지금 벌어진 일들,

이전에 벌려 놓았던 것들입니다.

가장이라는 무거운 짐을

진 자에게 닥친 일입니다.

 

여행이 고단했던 것 같습니다.

몸은 힘들었지만

마음만은 천상이었습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돌아갈 집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돌아갈 집이 있기에

마음 놓고 여행합니다.

가족이 있기에 집으로 향합니다.

그 집이 불만으로 가득해도

돌아 갈 수밖에 없습니다.

 

다시 집에 돌아 왔습니다.

좋았던 기억은

저편에 묻어 두었습니다.

나에게 닥친 냉혹한 현실과

다시 마주 하게 되었습니다.

 

나그네가 길을 가고 있습니다.

집에서 집없는 곳으로 떠난

나그네에게는 돌아갈 집이 없습니다.

나그네는 오늘도 내일도

저쪽을 향해 길을 가고 있습니다.

 

집없는 자는 먼저 가신 님들의

자취를 따라 갑니다.

집없는 자가 돌아 갈 집은

저편에 있는 피안입니다.

 

집 있는 자는 집으로 갑니다.

누추한 보금자리에는 가족이 있습니다.

삶이 고단해도 어떻게 되겠지요.

이 밤이 지나면 새벽이 오듯이.

 

 

2018-01-09

진흙속의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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