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 태어나 개돼지처럼
그는 아무것도 하지 않습니다.
그가 해야할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자신에게 이익 되는 것 외에는
움직이지 않습니다.
아트센터가 있습니다.
전에는 문예회관이라 했습니다.
지역에서 유일한 문화공간입니다.
수많은 공연과 강연이 열립니다.
일터 가까이 있어서 종종 지나칩니다.
종종 들어가기도 하지만
혼자라서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법륜스님 행복투어때 몇 번 들어가 보았습니다.
삶이 팍팍하다고 합니다.
먹고 살기도 바쁜데
문화예술은 언감생심입니다.
그렇게 10년, 20년, 30년 흘러갑니다.
사람들은 인생 육십이 되어 뒤돌아봅니다.
열심히 살았다고는 하지만
남는 것이 별로 없습니다.
남들처럼 자신과 가족을 위해 살았습니다.
이 세상에 태어나
개나 돼지처럼 살았습니다.
목줄에 묶여 꼬리치며 살았습니다.
주인이 주는 것을 먹는 재미로 살았습니다.
더이상 쓸모 없게 되었습니다.
아무데도 받아 주지 않고
아무도 환영하지 않습니다.
그동안 개나 돼지처럼 살았습니다.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해야할 것도 없고 할 일도 없습니다.
개돼지 시절을 회상하며
좋았던 때를 떠 올립니다.
오늘도 수많은 공연이 있습니다.
수많은 모임이 있습니다.
시간되면 지나가 버립니다.
게으른 자들에게는 무의미합니다.
저기 산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애써 산에 오릅니다.
개돼지들에게는 허튼 짓거리입니다.
올랐다 내려올걸
'뭐하러 올라가느냐?'라고 말합니다.
게으른자에게 해야
할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냥 이렇게 있으면 되는 겁니다.
애써 올라 가야할 이유를 발견하지 못합니다.
게으른 자에게는 술이 친구입니다.
한상 거하게 차려놓고
기분좋게 마시면 되는 것입니다.
개돼지처럼 살다 개돼지처럼 태어납니다.
2018-05-23
진흙속의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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