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일년만에 다시 찾은 사나사(舍那寺)
저 언덕을 넘어가면 어떤 세상일까?
저 터널을 지나면 또 어떤 세상이.
오래 되어서 삭은 작은 차를 몰고
서쪽으로 서쪽으로 달렸습니다.
여기는 양평 사나사입니다.
십일년전에도 와 본 곳입니다.
그때 당시 불사하던 전각이
오래 된 것처럼 고색창연해 보입니다.
원증국사 부도탑에는 이끼가
말끔히 제거되었습니다.
팔백년 세월 그 자리에 있습니다.
살아서 백년 죽어서 천년만년입니다.
전각 한켠에 앉았습니다.
하늘과 땅은 그대로인데
사람은 변화무쌍합니다.
세월은 그대로 내버려 두지 않습니다.
언젠가 오리라고 하여
십일년만에 다시 찾은 사나사,
앞으로 십년후에 또 찾을 수 있을지.
뽀족한 삼각산아래 벼가 익어갑니다.
2018-09-30
진흙속의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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