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국, 담마마마까 수행기 1
2018년 12월 31일
“마치 군대 가는 것 같습니다.” 이 말은 하노이공항 대기실에서 일행중의 한사람이 한 말이다. 미얀마 담마마마까 국제선원에 가기 위해 환승대기중에 김진태선생이 선원생활 설명을 할 때 모두 진지한 표정으로 듣고 있었다. 선원생활이 출가수행자들과 똑같이 8계를 지키며 생활하기 때문에 선원의 규정에 따라야 함을 말한다.
해마다 겨울철이 되면 외국으로 성지순례 떠나는 사람들이 많다. 불교국가가 주로 동남아시와 서남아시아에 있다보니 추운 겨울철에 따뜻한 나라에서 잠시 보내기도 하고 성지순례도 하는 이중의 이익이 있기 때문에 겨울철이 시작 되는 시점에 많이 떠난다고 볼 수 있다. 이들 동남아국가나 인도-스리랑카의 경우 우기가 끝나고 건기가 시작되어 연중 가장 기후조건이 좋을 때이기도 하다.
담마마마까로 집중수행하러 떠났다. 떠나게 된 동기는 권유를 받았기 때문이다. 김진태선생의 적극적 권유에 따른 것이다. 2018년 11월 중순경 명진스님의 평화의 길 순례길이 발단이다. 철책을 따라 거닐면서 김진태선생에게 “이번에도 미얀마에 가신다지요?”라며 넌지시 물어 보았다. 사실 가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그러나 늘 그렇듯이 장기간 시간을 비울 수 없는 문제를 가지고 있다.
김진태 선생은 기다렸다는 듯이 이번 기회에 미얀마를 가게 되면 글 쓰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했다. 김진태선생은 “아마 이샘께서 미얀마수행을 다녀오면, 인생과 글이 미얀마에 다녀 오기 전과 미얀마에 다녀 오고 난 후로 나뉘게 될 겁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선생은 매일 글쓰기 하는 것을 칭찬하면서 “지금 까지는 욕계의 글을 썼다면, 미얀마에서 집중수행을 다녀오고 난 후부터는 아마 색계나 무색계의 글쓰기가 될겁니다.”라 했다.
김진태선생의 말을 듣고 망설였다. 미얀마에 언젠가는 가 보고 싶었다. 그런 미얀마는 수행의 나라이다. 전세계적으로 부처님의 수행법이 잘 남아 있고 부처님 가르침대로 살려고 노력하는 불교국가이다. 해마다 수많은 한국의 스님들과 재가수행자들이 부처님의 원초적인 가르침을 접하고자 미얀마로 떠난다. 이와 같은 사실을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기 때문에 김진태선생이 적극적으로 미얀마행을 권유 했을 때 마음은 점점 가는 방향으로 기울었다.
미얀마에 가게 된다면 가장 큰 문제는 생업과 관련된 일이다. 고객의 주문으로 먹고 사는 입장에서 장기간 자리를 비운다면 고객이 기다려주지 않고 떠나고 말 것이다. 손해를 감수하고 가느냐 아니면 고객을 생각해서 자리를 지키느냐 두 개의 선택기로에 섰다. 그러나 문제는 시간이다. 고객은 다시 개척하면 되지만 한번 지나간 시간은 영원히 돌아 오지 않는다.
김진태선생의 권유를 받고 철책을 걸으면서 한두시간 생각해 보았다. 무엇보다 기회가 좋았다. 수행처에 혼자 가는 것보다 길을 아는 사람들과 함께 가는 것이 무엇보다 안심되었다. 초기경전에서도 길을 갈 때에는 나보다 낫거나 동등한 자와 함께 길을 가라고 했다. 먼저 길을 가 본 사람과 함께 갈 수 있다는 것은 매우 좋은 기회이다. 더구나 담마마마까는 한국절이라는 사실이다. 한국의 스님들과 불자들이 십시일반 모연하여 미얀마에 건립된 한국최초의 국제선원인 것이다. 어느 면으로 본다면 미얀마에서 수행하는 한국인을 위한 위한 한국인의 절이라 볼 수 있다. 그러나 엄밀히 따지만 한국절이 아니다. 한국인들이 미얀마에 기증한 미얀마절이라 볼 수 있다. 아니 한국인과 미얀마의 절이라 볼 수 있다.
2018년 12월 31일 오전 일찍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공항에 도착하니 이번 담마마마까 국제선원으로 집중수행하러 갈 멤버들이 모여 들었다. 모두 14명이다. 그 중에는 아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낯 설은 사람들이다. 스님도 세 명 있었다. 그 중 서융스님은 안면이 있다. 지난 2018년 4월 나가노 금강사 순례에서 함께 했었기 때문이다. 이번에 두 번째 함께 하게 되었는데 구면이라 매우 반가웠다.
비행기는 베트남국적의 베트남에어라인이다. 하노이를 경유하여 양곤에 도착하는 일정이다. 그래서일까 비행기 안에는 베트남사람들로 가득하다. 처음 타 본 베트남비행기이지만 친철, 서비스 등 모든 면에 있어서 국내 항공기 못지 않다. 특히 베트남 전통의상인 진녹색의 아오자이를 입은 여승무원의 모습이 돋보인다. 또한 베트남 항공에서 돋보이는 것은 연꽃문양이다. 비행기 꼬리 부분의 연꽃문양은 베트남에어라인의 상징이다. 베트남의 대다수 사람들은 불교를 종교로 하고 있다. 연꽃을 불교의 상징이라 하는데, 베트남의 국화는 연꽃이라 한다. 비행기가 새것이어서 승차감도 좋다. 베트남 비행기에 대한 선입관이 있었지만 타보고 나서는 완전히 바뀌었다.
하노이에서 약 두 시간 가량 환승을 위해 대기했다. 시간이 남아서 김진태선생으김부터 선원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궁금한 것을 물어 보았다. 김진태선생을 제외하고 대부분 미얀마는 처음이다. 특히 미얀마에서 집중수행은 매우 생소한 것이다. 김진태선생은 이번 여정의 인솔자에 해당된다. 담마마마까의 설립 멤버이기도 한 김선생은 해마다 겨울철이 되면 미얀마에서 한철을 보내게 되는데 인연 있는 사람들과 함께 동행한다. 이번에도 14명이나 되는 많은 인원이 함께 하게 되었다. 출국수속에서부터 도착할 때까지 모든 것을 챙겨 주는 역할도 했다.
담마마마까는 2006년에 건립되었다. 미얀마에서 담마마마까는 한국절로 알려져 있다. 선원을 소개하는 글을 보면 ‘고려사’라고 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미얀마에서는 담마마마까라 하고 한국이름은 고려사인 것이다. 담마마마까는 마하시선원 계통의 위빠사나 수행센터로도 알려져 있다. 마하시센터는 미얀마에만 약 700곳 가량 된다고 하는데 그 중의 하나가 담마마마까인 것이다.
2019-01-16
담마다사 이병욱
'수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행처의 조건, 담마마마까 수행기3 (0) | 2019.01.18 |
---|---|
사야도 상견례, 담마마마까 수행기2 (0) | 2019.01.17 |
압빠마데나를 완성하라, 담마마마까에서 십이일 (0) | 2019.01.13 |
이상과 현실을 오가며, 담마 마마까 선원을 향하여 (0) | 2018.12.30 |
“성성하게 깨어 있어야 실재를 봅니다.” 김도이법사의 토요 위빠사나수업 (0) | 2018.12.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