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기

갖가지 나무와 식물과 꽃으로 가득한 정원, 담마마마까 수행기23

담마다사 이병욱 2019. 2. 6. 19:38

 

갖가지 나무와 식물과 꽃으로 가득한 정원, 담마마마까 수행기23

 

 

2019 1 9일 오후

 

올해로 창립 16주년을 맞는 담마마마까는 공원같다. 아니 거대한 열대식물원 같다. 혜송스님의 표현 중에 특징이 있는데 그것은 가지가지라는 말이다. 4만평이 넘는 선원에는 그야말로 가지가지 나무와 가지가지 식물과 가지가지 꽃이 피어 있다. 한국에서 1월 초의 날씨는 춥고 앙상하지만 이곳 미얀마는 따뜻하고 포근하고 상쾌하고 안은한 오뉴월 봄날씨이다.

 

황무지에서 일군 선원

 

담마마마까 창건주 혜송스님은 2018년 미얀마 정부로부터 땃담마 조띠까 다사라는 훈장을 받았다. 이 훈장은불법을 빛내고 번창시킨 기수라는 의미를 갖는다. 한국스님이 미얀마에 와서 훈장을 받은 것이다. 미얀마스님들이 한국에 와서 포교하는 일은 있어도 거꾸로 한국스님이 미얀마 사람들을 위해 사원을 짓고 기증하고 불법을 번창시키는 일은 희유한 것이다. 그런데 자료를 보면 황무지에서 일구었다는 사실이다.

 



 

담마마마까는 2003년부터 건립이 시작되었다. 초창기에는 법당이 없어서 식당에서 수행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후 하나 둘 건물이 들어서고 센터가 완성되어 오늘날과 같은 여법한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이는 2018년 부처님오신날을 기념하여 BTN(불교TV)에서 방영된 특집방송 밍글라바 담마마마까 백련암 혜송스님이라는 제목의 화면에서도 알 수 있다.

 



 

갖가지 식물과 꽃의 정원

 

아열대지방에서 나는 갖가지 꽃이름을 알 수 없다.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진귀한 것들이다. 어떻게 16년만에 이렇게 식물원 같은 공원이 완성되었을까? 그것은 에인다까 사야도의 꼼꼼함과 섬세함이 작용한 것이라 한다. 혜송스님의 원력도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그 결과 선원내에서는 갖가지 식물과 꽃을 볼 수 있다. 산책할 때 틈나는 대로 촬영해 두었다.

 

 

































 







빗자루질 하는 빅쿠와 요기

 

사시사철 푸른 공원에도 낙엽이 진다. 잎파리가 변색되어 떨어지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선원에서는 이곳저곳에서 물뿌리게를 볼 수 있다. 스프링쿨러 시설이 마련되어 있는 것이다. 또 비가 오지 않는 건기나 혹서기를 대하여 커다란 수조도 갖추고 있다. 그러나 낙엽은 하나 둘 떨어진다. 내버려 두면 떨어진 낙엽으로 거리가 지저분해질 것이다. 그래서일까 빗자루질 하는 빅쿠와 요기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자신의 숙소 앞은 자신이 청소하는 것이다.

 









 


기쁨의 정원

 

초기경전을 보면 부처님은 숲에서 살았다. 주로 왕이나 대부호가 기증한 것이다. 빔비사라왕은 벨루바나라 하여 기쁨의 정원을 부처님의 승단에 기증했다. 그는 “세존께서는 어디에서 지내는 것이 좋을까? 마을에서 너무 멀지도 않고, 너무 가깝지도 않고, 왕래가 편하고, 원하는 사람들이 오기 쉽고, 낮에는 번잡하지 않고, 밤에는 조용하고 소음이 없고, 인적이 없고, 사람을 여의고, 홀로 명상하기에 알맞은 곳일 것이다. (Vin.I.37)라 하여 선정한 것이다.

 

기녀 암바빨리는 부처님이 암바빨리바나에 계신다는 말을 듣고 승가 전체 대중에게 공양을 올렸다. 그리고 세존이시여, 저는 이 원림을 부처님을 비롯한 수행승의 참모임에 바칩니다.”라며 숲에 승원을 지어 함께 기증했다.

 

사밧티의 대부호 아나타삔다까는 제따바나에 기원정사를 건립하여 승가에 기증했다. 특히 제따바나를 사들인 전설적인 이야기가 율장소품에 실려있다. 아나타삔다까는 제따숲을 팔지 않겠다는 왕자에게 왕자여, 저에게 정원을 주시면, 승원을 만들겠습니다.(Vin.II.158) 라고 설득했다. 그러나 왕자는 “장자여, 억만금을 깔아도 승원을 줄 수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아나타삔다까는 “왕자여, 승원으로 팔렸습니다.”라고 말했다. 아나타삔다까는 그 다음 날부터 금으로 숲을 도배하듯이 채워 나간 것이다. 이는 율장소품에서 “그래서 장자 아나타삔디까는 수레에 황금을 싣고 제따바나 숲을 억만금으로 깔았다. (Vin.II.159) 라고 설명되어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다.

 

부처님과 부처님 제자들은 숲이 있는 승원에서 안거를 보냈다. 오늘날 꾸띠라는 숙소가 있는 선원과 같은 곳이다. 그래서 정원은 잘 가꾸어지고 잘 꾸며져 있었다. 죽림정사라 불리우는 벨루바나에 대하여 기쁨의 정원이라 한 것에서도 알 수 있다.

 







































해탈할 때까지 결가부좌를

 

맛지마니까야에 고씽가 법문의 큰 경’(M32)이 있다. 이 경을 보면 부처님이 사리뿟따와 목갈라나, 마하깟싸빠, 아누룻다, 아난다 존자와 함께 아름다운 고씽가숲에서 머문 이야기가 실려 있다. 공통적으로 고씽가쌀라 숲은 아름다워서, 밤에는 밝은 달이 비추고, 쌀라 꽃이 만개하고, 하늘의 향기가 퍼지는 듯합니다.” (M32)라 되어 있다.

 

부처님의 제자들은 서로가 서로를 칭찬해 주었다. 그것은 개인적인 특징에 대한것이다. 이러한 각 개인의 특징으로 인하여 고씽가 숲의 쌀라 꽃 보다 더 향기가 나고, 밝은 달 보다 더 밝게 비춘다고 했다. 제자들은 이와 같은 사실을 부처님에게 알렸다. 그리고 누가 가장 잘 칭찬했는지 물어 보았다. 이에 부처님은 대표자격인 사리뿟따에게 다음과 같이 말씀 했다.

 

 

“싸리뿟따여, 그대들 모두가 각자의 경지에 따라 잘 말하였다. 또한 그대들은 나의 말에 귀를 기울여라. 이와 같은 수행승이 고씽가쌀라 숲을 밝힐 것이다. 싸리뿟따여, 식사를 마친 뒤, 탁발에서 돌아와 결가부좌하고 몸을 곧게 세우고 앞으로 주의를 기울이고 ‘집착을 버림으로써 나의 마음이 해탈할 때까지 이 결가부좌를 풀지 않을 것이다.’라고 결심하는 수행승이 있다면, 싸리뿟따여, 이러한 수행승이 이 고씽가쌀라 숲을 밝힐 수 있을 것이다.(M32)

 

 

부처님 제자들은 특징이 있다. 사리뿟따는 위대한 지혜를 지닌 님 가운데 제일 (mahāpaññāna agga)’이라 하고, 목갈라나는 신통을 지닌 님 가운데 제일(iddhimantāna agga)’, 아난다는 많이 배운 님 가운데 제일(bahussutāna agga)’, 레바따는 숲속에서 지내는 님 가운데 제일(āraññakāna agga)’, 아누룻다는 하늘 눈을 가진 님 가운데 제일(dibbacakkhukāna agga)’ 라 하여 각자 특징이 있다. 이러한 특징에 대하여 칭찬하면서 누가 가장 말을 잘 했는지 부처님에게 여쭈어보았다. 그러나 부처님은 이에 답하지 않았다. 다만 궁극적인 해탈을 향한 노력을 강조했을 뿐이다. 그래서 집착을 버림으로써 나의 마음이 해탈할 때까지 이 결가부좌를 풀지 않을 것이다.”라고 결심한 수행승이 아름다운 고씽가 숲을 밝힐 것이라 했다.

 
















담마마마까 정원은 아름답다

 

담마마마까의 정원은 아름답다. 선원에 있으면 천상이 따로 없는 듯하다. 부처님 당시 왕이나 대부호가 기증한 정원도 이처럼 잘 꾸며져 있었을 것이다. 그때 당시에도 오늘날 선원처럼 이곳저곳에 꾸띠가 있고 큰 법당도 있었을 것이다. 부처님이 가장 많이 안거를 나셨다는 사밧티 시의 제따바나(祇園精舍)도 그랬을 것이다. 오늘날 성지순례를 가면 그 흔적을 볼 수 있다.

 

선원에는 갖가지 나무와 갖가지 식물과 갖가지 꽃들이 피어 있다. 아침 식사후에 또는 점심식사후에 산책하면 발걸음이 가볍다. 나른한 오후에 이곳저곳 둘러 보면 저절로 기분이 전환되는 듯 하다. 이와 같은 정원이 만들어지기 까지 16년 가량 걸렸다고 한다. 앞으로 햇수가 더 지나면 정원은 더욱 더 우거질 것이다. 그러나 선원에서 수행자들이 해야 할 일이 있다. 부처님이 말 했듯이 해탈할 때까지 이 결가부좌를 풀지 않겠다는 마음가짐 일 것이다.

 

 




2019-02-06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