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성지순례기

삿담마란시(따담마란디) 명상센터, 미얀마 성지순례기2

담마다사 이병욱 2019. 2. 11. 13:17

 

삿담마란시(따담마란디) 명상센터, 미얀마 성지순례기2

 

 

2019 1 11일 오전

 

수행환경이 좋지만 매우 엄격하기로 잘 알려져 있는 디따라마 국제선원을 멀리하고 또 다른 수행처로 향했다. 그곳은 따담마란디라는 선원이다. 돌아와서 순례기를 쓰고 있는 현재 따담마란디를 검색해 보았다. 한글이나 영어나 아무리 검색해도 나오지 않는다. 나중에 안사실이지만 삿담마란시(Saddhammaransi)’ 선원이다.

 

따담마란디라는 말은 미얀마어이다. 미얀마에서는 빠알리어 사두에 대하여 따둣이라 하는데 로 발음하여 삿담마에 대하여 따담마또는 땃담마라 했을 것이다. 이후 삿담마란시라 한다.

 

쉐비(金國)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삿담마란시로 가기 전에 점심식사를 했다. 이른 시간이긴 하지만 이동하는데 시간이 걸리고 또 한군데 방문하다 보면 점심먹을 시간이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딴디따라마 선원 근처 양곤-만달레이 하이웨이 길가에 있는 괜찮은 레스토랑에 들어 갔다.

 

식당 이름은 쉐비라 한다. 미얀마 말로 (shwe)’라는 말은 황금을 뜻한다. 쉐다곤 파고다도 금과 관련되어 있는 말이다. 안내를 맡은 미금님에 따르면 식당이름 쉐비금나라(金國)’라는 뜻이라 한다.

 

 





쉐비식당은 경치가 좋다. 고속도로 바로 옆에 있지만 식당 건너편에는 호수로 되어 있다. 풍광이 아름다워서일까 서양 손님도 보인다. 메뉴판을 보았다. 우리나라 물가에 비하면 가격이 그다지 비싸지 않다.

 




안내를 맡은 미금님과 운전기사 윈뮌(Win myint)’님과 함께 셋이서 식사했다. 메뉴판을 보고서 닭고기 야채덮밥을 선택했다. 중국식이다. 부드럽게 넘어가서 맛이 괜찮았다. 세 명 것을 계산하니 13,125짯이 들었다. 우리 돈으로 8,750원이다. 한국과 비교하여 물가가 무척 싼 듯하다.

 




길마다 지붕으로 덮여 있는데

 

이른 점식식사를 끝내고 양곤-만달레이 하이웨이를 달렸다. 미얀마에서 도로 주행은 우측이지만 운전석이 오른쪽에 있는 일제 토요타 자동차가 어색하기만 하다. 운전자 옆에 앉아 거리의 풍경을 보면서 안내자로부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었다.

 

하이웨이를 타고 가지만 방향감각을 알 수 없다. 한참 메인도로를 달리다가 샛길로 들어섰다. 명상센터를 알리는 황금색 아치가 보였다. 차는 정문을 통과하여 간이 주차장에 섰다. 주변을 보니 통로가 온통 지붕으로 덮여 있다. 사방팔방 어느 곳을 보아도 길이라는 길에는 모두 지붕이 덮여 있는 듯 하다. 이곳은 삿담마란시(따담마란디) 수행센터이다.

 

 


 




선원은 그다지 커 보이지 않는다. 미금님에 따르면 90년대 중반에 설립되었다고 한다. 크기는 약 3 3천평 정도라 한다. 인터넷검색을 하면 세 곳이 소개 되어 있다. 한 곳은 (1) Sukhapatipada Sadhammaransi Meditation Centre at Kyaukkon, Yangon, founded in 1993’이고, 또 한 곳은 ‘Viveka-Tawya Saddhammaransi Meditation Center at Nyaunglebin, founded in 1994.’이고, 마지막으로 ‘3) Khippabhinna Saddhammaransi Meditation Forest Meditation Center of Indyne, founded in 1995.’라고 되어 있다. 이 중에서 현재 보고 있는 선원은 세 번째 인다인 숲속의 명상센터이다.

 

전반적으로 낡은 듯한 느낌

 

선원을 보니 전반적으로 낡은 듯한 느낌이다. 건물과 건물, 그리고 숙소와 숙소로 통하는 길은 모두 천정이 있는 길이다. 뜨거운 여름이나 비가 올 때 대단히 유리하게 보인다. 그러나 시야를 가리기 때문에 답답한 느낌이다.

 




격자형 거리 이곳저곳에 숙소가 있다. 문이 잠겨진 숙소도 있어서 사람이 살고 있지 않은 곳도 많은 듯 하다. 큰 나무 주변을 시멘트로 감싸 놓았으나 파손된 곳도 보인다. 외국인은 거의 없다고 한다. 거의 대부분 미얀마 사람들이라 한다.

 






덕형스님 숙소

 

안내자 미금님과 운전자 윈뮌님과 함께 셋이서 이곳저곳 둘러 보았다. 미금님은 혜송스님 숙소를 찾고자 했다. 혜송스님이 미얀마에 와서 본격적으로 집중수행하던 숙소가 있다고 했다. 이곳저곳 찾아 다녔으나 찾지 못했다. 대신 덕형스님 숙소를 발견했다. 영어로 ‘DUK HYUNG KOREAN BHIKKHUNI’라는 표지판이 숙소에 붙어 있다. 숙소 문은 잠겨져 있다.

 

 



담마마마까에서 받은 미얀마어와 영문, 그리고 한글로 된 책이 있다. 혜송스님과 관련된 책이다. 그 책을 보면 덕형스님이 혜송스님은 나의 상좌라는 글이 실려있다. 이로 알 수 있는 것은 덕형스님은 혜송스님의 은사스님임을 알 수 있다.

 

덕형스님 글을 보면 혜송스님과 78년도에 처음 인연 맺은 이야기가 있다. 숙소에 덕형스님 이름이 쓰여 있는 곳으로 보아 어느 때인가 덕형스님이 사용했을 것이다.

 

혜송스님과 에인다까 사야도와의 인연

 

미금님으로부터 들은 것이 또 있다. 현재 담마마마까 선원장으로 있는 에인다까 사야도가 이곳 삿담마란시(따담마란디) 선원 출신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된 기사가 2004년도 현대불교신문에 실려 있다.

 

현대신문기사에 따르면 호두마을 집중수행 소식을 전하면서 미얀마의 따담마란디에 주석하고 있는 우 에인다까 스님은 마하시 스님 직제자인 우 쿤달라 비왐사(따담마란디 선원장) 스님의 십대제자 가운데 한 명이다.”(현대불교신문, 2004 7 14)라 했다. 이로 알 수 있는 것은 에인다까 사야도의 스승이 우 쿤달라 비왐사임을 알 수 있다.

 

삿담마란시(따담마란디) 선원은 혜송스님이 수행하던 곳이다. 최근 김천신문이라 볼 수 있는 김천뉴스에서 혜송스님의 근황을 전하고 있다. 김천뉴스에 따르면 199638일 양곤시 바한 마하시센터, 모비찬미에 센터에서 수행, 1996623일부터 양곤시 마양곤 따담마란디 센터에서 초대원장 꾼달라비왕사 액가마하 깜마타나싸리야, 아비다사 마하랏타구루(대종사, 국사)의 지도로 6년간 싸띠 빠타나 위빠사나를 실천 수행했다.”(스, 2019-02-11)라는 내용이 있다. 이로 알 수 있는 것은 혜송스님이 삿담마란시에서 우 꾼달라 비왐사의 지도를 받았음을 알 수 있다.

 

김천뉴스에서는 혜송스님과 현재 담마마마까 선원장인 에인다까 사야도와의 인연도 전하고 있다. 뉴스에서는“200215일 스승이신 따땀마란다센터 원장스님의 권유로 인다잉 케이빠베이냐 따담마란다 분원으로 옮겨서 수행하던 중 스승님의 미래를 보는 안목 있는 배려로 케이빠베이나 분원장인 에인다까 사야도께 미얀마어 빠알리어 아비담마 등을 수학하였다.”라고 전했다. 이와 같은 두 사람의 인연으로 담마마마까선원 불사를 이루어 낼 수 있었다고 본다.

 

위빠사나 수행자의 근기를 돕는 아홉요인

 

선원투워 하면서 미금님은 삿담마란시(따담마란디) 선원장 우 쿤달라 비왐사의 저서가 있다고 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위빠사나 수행자의 근기를 돕는 아홉요인이라는 책이다. 이 책 이름을 듣자 마자 , 그 스님!”이라는 말이 터져 나왔다. 그 책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도 십년전에 산 책이다.

 

2009년 당시 한국명상원 묘원법사가 책을 소개 했다. 자신이 읽어 본 책 중에서 위빠사나 수행에 대하여 가장 잘 정리된 책이라 했다. 책을 사서 읽어 보았다. 처음 접하는 수행지침서였다. 여러 번 읽어 보았다. 글로 인용한 것도 많다. 그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내용이 있다. 생멸의 지혜에 대한 것이다. 글을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주석을 가르치는 스승은 수행자를 보기만 하여도 이 사실을 안다. 그의 얼굴 표정이 온화하고 은은하며 깨끗하다. 그는 스승을 향해서 공손하고 부드럽게 인사를 할 것이다. 또한 스승에게 예의가 바르고 조용하게 보고한다. 이는 매우 훌륭한 일이다. 현상을 바르게 아는 지혜의 수준에서 생멸의 지혜로 올라선 것이다.”(위빠사나 수행자의 근기를 돕는 아홉요인, 323P, 우 쿤달라 비왐사 지음, 도서출판 행복한 숲)

 

 



참으로 아름다운 장면이다. 수행자가 자신이 체험한 것을 스승에게 보고 하는 장면이다. 이런 장면을 보고 감동받아 여러 차례 글로 인용한 바 있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가 이곳 삿담마란시(따담마란디) 선원장이었던 우 쿤달라 비왐사였다니! 이런 사실을 알게 되자 애착을 가지고 선원을 더 자세하게 둘러 보게 되었다.

 

우 쿤달라 비왐사는

 

우 쿤달라 비왐사는 1921년에 태어나 2011년에 입적했다. 10세 때 사미승으로 출가했고, 세 곳에서 법사 자격을 받았다. 메디나 숲 선원에서 20년간 경전을 가르쳤고, 마하시 사야도의 지도를 받았다. 1979년에는 삿담마란시(따담마란디) 명상센터를 설립했다. 1998년에는 국가에서 주는 최고 지도법사의 지위를 수여 받았다.

 




우 쿤달라 비왐사는 빤디따라마 사야도, 찬메 사야도, 쉐우민 사야도 등과 함께 마하시 사야도의 직계 제자이다. 우 쿤달라 비왐사를 다른 말로 삿담마란시 사야도라고도 말한다. 미얀마에서는 선원의 초대원장에 대하여 선원이름을 붙여 사야도라는 칭호를 붙여 주기 때문이다. 수행센터의 큰 스님이라는 뜻이다. 마하시 사야도의 법명이 소바나(Sobhana)이지만 마하시 센터의 초대원장이기 때문에 마하시 사야도라 하는 것이다. 우 꾼다라 비왐사도 삿담마란시 수행센터의 초대원장이기 때문에 삿담마란시(따담마란디)사야도라 한다.

 

우 쿤달라 비왐사는 자애(metta)가 가장 높은 스승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일까 직계제자인 에인다까 사야도와 혜송스님이 창건한 담마마마까의 아침 예불에서는 매일 구계(九戒)를 받아 지닌다.

 

선원에서 요기(수행자)로 살면 매일 수계를 하는데 팔계가 기본이다. 그런데 담마마마까에서는 하나를 더 받는다. 그것은 다름 아닌 자비계(慈悲戒)’이다. 그래서 아홉 번째 항목을 보면 모든 생명들에게 자비의 마음으로 대하겠습니다.”라고 하는 것이다. 그리고 예불할 때 마다, 식사할 때 마다, 심지어 오후 8시 마지막 저녁 좌선이 끝날 때 마다 자비관 게송을 읊는다.

 

자비관 게송은 미얀마어로 아얏새 미앳나네~”로 시작된다. 운율에 맞추어 합송하는데 듣고 있으면 저절로 자비의 마음이 생겨나는 것 같다. 게송의 내용은 초기경전 사무량심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그래서 “시방에 있는 모든 생명들 위험과 해악으로부터 벗어나기를! 마음의 근심이 사라져 행복하기를! 몸의 고통이 사라져서 건강하기를! 몸과 마음이 모두 평화롭게 자신의 업을 잘 실어 나를 수 있기를!”라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하트모양에 긴 꼬리를 가진 보리수

 

세 명이서 선원 이곳저곳을 둘러 보았다. 선원 가장 끝자락에 있는 곳에 보리수 나무가 있었다. 테라와다불교에서 보리수는 신앙의 대상이 된다. 그래서일까 보리수 주변은 성역화 되어 있다. 신발을 벗고 들어 가야 한다. 미금님에 따르면 90년대 말에 심어진 것이라 한다. 선원이 90년대 중반에 설립 되었다고 하니 현재 보리수는 선원의 역사와 함께 하고 있는 셈이다.

 

 





  

깨달음의 나무로 알려져 있는 보리수의 특징은 잎에 있다. 잎을 보면 하트모양이다. 그리고 긴 꼬리가 있다. 이런 보리수의 특징을 잘 알기에 글을 쓸 때 인터넷 검색하여 보리수 잎이 들어가 있는 사진을 가져다 쓰곤 했다. 그런데 이곳에 보는 보리수 잎은 매우 싱싱하고 아름답다. 보리수 잎의 전형을 보는 것 같다.

 













노랑자몽이 주렁주렁

 

선원투어 중에 노랑 과일을 보았다. 안내자에 따르면 자몽이라 한다. 아열대지역의 과일인 노랑자몽이 가지가 찟어질 정도로 주렁주렁 열려 있다.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풍요로워지는 듯 하다.

 





 

선원은 공사중

 

삿담마란시 수행센터는 약간 퇴락한 듯한 이미지이다. 건물도 낡아 보이고 파손된 곳도 있다. 한편에서는 보수공사가 한창이다. 현대식으로 새로운 숙소도 건립되고 있다.

 




현대화된 공양식당

 

공양식당에 이르렀다. 안내자에 따르면 예전과 달라졌다고 한다. 새로 지은 것이다. 선원에서 가장 멋지고 세련된 건물처럼 보인다. 식당홀을 보니 의자가 있는 식탁이다. 둥그런 상에서 앉아서 먹는 것과 비교하면 현대식이라 볼 수 있다.

 

 





 

식당홀 옆에는 한끼 공양제공자 명단이 있다. 1월과 2월 두 달 명단이 한꺼번에 적혀 있다. 명단을 보니 모두 미얀마어로 되어 있다. 외국인은 한명도 보이지 않는다. 이날 식사한 사람은 모두 103명이다. 비구가 15, 띨라신이 20, 남자요기가 14, 여자요기가 54명이다. 이곳 삿담다란시 수행센터는 미얀마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수행하는 모습이 더 아름답다

 

선원을 주마간산 격으로 둘러 보았다. 길마다 지붕이 있고 낡은 건물이 많아서 전반적으로 우중충한 분위기이다. 그러나 스승이 있다면 환경은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 물론 환경도 좋고 스승도 좋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그렇다면 환경과 스승 중에 어느 것이 더 중요할까? 누구나 후자라 말할 것이다.

 

맛지마니까야에 우거진 숲의 경’(M17)이 있다. 경에 따르면 의, , 주 등 수행환경이 좋지 않아도 스승이 있어서 마음을 집중하고 번뇌를 소멸하고 위없는 안온에 도달하려면 거기에 머무는 것이 좋다고 했다. 수행환경 보다 스승이 먼저인 것이다. 그래서 경에서는 수행승들이여, 그 수행승은 목숨이 붙어 있는 한 그 지방에 머무는 것이좋으며, 그곳에서 떠나서는 안된다.”(M17)라고 했다.

 



 

천정이 있는 지붕길에서 경행하는 수행자들을 볼 수 있었다. 그 중에서 어느 여성요기의 모습이 매우 아름다웠다. 그것은 수행하는 모습이 아름다운 것이다. 한걸음 한걸음 천천히 옮기는 뒷모습이 아름다웠다. 미얀마 사람들은 이렇게 선원에 들어 와서 수행을 한다. 기도하는 모습도 아름답지만 수행하는 모습이 더 아름답다.

 

 

2019-02-11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