샨짜웅 대나무불상, 미얀마 성지순례기 15
2019년 1월 12일 오후
미얀마 순례 마지막날이다. 저녁에 비행기를 타야 되기 때문에 순례지가 점차 공항과 가까워지고 있다. 쉐도파고다 순례를 마치고 시간이 남아서 한 곳을 더 보기로 했다. 안내자 툰툰님이 안내한 곳은 특별한 곳이다. 그곳을 ‘샨짜웅(Shan kyaung, )’이라 했다. 거기에는 이제까지 한번도 본 적이 없는 대나무로 만든 불상이 있었기 때문이다.
샨짜웅은 어디에 있을까? 주소를 보면 ‘Aung Myay Bone Thar Shan Monastery, located on Pyay Road, 9 Miles, Mayangone Township.’라 되어 있다. 양곤시내에서 북쪽에 위치하고 있다. 공항과 가까운 곳에 있다.
대나무로 만든 불상
대나무불상을 보았다. 샨짜웅 법당 2층에서 본 것이다. 그런데 이제까지 보던 불상의 모습과는 다른 것이다. 미얀마 불상이 아니다. 태국불상에 더 가깝다. 안내자 툰툰님에 따르면 샨족은 태국 가까운 산악지역에 산다고 했다. 말도 태국말과 비슷해서 알아 들을 수 없다고 한다. 샨족은 미얀마 소수민족으로 사실상 다른 나라 사람들이라 볼 수 있다.
대나무불상은 황금으로 칠해져 있다. 항마촉지인 자세로 앉아 있는 불상을 보면 전반적으로 호리호리하며 길쭉하다. 얼굴도 길쭉하다. 귀도 길쭉한데 귓볼이 거의 어깨까지 내려와 있다. 눈은 반개하고 있는 모습이다. 높이가 18피트라 하는데 5.8미터에 해당된다. 높이가 있어서일까 아래로 내려다 보는 모습이다.
불상은 무표정한 모습이다. 그러나 아래를 내려다 보는 모습은 무언가 형용할 수 없는 자비심이 있어 보인다. 그래서인지 불자들은 경건한 자세로 앉아서 합장자세로 불상을 하염없이 바라 보고 있다.
한국인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은 곳
대나무불상에 대하여 검색해 보았다. 그러나 의외로 자료가 매우 빈약하다. 한글로도 소개된 것이 거의 없다. 한국인들이 미얀마 관광을 가고 성지순례를 가지만 이곳을 놓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미얀마라이프에 실려 있는 글을 보면 “In Yangon, there are many famous pagodas for people to visit and pay homage to the Buddha with their family and beloved ones.”라는 문구가 보인다. 양곤에서 가족들과 함께 부처님에게 예경하는 장소로 가장 많이 찾는 곳 중의 하나라 한다. 또한 가장 사랑받는 곳 중의 하나라는 것이다.
대나무불상으로 잘 알려져 있는 샨짜웅은 한국인에게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검색해 보아도 변변한 여행기 하나 보이지 않는다. 이렇게 본다면 대나무불상을 찾아 간 것은 어쩌면 이번 미얀마 성지순례에서 가장 큰 행운이라 본다.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이는 안내자 툰툰님의 특별한 배려에 따른 것이다. 남는 시간에 하나라도 더 보여 주려 했기 때문이다.
양곤라이프에 따르면 대나무불상에는 특별한 무엇이 있는 것 같다. 그것은 “people believe their prayers will be answered after they have paid their respects to the Buddha Image.”라는 문구 때문이다. 대나무부처님에게 예경하면 응답이 온다는 것이다. 마치 어느 한국절에서 ‘기도를 하면 반드시 소원 하나는 이루어집니다.’라고 말하는 것 같다. 그래서일까 수 많은 미얀마 사람들이 대나무부처님을 찾는다고 한다.
샨족의 축제날에
대나무부처님이 있는 샨짜웅에서 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마침 샨족의 혼례식이 있었다. 법당 1층에서는 전통혼례식과 피로연이 열리고 있었고, 법당 바깥에서는 샨족 젊은이들이 춤을 추고 있었다. 이제까지 한번도 본 적이 없는 그들만의 춤이다.
샨족은 어떤 종족일까? 인터넷검색을 해 보았다. 미얀마에 샨주(Shan state)가 있다. 북쪽으로는 중국, 동쪽으로는 라오스, 남쪽으로는 태국, 서쪽으로는 미얀마와 접경이다. 샨주는 미얀마 14개 행정구역 중에서 면적이 가장 크고, 미얀마 전체면적의 4분에 1을 차지하는 큰 땅어리를 가지고 있다. 샨족은 미얀마 소수민족 중에서 인구가 600만명으로 가장 많아서 전체 미얀마 인구의 9%를 차지하고 있다.
샨족은 9세기에 중국 윈난성에서 이주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샨족은 타이족 분파의 후손이라 한다. 타이-샨족은 더욱 더 남쪽으로 이주하여 오늘날 라오스와 태국에 정착해서 살고 있는데 이를 타이노이라 한다. 그래서일까 샨족의 언어는 태국어와 비슷하다고 한다. 현재 샨족이 주로 살고 있는 샨주는 1948년에 미얀마 연방의 일부가 되어 있다.
대나무불상이 만들어진 유래
대나무불상은 샨족의 상징과도 같은 것이다. 양곤라이프에서는 ‘Bamboo Thread Buddha Image( Hnee Paya))’라는 제목으로 대나무불상이 만들어진 유래를 설명하고 있다. 다음과 같은 내용이다.
“The first Bamboo Thread Buddha Image was built about 677 years ago at Mine Nue Village, Mine Khat Township in Shan State and is 9 feet tall. This first Bamboo Tread Buddha Image was known well as “Bamboo Tread Buddha Image” built by Sakka. According to the history, the powerful Monk of Mine Nue Village had a dream to build the Bamboo Thread Buddha Image, so the Mine Nue villagers built it with bamboo. During that construction, one amazing old man joined together with villagers until they finished the Buddha Image. The villagers knew that the old person was from another village but when the construction was finished, he disappeared suddenly and they could not find him or find out anything about him even they inquired about him. Next time, the monk dreamed again that the old person was a Sakka and the Buddha Image became known as “Sakka building Buddha Image” or Hnee Paya or Bamboo Thread Buddha Image.”(Bamboo Thread Buddha Image( Hnee Paya))
처음 대나무불상이 만들어진 것은 지금으로부터 677년전이라 한다. 양곤라이프에실린 글이 2016년이기 때문에 1339년의 일이다. 불상은 샨주의 ‘미네 누에(Mine Nue)’라는 마을에서 만들었는데 높이가 9피트였다고 한다. 2.7미터 높이에 해당된다. 이런 부처님상과 상호가 변함 없이 오늘날까지 전승되어 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만든 사람이 삭까(Sakka)라는 것이다. 초기경전에 따르면 삭까는 제석천을 말한다.
삭까는 삼십삼천에서 신들의 제왕을 말한다. 불교에서는 선신으로 알려져 있다. 아수라와 전쟁을 하면 늘 이기는 것으로 설명되어 있다. 그러나 글을 읽어 보면 삭까는 제석천이라기 보다는 석가모니 부처님에 더 가깝다. 이는 전설적인 이야기에 따른다.
미네 누에 마을에 어떤 영향력 있는 승려가 살았는데 어느 날 대나무부처님을 만들라는 꿈을 꾸었다고 한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은 대나무로 부처님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런데 어느 날 위엄있게 생긴 노인이 나타나서 함께 만들었다. 그리고 마침내 대나무불상이 완성되었다. 그러나 노인은 갑자기 사라져 버렸다. 마을사람들이 백방으로 찾으려 했으나 어떤 흔적도 남기지 않아 찾을 수 없었다. 다음 날 승려는 꿈을 꾸었다. 꿈에서 그 노인을 보았다. 그런데 그 노인은 삭까였다. 그래서 불상의 이미지에 대하여 “불상을 만든 삭까” 또는 ‘흐니 파야(Hnee Paya)’ 또는 ‘대나무 줄로 만든 불상’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양곤라이프에 실려 있는 이야기를 보면 전설적이고 신화적이다. 독특한 불상의 이미지는 삭까의 모습이라는 것이다. 제석천이 노인의 모습으로 변하여 만든 것이라 한다. 그래서 ‘삭까불상’이라 한다. 그런데 삭까라는 말은 석가모니부처님을 뜻하는 것일 수 있다. 이는 빠알리 사전에서 삭까에 대하여 ‘a man of the Sākya race’라고 설명해 놓았기 때문이다. 사꺄종족의 사람이라는 뜻이다. 어쩌면 부처님이 노인의 모습으로 화현하여 불상을 제작했는지 모른다.
예경하면 반드시 응답이 온다는 데
션짜웅의 대나무부처님 이미지는 매우 독특하다. 전세계 어느 나라에서 볼 수 없는 상호를 가졌다. 태국이나 라오스 불상의 이미지와도 비슷하다. 그러나 상호를 보면 자애보다는 연민의 모습에 더 가깝다. 그렇다고 안타까워하지 않는 모습이다. 지극히 평정의 상태이기 때문이다.
대나무부처님은 자애와 연민과 평정이 혼합된 독특한 분위기의 상호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런 상호를 바라보는 사람에게는 기쁨과 환희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양곤라이프에서는 “During holidays, there are so many visitors and most visitors said that they felt very peaceful while they were paying homage to the Buddha Image.”라 했다. 기쁨과 환희를 넘어 마침내 평화로운 마음이 되는 것이다. 이 불상이 갖는 마력이라 볼 수 있다.
대나무불상에 예경하면 반드시 응답이 온다고 한다. 더구나 많이 방문하면 할수록 응답은 자주 온다고 한다. 그런데 그러한 응답은 물질적인 것이 아니다. 그것은 마음의 평화이다. 이런 응답은 어쩌면 ‘삭까불상’의 유래에서 기인한 것인지 모른다. 삭까는 부처님을 의미하는 것이 되기도 하기 때문에 삭까불상은 부처님이 부처님 자신의 형상을 만든 것이라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스런 날 불상을 찾아 예경하면 마음의 평화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너른 홀에 미얀마 전통복장을 한 순례자들이 경건하게 예배 드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대나무불상을 바라보면 마음의 평화가
흔히 절에 가서 불상을 바라보면 마음이 편안하고 말한다. 어느 불상이든지 마찬 가지일 것이다. 그런데 불상 상호는 모두 제각각이다. 어느 불상은 웃는 모습도 있고 어느 불상은 명상에 잠긴 모습도 있다.
한국에서 가장 인상적인 불상을 본 적이 있다. 그것은 도선사 석불이다. 도선사 석불을 보면 대표적인 ‘연민상’이다. 연민에 가득찬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면 저절로 눈물이 날 정도이다. 그런데 이곳 미얀마 샨짜웅에 있는 대나무불상도 연민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도선사 석불과 다른 것은 무표정한 것이다. 아무런 표정 없이 지긋이 아래를 응시하고 있다. 마치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는 듯 하다. 그런 부처님 상에 미얀마 불자들은 두 손을 합장하며 가없게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다.
양곤라이프에 따르면 대나무불상에서 놀라운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그것은 불상이미지에서 나오는 강력한 힘과 기쁨에 대한 것이라 한다. 대나무부처님에게 예경하면 알 수 있는 것이라 한다. 그래서 “I also felt had the amazing feeling when I paid homage and I think it may be influenced by the first Bamboo Thread Buddha Image’s power and glory that resides on the Mine Nue Village, Mine Khat Township in Shan State.”라고 표현했다. 이런 느낌은 실제로 앉아서 응시하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샨짜웅의 대나무불상은 대단히 심오한 모습이다. 무어라 형언할 수 없는 자애와 연면과 평정이 엿보인다. 그런데 이를 바라 보고 있는 사람에게는 반응이 온다는 것이다. 그것은 다름 아닌 ‘평화로운 마음’이라 했다. 자애와 연민과 평정의 상호가 예경자에게 전달된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대나무불상은이 귀의처나 의지처라기 보다는 피난처라 볼 수 있다. 샨짜웅에서 볼 수 있는 독특한 상호를 가진 대나무부처님이다.
2019-03-15
담마다사 이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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