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장의 가르침

정법(saddhamma)시대를 위한 세 가지 조건

담마다사 이병욱 2019. 6. 11. 22:01

 

정법(saddhamma)시대를 위한 세 가지 조건

 

 

법화경은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의 줄인 말이다. 대승경전 중에서도 수승한 경전 중의 하나인 묘법연화경의 산스크리트어 이름은 삿다르마 뿐다리카 수트라(Saddharma pundarika sutra)’이다. 여기서 삿다르마는 정법을 뜻하고, 뿐다리카는 연꽃을, 수트라는 경을 뜻한다. 원어 그대로 해석하면 정법연화경(正法蓮華經)이 된다. 그러나 구마라집은 정법이라는 말 대신 묘법이라 하여 묘법연화경이라고 했다.

 

일본불교에서 남묘호렌게쿄라는 말이 있다. 마치 주문 외듯이 이 말을 반복한다. 이 말은 나무묘법연화경(南無妙法蓮華經)’을 일본어로 부른 것이다. 일본 일련종의 개산조가 1253년 처음 불렀다고 한다. 법화경이야 말로 경전 중의 경전으로서 제목만 염해도 궁극적 가르침에 도달한다는 것이다. 산스크리트어로 표현하면 나모 삿다르마 뿐다리카 수트라(Namo saddharma pundarika sutra)’가 된다. “정법법화경에 귀의합니다.”라는 뜻이다.

 

산스크리트어로 정법을 뜻하는 삿다르마는 빠알리어로 삿담마(saddhamma)라고 한다. 영어로는 ‘the true doctrine’이라고 한다. 삿담마는 복합어이다. 빠알리어 sad sant의 뜻으로 또는 진실의 뜻이다. 삿담마는 진실한 가르침의 뜻으로 정법(正法)이라고 번역된다.

 

정법을 뜻하는 삿담마와 관련된 말이 상윳따니까야에 있다. 상윳따니까야 지속의 경에 따르면 밧다가 벗이여, 아난다여, 여래께서 완전한 열반에 드신 후에 정법이 오래지속하지 못한다면 그 원인은 무엇이고 그 조건은 무엇입니까?”(S47.22)라며 아난다에게 물어 본다. 그러자 아난다가 벗이여, 네 가지 새김의 토대를 닦지 않고 익히지 않는다면 여래가 완전한 열반에 드신 뒤에 정법은 오래 지속하지 못할 것입니다.”(S47.22)라고 말한다.

 

사념처를 닦지 않으면 정법이 지속하지 못한다고 했다. 언젠가는 정법이 사라지고 말 운명이라는 것을 암시한다. 법구경에서 가르침을 새기는 수행승은 올바른 가르침에서 퇴전하지 않는다.”(Dhp.364)라고 했다. 여기서 바른 가르침’은 삿담마를 말한다. 삿담마와 관련된 주석을 보면 가르침에 대하여 항상 새김을 확립하는 수행승은 서른일곱 가지 깨달음에 도움이 되는 수행의 원리[三十七助道品]나 아홉 가지 출세간의 원리에서 퇴전할 수 없다.”(Dhp.A.IV.95)라고 했다. 정법은 37조도품을 닦아 사향사과와 열반을 증득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함을 말한다.

 

율장 부기 교정작업을 하고 있다. 부기 제7장을 보면 학습계율을 시설한 것에 대하여 열 가지를 들고 있다. 그 중에 하나가 올바른 가르침을 지속시키기 위해서이다. 올바른 가르침이란 삿담마를 말한다. 주석을 보면 삿담마, 즉 정법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설명되어 있다.

 

 

“Smp.225에 따르면, 정법에는 세 가지가 있다. 1) 교법상의 정법(pariyattisaddhamma): 삼장의 모든 부처님 말씀, 2) 행도상의 정법(paipattisaddhamma): 열세 가지 두타행, 열네 가지 의무, 여든 두 가지 대의무, 계행-삼매-통찰, 3) 증득상의 정법(adhigamanasaddhamma): 네 가지 고귀한 길(四向)과 네 가지 경지(四果)와 열반을 뜻한다.”(율장 부기 7)

 

 



정법은 크게 교법, 행도, 증득으로 나눌 수 있다. 삼장과 삼학 수행으로 도와 과를 이룬 성자들이 출현했을 때 정법이 살아 있는 것으로 보는 것이다. 여기서 삼장은 교학에 대한 것으로 율장, 경장, 논장을 말한다. 삼학은 수행에 대한 것으로 37조도품을 말한다. 상윳따니까야 지속의 경’(S478.22)에서는 사념처를 닦지 않으면 정법이 사라지는 것으로 설명이 되어 있다. 삼학은 계--혜 삼학에 대한 것으로 팔정도가 대표적이다. 따라서 팔정도가 없으면 정법이 사라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장도 있고 삼학도 있지만 사향사과와 열반을 증득하는 자가 나오지 않으면 정법시대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남묘호렌게쿄하며 주문 외듯이 부르는 종파가 있다. 경전의 제목만 불러도 궁극의 깨달음을 얻는다고 한다. 여기서 호렌이라는 말이 묘법인데, 이 말은 정법을 뜻한다. 구마라집이 삿다르마에 대하여 정법이라고 번역하지 않고 묘법이라고 번역한 것은 절묘하다. “남묘호렌게쿄하며 묘법에 귀의 하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법화경은 정법경전이라기 보다는 묘법경전이라고 볼 수 있다.

 

정법시대 조건이 있다. 빠알리 삼장이 전승되어야 하고, 팔정도를 닦아야 하고,사쌍팔배의 성자가 출현해야 한다. 이 세 가지 조건이 모두 맞아 떨어졌을 때 정법시대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사념처를 닦아야 한다. 사념처는 팔정도에 포함되어 있다. 그래서 네 가지 새김의 토대를 익히고 닦지 않는다면 정법이 쇠퇴합니다.”(S47.23)라고 했다.

 

빠알리 삼장이 우리말로 번역되어 나온지 20년 가량 되었다. 동남아시아 테라와다불교 수행법이라고 볼 수 있는 위빠사나가 도입된지 30년 가량 되었다. 교학적으로 삼학적으로 조건을 갖추었다. 나머지 한가지는 성자의 출현이다. 사향사과와 열반이라는 아홉 가지 출세간법을 증득한 성자가 출현해야만 진정한 정법시대라고 볼 수 있다. 지금은 정법시대일까?

 

 

2019-06-11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