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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권 진흙속의연꽃 2006

담마다사 이병욱 2020. 1. 20. 08:57

 

7권 진흙속의연꽃 2006

 

비주류B급이류(非主流B級二流)의 원칙을 고수하며

 

 

 

 

 

며칠에 걸친 작업을 완성했다. 일곱 번째 책을 출간하기 위한 기초작업이다. 블로그에 실려 있는 것을 모아서 하나의 파일로 만든 것이다.

 

 

 

블로그에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은 2006년도의 일이다. 2006년 중반에 시작한 글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매일매일 쓰다시피 하고 있는 글에 빠진 것은 어떤 이유일까? 그것은 한마디로 기록을 남기고 싶었기 때문이다. 삶의 흔적을 남기고자 한 것이다. 또한 인터넷시대를 맞이하여 보통불자도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은 이유도 있다.

 

 

 

 

 

 

 

지금으로부터 14년 전 당시의 글을 보니 매우 소박하다. 불교에 입문한지 2년 밖에 되지 않아서 불교에 대하여 잘 모를 때 쓴 글이다. 그래서 있는 그대로 쓰고자 했다. 이는 교과서에서 본 바 있는 수필 쓰는 방법에 따른 것이다. 이는 보고 듣고 느낀 것을 붓 가는대로 쓴다는 것을 말한다. 이런 원칙을 바탕으로 무작정 써 보았다.

 

 

 

처음으로 쓴 글은 동관에 있을 때이다. 그때 당시 임시로 취업을 하여 약 6개월 가량 일을 했는데 중국 동관시에 가게 되었다. 개발된 것을 위탁생산하는 업체가 있는 곳이다.

 

홍콩바로 위에 심천이 있고, 심천 바로 위에 동관이 있다. 동관은 중국의 대표적인 공업도시라 볼 수 있다. 대만 전자회사가 만들어 놓은 현지공장을 빌려서 위탁생산코자 한 것이다.

 

 

 

동관에 있을 때 체류기 형식으로 글을 열편가량 올렸다. 이것이 블로그에 최초의 글쓰기가 된다. A4한장 정도 되는 짤막한 글이다. 그러나 글 하나를 쓰기 위하여 시간이 꽤 소요되었다. 두 세시간은 걸렸던 것 같다. 시간이 많이 남아 돌았기 때문에 시간을 때우기 위해서라도 써야 했다.

 

 

 

하루에 한 개씩 의무적으로 쓰기로 마음먹었다. 어떤 주제이든지 상관이 없다. 그날그날 그때그때 떠 오른 생각이나 느낀 감정, 그리고 가장 인상깊었던 사건에 대하여 쓴 것이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발생했다. 누군가 반응을 보인 것이다. 댓글에 잘 보았습니다.”라든가 공감합니다.”라며 짧은 글을 남긴 것이다.

 

 

 

어떤 이는 꽤 긴 글을 남기도 했다. 이는 분발요인이 된다. 얼굴도 이름도 알 수 없지만 네트워크가 깔려 있는 시대에 소통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후 글쓰기가 탄력을 받았다. 누구인지 알 수 없지만 그 누군가가 보고 있다고 생각하며 쓴 것이다. 그러다보니 매일 쓰게 되었다.

 

 

 

옮긴 글은 20066월부터 2006년까지 12월까지의 기록에 대한 것이다. 문구점에서 책의 형식으로 낼 것을 감안하여 B5사이즈에 폰트는 10으로 했다. 글자체는 바탕체로 했다. 모아 보니 80여편 된다. 페이지수로는 130페이지가량이다.

 

 

 

책의 제목은 진흙속의연꽃 2006으로 했다. 마치 일기처럼 구성한 것이다. 논문도 아니고 법문도 아니고 학술서적도 아니다. 그저 매일매일 일상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을 기록한 것으로 가장 인상적인 사건에 대한 것이다.

 

 

 

진흙속의연꽃은 블로그 제목이기도 하고 예전의 필명이기도 한다. 재작년 빠알리법명 담마다사를 받고 난 뒤에 스스로 지은 필명 진흙속의연꽃은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다. 그러나 블로그에 흔적은 남아 있다.

 

 

 

블로그에 여러 개의 방이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진흙속의연꽃방이다. 2006년 이래 14년이 지난 지금까지 모두 2,155개의 글이 실려 있다. 그러나 방의 구분은 모호하다. 모두 하나로 통합할 수 있다. 그러나 주제별로 분류하다 보니 5,172개의 글이 여러 방에 나누어져 실려 있다.

 

 

 

앞으로 진흙속의연꽃방에 실려 있는 2,125개의 글은 연도별로 발간된다. 이번에 2006년 글을 모은 것이 진흙속의연꽃2006’으로 제목을 정했으니 다음 책은 진흙속의연꽃2007’이 될 것이다. 이렇게 매년 책으로 엮어 내면 14년이 지났기 때문에 진흙속의연꽃타이틀로 된 책은 14권이 될 것이다.

 

 

 

블로그 초창기때의 글을 보니 소박하고 단순하다. 지금의 글과 비교해 보면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이를 글의 진화라고 보아야 할까? 분명한 사실은 글을 쓰면 쓸수록 는다는 사실이다. 이는 글쓰기 하는 과정에서도 느낀 바 있다. 자신만이 아는 것이다. 단계적으로 상승되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의 글은 매우 길고 구체적이고 때로 현학적이기까지 하다.

 

 

 

초창기때 쓴 글에는 오자나 탈자도 종종보인다. 무엇보다 띄어쓰기가 잘 되어 있지 않다. 한번도 글이라고는 써 본적이 없는 엔지니어출신이 그저 자신의 생각을 끄적거린 정도에 지나지 않은 것도 이유가 있다. 때로 글에 오류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틀림이 없다. 지금 보아도 그때 생각했던 것이 맞는 것이다.

 

 

 

블로그에 글을 쓸 때 염두에 둔 것이 있다. 그것은 나중에 책을 낼 것을 염두에 두고 쓴 것이다. 그래서 함부로 쓰지 않았다. 반드시 형식을 갖추어 쓰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의미 있는 글을 쓰고자 했다. 이런 마음은 블로그초창기 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그래서 14년이 지난 현시점에서 이제는 책으로 내고자 하는지 모른다.

 

 

 

그때 2005년 당시 블로그를 만들고 2006년 중반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다. 어떤 원대한 목표를 가지고 블로그를 만든 것이 아니다. 사십대 중반 본의 아니게 사오정이 되었을 때 할 것이 없었다. 그래서 시간 보내고자 만든 것이다. 그런데 매일매일 쓰다 보니 몇 해 지나지 않아서 필명이 꽤 알려지게 되었다. 이는 인터넷의 힘이다. 네트워크만 깔려 있다면 모든 정보는 오픈되고 공유화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글을 쓸 때 한가지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그것은 비주류B급이류(非主流B級二流)’글쓰기원칙을 말한다. 전에는 비주류B급삼류라고 스스로 칭했는데 이번에는 비주류B급이류라고 한단계 상향조정한 것이다.

 

 

 

글을 쓰다보면 종종 듣는 말이 있다. 대부분 스님아니냐’ ‘학자아니냐는 말을 한다. 보통불자가 얼굴과 실명을 숨기고 필명으로만 쓰다보니 일어나는 일이라고 본다. 그런데 정체를 밝히면 실망하게 될 것이다. 마치 미네르바사건이 일어났을 때 그런 실망 같은 것이라고 본다.

 

 

 

글쓰기를 처음 시작 했었을때나 지금이나 변한 것이 없다. 그것은 항상 비주류B급이류정신을 간직하는 것이다. 내가 일류라고 생각하는 순간 자만이 된다. 내가 A급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더 이상 새로운 글을 쓸 수 없다. 차라리 이류나 삼류라고 생각하는 것이 마음 편하다. 무엇보다 보통불자도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문구점에서 책의 형태로 나오는 것은 보통불자의 비주류B급이류정신이 담겨 있는 책이다. 이런 책이 앞으로 연도별로 시리즈로 나올 것이다. 이제까지 쓴 글이 오천개 이상 되니 책의 형태로 발간하면 책장에 가득 찰 것이다. 앞으로도 영원히 비주류B급이류로 남고 싶다. 

 

 

7권 진흙속의연꽃 2006.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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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20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