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은 자들은 이 봄을
가는 세월 잡을 수 없고
오는 세월 막을 수 없다.
어느새 봄이 왔다.
고개를 돌려 보니 봄이 온 것이다.
그토록 고대하던 봄이다.
지난 겨울 혹독한 추위속에서
따뜻한 봄날을 그리워했다.
지난 겨울 죽은 자들이
그토록 고대했던 봄이 왔다.
세월에 장사없다 하더라.
누가 오는 봄을 막을 수 있으랴.
작년에 보았던 개나리, 목련, 벚꽃이 동시에 피었다.
3월 끝자락에 학의천 봄길을 걸었다.
이 봄도 지나가고 말 것이다.
누가 가는 봄 잡을 수 있을까?
그러나 아쉬워 말자.
이제 봄이 시작이니까.
지금부터 꽃의 릴레이가 시작된다.
살아남은 자들은 이 봄을 만끽하라.
2020-03-31
담마다사 이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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