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욤잎차 예찬
모임과 외출을 자제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모임이 있으면 시간과 돈과 정력이 낭비된다. 코로나19로 인하여 모임과 외출을 자제하다 보니 시간과 돈과 정력이 낭비되지 않는다. 이런 현상은 도처에서 볼 수 있다.
병원에 가는 사람들 숫자가 줄었다. 예전에는 조금만 이상 있어도 병원에 갔다. 감기만 걸려도 병원에 가서 진찰받고 약을 타는 것이 보통이었다. 몸에 조금만 있어도 검진받고 심지어 씨티촬영 등 과잉 반응을 보였다. 그런데 코로나가 유행하고 나서부터는 급감했다는 것이다. 병원에 가서 병 걸릴까봐 두려운 것이다.
장례식장이 썰렁하다고 한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죽는 사람들이 줄어든 것이다.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하고 건강관리에 신경쓰기 때문일 것이다. 무엇보다 술을 마시지 않게 된 것이다. 모임을 자제하다 보니 술 마실 일도 없게 되어 술로 인한 사고가 줄어든 것이다. 병원 응급실에 오는 상당수의 환자가 술로 인한 것이라고 한다. 경찰서에 오는 상당수 사람들도 술 때문이라고 한다. 교통사고도 음주로 인한 것이 많다. 사람들이 술을 마시지 않으니 사망자도 줄어든 것이다.
코로나19가 일상을 변화시키고 있다. 무절제한 삶에서 절제하는 삶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손씻기는 기본이다. 감기에 걸리지 않기 위해 목을 항상 축축하게 하라고 한다. 건조하면 감기 걸리기 쉽기 때문이다. 찬물보다는 뜨거운 물이다. 그렇다고 뜨거운 물을 들이 킬 수 없다. 그래서 차 만한 것이 없다. 차를 마시면 목도 건조해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면역력도 생긴다.
코로나19를 맞이하여 차 마시는 것이 이제 일상이 되었다. 차기 기득 뜨거운 물을 부어 마신다. 뜨거운 물을 마시라면 그렇게 많이 마시지 못할 것이다. 찻물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코로나19시대에 어느 차가 좋을까? 모든 차가 다 좋지만 그래도 고욤잎차만한 것이 없다. 너무 강렬하지도 않고 너무 독특하지도 않다. 밋밋하지만 감미로운 맛이 난다. 목구멍에 부드럽게 넘어 간다. 감잎차와 비슷하지만 더 부드럽다. 감기예방에 좋다고 한다.
고욤잎차를 알게 된 것은 재작년의 일이다. 재가불교단체에 사찰음식전문가가 있는데 샘플로 약간 받은 것이 시초이다. 처음에는 밋밋해서 맛을 몰랐다. 그러나 컨디션이 최악일 때 마시면 확실히 효과가 있었다. 몸의 저항력이 바닥 났을 때 마시면 금방 회복되는 것 같았다. 이후 고욤잎차 애호가가 되었다.
현재 가지고 있는 고욤잎차는 수제로 만든 것이다. 아직까지 시중에서 판매되는 것을 보지 못했다. 고욤잎차와 사촌뻘 되는 감잎차는 상품화되어 있다.
고욤잎차는 7월경에 만든다. 녹차의 경우 새순이 나온 것을 상품으로 치지만 고욤잎차는 잎이 완전히 자란 다음에 채취하여 만든다. 장마가 오기전이 최적기이다. 마치 감잎처럼 생긴 고염잎은 야생에서 채취한다. 열매도 함께 채취한다. 열매는 매우 작아 콩알만하다. 잎과 열매를 함께 덖어서 만든다. 참고로 감나무는 고염나무에 접붙여 만든다.
이 세상에 좋은 차는 많이 있다. 그러나 코로나19시대에 고욤잎차만한 것이 없다. 마치 감잎차처럼 목이 칼칼한 느낌은 있지만 단맛도 있어서 감미롭다. 차기 가득 채워 배가 빵빵해지도록 마시면 뿌듯한 느낌이다. 코로나를 이기는데 이만한 차가 있을까?
2020-04-22
담마다사 이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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