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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기본소득 카드를 받았는데

담마다사 이병욱 2020. 5. 8. 08:36

 

 

 

재난기본소득 카드를 받았는데

 

 

 

 

 

이렇게 막 줘도 되는 것일까? 재난기본소득카드를 받았다. 안양시에서 발행한 것이다.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배포한 것이다. 마치 투표장에서처럼 입구에서 먼저 손소독제를 발라야 한다. 신분증을 제시하면 주민대장에 사인하고 카드를 받아오면 된다. 세대 단위로 배포한다. 가족이 세 명이면 5만원짜리 카드 세 장을 받는다.

 

 

 

 

 

 

 

재난기본소득카드는 6 2일부터 9 30일까지 4개월 간이다. 안양시내 지역화폐 가맹점이 대상이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유흥점은 사용불가이다. 안양시 전시민을 대상으로 모두에게 배포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경기도에서 지급한 재난기본소득 10만원과 이번에 안양시에서 지급한 5만원, 합하여 15만원이 확보되었다. 여기에다 국가에서 지원하는 50만원이 대기하고 있다. 그런데 50만원에서 지자체에서 지급한 15만원을 뺀다면 나라에서 받는 돈은 35만원이 될 것이다. 어쨋거나 50만원은 확보된 것이다. 이렇게 막 줘도 되는 것일까?

 

 

 

아직까지 한번도 공짜로 받아 본 적이 없다. 어떤 것이든지 댓가를 지불해야 했다. 물건을 공짜로 받은 적도 없는데 하물며 돈을 공짜로 주다니! 옛날에는 전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세상이 변한 것일까? 세상이 좋아 졌다고 볼 수 있을까? 아무튼 아무런 댓가없이 공짜돈을 받는 것이 나쁘지는 않다. 공돈이 생긴 것 같다. 경기도에서 지급한 10만원은 거의 다 써 간다. 주로 먹는 것에 사용했다. 중소형마트나 빵집 등에서 먹거리를 사는데 활용한 것이다.

 

 

 

월급생활자로 20년 살았고, 사업자로 14년째 살고 있다. 노동의 댓가로 월급을 받았고, 일한만큼 댓가를 받았다. 그러다 보니 큰돈을 모으지 못했다. 먹고 살 정도 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가장 비교될 때가 자동차의 배기량이다. 친구는 그렇다고 쳐도 나 보다 못하다고 생각한 사람이 대형차를 몰고 나타났을 때 자괴감이 들었다. 경차를 몰고 다니는 입장에서 보았을 때 내가 뭘 잘못했을까?”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투기대열에 동참하지 않아서였을까?

 

 

 

불교교양대학에 입학했었을 때의 일이다. 어느 법우님이 마음공부라는 말을 했다. 불교공부는 마음공부라는 것이다. 그 말에 크게 공감했다. 다른 어느 종교에서도 마음공부라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없다. 글을 쓰면서부터 마음공부를 실감하고 있다. 경전을 근거로한 글쓰기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마음공부가 되는 것이다. 초기경전 그 어디를 보아도 무탐(無貪), 무진(無瞋), 무치(無痴)에 대한 것이다. ‘욕망을 내려 놓아라거나, ‘집착하지 말라는 말이 대부분이다. 그러다 보니 점차적으로 물질적 부에 대한 탐욕이 줄어드는 것 같다. 부자가 되려는 마음 하나만 내려 놓아도 인생이 편한 것이다.

 

 

 

더이상 부에 집착하지 않는다. 부가 허망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한평생 돈벌기 선수처럼 애써 보지만 결국 다 털리고 말 것이다. 늙어서 병이 나면 병원비로 털릴 것이다. 중병에 걸려서 죽기 1주일 전에 쓰는 의료비용이 일생동안 쓰는 것보다 더 많다는 통계자료가 있다. 이뿐만 아니다. 살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재난으로 인하여 한순간에 날아 갈 수 있다. 그럼에도 한평생 오로지 돈만을 위해서 일고시간 대부분을 보낸 다는 것은 어리석다고 볼 수 있다.

 

 

 

돈에 의존해서는 안된다. 돈을 믿으면 실망하기 쉽기 때문이다. 돈은 가만 있지 않기 때문이다. 내버려 두면 다 없어지고 말 것이다. 그럼에도 돈벌기에 올인하는 삶을 산다면 인생이 너무 아깝다. 무언가 보람 있는 일을 해야 한다. 그것은 다름아닌 자기계발이다. 자신의 향상과 성장을 위한 것이라면 어느 것이어도 좋다. 다행스럽게도 글쓰기로 자기계발의 계기로 삼고 있다.

 

 

 

이런 생각을 해 본다. 월급생활자로 정년을 맞이했다면 과연 이런 글쓰기를 했을까에 대한 것이다. 조직에 매여 있다 보면 개인적인 시간은 주어지지 않는다. 직위는 올라가고 월급은 많아질지 모르지만 정신적 향상이나 성장은 기대할 수 없다. 정규직으로 정년퇴임한 것이 반드시 자랑일 수만은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도중에 퇴출되어 자신의 삶을 살게 되었을 때 향상이나 성장을 가져올 수 있다. 벌이는 시원찮아도 시간은 부자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랬다. 40대 중반에 퇴출되어 홀로 되었을 때 진정한 자신의 삶을 살게 되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더이상 부러워하지 않는다. 누추한 곳에 살아도 경차를 몰고 다녀도 전혀 게으치 않는다. 믿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돈보다 더욱 든든한 것은 지금까지 이룩한 성과에 대한 것이다. 그것은 다름아닌 글이다. 의무적 글쓰기를 말한다. 비록 보통불자의 인터넷잡문에 지나지 않지만 매일 쓴 글이 축적되어서 감당할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 그래서 이제까지 써 놓은 글이 재산이다. 누구도 가져갈 수 없는 것이다. 재산은 불이나 물, 도적, 그리고 나라에서 빼앗아 가거나 악의적인 상속자가 가져가 버릴 수 있다. 요즘에는 병원비로 털리기도 한다. 그러나 글은 안전하다. 닳아 없어지지 않는다. 한번 써 놓은 글은 영구적이다. 재산은 죽으면 가져 갈 수 없지만 써 놓은 글은 죽어서도 남는다.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가 있다. 그래서 돈 많은 사람이 부럽지 않다.

 

 

 

글은 매일매일 블로그에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시공을 초월하여 언제나 볼 수 있다. 블로그내 검색창을 활용하면 이전에 써 놓았던 글을 찾을 수 있다. 종종 오자나 탈자 등 오류가 발견되기는 하지만 크게 잘못된 것은 없다. 경전과 주석을 이용한 글쓰기 때문일 것이다. 글은 재산목록 제1호이다. 고급주택이나 대형차와 견줄 수 없는 것이다. 돈의 가치로 따질 수 없는 자산인 것이다. 무엇보다 정신적 자산이다. 글을 쓰는 과정에서 얻은 무형의 재물을 말한다. 그래서 이런 게송이 있다.

 

 

 

 

 

믿음의 재물, 계행의 재물,

 

부끄러움과 창피함을 아는 재물,

 

배움의 재물, 보시의 재물,

 

일곱 번째로 지혜의 재물이 있네.

 

 

 

여인이나 남자에게

 

이러한 재물이 있다면,

 

그는 빈궁하지 않은 자이고

 

그 생활은 곤궁하지 않네.”(A7.6)

 

 

 

 

 

일곱 가지 정신적 재물이 있다. 이를 믿음의 재물, 계행의 재물, 부끄러움과 창피함을 아는 재물, 배움의 재물, 보시의 재물, 지혜의 재물이라고 했다. 이와 같은 일곱 가지 재물은 고귀한 것이어서 칠성재(七聖財)’라고 한다. 누구도 가져갈 수 없는 자신만의 든든한 재산이다. 그래서 이러한 재물이 있다면, 그는 빈궁하지 않은 자이고 그 생활은 곤궁하지 않네.”(A7.6)라고 했다.

 

 

 

칠성재를 가지고 있으면 하루 한끼만 먹어도 배부를 것이다. 죽어서도 가져갈 수 있는 것이다. 부자나 재벌이 부럽지 않은 것이다. 물질적 재물보다는 정신적 재물이 훨씬 더 수승하다. 칠성재를 가진 자가 진정한 부자인 것이다.

 

 

 

공돈이 생겼다. 그렇다고 아무런 일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동안 낸 세금을 생각한다면 공짜는 아닌 것이다. 그럼에도 막 주는 것 같은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공짜로 생긴 것이라 하여 먹고 마시는 데만 쓴다면 남는 것은 ()’‘()만 남을 것이다. 이럴 때 무엇을 사야 할까? 가장 좋은 것은 책이다. 먹고 마시고 나면, 남는 것이 없지만 책은 사 놓으면 남는 것이다. 평소 사보고 싶었던 경전을 구입하는 것이다.

 

 

 

 

 

 



 

 

 

책은 사서 좋고 팔아서 좋은 것이다. 술집에서 술을 마시면 술집 주인은 술집을 더욱 확대하려 할 것이기 때문에 악순환이 된다. 그러나 책을 사면 출판사 사장은 더욱 좋은 책을 만들어 내려 하기 때문에 선순환이 된다. 재난소득으로 술을 마시기 보다는 책을 사는 것이 좋다. 이참에 경전을 갖추는 것이다. 불상을 모시는 것과 같다. 부처님 말씀이 담겨 있는 경전이 불상인 것이다. 재난소득 50만원을 받아서 평소 사고 싶었던 경전을 구입하는 것이다. 이번이 좋은 기회이다.

 

 

 

 

 

2020-05-08

 

담마다사 이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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